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구봉산 벚꽃
(서울 근교보다 벚꽃이 열흘정도 늦게 개화하는 섬)
길에 관한 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293
구봉산에는 지금 벚꽃이 한창입니다.
이제 봄비기 내리면 꽃비처럼 잎이 날리며 지겠지요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도 운서역을 통해 쉽게 갈수 있는 신도는 인근 시도, 모도와 연도교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이들 세섬을 '삼형제섬'으로 부르고 있다
인천 영종도 삼목항에서 카페리를 타고 약 10분정도 가면 신도에 도착한다
신도와 시도 모도 이렇게 세개의 섬은 모두 연도교로 연결되어있기에 도보 또는 차량으로 세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신도에는 구봉산이 섬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높이는 178m 이지만 그곳에 오르면 가까이는 인천공항에서 부터 인천대교를 포함하여 일망무제의 막힘없는 조망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이곳 구봉산은 4월 중순을 전후해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 등 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신도는 중부지방의 내륙보다 기온이 약 2~3도가 낮기에 이곳에서는 벚꽃이 여의도 기준으로 약 열흘에서 보름정도 늦게 개화를 하기에 서울에서 벚꽃구경을 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도 벚꽃을 즐길수있는 장점이 있다.
우선 선착장에 내려서 도로를 따라 약 700m 정도를 가면 삼거리가 나오며 그곳이 바로 구봉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이다
약 10분정도 오르면 이정표가 서있는 임도와 만나며 정상으로 이어지는 임도에는 7천여그루의 산벚꽃나무가 심어져 있어 화려한 벚꽃동산을 이룬다.
바다를 내려보며 이어지는 임도 주변으로 개나리, 진달래도 함께 피어 봄 트레킹의 묘미를 더해준다.
특히 정상길목의 구봉정에서 정상입구까지의 등산로 주변에는 진달래가 대규모 군락을 이뤄 장관을 이룬다
※ 선착장에서 구봉정까지 천천히 1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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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 구봉산 벚꽃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378
그럼 출발해 보겠습니다.
교통은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영종도 운서역에 하차하여 버스를 타고 삼목항까지 도착하는 방법과 승용차를 가지고 영종대교를 건너서 삼목항 주차장까지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삼목항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 삼목항에서 신도까지 배타고 10분 소요 ⓒ 2016 한국의산천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 탑승자는 신분증을 꼭 지참하여야 하며 인천시민은 50% 할인이 적용됩니다 ⓒ 2016 한국의산천
※ 인천 시민은 신도 왕복 2000원입니다 (2016 · 4 · 20 현재 )
삼목항에서 신도 또는 장봉도 출발 : 매시 10분에 출발
장봉도에서 신도 또는 삼목항 출발 : 매시 정시에 출발
신도에서 삼목항으로 출발 매시 30분 출발
낯선 곳
- 고 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 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 삼목항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신도 구봉산 ⓒ 2016 한국의산천
성글어도 티끌 하나 빠뜨림 없는 저 하늘도 얼마나 많은 날개가 스쳐간 길일 것인가.
아득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바다도 얼마나 많은 지느러미가 건너간 길일 것인가.
우리가 딛고 있는 한 줌의 흙 또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지나간 길일 것인가.
낯설고 두려운 곳으로 갈 때에 나보다 앞서 간 발자국들은 얼마나 든든한 위안인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지만 내게는 분명 처음인 이 길은 얼마나 큰 설렘인가. -시인 반칠환 -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사진을 업로드 할 즈음에 비가 내린다. 오늘이 곡우다
곡우(穀雨)
곡우는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경으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한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더불어 온 세상에 꽃을 피우는 꽃비이기도 하다
▲ 삼목항에서 바다건너 구봉산을 망원렌즈로 당겨보니 임도에 벚꽃이 피어있습니다 ⓒ 2016 한국의산천
▲ 삼목항에서 망원렌즈로 당겨 본 구봉산 구봉정과 벚꽃 ⓒ 2016 한국의산천
▲ 모든 인간은 '역마'에 꿈을 어느 정도 안고 산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힌 일상을 훌훌 털어버라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 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중에서-
▲ 선착장에서 구봉산 등산로 입구까지 약 700m ⓒ 2016 한국의산천
길
- 신 경 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갓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은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식히게도 한다
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들이 길을 말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봄길
-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 재 진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진달래 꽃
- 박 목 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우리는 중학시절부터 김소월의 <진달래 꽃>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살아왔고 지금까지 박목월의 <나그네>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나그네가 되어 살고있다.
나그네
- 박 목 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봄바람은 살랑 살랑 벚꽃잎은 눈처럼 날리고 산길은 비단 임도길. 한없이 걷고 싶다 ⓒ 2016 한국의산천
아픔과 슬픔도 길이 된다
- 이 철 환
오랜 시간의 아픔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아픔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람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이유다.
바람이 우리들을 흔드는 이유다.
아픔도 길이 된다.
슬픔도 길이 된다. (이철환·소설가, 1962- )
누나야 - 임 지훈
눈물 흘리지마 작은 골목 귀퉁이 꿈을 잊었다고
눈물 흘리지마 구름처럼 스쳐간 허무한것을
뭐라 말하지마 그 눈빛이 꺼질듯 내게 속삭이네
뭐라 말하지마 하늘 저편 노을이 걸릴때까지
슬퍼도 울지못하는 민들레 꽃위에 햇살 가득한데
보아도 보이지 않고 잡아도 잡히지 않네 어디있니 누나야
젖은 노래처럼 너의 작은가슴에 비가 내린다고
언젠가 말했지 하염없이 걷고만 싶어 진다고
나를 부르지마 돌아서는 모습엔 슬픔뿐인 것을
나를 부르지마 스쳐가는 바람이 내모습인걸
하늘가 저편 맴도는 새들의 날개짓만 공허한데
들어도 들리지 않고 찾아도 찾을수 없네 어디있니 누나야
▲ 꽃잎이 눈처럼 날리며 길에 눈처럼 쌓인다 ⓒ 2016 한국의산천
눈산에서
- 김 장 호
눈이 내리고 있다
무주공산, 어둑한 하늘 아래.
시나브로 시나브로 내려 쌓이는 눈에
나무들도 무릎까지 빠져
움죽을 못한다.
이따금 가지 꺾어지는 소리뿐,
숲속은 적막,지난날 아쉬움도
다가올 두려움도 없다.
발소리가 나는데 하고
돌아봐도 나는 없고, 거기
저승 같은 풍경 한 장.
이대로 멈추어 서기만 하면
나도 거기 한 그루 나무로 잦아들어
차분한
그림 한 점 완성될 것 같은데,
부지런히 부지런히
발을 빼어 옮길 때마다 찰각찰각
돌아가는 환등기의 화면 속에
내가 있다가
없다가…….
꿈인가 생신가, 눈발에 가려
여기서는 이제
나무에서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눈산에서
그간 어떻게 살아왔나
너무 앞만보고 달려오지는 않았나
이제는 정상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오를만큼 오르는거야.
지쳐 더이상 오르지 못하겠다면 돌아서며 그곳이 자기가 선택한 종착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
삶 또한 그렇게 살아야해.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나 뒤를 돌아보면서...
길 위에 서다
- 정 연 복
세상의 모든 길은
어디론가 통하는 모양이다
사랑은 미움으로
기쁨은 슬픔으로
생명은 죽음으로
그 죽음은 다시 한 줌의 흙이 되어
새 생명의 분신(分身)으로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가만히 머무르지 말라고
길 위에 멈추어 서는 생은
이미 생이 아니라고
작은 몸뚱이로
혼신의 날갯짓을 하여
허공을 가르며 나는
저 가벼운 새들
길 위에서의 생각
- 류 시 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자는 빈 들녁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것도 없고 얻은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녁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울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바람이 불면 눈송이 처럼 꽃잎이 흩날립니다 ⓒ 2016 한국의산천
처음 가는 길
- 도 종 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길
- 이 영 춘
문득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왠가 꼭 잘못 들어선 것만 같은
이 길
가는 곳은 저기 저 계곡의 끝
그 계곡의 흙인데
나는 왜 매일매일
이 무거운 다리를 끌며
가고 있는 것일까
아, 돌아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이 길.
구부러진 길
- 이 준 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詩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작가 : kmet, Nazim(1902.1.20~1963.6.3)
▲ 걷는 일처럼 즐거운 일은 없다. 걷다보면 힘이 들어도 자꾸만 걷고 싶어진다 ⓒ 2016 한국의산천
걷기는 가장 우아하게 시간을 잃는 법이다
도보여행자에게는 신발이 전부다. 모자니 셔츠니 명예니 덕목이니 하는 것은 모두 그 다음의 문제다.
길처럼
- 박 목 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 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 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 산길이 온통 하얗다 ⓒ 2016 한국의산천
봄은 역시 꽃의 계절이다 이땅의 봄 꽃놀이 중에서 으뜸은 역시 벚꽃놀이이다.
나도 첫 직장생활 할때에 봄 야유회를 멀고 먼 진해까지 갔으니 말이다. 지금은 벚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이제는 봄이면 사방 팔방에서 어렵지 않게 볼수있는 꽃이 되었다
오늘 이곳의 벚나무 역시 수령이 오래되어 나무도 크고 꽃도 많이 피었서 보기 좋지만 바람이 불때 떨어지는 하얀 잎사귀도 눈발이 날리듯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화무십일홍. 열흘 아름답고 붉은 꽃은 없다더니....
권력도 명성도 富와 청춘의 美도 시간이 가면 다 퇴색되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럼 이 세상에서 영원히 아름다운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부사랑 형제사랑 친구사랑 이웃사랑.....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 창 우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 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 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 거야
길이 없다고,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 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 울릴테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이제부터 걸어갈 길 사이에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 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인걸.
새로운 길
- 윤 동 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길
- 김 용 택
사랑은
이 세상을 다 버리고
이 세상을 다 얻는
새벽같이 옵니다
이 봄
당신에게로 가는
길 하나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 길가에는 흰 제비꽃이 피고
작은 새들 날아갑니다
새 풀잎마다
이슬은 반짝이고
작은 길은 촉촉히 젖어
나는 맨발로
붉은 흙을 밟으며
어디로 가도
그대에게 이르는 길
이 세상으로 다 이어진
아침 그 길을 갑니다
하늘을 보면 하늘이 마음에 펼쳐지고
꽃을 보면 꽃이 내 안에서 피어난다.
바람을 안는 이 새가 되어 허공을 날고
구름은 품은 이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신다.
▲ 신도에서 두번째섬인 시도로 넘어가는 연도교 ⓒ 2016 한국의산천
바닷가에서
- 정 호 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게 좋다.
▲ 성지 약수터의 맑은 샘물 ⓒ 2016 한국의산천
▲ 산딸기 꽃이 피었습니다 ⓒ 2016 한국의산천
▲ 이곳의 벚나무는 아름드리 산벚나무입니다 ⓒ 2016 한국의산천
▲ 아름다운 꽃길 ⓒ 2016 한국의산천
아름다운 꽃길
마치 붉은천을 든 투우사처럼 검은 황소를 유인하듯 카메라를 들고 길위에서 빙긍 빙글
나의 발길은 아직도 길 위에서 서성이고 있다
▲ 구봉산 산행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돌아 본 구봉산은 수채화 물감이 번진 듯 아름다웠습니다 ⓒ 2016 한국의산천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 시 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흐린 날씨임에도 환한 벚꽃을 가득 만나고 왔습니다 ⓒ 2016 한국의산천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것 같습니다. 이제 구봉도 벚꽃도 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할것 같습니다
길에 관한 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293
가을 시 모음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172
오월의 시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986
바람 관련 시 모음>>> https://koreasan.tistory.com/15604844
가을시 모음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080
드림파크 가을 시 모음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791
한국인의 애송시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70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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