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런 계곡이? 백사실] 도롱뇽이 사는 서울 중심부 비밀정원
신준범
입력 2024.07.0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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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뒷산 북악산의 숨은 계곡…정상 거쳐 창의문까지 3.5km
백사실계곡의 고마리 연못. 소박하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다.
서울의 비밀정원이라 불리는 계곡이 있다. 종로구 부암동의 백사실계곡이다.
계곡만 놓고 보면, 도봉산 도봉계곡, 북한산 정릉계곡, 관악산 신림계곡이 훨씬 크고 시원하다. 크기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여운은 더 깊다.
아름다움의 울림이 더 크다는 것. 여기에는 서울 도심에 자리한 의외성도 한 몫 한다.
백사실계곡은 청와대 뒷산, 북악산의 계곡이다.
정상 남쪽이 청와대이고, 정상 뒤쪽으로 흘러내린 계곡이 백사실이다. 비록 작지만 왕실의 귀품이 있다.
이제는 도롱뇽 서식지로 보호받고 있다. 도롱뇽, 산개구리, 버들치, 가재가 살고 있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때문에 정해진 산길로만 다녀야 하며, 노란 조끼를 입은 안내자들이 곳곳에서 답사객이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알려 준다.
계곡을 지나서 오르면 닿는 ‘백석동천’ 글씨. 북악산 정상은 반대 방향으로 가서 지능선을 타고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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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공을 세운 조선의 문신이자, ‘오성과 한음’의 주인공 백사白沙 이항복의 집터다.
산행은 세검정 부근에서 시작된다. 신명교를 건너면 CU편의점이 있고, 바로 옆 골목으로 올라가면 된다.
골목 곳곳에 ‘백사실계곡’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어 길찾기는 쉽다.
네이버 지도에도 산길이 잘 표시되어 있고, 도심이라 데이터 이용이 원활해 길찾기는 쉽다.
현통사 앞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입구의 골목과 달리 노거수들이 많은 짙은 숲이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서울시내 이런 곳이 있었다니”하며 놀라게 된다.
인공구조물 없이 생태환경을 최대한 살린 것도 백사실계곡의 매력이다.
도심의 계곡이지만, 시골 깊은 산 같은 느낌이 난다.
사실 이곳은 비가 오는 날이 아닌 이상, 시원한 계곡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백사실의 백미는 고마리 연못이다. 이항복의 별장이자, 연못이었으나 덩굴성 한해살이풀인 고마리 밭이 되었다.
짙은 숲 사이로 쏟아지는 실타래 같은 햇살과 초록으로 반짝이는 고마리 연못은 ‘비밀정원’이라는 이름이 딱 맞아떨어지는 은밀한 장소다.
서울이 아닌 깊은 산골 곳에 온 듯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기류가 차분해지는 듯한 분위기로 매혹한다.
계곡을 지나 올라서면 ‘白石洞天백석동천’이라 새겨진 바위가 있다.
백석은 백악(북악산)을 뜻하고, 동천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을 말한다. 백사실계곡은 짧아서 현통사에서 20분 정도만 오르면 관통해 지날 수 있다.
북악산 능선의 ‘1.21사태 소나무’. 무장공비와 교전을 벌일 당시의 총알 맞은 흔적이 있다.
북악산 정상을 거치는 코스도 가능하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북악스카이웨이 도로에 닿는다.
보행자를 위한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도로 따라 올라가면, 횡단보도를 지나 북악산 4번 출입문에 닿는다. 과거 대통령이 청와대에 머물렀기에 군부대 경계가 삼엄하며, 한정된 문으로만 북악산 주능선에 오르도록 되어 있다.
출입문을 지나 1.5km를 오르면 북악산 정상에 닿는다.
오르막이며 계단이 많지만, 서울시내가 시원하게 드러나는 전망 터인 청운대와 1968년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해 교전을 벌인 ‘1.21사태 소나무’ 같은 볼거리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북악산 정상은 나무가 높아 한쪽으로만 트여 있으나 널찍해서 숨을 고르기에 제격이다.
창의문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계단이 많지만, 평창동 일대와 북한산 비봉능선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전망 좋은 길이다.
북악산 능선길은 여름철 걷기에 뙤약볕이고 가파른 곳이 많지만 거리가 짧고 경치가 트인 곳이 많아, 어렵지만은 않다. 3.5km이며 2시간 정도 걸린다.
북악스카이웨이의 ‘북악산 4번 출입문’을 지나서 능선에 오르면 북악산 정상으로 이어진 산줄기와 서울시내가 드러난다.
교통 지하철 광화문역이나 경복궁역에서 1020번 버스를 타고 세검정초등학교에 하차한다.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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