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식단이 아니었다...100세인 건강 지키는 식생활 공통점은
[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혁명]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입력 2024.03.06. 20:27
업데이트 2024.03.07. 08:58
노인들의 식사 모습./뉴시스
불로초를 염원해온 인류는 장수 식단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식단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서 보편적 장수 식단을 찾기가 어려웠으나, 식생활에서는 장수인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 특징이 있었다.
첫째는 규칙적 식사이고, 둘째는 음식을 오래 씹는 습관이다.
어느 장수인과 함께 식사했을 때 일을 잊을 수 없다. 내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천천히 먹는데도, 혀를 차면서 필자의 빠른 식사 습관을 꼬집었다.
그는 입에 음식이 있을 때는 숫제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들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천천히 오래 씹어 식사하는 방법은 신체 기능 효율을 증진하고 인지 기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셋째는 가족이나 이웃들과 어울려 함께 즐기면서 하는 식사다.
대표적 장수촌인 지중해 지역은 온 가족이 모여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떠들며 함께 식사하는 문화가 있다.
밥 먹으면서 자식 이야기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나눈다.
식사는 서로 아픔을 달래고 외로움을 덜어내는 치유 시간이기도 한 것이다.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까지 얻는 생활 비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장수 지역 노인들도 비록 혼자 살더라도 마을 회관에 나가서 또는 이웃과 함께 식사하는 전통을 지키고 있다.
특히 여성이 그러하여 남성보다 수명이 더 길어진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스칸디나비아와 같은 노인 천국도 주거는 따로 하되 식사는 모여서 하는 그룹 홈(group home) 시스템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요즘 흔해져 가는 ‘혼밥’ 풍조는 미래 건강 장수를 위협하는 주범이다.
장수 요체는 노동… 소일거리라도 매일
[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 혁명]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입력 2024.02.29. 05:09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중국 당나라의 선승 백장회해(百丈懷海·749~814년)은 나이 들어도 쉬지 않고 농사일을 했는데, 제자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자 아예 금식하였다.
이 이야기는 “하루 동안 일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 식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백장청규(百丈淸規) 계율이 되었다.
이러한 삶의 자세는 백세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에서 만난 백세인 추영엽 어르신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분이었다. 댁을 방문하니 문 옆 창고에 바구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감자와 채소를 대량생산해 파는 농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운반용 상자가 많이 필요한데, 남은 포장용 끈을 백세인이 모두 모아서 손수 바구니를 짰다고 했다.
바구니 용도를 아들에게 묻자 “아버님이 소일거리로 만드시는 것이라 모두 주변에 선물로 나누어 준다”고 답했다.
백세인 눈에는 버려지는 끈들이 아깝게 비치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바구니를 만들어 활용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후 돌아가는 우리 연구진에게도 바구니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바구니를 꼼꼼하게 짠 솜씨에 다들 감탄했다.
백세라는 나이에 개의치 않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필요하거나 말거나 상관치 않고 끊임없이 성실하게 몸을 움직이는 모습에서 노동과 삶의 엄정함을 느낀다.
스스로 찾아서 일하는 백세인의 모습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 즉 ‘오늘에 최선을 다하라’는 철학으로 받아들여진다.
백세인의 삶에는 “일을 하지 않은 날에는 먹지를 말라”는 자세가 깊숙이 배어 있었다.
노동이 건강 장수의 요체임을 보여준다.
직화든 돌판이든 굽지마라...장수 지역 공통 고기 조리법은
[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혁명]
입력 2024.03.27. 20:16
업데이트 2024.03.27. 20:20
전 세계 장수 지역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음식 조리 과정에 굽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우면 타게 되고, 타면 발암 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때도, 예전부터 장수 지역은 전통적으로 고기를 구워 먹지 않았다.
오키나와에서는 돼지고기를 선호하지만 삶은 다음 양념하여 다시 찐 라후테(ラフテー)를 선호한다.
이는 동파육과 비슷하다. 지중해 식단에도 굽는 육류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 백세인도 삶은 돼지고기를 가장 선호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부터 갈비, 삼겹살, 쇠고기를 엄청나게 구워 먹기 시작하였다.
암 발생 증가가 우려되어 발암 물질 생성 정도를 굽는 방법에 따라 조사해 보았더니, 직화, 돌판, 철판, 불고기판 순서로 발암 물질 생성이 많았다.
찌거나 삶으면 거의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하여 고기를 태워 먹지 말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였다.
구워 먹는 고기 소모량 증가는 대장암, 유방암이 급증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고 있다.
음식 역사에서 중요한 발견은 불이지만 결정적 발명은 솥이다.
인류가 만물의 영장으로 진화한 계기는 불에 구워 먹는 문화를 개발하였기 때문이지만, 정점으로 도약한 것은 끓이거나 쪄서 먹는 탕(湯) 문화를 발명하였기 때문이다.
끓이거나 삶으면 소화가 쉽고 에너지 활용도가 높아 활동력과 인지 능력을 높인다.
수명을 늘려줄 뿐 아니라, 함께 나누어 먹기 좋아서 공동체 발전에도 기여한다.
우리의 전통적 탕 문화가 장수 식단이 되는 이유이며, 건강 장수를 위하여 굽기보다 끓이거나 쪄서 먹는 습관을 권장하는 까닭이다.
‘침묵의 살인자’ 체내염증을 줄이는 채소 10
김경민 기자
입력 2024.03.24 16:26 호수 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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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염증은 ‘침묵의 살인자’다. 명확한 특징 없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지만, 오랜 시간 지속되면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낮은 등급의 체내염증은 심장병, 제2형 당뇨병, 암 등 사망의 주요 원인들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식단을 통해 염증을 다룰 수 있다. 더 많은 항염증성 채소를 포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채소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산화 방지제, 그리고 식물 화학 물질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염증을 줄이는데 필수적이다.
채소가 만성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러한 영양소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두 가지 일반적인 범인인 산화 스트레스를 방지하고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채소를 섭취하면 섬유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장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다양한 장내 미생물군집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염증성 채소를 확인해보자.
1) 시금치
시금치는 비타민 A와 C와 케르세틴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염증을 퇴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금치에 든 높은 섬유질 함량은 또한 소화기 건강에 좋으며 체중 관리를 도울 수 있다.
2) 케일
2023년 한 연구에 따르면 케일은 장 염증을 예방하고 장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항산화제, 미네랄, 섬유질 및 비타민 A, C, K와 같은 필수 영양소로 가득 차 있으며 장 건강을 촉진하고 염증을 낮출 수 있다.
케일의 높은 칼슘 함량은 뼈 건강을 지키며 골다공증의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3)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진 산화 방지제인 설포라판이 풍부하다. 또한 비타민 C와 K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한데, 이것은 염증을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 피망
피망은 비타민 A와 C 그리고 염증을 줄이고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산화 방지제가 가득하다.
피망은 요리에 풍미와 바삭함을 더하는 동시에 염증을 방지하고 면역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양의 산화 방지제를 공급한다.
낮은 칼로리와 높은 수분 함량은 체중 관리와 수분 공급에 탁월한 선택이 된다.
5) 토마토
토마토는 강력한 항염증 특성을 가진 산화 방지제인 리코펜이 풍부하다. 게다가, 높은 칼륨 함량으로 인해 혈압을 조절하는 것을 돕고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
6) 당근톡
당근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환되는 천연 식품 색소인 베타카로틴이 가득하다.
비타민 A는 염증을 방지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항염증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은 풍부한 항염증 영양소와 함께 눈 건강에 좋아 황반변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7) 비트
2021년 리뷰에 따르면 비트에는 염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베탈레인(Betalain)이라는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 비트에 풍부한 질산염은 운동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혈류를 증진시켜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8) 마늘
2020년 리뷰에 따르면 마늘에는 염증을 줄이고 심혈관 질환, 암을 포함한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황 화합물과 항산화제가 포함되어 있다.
마늘의 항균 특성은 감염을 방지하고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된다.
9) 양파
양파는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플라보노이드인 케르세틴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염증을 줄이고 면역 기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게다가, 양파의 프리바이오틱 섬유는 유익한 장내 박테리아에 영양을 공급해 소화기 건강에 좋다.
10) 샐러리
셀러리는 항산화제와 항염증 화합물이 풍부한 저칼로리 채소다.
실험 연구에 따르면 셀러리는 전반적 건강에 좋은 항염증 및 항진균 효과를 제공한다. 이뇨제로서의 천연 특성은 붓기를 줄이고 신장 건강에도 좋다.
※출처 :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
3위 시금치, 2위 쑥갓... 늙지 않는 사람들이 먹는 녹색 채소 1위는?
100세 시대, 노화 시계 속도 늦추려면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4.03.30. 09:26
업데이트 2024.03.30. 09:42
동갑이라도 노화 시계는 30년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인간의 삶을 추적하는 초장기 프로젝트인 ‘더니든(Dunedin) 연구’가 밝혀낸 데이터 분석 결과다.
더니든 연구란, 지난 1972~73년에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태어난 1000여명의 성장 과정을 추적 관찰하는 의학 프로젝트다. 지난 1972년 시작된 이후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여러 과학자들이 다양한 주제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참여자들이 38세(2010~2012년)가 되던 해에 실시해 발표한 연구 결과는 특히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개인의 실제 신체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에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38세라고 해도 노화 진행 정도에 따라 생물학적 나이는 28세부터 61세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었다.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란 또래라고 해도 노화 시계는 사람마다 빠르거나 느리거나 각자 다르게 움직였던 것이다.
녹색 채소는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다. 사진은 베타카로틴 함량 녹색 채소 1위인 몰로키야./BBC
사람마다 다르게 흘러가는 노화 시계의 속도, 어떻게 해야 늦출 수 있을까.
내과 의사인 구도아키(工藤あき)씨는 그의 저서 ‘회춘의 영양학 도감’에서 “당장 오늘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노화 진행 속도가 달라진다”면서 “젊음을 오랜 시간 유지하면서 매력적으로 늙어가고 싶다면 식단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노인대국답게 노화를 늦추는, 이른바 안티에이징 식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다.
‘늙지 않는 최강식’의 저자 사사이에리코(笹井恵里子)씨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 싱싱한 야채를 먹어야겠다고 의식적으로 챙기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야채는 색깔별로 주된 영양소를 확인할 수 있는데, 빨강·초록·노랑·보라·검정(赤緑黄紫黒)의 오색(五色)이야말로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사사이씨는 이어 “야채는 몸을 녹슬게 하지 않는 항산화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해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지만 색이 옅지 않은 것으로 골라야 좋다”면서 “야채나 과일의 짙은색 부분에 항산화 성분이 듬뿍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마트 매장./연합
식물 관련 저서를 다수 쓴 일본 코난대학의 다나카오사무(田中修) 명예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햇빛이 따갑게 내리쬐는 장소에서 자라는 식물은 너무 강한 자외선은 쐬지 않기 위해 진한 색소를 더 많이 만들어 냅니다. 그 과정에서 점점 더 선명한 색깔로 변하게 되지요.” 활성산소는 식물이 태양에서 빛을 흡수해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정상 세포가 죽게 되고 결과적으로 노화가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항산화 물질로는 비타민C, 비타민E, 폴리페놀, 카로티노이드 등 4가지가 기본이다.
노화와 음식 관계에 정통한 영양관리사 모치즈키리에코(望月理恵子)씨는 “노화 방지를 위해선 오색 채소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치즈키씨는 채소 색깔에 따라 영양 성분을 구분한다.
빨강색은 리코핀이 있어 미백에 좋고, 초록색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피부를 건강하게 만든다.
노랑색은 체내에 비타민A작용을 발휘하는 베타카로틴당량이 많아서 피부에 탄력을 주고 잔주름을 눈에 띄지 않게 한다.
보라색은 망막이나 수정체의 영양분이 되는 안토시아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눈을 맑게 만들어 준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검은색은 몸속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다.
몰로키야는 익히면 걸쭉하게 변해서 죽이나 스튜 형태의 레시피가 많다./Emborg
오색 채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초록색이다. 모치즈키씨는 “베타카로틴을 섭취하면 피부 점막이 재생되고 촉촉해져서 강렬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준다”면서 “베타카로틴은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튀김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말했다.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된 초록 채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사이에리코씨에 따르면, 1위는 몰로키야, 2위, 쑥갓, 3위 시금치 순이었다.
1위인 몰로키야(molokhia)는 한국에선 많이 낯설지만, 중동 지역에선 국민 음식으로 통한다.
세계 3대 미녀로 뽑히는 클레오파트라가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먹었다고 알려져있다. 그래서인지 서양에선 ‘파라오의 음식’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비타민A, C, E가 풍부하고, 노화의 적(敵)인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힘이 강력하다. 식감이 부드러워서 이집트에선 엄마들이 아기들에게 영양 음식으로 즐겨 준다. 잘게 썬 소고기나 닭고기 등을 육수와 함께 끓이고, 향긋한 몰로키야를 넣어 스튜로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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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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