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아름다운 작은섬 소무의도 2
소무의도
총면적 1.22㎢에 둘레가 2.5㎞인 소무의도는 현재 2개 마을에 30가구가 살고 있는 소무의도에 섬을 한 바퀴 도는 누리길이 만들어졌다. 인도교길, 마주보는 길 등 8구간으로 이루어진 누리길은 어느 쪽으로 가든 해안절벽과 기암괴석 등 경관이 뛰어나다. 떼무리 선착장이 위치한 서쪽마을에서 시계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솔향 그윽한 떼무리 숲길이 나온다. ‘떼무리’는 본 섬에서 떨어져 나간 섬이라는 뜻이다
섬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난 곳은 부처깨미 전망대. 부처깨미는 만선과 안전을 위해 당제를 지내던 곳으로 ‘서해의 알프스’로 불리는 대무의도의 국사봉(230m)과 호룡곡산(244m)을 비롯해 사렴도, 매랑도, 인천국제공항, 인천대교, 팔미도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해무몽여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인근의 전망대에 서면 멀리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 등 안산 앞바다의 섬까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리운 바다
- 이 생 진
내가 돈보다 좋아하는 것은
바다
꽃도 바다고 열매도 바다다
나비도 바다고 꿀벌도 바다다
가까운 고향도 바다고
먼 원수도 바다다
내가 그리워 못 견디는 그리움이
모두 바다 되었다
끝판에는 나도 바다 되려고
마지막까지 바다에 남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다가 삼킨 바다
나도 세월이 다 가면
바다가 삼킨 바다로
태어날 거다
바다는
- 용혜원-
밀물로 몰려드는 사람들과
썰물로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해변은 언제나
만남이 되고
사랑이 되고
이별이 되어 왔다.
똑같은 곳에서
누구는 감격하고
누구는 슬퍼하고
누구는 떠나는가?
감격처럼 다가와서는
절망으로 부서지는 파도
누군가 말하여 주지 않아도
바다는
언제나 거기 그대로 살아 있다.
▲ 반달모양의 해변이 아름다운 5구간 몽여해변길에 있는 소박한 카페 티파니 ⓒ 2013 한국의산천
▲ 제5구간 몽여해변길을 걷고있는 운산의봄님과 추억의연가님 ⓒ 2013 한국의산천
바닷가에서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게 좋다
▲ 추억의연가와 운산의봄님 ⓒ 2013 한국의산천
▲ 몽여해변으로 가는 길 ⓒ 2013 한국의산천
하얀 조개껍질이 산처럼 쌓인 갈고리 모양의 몽여해변은 물이 들어오면 붉은색 자갈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몽여'라는 갯바위는 옛날에 동네 처녀들이 밤에 목욕을 즐겼다는 곳. 지금은 관광객들이 갯돌을 뒤져 게를 잡거나 조개를 줍는 갯벌체험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 양병우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동굴 속에 머물러 지내다가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 해녀섬 (해리도) ⓒ 2013 한국의산천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 이어도 첫머리에서 / 이청준-
▲ 명사의 해변 ⓒ 2013 한국의산천
몽여해변과 잇닿은 아담한 바닷가는 '명사의 해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던 고즈넉한 해변으로 이곳에서 장군바위까지는 갯바위 낚시 명소. 붉은 갯바위가 마치 화성의 대지를 연상시키는 해안선 앞에는 해녀도라는 무인도가 젊은 해녀의 젖가슴처럼 봉긋 솟아 있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 승 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 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과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시인 김승희
1952년 전남 광주 출생. 서강대 영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 졸업.이 상(李箱) 연구로 박사 학위. 서강대 교수(국문학).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및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등단.
시집으로 '왼손을 위한 협주곡', '태양미사(1979)' 등단소설 '산타페로 가는 길(1997)' '미완성을 위한 연가', '달걀 속의 생'이 있고
산문집으로 '33세의 팡세', '바람아 멈춰라 내리고 싶다' 이상평전 '제13의 아내도 위독하오' 등이 있다.
1991 제5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 명사해변에서 소무의도의 촤고봉인 안산으로 오르는 길 ⓒ 2013 한국의산천
명사의 해변에서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설치한 나무데크를 오르면 소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안산(74m). 정상에 위치한 하도정에 오르면 소무의도를 비롯해 크고 작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안산에서 가파른 내리막 계단을 내려가면 처음 출발했던 인도교가 나온다
낮잠
- 이생진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보석처럼 아름다운 작은섬
소무의도 트레킹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898
소무의도 1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667
소무의도 2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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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 풍경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324
을왕리 마시란 해변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325
전철타고 가는 섬 산행 국사봉 호룡곡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970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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