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갈 만한 산 BEST 4
현재위치 이 달의 산
이재진
입력 2024.11.01 07:45
사진(제공) : C영상미디어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기사스크랩하기 바로가기
덕숭산德崇山(485m)
이웃에 큰 산인 가야산(677m)이 있지만 천년고찰 수덕사의 본산이다.
동쪽의 수암산(260m)부터 시작해 용봉산(381m), 홍동산(309.8m), 삼준산(490m), 연암산(441m), 뒷산(449m), 가야산에 이르기까지 높지 않되 늠름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산 곳곳에 기묘한 모양의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평지에 우뚝 솟은 이 산이 작은 산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이유다.
정상에 서면 서해와 서산 간척지, 예당평야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작아도 다부진 금북정맥의 등줄기다.
백제의 명찰 수덕사와 조선 태종 때부터 세종에 걸쳐 쌓은 둘레 1.8km, 높이 5m의 해미읍성 등 볼거리도 많다. 산행 피로를 풀기엔 덕산온천이 그만. 43~52℃에 이르는 약알칼리 중탄산나트륨천으로 몸에 좋은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으며 지하 300m에서 뽑아 올린다.
추천 코스: 수덕사~견성암~공터~계단길 합류점~정산~둔리
강천산剛泉山(585m)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평가받아 1981년 국내 최초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이다.
높이 600m가 채 안 되지만 경관이 빼어나다. 위는 육산, 아래는 골산이어서 바위들이 대부분 산중턱 아래쪽에 몰려 있다.
유적지 답사 및 산중 호수 산행지로도 이름 높다.
남서쪽의 연대봉~운대봉~북바위 능선은 시루봉(515m)~노적봉~철마봉(484m) 능선과 함께 이어지면서 금성산성(사적 제353호)과 연결된다.
장성 입암산성, 무주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 3대 산성으로 꼽히는 금성산성은 고려 때 첫 축성 이후 조선 광해군 2년(1610)에 개보수되고 12년 뒤 조성된 내성에는 민가와 사찰뿐만 아니라, 곡식 1만6,000섬을 쌓아둘 수 있는 커다란 창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가을재로 불리는 추령마을에서 매년 10월 보름에서 11월 중순까지 열리는 장승과 민속문화 축제는 이맘때 찾을 만한 볼거리.
해발 320m 마을 입구부터 1,000여 점의 장승이 솟대와 함께 서있다.
추천 코스: 매표소~강천사~신선봉~구름다리~정상(왕자봉)~깃대봉~매표소
무학산舞鶴山(761m)
행정구역이 통합되기 전 마산 산악인들에게 고향 같은 산이다.
낙남정맥의 기둥줄기로 남북으로 길게 흘러 동쪽으로 창원시를 끌어안고, 발치 아래는 호수 같은 마산만과 어울려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하다.
산줄기 세 개가 모여 이뤄진 삼각뿔의 무학산은 춤추는 한 마리의 학의 형상에 비유된다.
대표적인 들머리는 서원곡 입구, 만날고개, 중리역이다. 서원곡은 무학산 정상으로 이어진 가장 일반적인 들머리로 최단시간에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만날고개에는 음력 8월 17일에 오르면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한다.
정상은 창원 일대를 제압하는 최고봉답게 조망이 파노라마로 트여 있다. 서쪽은 첩첩산중이고, 동쪽은 현란한 도시와 시원한 바다가 어우러져 있다. 화려한 마산항의 야경과 순수한 달빛의 조화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준다.
추천 코스: 서원곡 입구~주차장~무학폭포 갈림길~걱정바위~서마지기~저앙~안개샘~대곡산~만날고개
적상산赤裳山(1,034m)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달리다 무주톨게이트를 지날 때쯤 홀연 거대한 암벽을 두른 산이 그랜드캐니언처럼 버티고 서있다. 주위 산군과 너무나 판이한 모습에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 산은 적상산赤裳山이다.
가을 단풍이 산을 물들이면 붉은 치마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1,000m가 넘는데도 정상 일대가 평평한 독특한 모양의 산이다.
산허리까지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험준하지만 정상은 평탄한데다 육산이라 숲이 매우 울창해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상 부근은 수백 년 된 참나무 군락지다.
덕유산 주능선에서 살짝 떨어져 있지만 엄연히 덕유산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다.
서쪽 사면은 붉은 화강암 절벽이 띠를 두른 모습. 험한 지형을 이용해 조선시대에는 산성을 쌓고 왕조실록을 보관했고, 오늘날엔 저수지를 만들어 양수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상부까지 포장도로가 나있어 차를 타고 올라가 덕유산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추천 코스: 사천리 서창마을~장도바위~향로봉~정상~안국사, 연렴대~괴목리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11월의 산 BEST 4
현재위치 이 달의 산 신준범
입력 2023.11.01 07:50 수정 2023.11.03 13:37
사진(제공) : C영상미디어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기사스크랩하기 바로가기
선운산禪雲山(335m) 전북 고창군
인산인해의 내장산 단풍 구경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권한다.
유명세에 고생길이 우려된다면, 비슷한 지역의 단풍명산을 추천한다. 고창과 정읍은 딱 붙어 있는 지역이다.
빛깔 고운 애기단풍나무가 많고, 강수량이 적당하고, 일교차가 커서 이 지역 단풍이 유독 더 화려한 걸 감안하면, 선운산 단풍도 내장산 단풍 못지않다.
산 높이는 낮지만 산세도 비슷하다. 계곡을 가운데 끼고 양쪽으로 능선이 이어져, 계곡을 걷든 능선 종주를 하든찬란한 단풍잎을 볼 수 있다.
내장사로 이어진 계곡길 단풍이 고운 만큼 선운사에서 도솔암으로 이어진 계곡 단풍도 수려하다.
높이는 300~400m대(경수산 444m)로 낮지만 능선 끝에서 걸으면 10km를 넘을 만큼 땀을 쏙 빼는 개운한 당일 산행도 가능하다. 물론 단풍철 주말 국내 산은 여간한 곳은 다 붐빈다. 그래도 내장산보다는 덜하다는 게 추천 이유다.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찾으면 절정의 단풍을 볼 수 있다. 올해 선운사 문화재관람료가 폐지되어 가볍게 입장할 수 있다.
추천 코스: 선운사~도솔계곡~도솔암~천마봉~낙조대~견치산(개이빨산)~수리봉(정상)~마이재~선운사 12km 5시간 소요(초보자도 지구력만 있다면 가능)
사진 김정남
적석산積石山(497m) 경남 창원시·고성군
창원과 고성의 경계를 이루는 작지만 옹골찬 매력이 있는 산이다.
달 표면 같은 바위 정상에 오르면 멀리 진해만과 당항포가 드러나는 조망 명산이다.
11월이면 주변 능선에 내려앉는 색동 저고리 단풍이 환상적인 경치를 내어준다.
정상에는 50여 m의 구름다리가 있어 색다른 스릴을 즐길 수 있으며, 사진 명소 역할도 한다.
주능선은 정상을 비롯한 4개의 바위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산행의 성취감을 더한다.
정상은 바위를 켜켜이 쌓아 놓은 것 같다 하여 이름이 유래하며, 바위틈인 통천문을 지날 땐 잔잔한 암릉산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공영주차장이 있는 창원 방면에서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고 원점회귀할 경우 8km 이하의 짧은 산행이 가능하다.
추천 코스: 적석산공영주차장~임도 매점~능선 쉼터~칼봉~출렁다리~정상~국수봉~오봉산~성구사 7km 4시간 소요(길 찾기 신경 쓰고, 비탈길 주의해야)
남한산성南漢山城(497m) 경기 하남시·광주시
수도권 늦가을 단풍 산행지로 남한산성이 손꼽힌다.
산 높이는 낮지만 단풍나무를 비롯한 활엽수가 많고 식생이 다양해, 11월 단풍 산행지로 인기 있다.
남한산성은 남한산南漢山(522m)과 청량산淸凉山(497m) 사이에 걸쳐 있는 산성이다.
남한산이 더 높지만 수어장대守禦將臺가 있는 청량산이 주봉이다.
통일신라 문무왕 때인 672년 쌓은 주장성이 산성의 시작이며, 성의 옛터를 활용해 조선 인조 2년(1624)에 축성 공사를 시작해 2년 뒤 지금의 형태로 완공되었다고 전한다. 2014년 6월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산성 길을 따라 걸으며 다채로운 분위기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고, 서울은 물론 하남과 성남의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성 둘레를 따라 거미줄처럼 코스가 이어져 있어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도 있다. 초보자도 부담 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추천 코스: 5호선 마천역~산성 서문~북문~동문~남문~서문~마천역 14km 5시간 소요(초보자도 지구력만 있으면 가능)
묘봉妙峰山(875m) 충북 보은군·경북 상주시
묘봉妙峰은 묘한 산이다.
국립공원 정규등산로인데, 깊은 오지 산에 온 것 같고, 등산로가 있는 것 같으면서 없는 것 같고, 안전한 것 같으면서 위험한 속리산의 가장 은밀한 봉우리다.
산 아래에서 보면 울퉁불퉁한 바위산줄기가 조금 과장을 보태 베트남 하롱베이의 기암산군 같다. 단풍까지 더하면 산행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묘봉은 속리산 문장대에서 서쪽, 즉 서북릉에 있다.
문장대 서쪽에는 관음봉을 비롯한 화려한 암봉이 여럿 있는데 비법정 코스로 묶여 있다. 때문에 갈 수 없는 능선이라 생각하지만 묘봉~상학봉 구간은 열려 있다.
산행의 백미는 정상인데 암벽등반으로 올라 선 것 같은 스릴 넘치는 벼랑 끝이다. 물론 정상 올라서는 길은 데크계단이 있어 어렵지 않다. 문장대와 천왕봉을 비롯해 속리산 주능선이 현란하게 드러난다.
산행은 미타사에서 시작해 정상과 상학봉을 거쳐 운흥1리로 하산하는 것이 공식처럼 통용된다. 다만 11월 15일부터 산불방지 기간으로 입산 통제되므로, 그 이전까지 산행이 가능하다. 통제는 12월 15일에 풀린다.
추천 코스: 미타사~정상~상학봉~운흥1리 8km 5시간 소요(바윗길 있어 거리에 비해 시간 소모 커, 지구력만 있다면 초보자도 가능)
*11월 15일~12월 15일 산불방지 입산 금지 기간.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11월에 갈 만한 산 BEST 4
이재진 입력 2022.11.01 09:37
사진(제공) : C영상미디어
두륜산 頭輪山(700m)
산 곳곳에 기암절벽이 숨어 있어 보기보다 험하다. 해남 주륜산은 주봉인 가련봉(703m)을 비롯해, 노승봉(685m),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613m) 총 8개의 봉우리가 U자형으로 서 있다.
이 능선 가운데 명찰 대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대흥사는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많고 주변 풍광 또한 아름답다. 국보 1점, 보물 3점 등 문화재도 많아 문화유적답사만을 위해서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가을이면 가련봉과 두륜봉 사이 헬기장 부근이 억새천국이다. 지천으로 널려 있는 사람 키보다 높은 억새가 서해안과 남해안의 다도해 풍경과 어울려 절경을 선사한다.
추천코스 8개 봉우리 중 등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봉우리가 가련봉, 노승봉, 두륜봉이다. 이 세 암봉을 잇는 산행이 가장 일반적.
대둔산 大芚山(879m)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 그리고 금산의 경계에 있다. ‘작은 설악산’ 또는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경치가 빼어나다. 특히 가을 단풍은 바위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정상 마천대를 비롯해 임금바위와 마왕문, 입석대, 신선바위, 돼지바위, 장군봉, 동심바위, 형제봉, 금강문, 칠성대, 낙조대 등 대부분의 명소가 주능선 남쪽인 완주군 방면에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정상까지 700m로 길지 않지만 가파른 계단이 만만치 않다. 5~10분 오르면 대둔산 명소인 금강구름다리. 고풍스러운 도자기처럼 깊은 맛이 나는 바위를 배경으로, 예쁘장한 붉은색 구름다리가 있어 누구라도 카메라를 꺼내 들게 만든다.
산행은 정상인 마천대에 올라 경치를 즐기고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가 낙조대에 선 후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
추천코스 완주 쪽 케이블카 코스가 애용되나 금산 쪽 태고사를 거쳐 낙조대, 완주 쪽의 용문골 코스, 논산 쪽의 벌곡면 수락리 등산코스도 많이 찾는다.
청량산 淸凉山(870m)
청량산은 바위 명산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절반 정도 넓이지만 이 좁은 면적 안에 무수한 암봉들이 들어앉아 있다.
옛 기록을 보면 청량산엔 ‘6·6봉, 8대, 3굴’이 있다. 산 중심에 있는 청량사에서 바라보이는 9개 봉우리와 그 바깥쪽 3개 봉우리를 합한 12개봉을 사람들은 ‘청량산 6·6봉’이라 불러왔다.
그다지 높지도 넓지도 않지만 예로부터 많은 문인들이 청량산의 순도 높은 아름다움을 후세에 글로 남겼다. 신라 명필 김생을 비롯해 최치원, 이황, 주세붕 등이 청량산의 빼어남을 극찬했다.
퇴계 이황은 스스로 ‘청량산인’이라 호를 짓고 청량산을 자주 찾았다. 퇴계는 “이 산은 실제로 내 집안의 산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부형을 따라 괴나리봇짐을 메고 이 산을 왕래하며 독서했는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고 주세붕의 〈유청량산록〉 발문에 썼다.
추천코스 입석대~응진전~청량사~김생굴~자소봉~탁필봉~뒤실고개~하늘다리 코스로 최고봉인 의상봉을 지나 두들마을~청량폭포 길로 하산하거나 청량사로 되돌아간다.
황석산 黃石山(1,193m)
남덕유산 남녘에 솟은 산이다.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솟구치게 하면서 남덕유산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월봉산을 거쳐 거망산, 황석산, 금원산, 기백산을 빚어 놓았다.
해발 1,000m가 넘는 이 산들은 서로 능선으로 이어지며 깊은 계곡과 크고 작은 폭포, 기암괴석 등 비경을 품고 있다.
가을철에는 거망에서 황석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드넓은 억새밭이 장관이다. 황석산은 봉우리 주변에 노르스름한 바위가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함양의 마터호른이라고도 불린다.
안의면의 주산인 황석산은 풍수에서 말하는 화산火山이다. 산봉우리가 뾰족하고 멀리서 보면 마치 활활 타는 불꽃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맞서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안의 고을 사람들의 불같은 열정이 서려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추천코스 용추계곡의 종점 삼거리에서 서쪽 계곡길로 올라가거나, 용추폭포 직전의 왼쪽 계곡길로 올라간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출처 : 월간산
구름다리 건너 단풍 바다 속으로
서현우 입력 2022.10.27 09:38
사진(제공) : C영상미디어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기사스크랩하기 바로가기
단풍구경 갈 만한 구름다리
단풍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다른 지형지물과 어울릴 때 그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구름다리다. 구름다리에 올라서면 허공에 서서 사방을 물들인 단풍의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 들어가는 듯하다.
구름다리를 연계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은 대부분 중부지방에 몰려 있다. 따라서 10월 29~30일 주말이나 11월 5~6일 주말을 택해 다녀오는 것이 좋다.
완주 대둔산
대둔산(879m)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수식이 붙을 정도로 암봉이 웅장한 명산이다. 가을이면 암봉 사이사이에 단풍이 깃들어 한 폭의 그림을 낳는다.
대둔산이 단풍 산행지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행 편의성도 높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고도를 350m가량 거저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뒤 15분 정도 걸어 오르면 구름다리를 만날 수 있다. 높이 70m, 길이 80m로 최근 신설된 구름다리에 비해 위용은 작지만 다리 위에 섰을 때 발아래 협곡을 가득 수놓은 단풍의 위용은 어느 곳도 견주기 어렵다.
구름다리에서 경사 51도의 가파른 삼선계단을 지나 350m쯤 더 급경사의 오르막을 견디면 사방이 막힘없는 대둔산 정상이다.
원주 소금산
소금산(343m)출렁다리는 전국에 선풍적인 구름다리 인기를 몰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이 다리는 길이 200m, 높이 100m로 2018년 개통 당시로선 최장, 최고 기록을 갱신했었다.
개통 당시에는 출렁다리를 구경한 뒤 소금산 정상으로 오르며 출렁다리와 삼산천, 섬강 그리고 웅장한 치악산까지 둘러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새롭게 404m 길이의 울렁다리가 개발되면서 매표소에서 출렁다리를 지나 데크산책로, 소금잔도, 스카이타워를 지나 울렁다리로 내려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적당히 걸으면 2시간, 느긋하게 사진도 찍고 주변을 둘러보며 쉬엄쉬엄 걸으면 3시간 정도 걸린다.
증평 좌구산
좌구산(657m)은 한남금북정맥의 최고봉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산꾼들에게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산이다.
그러나 좌구산자연휴양림 지구에 명상구름다리가 2017년 개통되면서 단풍과 어우러진 구름다리를 보려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게 됐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휴양림 주변 산책로와 구름다리만 엮어서 한 바퀴 돌아봐도 좋고, 휴양림에서 좌구산 정상으로 바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정상을 다녀와도 좋다. 정상까지는 약 2.2km, 마지막에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빼고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 다만 시원한 전망은 없다.
순창 채계산
채계산(342m)은 회문산, 강천산과 함께 순창의 3대 명산으로 꼽힌다. 다만 다른 산들에 비해 단풍의 아름다움은 확실히 열세다. 하지만 국도24호선을 사이에 두고 서 있는 적성 채계산과 동계 채계산을 잇는 다리에 서서 바라본 노란 가을 들녘 풍경이 다소 떨어지는 단풍의 색감을 채워 주고도 남는다.
구름다리의 길이는 무려 270m다. 다리 기둥이 없는 현수교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길다. 또한 산에 설치된 것 중에서도 최장이다. 가장 높은 곳은 지상으로부터 90m에 이른다.
채계산 산행은 구름다리에서 출발해 채계산 정상을 지나 무량사로 내려서거나 역으로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총 2.4km, 2시간이면 충분하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SEASON SPECIAL] 11월 갈 만한 산 4선!
글 박정원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19.11.01 10:42
가을은 깊어가고 단풍은 짙어가고 낙엽은 한두 잎씩 쌓인다.
바람에 살랑이는 억새는 햇빛을 받아 환상적인 금은빛을 발한다. 바람과 햇빛과 억새는 공존의 철학이자 미학이다.
억새는 바람과 햇빛이 없으면 그 빛이 바랜다. 인간은 자연을 보면서 공존의 가치를 느끼고 배운다.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닌 이유다.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기온도 내려간다. 일부 지역은 밤 기온이 벌써 영하를 기록한다. 일교차가 클수록 단풍은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단풍의 남하속도는 사람의 걸음 속도와 비슷하다.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들 즈음, 걷기 시작해 해남 두륜산에 도착하면 단풍 절정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절묘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다.
중북부 지역은 이미 단풍이 절정에 달했다. 11월의 대표적인 명산은 중남부 지역 중심으로 선별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단풍명산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내장산, 그리고 기암절벽과 어울린 단풍이 절경인 주왕산과 대둔산, 한국의 대표적인 억새 명산으로 꼽히는 민둥산이 11월에 가볼 만한 명산이다.
여기서는 간략히 소개하고, 자세한 정보는 월간<山> 홈페이지san.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장산
명불허전 단풍명산… 영은산에서 바뀌어
단풍명산 내장산內藏山(763m)의 11월 탐방객은 60만 명에 달한다.
국립공원 월별 탐방객 기록으로 100만 명에 이르는 10월의 설악산 다음으로 많다. 내장산 연간 탐방객이 170만 명이 채 안 된다. 11월 한 달에만 연간 탐방객의 3분의 1 이상이 찾는 것이다. 명불허전 단풍명산이다.
내장산이란 지명의 역사는 그리 오래 돼 보이진 않는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내장산이란 지명이 등장하지 않는다. <고려사>에도 없고,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첫 등장한다. 성종 때 문인 성임成任(1,421~1,484)이 내장산을 방문하고 내장사 앞 정자에 남긴 ‘정혜루기’를 인용한 내용이다. 정혜루는 당시 영은사의 문루였다.
‘성임의 정혜루기에 호남에 이름난 산이 많은데,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변산)이 있다. 정읍 내장산도 그중의 하나다.’
성임은 당시 영은산을 방문하고 그 풍광에 매우 감복한 듯하다. 636년 영은조사가 창건한 영은사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靈銀山이라 했다고 전한다. 내장산은 후세 사람들이 계곡 속으로 들어가도 양의 구절양장같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여 부르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임시로 조선실록 사고본史庫本을 보관하기도 했다.
주왕산
기암괴석과 어울린 단풍은 절경 그 자체
주왕산도 연간 탐방객 130여만 명 중에 11월 한 달 탐방객만 40만 명에 육박한다.
한 달 방문객이 연간 방문객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단풍이 아름답다는 방증이다.
주왕산은 국립공원일 뿐만 아니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만큼 기암괴석과 뛰어난 경관으로 유명하다. 그 기이한 바위와 어울린 단풍은 또한 절경이다.
주왕산은 석병산石屛山·대둔산大屯山·소금강산·주방산周房山 등 몇 가지 이름이 전한다.
석병산은 병풍 같은 바위가 있어서이고, 대둔산은 산마루가 큰 진지 같다고 해서 유래했다. 주방산은 주왕의 공간이 있던 곳이라 해서 명명됐다.
이와 함께 두 가지 지명유래가 전한다.
중국의 주왕周王이 당나라 군사에 쫓겨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해서 유래한 설과 신라 태종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이 산에 숨었다가 사후에 주원왕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한 설이다. 각각 2,000여 년 전과 1,300여 년 전 역사의 패자의 기록이다.
실제 주왕산이란 지명은 조선 초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처음 등장한다. 어쨌든 주왕산은 산의 형상과 인물에 의해 유래된 공동 지명이 있고, 패자의 기록이 있는 단풍과 함께 사색하기 딱 좋은 산이다.
대둔산
수석·침봉 어울린 단풍은 한 폭의 동양화
대둔산大屯山(878.9m)의 원래 지명은 한듬산이었다.
‘듬’은 두메·더미·덩이의 뜻으로, 한듬산은 ‘큰 두메의 산’ 또는 ‘큰 바위의 산’이란 의미를 나타냈다. 실제로 통바위 같은 산이다.
다른 한편으로 계룡산과 비슷한 바위산이지만 산태극 수태극의 명당자리를 계룡산에 빼앗겨 한이 들었다 해서 한듬산이라 했다는 설도 있다.
일제 때 이름을 한자화하면서 ‘한’은 대大로, ‘듬’은 이두식으로 음역화해서 둔屯으로 고쳐 부르게 됐다고 한다.
작은 설악산 또는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수석과 침봉들 사이에 울긋불긋 화려하게 물든 단풍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이 절로 나게 한다.
케이블카도 있어 수려한 경관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산행은 케이블카에서부터 시작하고, 경관만 즐기려는 사람은 케이블카 종점에서 10분 정도만 오르면 대둔산 명소 구름다리가 있다. 여기까지만 올라도 대둔산의 화려한 산세를 절반 이상 즐긴 셈이다. 나머지는 등산으로 채워야 한다.
민둥산
초입은 소나무숲, 정상 부위는 한국 최고의 억새군락
민둥산(1,117.8m)은 한국의 대표 억새 명산이다.
정상 능선을 뒤덮은 억새가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바람의 미학’인지 ‘억새의 미학’인지 헷갈릴 만큼 바람과 어울린 억새가 일품이다.
가을만 되면 억새를 보려는 산꾼들로 주변 교통은 북새통이다.
11월 10일까지 억새축제가 열린다. 억새 사이 난 등산로는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걸어야 할 수준이다.
여러 갈래의 등산로 모두 인산인해. 가을 억새를 보려는 대가를 정체라는 시간으로 톡톡히 치러야 한다.
민둥산은 나무가 없는 산 또는 벌거숭이산을 뜻하는 말이다.
정상 능선이 석회암 지대이고, 옛날 먹고살기 힘든 시절, 마을 주민들이 나물 등 임산물 채취를 위해 매년 산에 불을 놓아 나무를 태워서 결국 억새만 남았다고 한다.
하지만 민둥산 등산 초입은 소나무숲으로 덮여 정상 부위와는 전혀 다른 산세를 보인다. 또한 깔딱고개도 나와 제법 등산 맛을 보게 한다. 하지만 능선을 올라서면 완만한 억새 사이로 걸으며 환상적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Copyrights ⓒ 월간산
[11월의 명산ㅣ금정산] 금샘 신화 지닌 창조신화·역사의 산
글 박정원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19.11.05 09:52
정상 억새 군락이 장관… 남한 내륙 일출 가장 빨라
금정산金井山(801.5m)은 부산을 대표하는 명산이다. 부산 시민들은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을 10여 년 전부터 줄기차게 추진하고 있으나 여러 여건상 아직 답보상태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 주변은 가을만 되면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한껏 가을 정취를 뽐낸다. 정상에 이만한 억새군락을 가진 산도 많지 않다. 11월의 명산으로 꼽힌 이유다. 단풍은 워낙 유명한 산이 많아, 그 산들의 반열에 오르기는 조금 무리 있을지 모르지만 억새군락으로는 정상 반열에 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
금정산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남한 내륙에서 새해 일출이 가장 빠른 산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2014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울릉도 성인봉이 7시 31분, 금정산 고당봉이 7시 32분, 남해 금산 7시 35분, 지리산 천왕봉과 태백산이 7시 38분, 설악산 대청봉 7시 42분 등의 순으로 해가 떴다고 발표했다.
둘째, 금샘·금어라는 생명 창조신화를 지닌 산이다. 이는 범어사 창건과 맞물린 금샘 설화와도 관련 있다. 금샘은 정상 고당봉 바로 밑 남근석 꼭대기에 조그만 샘이 있는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전한다. 실제 살펴보니 영락없는 남성의 성기가 하늘을 향해 찌르듯 우뚝 솟아 있고, 그 끝에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물을 받으려는 듯 조그만 샘이 조성돼 있다. 물은 생명력의 근원이고, 천상의 생명인 금어가 지상에서 번식하기 위한 생명의 자리로 금샘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금정金井이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셋째, 한국에서 가장 긴 산성을 보유한 산이다. 금정산성 둘레는 무려 17.3km로 북한산성의 9.5km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15호.
이와 같이 금정산은 일출의 산이자 생명과 신화의 산이고, 역사의 산이다. 최고봉 고당봉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장군봉·계명봉·갑오봉이 솟아 있고, 남쪽으로는 원효봉·의상봉·대륙봉·상계봉·파리봉·동제봉·망미봉 등이 이어져 총 11개의 주요 봉우리가 있다.
또 신라 문무왕 18년(678)에 창건했다고 전하는 범어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로 꼽힌다. <삼국유사>, 범어사 3층석탑 등 보물만 9개를 보유하고 있는 명찰이다. 바로 옆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등나무군락도 볼거리다.
Copyrights ⓒ 월간산.
월간산 추천, 2021년 11월에 갈 만한 산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기사 인쇄 글꼴 설정
입력 2021.11.01 10:10
1 왕방산王方山(737m)
포천의 진산鎭山. 경기도 포천시 포천읍과 동두천시 경계를 이룬다. 이름은 거하지만 건각들에게는 야산으로 보일 법한 산이다. 포천시청 홈페이지에는 산 이름의 유래를 이렇게 전한다.
‘신라 헌강왕 3년(872)경 도선국사가 이곳에 머무르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 격려하였다 해서 왕방산이라 불렸고, 도선 국사가 기거했던 절을 왕방사라 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산행은 포천읍에서 호병골-보덕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와, 포천읍에서 서북쪽 창수면을 넘어가는 고갯길인 무럭고개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진 주능선을 타고 정상에 이르는 방법이 있다.
두 코스 가운데 좀더 쉽게 정상에 오르는 길은 보덕사 코스다. 포천읍에서 서쪽 도로를 따라 약 4km 오르면 보덕사에 닿는다. 정상에서의 전망은 서북쪽으로 동두천시와 소요산이 뚜렷하게 보이고, 동쪽 아래로는 포천읍이, 그뒤로 국망봉과 운악산이 병풍을 친 듯하다.
2 노추산魯鄒山(1,322m)
강원도 정선과 강릉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정선군 북면 구절리가 등산나들목이라서 ‘정선의 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강릉 또한 한발 걸쳐놓고 있다.
탄광으로 흥했고 폐광으로 위기를 맞았던 이 곳은 빼어난 경관으로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정선선 철길의 마지막 구간인 구절리역~아우라지역 7.2km 구간이 레일바이크 길로 재단장돼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산중턱에 위치한 수행처인 이성대와 노거송, 넓고 시원스런 너덜겅, 정상의 뛰어난 조망 등 곳곳에 사방이 툭 트이는 암봉이나 암릉이 형성돼 있어, 풍광을 감상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성대二聖臺는 신라시대의 설총薛聰과 조선시대의 율곡 이이李珥가 입산해 학문을 닦았다고 전한다.
노추산 조망은 정상보다 이성대가 더 좋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태백 매봉산과 동해 두타산까지 보인다. 이성대에서 노추산 정상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경사가 꽤 가파르다.
3 조계산曹溪山(884m)
전남 순천 조계산은 부드럽다. 정상인 장군봉을 중심으로 유순한 산릉이 사방팔방 뻗어나가고, 계곡도 깊되 순하다.
조계산이 명산 반열에 오른 것은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와 태고총림 선암사가 산 양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 말 혜린선사가 ‘길상사’란 작은 절로 문을 연 송광사가 부흥의 길로 들어선 것은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이 주석하고부터였다.
지눌은 9년 동안(명종 27년, 1197년~희종 원년) 중창불사로 절의 면모를 일신하고 선禪에 전념하는 정혜결사 운동에 동참하는 수많은 대중을 지도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했다. 이것이 오늘날 조계종의 뿌리다.
산 동쪽 선암사는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절 들머리의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진 숲은 2005년 ‘제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길부문 장려상을 받았고, 선암사에서 선암굴목재로 이어지는 산길 초입 우거진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은 아름답고 매력 넘치는 거목 숲이다.
조계산 산행은 두 명찰을 잇는 순례길이 대표적이다. 송광사~송광사굴목재~선암굴목재(큰굴목재)~선암사로 이어지는 동서 횡단로는 정상과 주능선을 거치지 않는 산길이지만 양대 사찰답사와 숲길 산행에 이어 산중 주막에서 보리밥 먹는 즐거움이 더해지는 코스다. 3시간 정도 걸린다.
4 청태산青太山(1,200m)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과 평창군 방림면의 경계에 있다. 높은 산이지만 산행지로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었다.
1991년 청태산자연휴양림이 들어서고 1990년대 말 이후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산을 찾는 사람도 늘어났다.
해발 높이에 비해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휴양림을 기점으로 삼을 경우 1시간 30분 안팎이면 충분. 자연휴양림이 해발 800m 정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산객에 따라서는 이런 점이 매력일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 공식적으로 6개의 산행 코스가 있다.
가장 긴 길은 능선따라 걷는 길로 8㎞에 4시간쯤 걸린다.
청태산자연휴양림은 산막, 숙소, 야영장, 오토캠프장, 체력 단련장, 물놀이장, 산림욕장, 산책로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 가족단위 산객들에게 인기 있다. 잣나무 숲을 가로지르는 데크길을 벗어나면 자연림이다. 물푸레나무, 고로쇠나무, 층층나무, 황벽나무, 느릅나무, 단풍나무, 참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이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둔내에 위치해 있어 설경이 빼어나다.
본 기사는 월간산 11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Season Special] 11월에 갈 만한 산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11.02 09:31
[11월 첫째 주 추천산행지] 내장산, 한국 단풍 방문객 ‘최고의 산’
월간山 편집실
입력 2020.11.02 09:36
내장산 지명 내력 오래 안 돼…조선 들어 영은산에서 내장산으로 바뀐 듯
한국에서 단풍이라 하면 내장산內藏山(763.2m)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설악산은 남한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드는 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름답기로는 내장산을 더 꼽는다. 단풍은 중부의 설악산, 남부의 내장산으로 대별할 수 있겠다.
영은산(靈隱山)이라고도 한다. 노령산맥의 중간 부분에 있으며 신선봉(神仙峰:763m)을 중심으로 연지봉(蓮池峰:720m)·까치봉(680m)·장군봉(670m)·연자봉(660m)·망해봉(640m)·불출봉(610m)·서래봉(580m)·월령봉(420m) 등이 동쪽으로 열린 말발굽 모양으로 둘러서 있다.
신선봉·장군봉 등에 있는 굴거리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되었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다.
백제 때 영은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산성이 있으며 금선폭포·용수폭포·신선문·기름바위 등도 잘 알려져 있다.
등산로는 능선 일주 코스와 백양사까지의 도보 코스가 주로 이용된다.
1971년 서쪽의 입암산(笠巖山:654m)과 남쪽 백양사 지구를 합한 총면적 75.8㎢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하고 있다.
주변 관광지
백양사 고불총림古佛叢林 백양사는 백제 무왕(632년) 때 창건됐다. 이곳의 대웅전, 극락보전, 사천왕문은 지방문화재로 소요대사부도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가을 단풍은 물론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이 자랑거리다. 백양사 주변에는 5,0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삼림욕을 즐기기도 좋다. 이곳은 비자나무 서식지의 북방한계선이기도 하다.
장성호 관광지 장성호는 영산강 유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76년 장성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졌다. 백암산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황룡강을 막아 모인 물을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나주시, 장성군, 함평군 등에 공급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관광지 북쪽 언덕에 조성된 장성호 문화예술공원에는 ‘임권택 시네마테크’가 자리하고 있다.
맛집·별미·특산물
정읍 한우 정읍 한우는 육질이 단단하고 빛깔이 뚜렷해 그 신선함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좋다. 깨끗한 환경과 자연친화적인 사육 여건 속에서 통보리, 녹사료, 한약재를 먹여 키운다.
씨 없는 수박 정읍은 전국 제일의 씨 없는 수박 주산지로 당도가 높고 식감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풍요한 옥토와 깨끗한 물이 있는 청정지역 정읍에서 나는 모든 농산품은 환경오염 방지, 화학비료 사용 감소 등을 실천하며 친환경 재배로 생산된다.
산채정식 내장산 입구에 식당이 많다. 한일관(063-538-8981)은 24년을 이어온 식당이며 산채한정식이 유명하다. 내장사 입구에서 좌회전해서 골목으로 들어가야 있다.
교통 정보
정읍으로 간 다음 내장산행 버스를 탄다. 정읍에서는 버스터미널 밖 버스정류소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있다. 내장터미널이 종점이며 30분 소요.
Copyrights ⓒ 월간산
[Season Special] 11월에 갈 만한 산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11.02 09:31
1. 백운산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전남 광양의 백운산(1,222m)은 호남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으로는 광양시와 그너머 한려수도까지, 북쪽으로는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등산로는 대부분 교통 접근이 수월한 옥룡면 동곡계곡을 중심으로 나 있다.
이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백운사~상백운암~백운산 왕복코스(3시간)다. 산행 시작 지점인 백운사가 해발 800m에 위치해 가장 짧은 시간에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진틀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도 인기 있다. 진틀마을~병암계곡~진틀삼거리~신선대~정상~약수~진틀삼거리~병암계곡~진틀마을 원점회귀 코스(4시간)를 많이 이용한다. 능선 길이 부드러운 육산으로 봉우리마다 바위가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는 모양이다.
헬기장 부근에는 샘터가 있어 백패커들에겐 반갑기 그지 없다.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서 시험림을 조성할 만큼 식물 종류가 다양하다.
2. 오서산 일몰 무렵 정상에 서야
오서산(790.7m)은 무조건 일몰 무렵 정상에 서야 한다. 석양에 물든 서해바다와 억새밭이 만들어내는 풍광을 놓치면 반쪽 산행이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보령시 청라면과 청소면의 경계에 솟은 이 산은 정상에서 서쪽을 내려다보면 넓고 아름다운 억새밭이 펼쳐지면서 서해와 맞닿은 대천, 보령, 서산 일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산행은 광천 정암사에서 시작해서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보통이다. 자연휴양림 이용객들은 월정사와 약수터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금북정맥을 타고 휴양림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코스가 알맞다.
오서산은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고속도로가 바로 옆을 지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금북정맥 산군 중에서 가장 높으면서 서해안과 접한 충남의 산 가운데서 가장 높다.
해발 800m가 채 안 되지만 주변에 키재기 할 만한 산이 없이 독야청정 솟아올라 ‘서해의 등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3. 화야산 북한강을 조망하며 능선 걷는 맛
화야산은 가평군 외서면과 양평군 서정면에 걸쳐 있는 해발 755m 산이다. 북쪽으로 북한강이 청평호를 이루고, 동쪽으로 미원천, 남으로 벽계천이 에워싸고 있어 능선에 서면 사방으로 강을 조망하면서 걷는 맛이 일품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청평역에서 접근하는 게 편한데 강 건너편 예봉산과 운길산에 비해 붐비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화야산은 서쪽 삼회리 큰골이나 사기막골을 경유해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대성리 유원지 인근에 있으면서도 북한강에 막혀 사람들 손을 덜 타 계곡이 맑고 잣나무숲이 있어 백패커들에게 입소문 난 곳이다. 동쪽의 회곡리 안골, 670m봉 동릉, 배치마을 코스도 많이 찾는다. 전철로 화야산을 찾는 이들은 청평역에서 내린 후 버스로 이동, 북쪽의 뾰루봉(709.7m)을 통해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르는 종주산행을 즐긴다.
뾰루봉까지 오르막길이 만만치 않은데 능선에 올라서면 평탄한 길이다. 체력에 자신 있는 사람은 조금 더 남쪽의 고동산古同山(600m)까지 약 13㎞의 산행을 욕심 내볼 만하다.
4. 금오산 비범한 산세, 볼거리 많아
경북 구미·김천시, 칠곡군에 걸쳐 있는 금오산(976m)은 산줄기 81km에 이르는 금오지맥의 대장 산이다. 정상은 특이하게 분지를 이루고 있으며 칼날같은 절벽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산세를 뽐낸다.
정상은 달이 걸린다는 현월봉懸月峯. 사방팔방 탁 트인 전망이 코로나로 짓눌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준다. 북동쪽으로 낙동강 너머 산들이 겹겹이 도열하고 , 남으로는 대구 팔공산과 단석산, 동으로는 가야산에서 수도산까지 뻗는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풍광이 예사롭지 않은 만큼 금오저수지, 명금폭포, 도선굴, 약사암과 바위 모서리에 조각된 보물490호 마애여래입상 등 곳곳에 명소를 품고 있다.
등산객 대부분은 금오랜드와 법성사가 있는 구미 쪽에서 오르지만 노을 감상용 산행으로는 김천 부상마을 들머리가 낫다. 부상리 들머리는 덜 알려진 코스라 등산객이 많지 않지만 정상으로 이어진 길에 오뚝한 두 개의 암봉이 인상적인 코스다. 암봉 위에 조망이 빼어난 전망데크가 있어 백패커들의 자리잡기 쟁탈전이 벌어진다. 김천 쪽은 육산이고 구미 쪽은 바위 산이다.
[11월 넷째 주 추천산행지] 대둔산, 바위와 어우러진 단풍은 한 폭의 동양화
월간山 편집실
입력 2020.11.24 15:51
원래 이름은 큰 바윗덩이라는 한듬산… 케이블카 전망대서 본격 산행
대둔산大屯山(877.7m)은 ‘작은 설악산’ 또는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산이다. 특히 가을 대둔산 단풍은 바위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수석과 같은 침봉들 사이를 화려하게 물들인 울긋불긋한 나뭇잎이 환상적인 풍광을 만들어 낸다.
대둔산은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 그리고 금산이 경계를 이루며 솟아 있다. 그래서 전북과 충남에서 각각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어느 지역으로든 산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둔산은 정상인 마천대를 비롯해 임금바위와 마왕문, 입석대, 신선바위, 돼지바위, 장군봉, 동심바위, 형제봉, 금강문, 칠성대, 낙조대 등 대부분의 명소가 주능선 남쪽인 완주군 방면에 산재해 있다. 등산객 수도 이곳이 많은 편이다.
대둔산의 원래 이름은 한듬산이었다. ‘듬’은 두메, 더미, 덩이 뜸의 뜻으로, 한듬산은 ‘큰 두메의 산’ 또는 ‘큰 바윗덩이의 산’이란 뜻이다. 실제로 완전 암벽으로 이뤄져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계룡산과 비슷하지만 산태극 수태극의 큰 명당자리를 계룡산에 빼앗겨 한이 들었다 해서 한듬산이라는 유래도 있다. 일제 때 이름을 한자화하면서 ‘한’은 대大로, ‘듬’을 이두식으로 둔芚 또는 둔屯으로 고쳐 대둔산이 된 것이다.
봄 진달래와 철쭉, 가을철 바위 사이의 단풍도 좋지만 겨울 눈 덮인 바위산은 한 폭의 동양화에 비유된다. 그만큼 산세가 수려하다.
케이블카 정류소 옥상의 전망대에서 경치를 보는 것으로 산행은 시작된다. 정상까지는 700m로 짧지만 가파른 계단이 빽빽한 오르막이라 쉽지 않다. 등산 초보자라면 헉헉 거리며 땀 깨나 흘려야 하는 깔딱고개인 셈이다. 5~10분 오르면 대둔산 명소인 금강구름다리다. 고풍스러운 청자처럼 깊은 맛이 나는 바위를 배경으로, 예쁘장한 붉은색 구름다리가 있어 누구라도 카메라를 꺼내 들게 만든다.
구름다리를 지나면 작은 바위 전망대가 있고 이후로는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관광을 목적으로 가볍게 찾은 이들은 구름다리에서 케이블카 정류소로 내려가는 것이 좋다.
산행은 정상인 마천대에 올라 경치를 즐기고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가 낙조대에 선 후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낙조대에서 논산이나 금산 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보통은 교통이 편리한 산북리 케이블카 정류소로 원점회귀한다. 걸어서 하산할 경우 용문골로 내려가서 찻길을 따라 산북리 집단시설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할 경우 용문굴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진 사면길을 따라 케이블카 정류소로 돌아가면 된다.
대둔산 정상은 마천대라고 하는데 ‘하늘을 어루만질 만큼 높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상에는 거창한 생김새의 개척탑이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띈다. 대부분 사람들은 여기서 올라왔던 길을 되밟아 케이블카 정류소로 내려간다.
북쪽으로 능선을 밟아 낙조대로 간다. 케이블카 갈림길을 지나면 비교적 호젓한 산행이 가능하다. 바위산답게 능선 곳곳에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위가 있다. 낙조산장을 지나면 대둔산의 뒷모습이 보이는 낙조대다. 용문굴을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 사면길을 이어가면 산행을 시작했던 케이블카 정류소다. 상부 케이블카 정류소에서 마천대에 올라 낙조대와 용문굴을 거쳐 케이블카 정류소로 돌아오는 코스는 4.2km에 3~4시간 걸린다.
태고사.
주변 관광지
이치전적지 이치전적지梨峙戰蹟地는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옛 싸움터로 전북기념물 2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치梨峙는 대둔산 기슭인 운주와 진산 사이의 고개로 완주와 금산의 군계이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왜군이 전주성을 공략하기 위해 침입했고, 이에 광주목사 권율은 이치의 험한 지세를 이용해 물리쳤다. 이치전적지에는 권율權慄(1537~1599) 장군의 승전을 찬양하는 이치 대첩비가 세워져 있다.
태고사 대둔산의 해발고도 877.7m 마천대 능선에 있는 사찰로,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원효가 12승지의 하나로 꼽은 명당으로, 한때는 대웅전만 72칸에 이르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인도산印度産 향근목으로 만든 불상이 봉안되어 있었으나, 6·25전쟁으로 소실되었다. 태고사를 끼고 낙조대에 오르면 대둔산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맛집·별미·특산물
논산 딸기 논산의 특산물 딸기는 50여 년의 재배역사를 가지고 있다. 비옥한 토양과 맑은 물, 풍부한 일조량 등 천혜의 조건 속에 천적과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되어 맛과 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2015년 논산딸기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논산청정딸기 산업특구가 ‘우수특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둔산의 맛집 대둔산 입구 집단시설지구에 산채비빔밥, 파전, 인삼튀김, 동동주 등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소문난전주식당(063-263-9358), 전주고향식당(063-263-9151), 전주식당(063-263-3473) 등이 있다. 대둔산온천관광호텔(263-1260)에서 숙식이 가능하다.
교통 정보
대전 서부터미널에서 대둔산행 버스가 하루 3회(07:45, 13:20, 17:30) 운행한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금산행 버스는 하루 8회(06:30~18:30) 운행.
Copyrights ⓒ 월간산.
[시즌 스페셜ㅣ단풍 좋은 산장] 산장에 머무르면 비로소 보이는 가을!
글 신준범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19.11.01 10:34
가을 베스트 산장! 소청대피소, 연하천대피소, 치밭목대피소, 제2연화봉대피소, 비로산장, 수락산장, 금산산장
소청대피소에서 본 설악산의 가을. 동해에서 태양이 떠오르고 공룡능선 위로 구름이 흘러간다.
우리나라는 산장 문화가 없다. 유럽 알프스나 일본 북알프스처럼 레스토랑급 식사를 즐기며 고산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없다.
전국 산악국립공원 내의 산장은 공식명칭이 ‘대피소’다. 이름처럼 산에서 최소한의 숙박을 하는 곳이지, 훌륭한 음식이나 샤워시설은 없다. 그럼에도 산장(대피소)이 좋은 것은, 고산 능선이나 깊은 산 속에서 하루 동안 머물며 여유롭게 단풍을 음미할 수 있어서다. 걸어서 빠르게 지나쳐야 하는 단풍과, 커피를 즐기듯 여유 있게 감상하는 단풍은 질적인 차이가 있다.
현재 국립공원 대피소는 지리산 7곳, 설악산 5곳, 덕유산 1곳, 소백산 1곳까지 총 14곳이 있다.
이 중 최고의 단풍 명소는 설악산 소청대피소다. 주관적 척도임에도 망설임 없이 소청대피소를 첫 손가락으로 꼽은 것은 공룡능선과 백두대간이 펼쳐지는, 감히 다른 산장 풍경과 비교하기에는 경치의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3년 리모델링해 비교적 최신 시설인 소청대피소는 이름처럼 소청봉 아래 해발 1,45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설악산 대청봉을 등지고 있으면서 바로 앞으로 용아장성릉과 가야동계곡, 공룡능선, 범봉, 멀리 동해바다가 보인다. 화려함의 최대치라 할 만한 기암열전과 깊이 있는 계곡이 어우러졌으며, 여기에 운해와 단풍 색감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가을의 전설’ 같은 풍경이 완성된다.
소백산 제2연화봉대피소. 전망이 탁월해 산사면을 곱게 물들인 단풍을 볼 수 있다.
종일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자연의 명작이 펼쳐진다.
날씨가 쌀쌀할 때는 통유리로 된 식당 안에서 음식을 먹으며 경치를 즐길 수 있으니 한국 최고의 가을 비경 산장으로 뽑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11월에 찾는다면 고도가 낮은 계곡 입구에만 단풍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리산은 단풍이 좋은 대피소를 뽑기가 어렵다. 산장 주위로 대체로 나무가 높고 능선에 자리해 단풍이 일찍 진다. 다만 초가을인 10월이라면 활엽수로 둘러싸인 소박한 크기의 연하천대피소가 운치 있다.
시원한 경치나 화려한 맛은 없지만 적당히 열린 하늘과 깊이 있는 능선의 단풍을 누릴 수 있다.
지리산 대피소 중 가장 북쪽에 자리한 치밭목대피소는 한적함을 만끽하려는 이에게 제격이다. 대원사에서 중봉으로 이어진, 가장 교통이 불편하고 등산객이 적은 산길에 있어 무게감 있는 고요를 음미할 수 있다.
지난해 리모델링해 깔끔하면서도 60명 정원의 비교적 작은 산장이라 소박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만 11월 초에는 해발 800m 이하에만 단풍이 있어, 대원사나 유평리에서 올라올 경우 산행 초반에만 단풍을 볼 수 있다.
소백산의 제2연화봉대피소는 해발 1,400m 봉우리 꼭대기에 있어, 사실상 단풍은 지고난 뒤다. 하지만 동쪽으로 시야가 뻥 트여 있고, 더 높은 산이 드물어 산기슭 곳곳의 단풍이 계곡으로 내려서는 계절의 흐름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2015년 12월에 지은 최신 시설이라 깨끗하고, 죽령에서 제2연화봉까지는 2시간 정도 걸어서 올라가야 하지만, 포장도로를 따르는 길이라 초보자와 동행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속리산 비로산장. 풍성한 활엽수 숲에 자리하고 있어, 단풍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민간이 운영하는 독특한 산장들
비로산장은 속리산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독특한 숙박 시설이다. 속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인 1965년 지어진 산장으로 세심정에서 경업대로 이어진 계곡에 있다.
전형적인 시골 구옥이라 재래식 화장실과 낡은 시골방 등 불편한 점은 있지만, 맑은 계류와 붉은 단풍의 조화가 아름다운 은밀한 명소다. 가만히 앉아 물소리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전화(043-543-4782)로만 예약 가능하며, 먹을 음식을 직접 가져와야 한다.
경치 좋은 산장만 있는 건 아니다. 수락산장은 먹고 듣는 즐거움이 있다.
서울 서쪽 경계를 이룬 능선인 수락산 정상에서 남양주 방면으로 5~10분 정도 내려간 지점에 수락산장이 있다. 수락산 산행을 오래 한 사람도 서울 방면 등산로와 주능선으로만 다닌 탓에 수락산장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숲 속에 자리해 경치는 부족하지만 25년 동안 산장을 지킨 곽유진씨가 조리하는 음식이 맛깔나다.
1970년에 보안 목적으로 전국의 산에 35개가 지어졌으며, 지금은 도봉산장과 수락산장만 남아 있다. 남양주시에 정식 영업허가를 받은 산장이며, 숙박은 하지 않고 식당 역할만 한다. 독특한 것은 ‘노래하는 산장’을 테마로 매주 토요일이면 라이브 통기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국내 최고의 뷰포인트로 꼽히는 설악산 소청대피소.
주인장인 곽유진씨를 비롯해 10년 넘게 이곳을 오간 단골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부른다.
누구에게나 무대가 열려 있는 셈이다. 봄·가을에는 한 번씩 음악회를 열어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 천주교 단체인 대건까리타스 복지회에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다.
자연산 버섯전, 산야초 도토리묵, 버섯라면, 산야초 비빔국수가 별미이며, 솔방울차, 삼지구엽차, 모과차 같은 다양한 차를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민간 산장은 남해 금산의 금산산장이다.
과거 부산여관으로도 불렸던 곳으로 보리암 부근 기암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장점은 정상 바로 아래의 보리암까지 도로가 있어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올 수 있다는 것.
더불어 화려한 금산 정상부의 상사바위, 돼지바위, 코끼리바위 사이에서 온 바다를 물들이며 지는 노을과 기운 넘치는 해돋이를 편안하게 볼 수 있다.
11월이면 남해의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다. 전화(055-862-6060)로만 예약 가능하며 시골집이라 시설은 허름하다. 산골밥상(1인분 8,000원)과 동동주를 먹을 수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 제목처럼, 스치듯 지나며 볼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산장 앞에 느긋이 앉아서 단풍을 음미한다면,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가을이 진한 추억으로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소백산 제2연화봉대피소 침상. 최신 시설이라 깔끔하다.
Copyrights ⓒ 월간산
11월에 걷기 좋은 길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483
11월 추천산행지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481
12월 추천산행지 12월의 명산>>> https://koreasan.tistory.com/15607491
12월에 걷기 좋은 길>>> https://koreasan.tistory.com/15607493
1월 추천산행지 1월의 명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699
1월에 걷기 좋은 길
1월 여행지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536
진천 농다리 초평저수지 둘레길 트레킹>>> https://koreasan.tistory.com/15607851
승봉도 트레킹>>> https://koreasan.tistory.com/15607848
봉화 승부역 분천역 세평하늘길 낙동정맥 걷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847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의산천 일상탈출 더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
'MTB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단포 둘레길의 가을 풍경 (3) | 2024.11.05 |
---|---|
인천대공원 장수동 은행나무 (3) | 2024.11.03 |
11월 걷기 좋은 길 월정사 선재길 무등산 무돌길 부여 솔바람길 (5) | 2024.11.01 |
춘천 공지천 가을 풍경 강촌 레일바이크 (2) | 2024.10.31 |
안개낀 호수풍경 무진기행 (1) | 2024.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