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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아름다운 마침표 단풍과 석양노을

by 한국의산천 2014. 11. 15.

가을의 끝을 잡으며...

아름다운 마침표. 단풍과 석양노을

 

토요일 아침 영하의 기온이기에 매우 쌀쌀하다

아침 식사 후 배낭을 메고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2014 · 11 · 15 ·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 토요일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에 / 내 생애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2014 한국의산천

 

가을엽서    

       

            - 안 도 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억새

                              - 정일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 켜진 추억의 플랫홈에서
마지막 상행성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겠는가
이별 뒤의 뜨거운 재회를 기다리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에
내 생애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가을      

                  - 김 용 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들녘이 모구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을 향한 기도 - 고성혁(시인)

 

  달력 속에 있던 가을이 뚝 떨어졌다. 아침에 강변길을 달렸더니 벚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뒹굴고, 그 바람 사이로 이름 모를 새들이 짝을 지어 앞장서 날아간다. 안개는 강물을 따라 수초 사이로 피어오르고 억새는 큰 키가 되어 흰 이마를 드러내며 흔들리고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강변을 따라 강물 흐르듯 이어지는 길가의 나무들에 갈색으로 붙어있는 이파리들이 안타깝고 서글프다. 세월이 벌써 이리 흘렀구나. 강물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물에 젖어 흰 포말을 그리고 그 위로 개량한복을 입은 나그네 하나가 이정표 앞에서 흔들리듯 서성인다. 어디로 떠나려는 걸까. 설마 목적지가 없는 건 아니겠지.

 

  차를 세우고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내게 문득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의 삶과 그 안의 열정과 의지도 생각났다. 지금 내 얼굴에 가득, 흰 수염이 피어나기까지의 삶의 여정과, 그 안에 넘쳤던 희망,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좌절과 슬픔도 떠오르고, 내가 주었던 상처와 내가 받았던 상처도 물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아, 그 시절, 고개를 꺾고 흰 목덜미를 드러내며 멀어져 간 여인은 지금 어디서 어떤 꿈을 꾸는지. 그리고, 그리고…. 아직도 늙은 내 몸뚱이에 남겨진 채 여미지 못한 그리움과 사랑은 어찌해야 할는지….

 

  갑자기 젊은 시절의 추억들이 강물을 타고 흘렀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들은 우리 삶 속의 기뻐하고 환호했던 것들이 아닌, 오히려 애상과 아쉬움과 아픔의 잔영들이 아닐까. 대학이나 취직시험에 합격하여 환호작약했던 기쁨도 우리 안에 온전히 남아있겠지만 그 보다 어렵고 힘든 시절 보았던 어머니의 눈물이나 한숨이 책을 읽거나 TV의 한 장면을 통해서 불쑥 솟구쳐 가슴을 더 흔든다. 그것은 우리 삶이 갖고 있는 유정함과 유한함 때문이다. 우리 생명의 유한함으로 인해 삶 속에서 사랑과 정으로 서로 얽히고설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의 것으로 육화되었기 때문이다.

 

  삶이란 언젠가 우리가 왔던 죽음으로 회귀해야 한다. 따라서 낮아져야 한다. 낮아진다는 것이 무엇인가. 낮추고 버리다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과거의 기쁨과 환호보다 오히려 슬픔이나 애석함, 짠함 등이 가까운지도 모른다. 푸른 하늘에 맑은 구름, 눈 안으로 온통 깨달음이 가득한 이 계절, 나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를 위해 두 손을 부볐던 장독대 위 정화수를 결코 잊지 못한다. 무한정한 희생으로 사랑을 나눠 주셨던 부모님에 관한 추억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돌아온 가을이 우리에게 건네는 겸손과 관용과 양보에 관한, 그리고 상승과 탐욕에 물든 우리 삶에 대한 성찰을 바라는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가을에 담긴 세상은 자기 몸피를 낙엽으로 떨굼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꿈꾸는 나무의 이치를 황갈색 잎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아, 또 하나, 사랑과 그리움이다. 가을은 우리 가슴에 그리움과 사랑을 키우고 가꾸고 저장하는 창고이기도 했다. 20대 가을의 붉은 열정을 40대의 가을날 돌아봤고, 이제 흰 수염으로 덮인 해거름에 또다시 반추하고 있다. 사랑과 그에 관한 그리움이 아니면 무엇이 이토록 사무칠 수 있겠는가. 가을 때문이다.

 

마지막 황혼이 스러질 무렵/ 스무 해 전의 편지/ 감잎 뒤에 숨은 은백색의 달빛을 밟고 찾아왔다./ 손수건 집어 눈물을 닦고/ 호롱불 돋워/ 그리움에 닳아버린 편지를 꺼내 드니/ 내 청춘에 끓던 노래 소리 안개처럼 서성인다./ ‘그리워, 그리워 붉은 피보다 그리워/ 새벽보다 깊은 절망으로 그대를 노래하니/ 목숨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편지 안의 고개 꺾은 그대 모습/ 세월이 연줄처럼 끊겼다./ 아, 붉은 뺨, 젖은 입술,/ 젊은 날의 그 저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저만치 가을이 서성이고 있다.(2003년 졸시 가을 편지 전문)

 

  세속의 삶에서 늘 부족하고 뒤쳐졌던 나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장삼이사들에게도 가을에 관한 추억이 있고 그중 으뜸이 사랑일 것이다. 산골을 들어서니 집집마다 팔랑거리는 황갈색 이파리 속에 빨갛고 노란 감들이 축복인 양 매달려 있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산 그림자에는 구름이 일렁이고 산기슭은 숲으로 가득하다. 아, 가을이 왔다. 내 종착역도 저 숲 속의 도토리만큼은 돼야 할 텐데. 가을이여, 부디 희망과 기쁨만큼이나 좌절과 번민도 알게 해 주소서. 부디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소서.

 

 

 

가을

                      - 양 주 동

 

가 없는 빈들에 사람을 보내고

말없이 돌아서 한숨 지우는

젊으나 젊은 아낙네와 같이

가을은 애처러이 돌아옵니다

 

애타는 가슴을 풀 곳이 없어

옛뜰의 나무들 더위잡고서

차디찬 달 아래 목놓아 울 때에

나뭇잎은 누런 옷 입고 조상합니다

 

드높은 하늘에 구름은 개어

간 님의 해맑은 눈자위 같으나

수확이 끝난 거칠은 들에는

옛님의 자취 아득도 합니다

 

머나먼 생각에 꿈 못 이루는

밤은 깊어서 밤은 깊어서

창 밑에 귀뚜라미 섧이 웁니다

가을의 아낙네여, 외로운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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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 문 병 란

 

가을날

 빈 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며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가을사랑                             

                         - 도  종 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가을날

                                 - 김 현 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 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 서편하늘을 장려하게 물들이며 지는 석양 노을을 보며 귀가 ⓒ 2014 한국의산천

 

 세속의 삶에서 늘 부족하고 뒤쳐졌던 나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장삼이사들에게도 가을에 관한 추억이 있고 그중 으뜸이 사랑일 것이다. 산골을 들어서니 집집마다 팔랑거리는 황갈색 이파리 속에 빨갛고 노란 감들이 축복인 양 매달려 있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산 그림자에는 구름이 일렁이고 산기슭은 숲으로 가득하다. 아, 가을이 왔다. 내 종착역도 저 숲 속의 도토리만큼은 돼야 할 텐데. 가을이여, 부디 희망과 기쁨만큼이나 좌절과 번민도 알게 해 주소서. 부디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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