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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등산 산행 준비

by 한국의산천 2024. 2. 10.

겨울엔 뒷산도 히말라야 될 수 있다, ‘무사하게 하룻밤’ 비법 12가지
[월간산]
신준범 월간산 기자
사진(제공) : 주민욱
입력 2024.02.10. 05:40 / 업데이트 2024.02.10. 06:32


1 뒷산도 겨울엔 K2 될 수 있어 무식한데 용감하면 죽는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겨울산 야영을 사전조사 없이, 장비 없이, 경험 없이, 체력 없이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죽는다. 당연한 얘기다. 

등반 중 사망 사고가 잦아 죽음의 산이라 불리는 K2는 히말라야에만 있지 않다. 겨울엔 뒷산도 준비 없이 가면 죽음의 산이 될 수 있다.

2 사전조사와 산 선택

도시에서 이동할 땐 지하철을 몇 호선을 타고 어디서 갈아타고, 몇 번 출구로 나가는 것까지 확인하면서, 도시보다 더 위험한 산에서는 어떤 코스로 어떻게 갈지, 얼마나 걸리는지 조사 없이 그냥 가는 사람이 있다. 

‘남들 다 가는 설악산이니까. 지리산이니까’라는 심산으로 운동화 신고 올라갔다가 죽을 고생하고 내려오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산에서는 겸손이 필수다. 아무리 고수라 해도 자신감이 높아지고 산을 얕보게 되면,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내 체력과 내가 가진 장비에 맞는 산과 코스를 택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몇 분만 검색해도 여간한 정보와 최근 등산로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3 많은 장비는 오히려 독

많은 장비는 오히려 독이 된다. 백패킹을 오토캠핑과 혼돈해선 안 된다. 꼭 필요 없는 안락함은 포기하고, 안전과 직결된 장비 위주로 챙겨야 한다. 

이것저것 다 넣다보면 겨울 산에서 변수가 생겼을 때 대응할 체력이 없어 위험에 처하게 된다. 

동계 야영 특성상 필수 장비만 챙겨도 무게와 부피가 어마어마해진다. 

여기에 없어도 되는 호화 장비까지 더하면 스스로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

4 무게 줄이려 장비 타협 말아야

안전과 직결된 장비는 제외하거나, 약한 것을 가져가선 안 된다. 무게를 줄이는 것도 좋지만 필수 장비는 빼선 안 되며, 지나치게 얇거나 소프트한 걸 가져가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무겁더라도 동계용 텐트와 침낭, 매트리스를 사용해야 안전하게 겨울 야영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일행 중 한 명만 장비가 부실해도 팀 전체의 분위기가 깨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겨울 장비는 기본적으로 부피가 크고 무겁다. 겨울 야영을 소화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가능하며, 체력이 부족하다면 쉽고 안전한 대상지를 찾아야 한다.


5 설산, 필수장비

중등산화가 없으면 어렵다. 경등산화는 3시간 이상 심설산행하면 눈이 스며든다. 

발목이 낮은 로우컷 신발은 1시간이면 스며든다. 신발과 양말이 젖으면 동상 걸릴 가능성이 높다. 

중등산화가 무거워서 불편하다면, 체력을 키운 후 설산을 가야 한다. 

스패츠는 눈이 깊을 때 바짓단으로 눈이 스며들거나 젖는 걸 막아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빙판은 어디서든 도사리고 있다. 아이젠을 꼭 넣고 다녀야 한다. 폭설이 내리거나 눈이 깊게 쌓였다면, 혹은 비가 내린다면, 오버트라우저(방수 바지)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에는 피부를 바람에 하나도 노출시키지 않는 장비가 필요하다. 

보온옷과 방풍재킷은 기본이며, 손과 목, 얼굴, 머리에 방한 장비가 있어야 한다. 버프, 넥게이터(넥워머), 발라클라바, 비니, 귀마개 있는 모자 같은 장비가 필수다. 

눈에서 반사되는 햇볕은 눈을 쉽게 피로하게 하므로 선글라스도 있어야 한다. 장갑은 외피·내피 이중 구조면 더 안전하다. 손모아장갑이 손가락장갑보다 보온성은 더 높다. 

외피용 장갑은 눈에 젖지 않는 방수 소재여야 하며, 젖을 것을 대비해 예비 장갑을 휴대해야 한다.

6 설산, 장비 있다 해도 혼자는 안 돼

눈 쌓인 산에서 야영은 낭만적이지만, 더 혹독하다. 폭설이라도 내려 눈이 깊게 쌓였다면 오르막 100m 가는 데 1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장비가 있다 해도 혼자라면 돌아서야 한다. 능선 러셀은 상상 이상으로 어렵고, 많은 체력이 소모된다. 체력이 검증된 등산인 5명이 있어야 교대로 러셀해서 갈 만하다. 산 입구에 30cm가량 눈이 쌓였어도, 능선은 사면의 눈이 바람에 올려져 1m까지 쌓이는 현상이 잦다. 100명산을 다 올랐고 백두대간을 완주했어도, 심설 1m 이상 러셀과 설피 사용 경험이 없다면, 설산에서는 초보나 마찬가지다. 과신 말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

7 장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겨울 칼바람 부는 능선에서 텐트 설치를 못 한다면, 저체온증과 같은 위험에 빠질 여지가 있다. 빠르게 설치할 수 있도록 장비 사용법은 충분히 손에 익혀야 한다. 에어 매트리스와 침낭, 버너도 마찬가지. 텐트 설치 시 바람에 플라이가 펄럭이지 않도록 제대로 고정해야 한다.

8 버너 조작 극도로 주의해야

버너는 산불에 극도로 주의하며 사용해야 한다. 가스버너가 다루기 쉽지만 추위에 취약하다. 부탄가스보다 추위에 조금 더 강한 프로판과 부탄을 혼합한 이소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가스가 냉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소재나 커버를 활용하는 것도 방편이다. 휘발유버너는 추위에 강하지만 작동법이 복잡하고, 불 조절이 섬세하지 않아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텐트 내에서는 불꽃이 높게 솟구치거나 휘발유가 바닥에 조금씩 떨어져 불길이 번질 염려가 있으므로, 야외 맨땅에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MSR리액터 같은 복사열을 사용하는 버너를 난로처럼 사용한다면 환기에 신경 써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9 따뜻한 물, 생명과 직결

저체온증이 올 경우 최고의 약은 따뜻한 물이다. 겨울 산행에는 보온병이든, 버너나 리액터를 쓰든 따뜻한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야영이라면, 더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춥거나 몸이 차갑다면 예방 차원에서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한다. 커피도 한잔 정도는 좋지만 탈수 효과가 있어 많이 마시는 건 자제해야 한다.

10 적절히 잘 벗는 사람이 고수

겨울산에서 껴입는 것만이 기술이 아니다. 진짜 고수는 적절히 잘 벗는 사람이다. 

산행 특성상 지나치게 껴입으면 땀이 많이 나서 지치게 되고, 탈진에 이르게 된다. 춥거나 덥지 않게, 몸 상태에 따라 입었다가 벗었다가 하는 것이 겨울 산행의 핵심이다. 

 

침낭에 들어가 잘 때도 방수 소재 옷을 껴입으면, 몸에 땀이 차고 습기로 침낭이 젖어, 잠에서 깨게 된다. 침낭의 보온력이 충분하다면 얇게 입어도 충분히 쾌적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춥다고 텐트의 구멍을 모두 막고 외부 공기를 차단하면, 결로가 생긴다. 

내외부 온도 차이로 인해 텐트 안쪽에 물기가 생기는 것. 심하면 텐트 내부에서 떨어지는 물기로 침낭이 젖을 수 있다. 통풍구를 마련해 둬야 결로가 지나치게 맺히는 걸 막을 수 있다. 

 

텐트는 기본적으로 집이 아니다. 집 같은 따뜻함을 원한다면 동계 백패킹이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어느 정도 추위와 불편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겨울 야영에 적합하다.

11 바닥 냉기 막아야 잠 깨지 않아

겨울 야영의 최대 적 중 하나는 바닥 냉기다. 냉기가 올라오면 계속 잠에서 깨어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된다. 

발포매트리스라면 동계용을 사용하거나, 삼계절용 2개를 겹쳐서 쓰거나, 이너시아를 사용해야 한다. 

이너시아는 침낭 안에 까는 에어매트리스이며, 곳곳에 난 구멍으로 인해 침낭이 부풀어 올라 냉기를 막아준다. 

아무리 좋은 침낭도 체중에 눌리면 등이 바닥에 닿아 보온 효과가 없어지는데, 이를 막아주는 것.

12 저렴한 장비는 위험할까

비싼 장비가 좀더 편하고 안전한 건 사실이다. 비쌀수록 더 가볍고, 더 따뜻하다. 그러나 모든 입문자가 처음부터 수백 만 원 드는 장비를 마련하기는 어렵다. 저렴한 장비로 시작해 점차 좋은 것으로 바꿔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겨울산에서 경험이 쌓여야 장비를 보는 눈도 넓어지고, 내 취향에 맞는 것을 택할 수 있다. 잘 선택하면 다른 사람 시선 의식 할 것 없이, 저렴한 장비로도 안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비싼 장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체력과 경험이다. 좋은 장비가 있어도 단련된 체력과 경험치가 없다면, 언제든 조난, 실족, 심정지, 저체온증 같은 사고를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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