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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음악

팩션의 씨앗을 잉태한 이문열 삼국지

by 한국의산천 2024. 10. 9.

 

팩션의 씨앗을 잉태한 이문열 삼국지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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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희 승인 2024.12.03 09:02 댓글 0

책 광고로 보는 시대의 표정50 

민음사의 『삼국지』
삼국지(三國志), 하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버지는 삼국지를 세 번은 읽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나는 중학생 때 박종화의 삼국지를 처음 읽었다. 삼국지는 한나라 말기에 중국이 분열되자 스스로 왕을 자처하며 새 나라를 세우겠다며 여기저기서 일어선 영웅호걸의 이야기다.

중국이 조조의 위(魏)나라, 유비의 촉(蜀)나라, 손권의 오(吳)나라 셋으로 나뉜 형국에서 패권 다툼을 벌이다 결국 진나라로 통일된다. 나관중 원작의 ‘삼국지연의’를 저본으로 삼아 그동안 박종화, 김구용, 황석영, 고정욱, 설민석 등 여러분이 삼국지를 썼지만, 나는 이문열의 삼국지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삼국지의 인기만큼이나 이문열의 삼국지를 알리는 광고도 많았다. “오동 한 잎이 천하의 가을을 알린다”(梧桐一葉落 天下盡知秋)를 비롯해 “1,400만 독자가 선택한 최고의 삼국지”(동아일보, 2003. 7. 29.) 같은 여러 광고가 있었다. 여럿 중에서 지금 소개하는 광고는 책의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다.

민음사의 『삼국지』 광고(동아일보, 1993. 5. 14.)

 

민음사의 『삼국지』 광고의 레이아웃에서는 맨 왼쪽에 표지를 크게 배치하고 오른쪽에 헤드라인을 배치한 점이 인상적이다(동아일보, 1993. 5. 14.). “인간의 운명과 지혜를 집결시킨 웅장한 산문, 삼국지(三國志).” 이 헤드라인의 왼쪽 지면에는 작가의 사진과 말, 문학평론가의 추천사, 음악평론가의 추천사를 배치했다.

먼저, 작가의 사진과 말 부분에서는 “한국문학을 세계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우리 시대의 거장 이문열”이란 리드 카피를 써서 독자의 주목을 유도했다. “이 삼국지 한 권으로 얘기하지 못할 게 없다. 혁명, 권력의 정통성, 전쟁 같은 것들뿐만 아니라, 역사·철학·과학까지도 모두 끌어들일 수 있다. 그만큼 삼국지에는 지혜와 사려를 깊게 하는 어떤 것들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그 다음 지면에, 이남호 문학평론가는 “황하처럼 흐르는 장중한 문장”이라며 작가의 문체에 찬사를 보냈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지난날의 번역 책에서 보이던 어색함과 담담함에서 벗어나 세련된 문체로, 원래 이야기가 지니고 있는 고전적인 품격을 자연스러운 우리말 문체 속에서 성공적으로 재현한다”고 이문열 삼국지의 문학적 가치를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강숙 음악평론가는 “카라얀과 같은 이문열의 개성 있는 연주”라며 소설을 음악에 비유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그 자체가 무궁무진한 음악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라얀 역시 자기식으로 음악적 이야기를 묶는 명수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안다. 명곡을 명연주자가 열연하고 있는 순간을 접하는 기회는 우리에게 귀중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삼국지가 왜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지 그 이유를, 이문열의 개성 있는 연주가 우리들에게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책값은 권마다 달라 4,500원에서 5,000원 사이였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1983년 10월 24일부터 1988년 1월 20일까지 <경향신문>에 연재됐고, 1988년 5월 30일에 민음사에서 초판 10권이 출간됐다.

민음사의 이문열 『삼국지』 초판 10권(1988)


각 권의 소제목은 이렇다. 제1권 「도원(桃園)에 피는 의(義)」, 제2권 「구름처럼 이는 영웅」, 제3권 「헝클어진 천하」, 제4권 「칼 한 자루 말 한 필로 천리를 닫다」, 제5권 「세 번 천하를 돌아봄이여」, 제6권 「불타는 적벽(赤壁)」, 제7권 「가자 서촉(西蜀)으로」, 제8권 「솥발처럼 갈라선 천하」, 제9권 「출사표(出師表), 드높아라 충신의 매운 얼이여」, 제10권 「오장원(五丈原)에 지는 별」이다. 이전의 삼국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대감을 유발하는 흥미진진한 소제목이었다.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는 중국 역사에서 군웅이 할거하는 장면을 다채롭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기존의 삼국지에서 유비가 주인공이었다면 이 책에서는 조조의 가치를 재평가했다. ‘촉한정통론’을 유지하면서도 위촉오(魏蜀吳) 각국에 균등한 비중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책에서는 조조를 간웅으로 보지 않고 전략과 전술에 능한 영웅으로 묘사했다. 독자들도 유비, 조조, 손권, 장비, 관우, 제갈공명, 사마의, 황충, 여포, 동탁, 원소, 이각, 곽사, 조운 같은 영웅호걸의 됨됨이를 각자의 지향점에 따라 해석하면 된다.

조조를 재평가한 이 책은 인류사에 등장했던 문제적 인물은 언제든 재평가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시하며, 각자가 본받고 싶은 문제적 인물의 장점만을 취해 자기 인생을 더 풍요롭게 꾸려가라는 시대의 표정을 제시했다.

책 표지에 명시돼있듯 이문열의 『삼국지』는 번역이 아닌 평역(評繹)이다. 재해석해 번역한다는 평역이란 원본에 없던 것도 새로 끼워 넣어 번역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이다. 원작에 없는 내용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넣을 수도 있다.

작가가 소설 쓰는 과정에서 정사와 연의를 임의로 차용하다 보니 하자 많은 소설이라는 악평도 얻었지만, 삼국지 전문 연구자가 아닌 나는 그런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삼국지는 원작의 줄거리를 큰 틀에서 그대로 유지했고, 사실과 다른 오류가 일부 있을지라도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그렇게 구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문열의 삼국지는 2010년 이후에 드라마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에서 유행한 팩션(Fact+Fiction)의 씨앗을 잉태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 삼국지가 대중의 호평을 받을 데에는 작가의 글 솜씨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삼국지의 시작 부분을 다시 읽으며 그의 유장하고 유려한 문체의 맛을 다시 느껴보려 한다. “티끌 자욱한 이 땅 위의 일을 한바탕 긴 봄꿈이라 이를 수 있다면, 그 한바탕 꿈을 꾸미고 보태 이야기함 또한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같은 냇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고, 때의 흐름은 다만 나아갈 뿐 되돌아오지 않는 것을……” 

#김병희#삼국지#민음사#팩션#이문열 삼국지 저작권자 ©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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