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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오지마을 살둔리와 살둔산장 1

by 한국의산천 2006. 8. 19.

태고의 비경 오지마을 살둔리 여행 [답사,촬영. 2006. 8.  17~18일  한국의산천 ]

 

오지란? 

해안(海岸)이나 도시(都市)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大陸) 내부(內部)의 깊숙한 땅을 말한다.

 

살둔리, 지금은 모든 도로가 아스팔트 포장이 되었지만 어느 방향에서 가더라도 큰 고개를 2~3개 넘어야 하고,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곳이기에 홍천군 내면쪽은 아직도 오지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삼둔 사가리"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는데,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는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서 유래된 곳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피난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둔과 네 곳의 사가리만이 남아 있는데, 삼둔은 홍천군 내면의 살둔(생둔),월둔(달둔) 그리고 귀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이 1천m가 넘는 고봉들로 둘러싸여 과연 이런데서 사람이 살았을까 할 정도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험준한 곳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곳으로 찾아가는 길목이 그럴 뿐 일단 마을로 들어가면 다르다. 신기하게도 그곳들은 대부분 안락의자를 연상케 하는 아늑함과 함께 널따란 공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마을 앞으로는 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계곡을 끼고 있고 알맞을 만큼의 농토도 있어 세상을 등져야 할 사연을 가진 이들이 정착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 살둔산장 ⓒ2006 한국의산천  

 

삼둔 사가리의 전해오는 유래

강원 인제 땅에는 독특한 지명이 있다. 기린면이다. 말 그대로 기린(麒麟)이다. 기린이 우리 땅에 들어온 것은 일제시대 때 창경궁을 동물원인 창경원으로 만들면서이다. 그런데 어떻게 지명이 기린일까. 현지 향토사학자들은 진짜 기린이 아니라 사슴을 형용한 지명이라고 풀이한다.

 

지금은 찾을 수 없지만 인제에는 사슴이 많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사람의 흉한 손길을 피해 사슴들이 몸을 피한 곳이다. 워낙 골이 깊고 산이 험하기 때문이다. 사슴 뿐 아니라 사람도 피했다. 기린면 인근의 방태산, 구룡덕봉 등에는 삼둔 오가리라는 땅이 있다. 정감록에는 나라에 난리가 나도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곳으로 기록돼있다. 예로부터 왕을 저버렸거나, 왕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사람들이 숨어 들어 살았다.

 

삼둔: 살둔(생둔), 월둔(달둔), 귀둔.

사가리: 아침가리,명지가리,연가리,곁가리.

 

여기서 둔이란 "둔덕"을 말하며 "가리"란 "거리"의 구개음화 현상이 아닌가 싶다. -한국의산천-

 

 

1년 반동안 닫혀있다가 올 6월 다시 열린 살둔산장   

 

 

▲ 살둔산장. 흑백(B/W)모드로 촬영했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2006 한국의산천  우관동

 

살둔 산장지기(이상근 兄)가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조경동 답사겸 예정에 없는 계획을 세우고 달려갔다. 

 

여행가, 산악인, 기자, 화가, 문학가,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 살둔산장.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인 살둔산장의 외부는 아직 못다지은 집이라 해서 '미진각(未盡閣)'이라고도 하고 산이 반, 물이 반이라는 뜻의 '산반수반정(山半水半亭)'으로도 불린다. 또 2층 작은 마루는 바람을 베고 눕는다 하여 '침풍루(寢風樓)'라 한다. 

 

산장이 준공된 것은 1985년. 백담산장을 지키던 고 윤두선씨가 백담산장이 국립공원에 인수되면서 이곳에 터를 잡고 월정사를 짓던 대목을 불러다 지었다. 본디 산장의 이름은 ‘미진각(未盡閣)’이었다. 돌기와로 멋지게 지붕을 올리고 싶었지만 자금이 모자라 함석을 올린 게 한스러워 그렇게 이름붙였다고 한다.

 

지은 지 21년이 지났지만(1985년 준공) 틈새하나 나지 않아 '한국사람이 살고 싶은 집 100선'에 꼽히기도 한 살둔산장은 1년내내 산사람들과 여행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가 자연인이 된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맹현봉과 군암산, 개인산의 정기를 그대로 받으며 내린천의 시원한 물줄기로 목을 축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 정도로 그 곳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다. 

 

이곳 살둔산장에는 문명의 이기는 별로 없다.

그 흔한 TV도 없고 인터넷은 당연히 없다. 전화만 있을 뿐 수수한 시골 토담집같은 느낌 그대로이다.

온돌은 장작에서 기름 보일러로 바뀌었고 주방에 공용 개스렌지와 냉장고, 그리고 주방식기가 있을 뿐이다.

 

 

▲ 여행코스 ⓒ2006 한국의산천  

 

여행 경로 (560km)

서울 - 영동 고속도로 - 속사인터체인지 - 운두령 - 창촌 - 살둔리 (살둔산장) - 미산계곡 - 상남 - 기린 - 진동 1리 - 조경동(계곡 트레킹) - 상남 - 내면 - 서울 .

 

살둔리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속사 나들목에서 빠져 운두령을 넘는다. 창촌에서 56번 국도를 타고 북쪽의 구룡령쪽으로 올라가다가 광원리에서 좌회전해 446번 지방도(미산계곡길)를 따라 간다.

 

 

▲ 계방산 등산로 입구 ⓒ2006 한국의산천  

영동고속도로 속사 나들목에서 나와서 이승복 기념관 방향으로 오면 이곳에 닿는다. 왼쪽 길을 타고 운두령으로 오른다.

 

 

▲ 계방산 안내판

눈이 많이 오는 산이라 겨울산으로 인기 있는 산이다.

등산코스는 운두령에서 시작하면 높은 고도의 산이지만 손쉽게 등산 할 수 있다.

 

 

▲ 운두령 정상에서  ⓒ2006 한국의산천  

운두령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멀리 창촌 읍내와 석화산(문암산)이 보인다.

 

 

 

▲ 굽이치며 휘돌아가는 내린천  ⓒ2006 한국의산천

내린천 강물이 "乙"字를 그리며 흘러간다. 그래서 을수골인가? 

"내린천"이라는 이름은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서 한글자씩을 따서 지어졌다. 
  

 

▲ 아름다운 살둔마을 ⓒ2006 한국의산천  

굽이져 돌아가는 내린천 상류. 분교 뒤로 너른 감자밭이 있고 그 뒤에 자그맣게 살둔산장이 보인다.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여기에 머물면 산다"는 뜻의 살둔마을. 행정상으로 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리에 속한다. 일제시대 행정구역 통폐합 조치에 의해 한자화를 하면서 지명이 바뀌어 지도상에는 생둔(生屯)으로 표기되 있지만 주민들은 지금도 살둔이라 부른다.

 

▲ 살둔산장스럽게(?) 서있는 입간판 ⓒ2006 한국의산천  

고개를 내려가 다리를 건너면 왼쪽길에 서있는 살둔 산장 이정표

고개를 내려가면 생둔2교 다리가 나오며 그 다리 끝나는 부분에서 왼쪽으로 들어간다

 

 

▲ 저녁 5시가 넘어서자 산골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2006 한국의산천  

 

 

▲ 따스한 불이 켜진 살둔 산장 ⓒ2006 한국의산천  

 

 

ⓒ2006 한국의산천  

 

 

▲ 산장 앞 야외탁자가 있어 여장을 풀었다. ⓒ2006 한국의산천  

 

 

▲ 전통적인 귀틀집의 형태를 따른 살둔산장  ⓒ2006 한국의산천  

 

80년도에는 이곳 도로가 잘 나있지가 않아 오대산에서 구한 원목을 내린천 강물을 이용하여 떠내려 보내고 그것을 가지고 산장을 지었다고 한다.81년에 짓기 시작하여 85년 10월에 완공되었으니 4~5년 걸려 지은 것이다. 

 

살둔마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귀틀집 살둔산장 때문이다. 윤보선 대통령의 조카가 4년여에 거쳐 공들여 지었다는 산장은 마을을 감싸고 휘도는 내린천 앞에 자리잡았다. 

 

사람들이 겨울에 산골 살둔을 찾는 이유는 전통 귀틀집에서 순백의 오지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이곳을 대표하는 살둔 산장 역시 강원도 지역의 전통 귀틀집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집을 지을 때 산장 바닥을 사람 키만큼 판 다음에 숯가루 소금 모래 자갈을 세 겹이나 쌓고 그 위에 통나무를 올렸고,통나무 사이에는 짚을 넣고 흙을 개어 덧발랐다고 전한다.

 

통나무를 ‘우물 정’자로 쌓아올려 지은 집은 각 모서리마다 홈을 파서 단단히 끼워 넣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설경이 무척 아릅답다. 

 

겨울이면 눈이 참 많이 내린다.

눈이 한번 내리면 사람 허리많큼 내린다. 그래서 순백의 살둔산장은 겨울이면 더욱 인기있는곳으로 떠오른다.  

 

 

▲ 살둔산장의 마루 ⓒ2006 한국의산천  

양켠으로는 방이 있으며 마루 끝에는 과거에는 아궁이가 있었으나 지금은 현대식 주방으로 변화되었다. 

왼편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보인다.

 

 

▲ 산 구름 그리고 나 ⓒ2006 한국의산천   

 

 

▲ 산 그리고 구름 (조리개 5.6/8초 밤 9시) ⓒ2006 한국의산천   

살둔산장에서 보이는 앞산에 구름이 걸려있고 바람이 매우 거세다. 이곳은 방태산(1,443.7m), 구룡덕봉(1,388.4m), 개인산(1,341m), 침석봉(1,320.8m) 등 1천m가 넘는 고봉들로 층층이 둘러싸여 있어 늘 구름이 걸려있는 아름다운 오지다.

 

 

 ▲ 정겨운 창호 문살과 나뭇잎 ⓒ2006 한국의산천 

 

 

▲ 운치있게... ⓒ2006 한국의산천 

가로등이 있지만 운치를 살리기위해 차에 실고 다니는 가솔린 랜턴을 켰다.    

 

 

▲ 오랫만에 만났으니 한잔씩 해야지요. ⓒ2006 한국의산천 

 

 

 

 

▲ 방 벽체도 통나무가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2006 한국의산천  

공기가 너무 시원하고 맑아서 오히려 밖에 있고 싶은곳이다. 그러나 이곳의 바람은 추웠다.

머리위로는 우수수 쏟아져 내릴듯이 수많은 별이 보인다.

 

 

 

▲ 내부 마루로 통하는 창호문 ⓒ2006 한국의산천  

밖에는 겨울 파일 자켙을 입어야 할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방안에는 바람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 장비를 정리하고 취사준비 ⓒ2006 한국의산천 

심지가 두개 달린 콜맨사 랜턴은 야외 생활에서 정겨움을 주는 장비다. 

 

 

▲ 침풍루 ⓒ2006 한국의산천  

2층 작은 마루는 바람을 베고 눕는다 하여 '침풍루(寢風樓)'라 한다.

 

 

▲ 이층 침풍루로 올라가는 자연스러운 나무 계단 ⓒ2006 한국의산천  

 

 

▲ 2층 침풍루의 베란다. ⓒ2006 한국의산천  

 

 

▲ 살둔 산장 바로 뒤에는 솔밭이 있고 맑은 내린천이 휘감으며 돌아간다. ⓒ2006 한국의산천  

 

▲ 이른 아침 살둔 산장 모습 ⓒ2006 한국의산천  

평일인데도 4팀이 들어와 있다.(방은 2층까지 모두 5개)

 

 

▲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바람처럼 떠나갑니다 ⓒ2006 한국의산천   

 

아침 또 다시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배낭을 꾸렸다. 조경동 계곡 트레킹시 폭우를 대비해서 40m 자일 1동을 챙겼다.

하얀 눈 덮힌 겨울에 다시 이곳을 찾으리라 다짐하면서.....자 출발이다.

 

▲ 5년만에 다시 만난 상근이 兄과 아쉬운 이별을 하며 기념 촬영 한컷. ⓒ2006 한국의산천  

 

밤이 늦도록 둘이서 추억을 마시고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그간의 못다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이곳 공기가 좋아서 인지 아침 5시에 상쾌하게 눈이 떠졌다.

 

'인간이 살만한 둔덕'이란 뜻의 살둔은 태고의 신비가 숨을 쉬는 홍천 내면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자락에 위치해 있다. 태고의 신비가 그대로 살아숨쉬는 '살둔산장'의 산장지기 이상근씨( 033-435-5984)는 문명 생활을 거부한 지 벌써 몇 년째. 세속에 묻혀지낸 사람들은 그런 생활이 불편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 불편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살둔 산장은 지난 81년에 지어지기 시작해 1985년에 10월에 상랑식을 하였다. 지어진 이래 많은 산사람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40여년 동안 산을 탄 산장지기 이상근씨의 덥수룩한 수염은 오지마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 살둔산장 이상근님  ⓒ2006 한국의산천   

 

늘 말씀이 별로 없으시고 조용하신 이상근님.

그는 6년 전 이곳을 떠났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바람처럼 돌아왔다.

우리 일행이 떠나는 동안 내내 우리의 뒷모습을 쳐다봐 주고 계셨다.

그는 이곳에서 다시 기약없는 만남을 기다리며 산마루에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리고 자연처럼 살아갈 것이다. 

 

 

※ 이곳을 사용하려면 미리 전화예약을 해야한다. 방하나에 4만원.

음식은 준비해 오셔야 합니다. 이불과 취사시설 싱크대와 냉장고는 산장에 있습니다. 인터넷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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