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황홀한 바다와 숲을 동시에
군산 신시도자연휴양림
k-공감 글 사진 안윤정 여행작가 입력 2023.02.05 18:00
보통 자연휴양림이라면 숲속의 아늑한 통나무집을 떠올린다.
대부분 울창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 속에서 보내는 하룻밤을 상상한다.
숲이 안정감을 주지만 시원한 개방감을 선호하는 탓인지 요즘에는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볼 수 있는 자연휴양림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2015년 리조트형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이 개장했을 때만 해도 바다가 보이는 휴양림은 파격적이었다.
변산자연휴양림을 선두로 숲과 바다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해안형 자연휴양림들이 속속 생겨났다.
그 대표 주자가 2021년 봄에 등장한 전북 군산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이다.
해안선을 따라 자리한 100% 바다 전망 숙박시설이다.
신시도자연휴양림은 개장 초부터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22년 여름에 개장한 국립무의도자연휴양림에 1위 자리는 양보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양림이다.
고군산군도에 탄생한 바다 전망 휴양림
고군산군도는 유인도 16개, 무인도 47개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과 섬들이 어깨동무하듯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선유도, 무녀도 등에 닿으려면 예전에는 군산항에서 배를 이용해야만 했다.
어느덧 섬과 섬이 다리로 이어져 배턴터치하듯 한 곳 한 곳을 순서대로 만날 수 있다.
그 첫 번째 섬이 바로 신시도다. 차 창문을 열고 드넓게 펼쳐진 새만금 도로를 신나게 달리다 보면 중간쯤 신시도가 자리한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의 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방조제와 딱 붙어 있어 엄밀하게 말하면 이제 섬이 아니다. 자연휴양림은 신시도의 제일 끄트머리에 자리한다.
그 안에 들어서면 고군산대교와 바다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고운 섬의 정취가 느껴진다.
‘해, 달 그리고 별’이란 주제로 조성된 신시도자연휴양림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신기하게도 휴양림 부지는 별의 형태를 닮았다. 커뮤니티센터도 별을 형상화했다.
센터 앞 포토존, 그 앞 전망대도 모두 별 모양이다. 밋밋한 사각형 건물이 아니라 독특하고 참신해 누구에게나 기억에 깊이 남을 것만 같았다.
필자는 휴양림이 생기기 전 신시도 월영봉과 대각산 전망대에 오른 적이 있다.
고군산군도와 새만금방조제가 한눈에 보이는 모습이 참 시원스러웠다.
이제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신시도자연휴양림도 별처럼 반짝이며 한몫하게 됐다.
자연휴양림이란?
휴식과 레저(명상, 숲 해설, 캠핑, 야외활동 등)를 위해 조성된 숲을 말한다.산림청 산하 관리소에서 운영하는 국립자연휴양림과 지방자치단체(도·시·군)에서 관리하는 공립자연휴양림,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자연휴양림으로 나뉜다.
대개 숲속에 숙박·야영 시설이 있고 산책로, 등산로 등이 조성돼 있다.
운동장, 모험 레포츠 시설,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마련된 곳도 있다. 삭막하고 복잡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 가족과 공기 좋은 숲에서 휴양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면서 코로나 시대에 자연 속 휴양처로 사랑받고 있다.
해안선 따라 휴양림 한 바퀴
신시도자연휴양림의 숙박 시설은 모두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숲속의 집 총 28개 동, 산림문화휴양관 2개 동(28실)이 있다. 방향과 건물 앞 나무에 따라 바다가 보이는 정도는 조금씩 다르다. 일방통행로를 따라 해오름달, 시샘달, 누리달, 견우직녀달, 타오름달 등 달 이름의 객실들이 자리하고 있다.
첫 번째 객실인 해오름달 1·2호. 이 두 개 객실에서는 바다가 안보인다. 바닷물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끄트머리라 바다 전망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다음 객실인 시샘달 1·2호부터는 해오름달과 달리 방향이 틀어져 바다가 잘 보인다. 해안선을 따라 달 이름을 붙인 객실과 달리 길을 사이에 두고 계단을 올라 2층 높이에 자리한 객실도 있다. 이 객실들은 관리도, 무녀도, 대장도, 선유도 등 고군산군도의 섬 이름을 붙였다. 달 이름이 붙은 객실보다는 바다와 거리감이 있지만 바다를 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별 모양의 커뮤니티센터가 등장한다.내부에 카페, 특산물 판매장 등이 있다. 그 뒤 해안광장에서는 고군산군도를 파노라마로 마주하며 사진도 남기고 간다. 커뮤니티센터 옆으로는 가온, 누리, 다온, 라온이라는 장애인 우선 객실이 자리한다. 이 객실들은 문턱이 없고 침대가 있는 5인실이다.
마지막으로 넓은 주차장과 우주선 모양의 인상적인 산림문화휴양관 2개 동이 등장한다. 상현달·하현달이라 부르는 휴양관은 반달을 형상화했다. 외형은 입구가 있는 뒷모습은 둥글고 앞쪽 바닷가에서 보면 평면으로 뚫린 모양이다. 베란다가 넓어 단독형 숲속의 집보다 휴양관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휴양관 1층 복층구조 5인실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인기가 많다.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예약 방법
신시도자연휴양림을 이용하려면 휴양림 통합예약시스템 ‘숲나들e(www.foresttrip.go.kr)’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국립휴양림인 신시도자연휴양림은 선착순 예약제와 주말·성수기 추첨제를 병행한다.
평일에 신시도자연휴양림을 이용하고 싶다면 매주 수요일 오전 9시에 예약하면 된다.
다음 6주 차까지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평일은 주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나 신시도자연휴양림은 워낙 인기가 많아 시기와 방 선택에 따라 예약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진짜 도전은 주말이나 성수기 예약이다. 금·토요일, 공휴일 전날은 일정 기간(매월 4~9일까지) 신청을 받고 추첨 후 이용자를 선정한다. 신청인 1인당 숙박·야영 시설에 상관없이 국립휴양림 1개 시설에만 신청할 수 있다.
매월 10일 오후 4시에 당첨 여부를 발표한다. 미당첨이라면 매월 15일 오전 9시에 미결제된 예약이나 취소분을 선착순으로 결제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로 친환경 휴양
신시도자연휴양림 객실은 대다수가 원룸형 4인실이다. 신생 휴양림답게 인테리어나 조명도 세련됐다. 아쉬운 점은 좁은 베란다. 아마 바닷바람을 고려해 이렇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짐작된다. “좁아도 좋다”면서 머무는 내내 베란다에 들락거리며 창밖만 바라봤다. 주방에서도 바다 전망을 누리며 즐겁게 설거지를 했다. 아침에는 뱃고동 소리와 끼룩대는 갈매기 소리를 합주로 들으며 커피를 마셨다.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다채로운 신시도의 24시간이 행복하게 밀려왔다.
신시도자연휴양림은 일몰이 훌륭하다. 서향이기에 어디서든 멋진 일몰을 만날 수 있다. 객실에 따라서는 앉아서 저녁 먹다가 고개만 들면 멋진 일몰을 마주하는 일몰 명당이 된다. 온몸으로 일몰을 맞고 싶다면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전망대에 올라가 보자. 가는 길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반겨준다. 붉은 태양, 그곳을 수놓은 붉은 빛 그리고 등대까지 차분히 하루를 정리하기 좋은 장소다.
휴양림 산책로는 아기자기하다. 어려운 코스가 없다. 원형 전망대는 관리소 옆, 커뮤니티센터 앞, 휴양관 앞 주차장 등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올라서면 너른 바다와 커뮤니티센터의 별 모양 지붕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방향을 바꾸면 대각산 전망대까지 올려다보인다. 깨끗한 휴식공간을 지향하는 신시도자연휴양림은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휴양림’으로 조성됐다. 전기차 충전소, 태양광 발전판이 곳곳에 있다. 전기자전거를 빌려 가족 모두 친환경적으로 신시도를 돌아보며 즐겁게 지낼 수 있다.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주소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길 271
예약 방법 숲나들e www.foresttrip.go.kr 숙박시설 숲속의 집 4인실 22개 동, 5인실 4개 동, 산림문화휴양관 2개 동(28실)
주변돌아보기
1 선유도해수욕장
신선이 노닐던 해변, 선유도를 신시도에서 고군산대교, 선유대교를 건너 만날 수 있다. 해변에서 바라보는 망주봉이 이국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해변을 가로지르는 집라인은 선유도의 신나는 체험거리. 새처럼 날아오르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자. 주소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2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아이들과 신시도자연휴양림에 간다면 군산시 장미동에 위치한 근대역사박물관부터 들러보자. 군산의 지역사, 특히 일제강점기 수탈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볼 수 있다. 1층에는 해양물류박물관과 어린이박물관이 있다. 2층에는 독립영웅관, 3층은 근대생활관으로 구성돼 있다. 주소 전북 군산시 해망로 240
3 군산근대화거리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주변으로 근대문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주변은 군산세관, 조선은행을 비롯한 근대건축물들의 전시장이다. 쌀 수탈을 위해 사용됐던 창고가 다목적 공연장으로, 1930년대 건축된 무역회사가 커피집으로 변신했다. 길 건너에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사진관도 그대로 남아 있으니 인증사진도 남겨보자. 주소 전북 군산시 구영2길 12-1
4 새만금환경생태단지 새만금은 세계 최장 방조제다. 만경강과 동진강을 매립해 조성한 부지에서는 농사도 지을 수 있게 됐다. 그 새만금에 자연생태계 복원과 수질 정화를 목적으로 새만금환경생태단지가 조성 중이다. 1차 조성이 끝나고 들어선 방문자센터에서는 새만금의 과거·현재·미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해설프로그램을 신청해 참여하면 유익한 생태교육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날씨 좋은 날 야외 생태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으뜸 놀이동산이 된다. 주소 전북 부안군 하서면 불등길 58-85
필자소개
안윤정
여행작가이자 휴양림·캠핑 여행 전도사다.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에 발도장을 찍고 있다. <우리는 숲으로 여행간다> <캠핑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등을 썼다. 산림청 매거진 <숲>, 국립공원 블로그 등 각종 매체에 숲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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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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