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천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응답자의 30.1%(396표)가 '견리망의'를 선택했다고 10일 밝혔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된다"고 지적했다.
'견리망의(見利忘義)'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소중한 의리를 저버려 결국은 크게 손해를 보거나 후회하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논어(論語)》 헌문편(憲問篇)에 등장하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의 반대 개념으로, 논어에서는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공자에게 성인에 대해 묻자 공자가 '이익을 눈앞에 두었을 때 옳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성인'이라 답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견리망의'는 장자(莊子) 산목편에 나온 말로, 장자가 조릉(雕陵)의 정원에 갔다가 얻은 깨달음에서 나온 말이다.
어느날 조릉의 정원으로 사냥을 간 장자는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 하는데, 까치는 이상하게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사마귀대로 나무그늘에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즉, 모두들 당장 눈 앞의 이익에만 마음을 뺏겨 자신이 처함 위험을 몰랐고, 이를 본 장자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 정원관리인이 다가와 이 정원에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장자를 책망했고, 장자 역시 눈 앞의 이익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올해의 사자성어중 이 밖에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이 2~3위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는데, 2022년에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가 꼽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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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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