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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희랍어 시간

by 한국의산천 2022. 8. 8.

희랍어 시간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는 문장들 인지도 모른다. 
단어들이 보도블록에,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에, 검은 웅덩이에 떨어진다. 튀어 오른다 < 희랍어 시간 p 174>

 

책과 삶
말을 잃은 여자, 눈을 잃은 남자… 상실로 소통하다
한윤정 기자 / 공유하기
희랍어 시간…한강 지음 | 문학동네 | 194쪽 | 1만원

여자와 남자는 한 인문학 아카데미의 희랍어 시간에 만났다. 여자는 희랍어를 배우는 학생, 남자는 희랍어 강사다.

한강(41·사진)의 신작 소설에서 희랍어는 중요한 상징이다. 

 

라틴어보다 훨씬 어려워 유럽인들도 싫어하는 언어, 수동태·능동태 외에 중간태까지 갖춘 정교한 언어, 문법적 복잡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쇠락의 기미 없이 사라져간 언어, 언어이면서 더 이상 언어가 아닌 언어다.

[책과 삶]말을 잃은 여자, 눈을 잃은 남자… 상실로 소통하다

 

여자가 희랍어를 배우는 이유는 실어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열일곱 살 때 처음 실어증에 걸린 그녀는 낯선 불어 단어를 배움으로써 말을 되찾았다. 그리고 20년 만에 여자는 다시 말을 잃었다. 

 

이혼한 뒤 혼자 키우던 아이를 소송 끝에 전 남편에게 빼앗겼다. 

예민한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엄마마저 여의었다. 

 

편집자, 문학 강사로 일했으며 세 권의 시집을 낸 여자는 모든 진부한 언어를 뒤로한 채 희랍어를 배운다. 

그리고 희랍어로 조금씩 시를 쓰기 시작한다.

남자에게도 희랍어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10대에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민 간 그는 두 문화의 균열 속에서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 

지극히 내성적인 그는 외국인이란 이유로 늘 남의 눈에 띄는 자신의 처지가 싫었다. 

 

아시아계 학생이 수학을 잘하는 건 당연한 일. 그러나 뛰어난 희랍어 실력 앞에서 독일 아이들은 기가 죽었다. 그런데 부계 유전에 따라 점차 시력을 잃어간다. 

견딜 수 없는 공포와 싸우던 그는 한국행을 택하고 희랍어를 가르친다.

부서질 것처럼 섬세한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직조된 이 소설은 여자와 남자가 살아온 과거, 그리고 희랍어를 사이에 둔 현재의 일상을 담아낸다. 

여자의 장(章)은 3인칭으로 돼있다. 말을 잃은 여자는 자신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늘 검정 옷을 입고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때까지 걷는 그녀는 희랍어 수업에 나가는 걸 빼고는 어두운 집안에 물끄러미 앉아있다. 

반면 남자의 장은 수신되지 않는 편지들로 돼있다. 

첫사랑이던 농아 여인에게, 여동생에게, 그리고 유일한 독일 친구이자 자신을 사랑했던 저승의 요하임 그룬델에게.

두 사람에게 희랍어 시간은 유일하게 외부와 소통하는 시간이다. 

그 수업에는 철학과 학생, 대학원생, 그리고 한 직장인이 더 있다. 어느 날, 여자가 희랍어로 시를 쓴 걸 발견한 동료 수강생은 남자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남자는 시를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지만, 여자는 가방을 챙겨서 나가 버린다. 

남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여자가 농아라고 생각하면서 그녀에게 사과하려고 애쓴다.

다시 두 사람이 부딪치는 계기가 찾아온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아카데미 건물 안으로 박새가 날아 들어오자 여자는 바깥으로 내보내려다 실패한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새가 내는 기척에 컴컴한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져 안경이 깨지고 손을 다친다. 

도움을 청하는 그의 음성을 들은 여자가 달려오고, 손을 치료한 뒤 집으로 데려다준다. 

말을 잃은 여자와 눈을 잃은 남자 사이에 마침내 따스한 감정이 오가기 시작한다.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저마다 상실의 통증을 갖고 있다. 

여자는 말을 잃고, 남자는 눈을 잃고, 남자의 첫사랑은 귀를 잃고, 남자의 병약한 친구는 요절했다. 

남들보다 좁은 출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언어는 더욱 큰 존재감을 갖는다. 

미묘하고 허망한 삶의 순간을 예민하게 옮겨 적는 한강의 언어는 더욱 빛을 발한다. 

소통이 절실해질 무렵, 여자는 드디어 말을 되찾게 된다.

‘나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다.

혀끝으로 아랫입술을 축인다.

가슴 앞에 모은 두 손이 조용히, 빠르게 뒤치럭거린다.

두 눈꺼풀이 떨린다, 곤충들이 세차게 맞비비는 겹날개처럼.

금세 다시 말라버린 입술을 연다.

끈질기게, 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다.

마침내 첫 음절을 발음하는 순간, 힘주어 눈을 감았다 뜬다.

눈을 뜨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을 것을 각오하듯이.’

대중문화에 쫓기는 신세가 된 요즘 많은 작가들이 쓰고 싶어 하는 소설, 줄거리를 요약하기 어렵고 쉽게 드라마나 영화의 대본이 될 수도 없는, 말줄임표로 가득한 시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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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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