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처럼 추억이 피어나는 호반의 도시. 춘천
[2024 9 12 목요일]
동해에서 돌아오는 길에 춘천에서 하루를 묵다.
서서히 해가 저무는 호반의 도시 춘천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소양대교 근처에 세워져 있는 ‘소양강 처녀’ 동상
춘천을 흔히 ‘호반의 도시’라 말한다. 북한강과 소양강의 물줄기에 만들어진 춘천호·의암호·소양호가 도시를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얻은 애칭이리라.
도시를 뒤덮은 몽환적인 물안개는 1970~1980년대 이곳을 찾아왔던 청춘들에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건만, 지금도 많은 청춘이 이 아름다운 도시를 찾아와 물안개를 헤집고 다니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조금은 지쳐있었나 봐 쫓기는 듯한 내 생활
··· 중략 ···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그리운 사람 그리운 모습
··· 중략 ···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 한잔 마시고 싶어
저녁때 돌아오는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 <김현철의 노래 '춘천 가는 기차'>中에서
오늘도 하염없이 임을 기다리는 ‘소양강 처녀’
'소양강 처녀'는 정면보다 화악산 줄기를 배경으로 한 옆모습이 훨씬 예쁘다. 특히 저녁노을이 질 무렵에 더욱 아름답다.
춘천호
1965년 북한강에 춘천댐이 완성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춘천댐은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고 교통이 편리해 많은 관광객이 드라이브코스로 찾는 곳이며 춘천~화천 간 5번 국도의 교량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의암호
1967년 북한강과 소양강이 합류하는 부근의 협곡을 막아 의암댐을 축조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경춘국도변 삼악산의 빼어난 절경과 잘 어우러진다.
멀리서 보아도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는 소양강 처녀 동상. 2005년 청동으로 제작한 12m높이의 동상.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소양2교 사이에 소양강처녀상이 우뚝 서 있다. 국민 애창곡인 <소양강 처녀>를 상징하는 동상으로 받침돌이 5m, 처녀상이 7m로 총 12m 높이에 이른다.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자세로 서 있는 소양강 처녀상은 18세 소녀의 청순함과 애틋한 기다림을 표현한 작품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그 크기가 실감 난다. 수상 데크 위에 선 소양강처녀상은 한 손은 치맛자락을, 다른 한 손은 갈대를 잡고 있으며 옷고름은 바람에 휘날리는 형상이다.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게 마련이다.
수도권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역시 대성리 청평 강촌 춘천으로 이어지는 경춘가도를 떠올리며 대학생들의 MT장소로 유명한 대성리 남이섬과 강촌 그리고 닭갈비와 막국수의 맛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북한강 줄기 따라 달리는 (구)경춘가도. 청평, 남이섬, 가평, 강촌. 그리고 추억의 강촌역. 줄줄이 떠오르는 여행지가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역시 춘천 가는 길은 시간여행, 추억여행이다.
산하장강강상헌(山下長江江上軒) 산 아래 강은 길게 흐르고, 강물 위에 집이여
헌중취미숙능전(軒中趣味孰能傳) 이 집의 그윽한 맛 누구에게 전하리
배회불각춘양만(徘徊不覺春陽晩) 서성이다 어느덧 봄날은 저물어 가는데
운정파징월만천(雲淨波澄月滿天) 구름 걷힌 하늘 강의 달빛만 가득하네 - 함허득통[涵虛得通, 1376~1433]
기념촬영하는 여행자와 동상의 규모 비교
맥국의 도읍지였던 춘천
한반도 중부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강원도는 산이 매우 높고 험한 남한 최고의 산악 지방이다. 그렇지만 내륙 강줄기와 동해안 주변의 비옥한 농토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강원도에 터를 잡은 최초의 부족국가는 예맥국. 예국은 양양·강릉 등 동해안 지역, 맥국은 춘천·원주·철원 등 내륙 지역에 부족국가를 세웠다. 이 때문에 강원도를 ‘예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춘천은 맥국의 도읍지다.
지리적으로 춘천은 두 개의 커다란 강줄기를 끼고 있다.
하나는 북녘 땅 금강산에서 발원해 휴전선을 넘어온 북한강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북한강의 가장 큰 지류로서 북녘 땅 무산 부근에서 발원한 소양강이 그것이다. 여기에 1965년 춘천댐, 1967년 의암댐이 북한강 본류에 세워지고, 1973년엔 소양강 물줄기에 소양댐이 들어섬으로써 춘천은 비로소 ‘호반의 도시’라는 애칭을 얻게 됐다.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린다
生也一片 浮雲起 (생야일편 부운기)
생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死也一片 浮雲滅 (사야일편 부운멸)
죽음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쓰러짐이라
浮雲自體 本無實 (부운자체 본무실)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으니
生死去來 亦如是 (생사거래 역여시)
나고죽고 오고감이 역시 그와 같도다 -西山大師 의 임종시
주변 볼거리 :
소양호, 신숭겸 장군 묘역, 동면 월곡리의 옥광산, 오봉산 청평사, 중도유원지, 공지천 에티오피아 한국참전기념관, 몽환적인 안개의 이미지가 진하게 묻어나는 의암호 호반도로, 김유정 고향 소설의 무대였던 춘천 실레마을, 경춘가도 아름다운 물길에 자리한 강촌, 의암 류인석 묘역, 강촌역에서 남서쪽으로 5km쯤 떨어져 있는 봉화산(487m) 구곡폭포, 남이섬 숲길
의암호 삼악산 케이블카
넓고 푸른 의암호 상공에서 즐기는 국내 최장(3.6km) 케이블카로 춘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왕복 40분간 아름다운 삼악산과 의암호, 춘천 시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 코스다. 특히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총 20대)은 발아래 풍경이 훤하게 보여 아찔한 스릴감을 준다.
삼악산 상부 승강장에 내리면 간단한 음료나 간식, 닭갈비 등을 맛볼 수 있는 커피숍과 음식점이 있고 기념품 판매장도 자리하고 있다.
야외로 나와 전망대 쪽으로 가면 봉의산 의암호, 춘천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악산 정상을 향해 지그재그로 700m 길이의 데크 로드가 만들어져 있는데, 따라 오르면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하늘 전망대에 닿는다.
김유정 문학촌
김유정역(옛 신남역)에서 걸어서 200m 정도 가면 김유정문학촌이 나온다. 금병산(해발 652m)에 둘러싸인 이곳에는 소설의 배경지를 따라 실레마을 이야기길이 조성돼 있다. '봄·봄', '동백꽃' 등 10여 편이 작가의 고향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김유정은 유아기에 서울로 이사해 학창 시절을 보냈다. 1931년 귀향해 실레마을에 야학당을 열어 농촌계몽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생가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리된 'ㅁ'자 마당이 보인다. 생가 바로 옆에는 김유정의 '봄·봄' 속 한 장면을 구현한 조각상들이 눈길을 끌었다. 김유정문학촌에는 기념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야경 명소 '구봉산 카페거리'
춘천에서도 멋진 분위기에서 은은한 커피 향을 음미하며 아름다운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구봉산 카페거리다.
구봉산 카페거리에선 해 질 녘 봉의산 너머로 지는 석양에 취해볼 수 있고, 어둠이 깔리면 은은한 불빛 향연이 펼쳐지는 춘천 야경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구봉산 카페거리에는 제각각의 매력과 특징이 있는 카페들이 어깨를 걸치듯 줄지어 있는데, 커피광이라면 시간을 두고 스탬프를 찍듯 한 집 한 집 방문하며 커피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많은 이에게 추억이 된 강촌역사
팔봉산
김유정 문학관
춘천 공지천의 가을 >>> https://koreasan.tistory.com/15608153
소양강 처녀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942
강촌역 풍경 >>> https://koreasan.tistory.com/15608124
김유정 문학관 레일바이크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775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776
좌방산~김유정 문학관 라이딩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066
용문~ 홍천강 ~ 춘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152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의산천 일상탈출 더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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