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한치령의 사계
▲ 한치령 정상석
강촌 산너머 산 백양리 산길 굽이 굽이 돌아 올랐던 한치령
某 군부대에서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여 한치령을 임도수준으로 보수 확장하고 1972년 세운 한치령 고개마루 정상석
학창시절의 추억이 남아있는 강촌역
▲ 지금은 폐역이 되었지만 추억은 그대로 살아있는 곳
▲ 얼마전 까지도 교각은 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어 사라진 예전 강촌출렁다리 교각
더 오를 곳이 없는 암릉 위에 서서도
머리 위에 떠도는 것은
구름같은 좌절감
아 소리치며 소리치며
올라붙은 끝에
멍든 정강이를 어루만지며
지긋이 눈을 감는 나날,
산은 정말
거기 있는것일까? -章湖-
하늬바람에 새떼가 떨어지듯
황량한 하늘가에 나무 한 그루
벗을 것 다 벗고도 거기
눈 감고 의지할 산이 잇듯이
내게는
산이 있다.
여우 눈물 짜내는 황홀한 추위 속
가지 끝에 아려오는 겨울맛도
지금이 한창이다.
눈이 가닿는 데까지
허옇게 눈 덮혀 시퍼런 雪溪
어둡기 전에 이 골을 빠져나야 할텐데
눈에 눈물 눈이 묻어 눈물
땀까지 범벅되어 허우적이며 고꾸라지며
가도 가도 제자리 정신없구나. -章湖-
한치령의 정상부,
이곳에는 1972년 11월 10일 00부대에서 세운 임도 개설 기념비가 서있다.
강촌에서 출발하는 산악자전거 코스로는 25km 지점이다.
산악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는 챌린지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경강역에서 한치령 임도 차단기까지 7km,
임도 차단기에서 준공비까지 2km,
정상 준공비에서 가정리 민가까지 3 km.
백양리와 가정리와의 거리는 12km(30리)다.
옛 길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졌지만
이미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잡목이 우거져서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곳을 천천히 내려가면 가정리가 나오며
포장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면 골짜기 입구가 절경인 문배고개를 넘어 문배마을로 갈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가면 황골, 소남이섬이 나온다.
유독 추운고개라서 한치령인가
크고 높은 고개라서 한치령인가?
'30리 거리도 우리에겐 한치'
한치령 넘어 가정리 가는 길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46번 국도를 타면 북한강과 나란히 하며
대성리, 청평, 가평을 거쳐 강촌을 지나 춘천으로 이어진다.
주말이면 자동차 드라이브,
대형 오토바이 동호회, 산악회 버스 등으로 몹시 복잡한 곳이다.
백양리와 가정리 사이에 위치한 한치령은
경강대교를 건너기 전 경강역을 지나서 들어가는 호젓한 산길이다.
과거에는 가정리와 백양리를 잇는 좁은 산길이었지만
1972년 11월 00부대에서 작전도로를 개설하면서 지금은 훌륭한 임도로 그리고 산악자전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한치령의 유래에 대해서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해봤지만 시원한 해답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 군시절 1977년 겨울
홍천에서 촌천댐 폭파훈련을 위해 침투조로 편성되어 고생하며 밤길을 걸어서 넘던 한치령
백양리와 큰 산 고개넘어 가정리
이곳 태생이며 한치령 초입에서 민박을 하는 전수남 이장의 말씀에 따르면 ...
가정리 행정 구역은 춘천이었으나
생활권은 춘천까지 가기보다는
이곳 한치 고개를 넘어 가평에서 생필품을 사고 일을 보는 것이
한결 가까웠기에 이 고개를 자주 이용했다고 전한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가정리와 백양리는
이웃처럼 지내게 되었고 혼인도 가끔 성사되었다고 전한다.
바로 이 고개가 한 많은 고개라서 한치일 수 도 있고,
큰 고개라서 한 치일 수도 있지만
산길 굽이 굽이 돌아가는 옛길의 거리는 무려 무려 30리
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마음이 가깝다면
두 마을의 거리는 고작 한치라는 한 / 치 / 령 /
이장님의 말씀처럼 한치령의 그 뜻이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먼거리를 한 치라고 말하는 그 비유가 얼마나 애틋하고 정겹지 않은가?
※'치'는 길이의 단위로 촌이라고도 하는데,
한 자의 10분의 1인 약 3cm 정도에 해당하는 길이로 한 치란 약 3cm에 해당한다.
▲ 챌린지 코스
강촌역 인근 창촌중악교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오는 40km 거리 임
하늬바람에 새떼가 떨어지듯
황량한 하늘가에 나무 한 그루
벗을 것 다 벗고도 거기
눈 감고 의지할 산이 잇듯이
내게는
산이 있다.
여우 눈물 짜내는 황홀한 추위 속
가지 끝에 아려오는 겨울맛도
지금이 한창이다.
눈이 가닿는 데까지
허옇게 눈 덮혀 시퍼런 雪溪
어둡기 전에 이 골을 빠져나야 할텐데
눈에 눈물 눈이 묻어 눈물
땀까지 범벅되어 허우적이며 고꾸라지며
가도 가도 제자리 정신없구나. -章湖-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김장호 -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기슭에서 바라보는 유연한 산줄기,
두멧자락 시누대밭머리로 아아라이 뻗어나간
등성이 너머 뭉게구름 피어나고,
산새 소리 잦아지자
삽시간에 골을 굴 속에 가두어넣는
억수같은 빗줄기,
하늘과 땅을 한 손에 동강내는 천둥벼락,
걷어 가는 안갯발 사이
근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어느새 저만치 우뚝 솟아 손짓하는 봉우리,
그 너머로 번지는 황홀한 저녁 노을,
속살 쏟아지는 밤하늘의 보석들.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 아름다움에서 떠나야 한다.
송화가루 날리는 골짜기를 헤치면
더덕내음 파도처럼 싣고 오는
골안개 사이로 눈뜨는 시냇물,
발 아래 간들거리는 한점 메나리,
죽 죽 善意처럼 뻗는 자작나무,
가지 사이 쳐다보는 벼랑 위에
학춤 추는 두어그루 老松, 그 아래
산의 품은 너그럽구나, 어느 날
마음 내키는 날, 영 눈감고 드러누울 수 있는
양지 바른 억새밭의 自由.
네 품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키를 넘는 눈구렁,
천길 머리 위로 파랗게
가슴 설레는 意志의 氷瀑,
갈기 날리며 치닫는 매몰찬 바람 소리,
그 감동의 연원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네 아름다움을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내어본들
그 그림, 네가 주는 감동만 붙안고는
네 정수리, 그 상상봉으로 헤쳐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五萬分之一地圖 한 장을 펴들고 너를 대하면 거기,
二次元 平面위에 환원되는 點과 線의 記號밭,
無聊한 黑白의 네모판,
기슭에서 바라보던 네 아름다움도 웅장함도 마침내
구름위에서 내다보는 매마른 갯바닥의 금이다.
하늘은 어디가고, 햇살이며 빗줄기며
안개, 산새소리, 물소리, 저녁 노을은 모두 어디 갔는가.
바람 한줄기, 낙엽 한 잎, 다람쥐 한 마리, 눈부신 雪景,
自由의 空間도 거기에는 없다.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멀리서 아니 높이에서 아니 밖에서
너에게는 등을 돌린 채.
꿈속에서 깨어나듯 地圖한 장을 펼쳐들고 앉으면
목욕에서 돌아오는 누이의 세수 비누에 엉긴
머리카락같은 計曲線 오라기를 따라
그 어깨죽지에 앉은 새침한 點,
댓닢 포갠 듯 촘촘한 목덜미 雪溪를 거슬러
뭉긋한 귓바퀴로 빠진 緩斜面을 밟아라,
귀뿌리 鞍部를 거쳐 뽀얀 가리마의 主稜線에서는
登山靴도 숨가쁘다, 마침내
소용돌이가 끝나는 한가운데 標高點에 올라서면
杳杳한 세계,거기
그렇다, 아름다운 것, 웅대한 것, 진실로
네 발치로 돌아오기 위하여
나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차라리 눈을 감고
즈믄날 塔을 돌 듯
한장의 虛無로 되돌아서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갑자기 내린 봄비로 인해 임도가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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