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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삼포 가는길

by 한국의산천 2022. 9. 8.

 

삼포 가는길 

 

1981년 방영되었던 TV 문학관 황석영 원작의 '삼포 가는길'.

 

백화(점례), 노영달 그리고 가슴에 한 많은 정씨...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을 만나고 싶다. 백화 잘 살고 있겠지?  

1973년 9월 <신동아>에 발표한 황석영의 단편소설  삼포 가는 길

 

걷고싶다

'삼포 가는 길'을 보니 눈 덮힌 들판을 하염없이 걷고 싶다.

 

 

 

'삼포 가는 길'은 1970년대 급속하게 진행되는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인간의 삶과 우리 고향으로의 회기본능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소설작품이다

 

 

▲ 몇해전 정초에 Daum에서 블로그 내 사진 아래 황금펜촉을 수상하여 등재되고 멋진 명함까지 받은적이 있네. 그 열정이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 2015 한국의산천  

 

 주요 등장인물은 노영달 강씨 그리고 작부집에서 도망쳐나온 백화 이들 3명의 이야기가 가슴 찡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로 모두가 살아온 삶도 다르고 또한 몸하나 마음 편히 누일 최소한의 안식처 마저 없는 존재들이다.

 

 

 

 한 곳의 공사가 끝나면 곧 또 다른 공사판을 찾아 나서야 하는 뜨네기 영달과 집사람과의 과거사건으로 인해 10년간을 복역하고 나와서 역시 공사현장을 떠도는 정씨, 그리고 술집을 도망쳐 나온 작부 백화. 이들이 우연한 기회에 만나서 각자의 고향과 갈길로 가기위해 기차역으로 가는 과정을 그린 이틀정도의 여정과 인간의 따듯한 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3개월간의 공사현장에 일이 끊기고 또 다시 그들은 길을 떠난다

정씨는 10년만에 등졌던 고향을 찾아가는 길이고 노영달은 또 다시 정처없이 갈곳없는 떠돌이가 되어 공사판을 떠나게 된다. 

 

 

▲ 니들이 뭔데, 잡아가 보시지, 제따위들이 뭐라고 잡아가구 말구야 뜨네기 주제에

 

영달이 말했다

"잘 만났는데 백화 아가씨 찬샘에서 뺑소니 치는 길이구만"

"무슨 상관이야 내 발루 내가 가는데,"

 

"주인 아줌마가 댁을 잡아다 달라는데"

여자가 태연하게 그들에게로 걸어나왔다

"잡아가 보시지, 제따위들이 뭐라고 잡아가구 말구야 뜨네기 주제에"

 

"그래 우리두 너같은 뜨네기 신세다. 찬샘에 잡아다 주고 여비라도 뜯어써야겠어"

"이거 왜이래? 나 백화는 이래뵈두 인천 노랑집에다, 대구 자갈마당, 포항 중앙대학, 진해 칠구 모두 겪은 년이라구, 조용히 시골읍에서 수양하던 참인데 ...

가만있다가 조용한데서 한코 달라면 몰라도 치사하게 뚱보 돈 먹자고 나한테 공갈때리면 너 죽고 나죽는거야 ." 

 

 

 

 

 

"서울식당 사람들이 월출역으로 지키러 가던데..."

"이런 일이 한두번 인가요 머. 벌써 그럴 줄 알구 감천가는 길루 왔지요.

촌놈들이니까 그렇치, 빠른 사람들은 서너 군데 길목을 딱 막아 놓아요. 나 그 사람들께 손해 끼친 거 하나두 없어요. 빚이레야 그치들이 빨아먹은 나머지구요. 아유, 인젠 술하고 밤이라면 지긋지긋해요. 밑이 쭉 빠져버렸어 어디가서 여승이나 됐으면 ... 냉수에 목욕재계 백 일이면 나두 백화가 아니라구요 ...씨발."   

 

 

 

 

 

  뒤에 처졌던 백화가 눈 덮인 길의 고랑에 빠져 꼼짝 못하고 신음하고 있었다. 영달이가 달려들어 싫다고 뿌리치는 백화를 업었다.

백화는 영달의 등에 업히면서 말했다

"무겁죠 ?"

  영달이는 대꾸하지 않았다.  백화가 어린애처럼 가벼웠다. 등이 불편하지도 않았고 어쩐지 가뿐한 느낌이었다. 아마 쇠약해진 탓이리라 생각하니 영달이는 어쩐지 대전에서의 옥자가 생각나서 눈시울이 화끈했다. 백화가 말했다.

  "어깨가 참 넓으시네. 한 세 사람쯤 업겠어"

  "댁이 근수가 모자라니 그렇다우"

 

  그들은 일곱 시쯤에 감천 읍내에 도착했다. 영달이는 이제 백화를 옆에서 부축하고 있었다. 발을 디딜 때마다 여자가 얼굴을 찡그렸다.

 

 

 

  백화는 겨우 스물 두 살이었지만 쓰리게 당한 일이 많기 때문에 삼십이 훨씬 넘은 여자처럼 조로해 있었다.

그들은 길가의 퇴락한 초가 한 집을 보았다. 불을 지펴 모두 불가로 다가앉아 젖은 신과 몸을 녹였다.

 

 

 

백화는 영달이를 보며 말했다.

"대게...... 괜찮은 사내야, 나는 아주 건달인 줄 알았어."

 

영달이가 나이롱 비행기 태우지 말라고 하자 정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저런 무딘 사람같으니. 이 아가씨가 자네한테 반했다...... 그 말이야."

 

 

 

  그래요. 밤마다 내일 아침엔 고향으로 출발하리라 작정하죠. 그런데 마음뿐이지, 몇 년이 흘러요. 막상 작정하고 나서 집을 향해 가 보는 적도 있어요.

나두 꼭 두 번 고향 근처까지 가 봤던 적이 있어요. 한번은 동네 어른을 먼발치서 봤어요.

이름이 백화지만, 가명이에요. 본명은······ 아무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아." 

 

 

백화가 말했다

"더 드세요, 날 업구 왔으니 기운이 배나 들었을텐데. 어차피 갈곳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우리 고향에 함께가요. 일자리 주선해 드릴께"

 

우화의 강

                        - 마 종 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가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어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 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랍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백화는 전라선이고 정씨는 호남선 쪽이라구 했다. 역으로 가면서 백화가 영달에게 자기 고향에 자기 고향에 함께 가자고했다. 일할곳도 알아봐주겠단다. 정씨도 영달에게 그렇게 하라고 권유했다.

 

 

 

정씨가 영달이에게 말했다

정씨 : 같이 가시지 내 보기엔 좋은 여자 같군/ 또 알우 ? 인연이 닿아서 말똑 박구 살게 될지 이런때 아주 뜨네기 신세 청산해야지

영달 : (제가) 어디 능력이 있어야죠 / 저 여잘 보냅시다

영달이는 표를 사고 삼립빵 두 개와 찐 달걀을 샀다.  

 

그것을 전해주며 영달은 백화에게 말했다 " 우린 뒷차를 탈텐데 ... 잘가슈"

 

 

 

 

 

영달은 백화에게 말했다 " 우린 뒷차를 탈텐데 ... 잘가슈"

 

영달이 내민것들을 받아쥔 백화의 눈이 붉게 충혈되어있었다

 

백화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 아무도...안가나요? "

"우린 삼포루 갑니다. 거긴 내 고향이요" 

영달이 대신 정씨가 말했다. 사람들이 개찰구로 나가고 있었다.

 

백화가 보퉁이를 들고 일어섰다.

" 정말, 잊어버리지.... 않을께요"

 

 

 

 

 

백화는 개찰구로 돌아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백화의 눈이 젖은 채 웃고 있었다.

" 내 이름은 백화가 아니에요. 본명은 요 .... 이 점례에요 " 

여자는 개찰구로 뛰어 나갔다 

 

 

 

 

 

 

▲ 깊은 정이 들어 서로를 마음에 두고도 같이 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 기적소리를 울리며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 아 ! 따라나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 2015 한국의산천

 

  언제부턴가 집에서 나와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며 떠돌이 삶을 영위하며 혼자라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누군가를 갈구하며 그리워하고 살면서도 정드는것을 두려워하는 영달 그도 이제 마음을 열고 인간적인 백화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 기차가 떠난후 끝내 눈물을 글썽이는 영달

행복하게 해줄 확신이 서지 않기에 같이 따라가지 않음에 대한 후회가 아닐까?

 

 

▲ 열차 옆좌석에 있는 할머니가 물었다 ⓒ 2015 한국의산천

  "아가씨 어데가우?"

" (그 힘든 와중에도 잠시 웃으며 답한다 ) 네, , ,  집에요 ..."  

 

백화

참 착하고 그런 사람 만나고 싶다

 

 

▲ 삼포로가는 다음 기차는 연착이었다


   정씨 옆에 앉았던 노인이 말을 걸어왔다.

"어디 일들 가슈?"

-"아뇨, 고향에 갑니다. 삼포라구 아십니까?"

 

"어 알지, 아들놈이 거기서 도자를 끄는데......"

-"삼포에서요? 거 어디 공사 벌릴 데나 됩니까? 고작해야 고기잡이 하구 감자나 매는데요."

 

  정씨가 십년 만에 간다고 하자 노인은 거긴 지금 육지며 바다에 방둑을 쌓아놓구 관광호텔을 짓는데서 복잡하기 말할 수 없다는 말까지 해주었다.

작정하고 벼르다가 찾아가는 고향이었으나 정씨에게는 풍문마저 낯설었다. 그 때 기차가 도착했다. 정씨는 발걸음이 내키질 않았다. 마음의 정처를 방금 잃어버려 어느결에 영달이와 똑같은 입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기차가 눈발을 날리는 어두운 들판을 향해서 달려갔다.

 

소설에 나오는 지명 삼포는 다가갈 수 없는 가상의 지명이다

 

우리 시대에 고향도 마음 둘곳 없이 떠도는 자들의 아픔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민족 제일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그 고향에 도달하지 못하는 자가 바로 내 자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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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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