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야 시인의 존함을 알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詩 "산은 산을 가리지 않는다"를 지으신 詩人이자 교수님으로 계신 이 하 (李 夏) 교수님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山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 詩를 모르는 이는 없겠지요
제가 그간 이 시를 좋아하여 잘 인용하였지만 지은이 "작자미상"으로 올렸습니다.
어느 분께서 지은이의 존함을 잘 알려주시기에 통화를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편안하고 자상하신 말씀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시의 원제 고쳐서 잘 쓰고 인터넷에 올려 편하게 읽으시라 하시더군요
이하 교수님 감사합니다
산은 산을 가리지 않는다 - 李 夏-
산은 산을 가리지 않는다
- 이 하 (李 夏) -
비킬 뿐
산은 산을 가리지 않는다.
낮은 데로 낮추어
소리도 묻어나지 않게
앞은 앉고 뒤는 서고
크면 큰 대로 빛깔을 던다.
언젠가
강이 지나칠 무렵
한 자락씩 거두어 길을 내고는
은밀히 강바닥으로
무릎을 맞대어,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
산은
산을 밀어내지 않는다.
무성한 제 그림자를
강물에 담글 때면
건넛산이 잠길 어귀를
비워둔다.
때로 겹친 어깨가
부딪칠 때도
조금씩 비켜 앉을 뿐
산은
산을 가리지 않는다.
새해 새아침에는
새해 새아침에는
- 이 하(李夏)-
새해 새아침은
깊고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온다.
천년 그리고 한 천년
바다 너머 깊은 바다 속에서
절여둔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내민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갈매기보다 수선한 그물에 담고
바닷가에 온 도회 사람은
바다보다 네모난 액자에 건다.
그래도 거긴 소금처럼 하얀
순수가 있고
거긴 내내, 새날 새아침 해에게 받은
맑고도 환한 꿈이 출렁인다.
때로 삶이 생활보다 지칠 때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보내 준
싱싱한 꿈이 말갛게 파도에 씻긴 채 반긴다.
새해 새아침은
맑고 푸른 숲의 나라에서 온다.
산 너머 너머 구름보다 높은 산 숲 속에서
천년 쯤 그리고 또 한 천년 동안은
이슬만 먹고 자란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나온다.
들녁에 사는 사람들은
산까치보다 수선한 지게에 담고
새벽 산정에 오른 도회 사람은
산마루보다 첩첩한 사진첩에 넣어둔다.
거긴 숲을 닮은 순결이 있고
그래도 거긴, 늘
새날 새아침 해에게 빌어둔
퍼득이는 소망이 일렁인다.
때로 어둠에 힘겨운 대문앞 가로등 아래
피곤한 등을 기댈 때
푸른 숲의 나라에서 보내 준
퍼득이는 소망 하나
몇 개의 갈참 숲을 지나온 맑은 바람으로
낮아만 가는 어깨를 다둑인다.
그래서 새날 새아침만은
저마다 새해 새날아침에는
붉은 해가 사람마다 꼭 푸르게 떠오른다.
남에서도 북에서도 산동네 바다동네에서도
꼭 푸르게 떠오른다.
시인 프로필
이 하 (李 夏 · 본명 이만식)
시인, <월간문학>으로 등단
저서 및 문집 <언어와 문학>외 5권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동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 정리 한국의산천 -
▲ 산과 강물은 나란히 흘러 갑니다. 선생 김봉두 촬영장 가는 길에있는 동강 ⓒ 2009 한국의산천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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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지나칠 무렵
한 자락씩 거두어 길을 내고는
은밀히 강바닥으로
무릎을 맞대어,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 - 이하님 詩 중에서 -
▲ 산행은 갈망되고 이어 준비된다 ⓒ 2009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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