BTS 다녀간후에 더욱 붐비는 5성급 조망
김영미 여행작가 / 입력 2023.12.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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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우리 땅 걷기] 검단산
하늘에서 보는 검단산의 가을. 설악산, 지리산, 내장산에 버금가는 멋진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고 있다.
백제시대에는 도읍 하남 위례성을 지키는 영산이기도 했던 검단산에는 곳곳에 왕들이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제단의 흔적이 남아 있고, ‘서유견문’을 쓴 유길준의 묘가 있다.
백제 때 검단선사가 이곳에 은거하였다 해서 이름 붙은 검단산(657m)은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산이다.
검단산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세계적인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이 2019년 검단산 정상 인증사진을 SNS에 올린 후부터가 아닐까? 그 이후에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이 개통되면서 더욱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검단산은 정상에서 보면 동쪽으로는 두물머리로 합류하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하남 시내를 비롯한 조정경기장, 북쪽으로는 예봉산이 조망되며 날이 맑은 날엔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불암산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검단산 정상에서 팔당 방향으로는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과 맞은편의 적갑산, 예봉산, 운길산으로 이어지는 매력적인 능선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오래전 종주를 즐기던 때에는 팔당부터 무박으로 종주하며 검단산에서 두물머리 방향으로 일출 보는 재미를 즐겼었는데 걷기수업을 진행하면서 접근성이 좋고 조망이 멋지고 산행거리가 8~10km인 산을 찾다 보니 딱 검단산이었다.
전철로 들머리까지 이동할 수 있으니 수도권에서 이만한 접근성과 조망을 가진 산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일출부터 일몰, 야경까지 멋지니 무엇을 더 바랄까?
정상보다 더 멋진 조망을 즐겨라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 입구에는 커다란 검단산 등산코스 안내도가 있다. 아직 산행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들머리, 날머리, 등산로까지 찬찬히 살펴보고 산곡천을 건넌다. 산곡천 벚꽃 길은 가을이면 풍성한 단풍을 선물한다.
유길준묘를 지나 30여 분 걸어서 도착하는 첫 번째 조망 포인트. 정상 등로에서 살짝 벗어난 이곳은 정상보다 더 멋진 조망을 선물한다. 이곳은 검단산을 와 본 등산객이면 모두 다 알 만한 위치이다. 대부분은 비어 있는데 가끔은 이 멋진 조망을 즐기며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럴 때는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다.
능선 길의 조망포인터에서는 하남 시내를 비롯한 조정경기장, 북한강, 남한강, 예봉산까지 펼쳐진 시원한 조망을 파노라마뷰로 즐길 수 있다.
산자락에서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양수리의 두물머리부터 팔당대교, 팔당댐이 이어지고 한강 너머에는 예봉산, 운길산 그리로 한참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면 북한산까지 보인다.
운무에 잠긴 두물머리를 바라보니 한 폭의 산수화다.
첫 번째 조망포인트를 지나면 단풍구간이다.
올가을은 유독 가물어서 단풍색이 깊어지기도 전에 잎들이 마르고 제대로 된 단풍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구간은 단풍이 멋드러진다.
하남시와 굽이쳐 흐르는 한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두 번째 전망포인트는 예전 등산로인 능선 길로 들어서면 만난다.
팔당대교와 미사리 조정경기장 등 하남시와 한강까지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조망을 마주하면 힘들게 올라온 수고도 잊고 더 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현충탑 등산로 코스로 오르면 만나는 포토존. 특히 일몰이 멋져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예봉산과 마주하다
검단산 정상에선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팔당댐뿐 아니라 예봉산과 운길산을 마주하고 두물머리 뒤편으로 중미산, 유명산, 용문산이 이어진다.
산곡초등학교로 내려가려던 계획은 그저 계획이었다. 이정표를 지나쳐서 윗배알미로 내려가는 계곡 길로 들어섰다.
배알미는 배를 타고 한양을 떠날 때 임금을 향해 마지막으로 하직인사를 하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물놀이를 할 수 없지만 이 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서 한적하고 깊은 산 계곡의 느낌이 물씬 난다.
다시 검단산!
운동 겸 야경을 즐기기 위해 가끔 야간 등산을 다닌다.
집 가까이 야경이 멋진 아차산이 있긴 하지만 시원하게 한강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기엔 검단산만 한 야경은 없다.
야간 등산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살짝 으스스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자주 가던 산이라도 밤에 가면 등산로 찾기가 쉽지 않으니 처음에는 경험자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
일몰부터 야경까지 함께 즐기면 더욱 좋겠지만 일몰 후에 멋진 야경을 보려면 정상에서 꽤 기다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현충탑 등산로 코스 초입의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는 피톤치드 향이 가득 느껴진다.
현충탑 코스로 오르면 조금 편하고 유길준묘 코스로 오르면 능선 타는 맛과 조망 두 가지를 함께 잡을 수 있다.
운동 삼아 갈 때는 역시 유길준묘 코스다. 정상을 코앞에 두었는데 슬그머니 사라지는 여명이 나무 사이로 스며든다.
뒤돌아서서 노을빛을 훔쳐보다가 뛰다시피 정상에 도착하니 세상이 어둠 속으로 숨고 있다.
야경 명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강엔 화려한 불빛이 수를 놓았다. 하늘엔 별들이 총총하다.
때 마침 홀로 정상에 야경을 보러온 예쁜 길동무를 만났다. 혼자보다는 둘이라 더 즐거운 시간이다.
가을 단풍의 검단산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는데 어느 사이에 차가운 바람이 분다.
제주 한라산에는 이미 첫눈이 내렸다. 하얀 설빔, 고깔 옷을 입은 검단산의 겨울을 빨리 만나고 싶다. 검단산에 가야 할 이유가 추가된다.
경사도가 완만하고 계곡길을 따라 걷는 산곡초교 등산로 코스는 초보자들도 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
산곡초교 등산로(3.1km, 소요시간 1시간 50분)
산곡초등학교→통일기원돌탑→곰터약수터→정상
검단산 코스 중에서 가장 쉬운 코스.
경사도가 완만하고 초반에는 계곡길을 따라 걸어서 지루하지도 않다.
인적이 많지는 않은 길이라 등로에 낙엽이 많아서 특히 하산길에는 조심해야 한다.
검단산은 야경 명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강의 화려한 야경을 선물한다.
현충탑 등산로(4.2km, 소요시간 2시간)
창우동(애니메이션 고등학교)→현충탑→곱돌약수터→정상
현충탑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어서 자차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
숲길이 울창해서 여름에도 시원한 산행을 할 수 있다. 현충탑에서 정상까지는 2.5km로 산행거리가 무척 짧아서 백패커들이 좋아하는 길이다.
유길준묘 등산로(3.5km, 소요시간 1시간 50분)
베트남참전기념탑→유길준묘→전망바위→정상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을 이용하는 등산객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이고 정상까지 오르기 전에 멋진 한강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서유견문’을 쓴 유길준의 묘가 있다.
검단산의 겨울. 숲이 우거져서 보이지 않았던 능선길이 드러나서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 사이로 검단산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
윗배알미 등산로(4.7km, 소요시간 2시간 10분)
윗배알미→감시초소→송전탑→삼거리→정상
대중교통편은 불편하지만 여름에 계곡산행을 즐기기 좋은 코스이다.
계곡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일 만큼 아주 깨끗하다. 검단산 정상 코스 중 가장 거리가 길다.
정상까지 계곡을 4~5번 정도 건너서 비가 많이 온 직후에는 안전을 위해서 강수량을 체크하고 산행을 결정해야 한다.
아랫배알미 등산로(2.9km, 소요시간 1시간 40분)
아랫배알미→감시초소→정상
윗배알미와 마찬가지도 아래배알미도 대중교통편이 불편하다. 윗배알미에 비해서 거리는 짧지만 경사도가 급하고 조망이 거의 없는 숲길이다.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김영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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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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