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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한국 현대시 100년 10대 시인 대표작

by 한국의산천 2008. 1. 11.

한국 현대시 100년 10대 시인 [글·사진정리 한국의산천 https://koreasan.tistory.com/ ] 

 

올해는 육당 최남선이 신시 ' 해에게서 소년에게 '(1908년)를 발표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한국시인협회는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국문과 교수 10명이 뽑은 '10대 시인과 대표작'을 2007년 12월 14일 발표했다.

 

10대 시인(괄호 안의 대표작)은 김소월(진달래꽃), 한용운(님의 침묵), 서정주(동천), 정지용(유리창), 백석(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김수영(풀), 김춘수(꽃을 위한 서시), 이상(오감도), 윤동주(또 다른 고향), 박목월(나그네)이다.

이 중 김소월과 한용운, 서정주는 만장일치로 뽑혔다.

 

선정 작업은 평론가들이 각자 한국 현대시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고 생각하는 시인 10명과 시인별 대표작을 추천하고, 이들 후보군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10대 시인과 대표작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생존 작가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 현대시 100년 10대 시인 대표작  

 


 진달래꽃

          - 김소월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韓龍雲 )

 

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동천(冬天)

                        -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유리창(琉璃窓)

                      - 정지용(鄭芝溶)

 

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ㅅ새처럼 날아갔구나!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

                                    - 백석(白石)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장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른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 김수영(金洙暎)

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꽃을 위한 서시(序詩)

                        - 김춘수(金春洙)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  

 

오감도(烏瞰圖)-시 제 1호

                           - 이상(李箱)

13인의 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짓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으로 가자.
 

 

 

 

나그네

           - 박목월

 

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나그네.
 《1908년 11월 열여덟 살 청년 최남선이 잡지 ‘소년’의 권두에 ‘해(海)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했다.

정형시의 틀을 무너뜨린, 한국 현대시의 들목이 된 작품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하면 2008년은 한국 현대시 100년의 해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담아내 온 현대시 100년사를 정리한다.》  

 

1910, 20년대- 김소월 한용운 정지용 ‘서정시 트로이카’ 1930, 40년대- 이상 실험정신, 백석 서정주 詩지평 확대 1950, 60년대- 김수영 참여시, 김춘수 무의미시 눈길 1970년대 이후- 저항시대 거쳐 대중문화적 상상력 만발  

 

○ 현대시의 불을 지핀 1910, 20년대
식민지에 살고 있다는 자의식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이 함께했던 시대에, 재능 있는 시인들이 현대시사의 초석이 되었다. 최초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를 낸 김억, ‘불놀이’의 주요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최초의 서사시 ‘국경의 밤’의 시인 김동환…. 특히 도드라진 시인은 김소월과 한용운, 정지용이다.

 

1925년 나온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그를 ‘국민시인’으로 만든 시집이다. ‘진달래꽃’뿐 아니라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산유화’ ‘엄마야 누나야’ 등 전통적인 가락 속에 서정적인 정서를 전달하는 명작들이 오랜 시간 애송시가 되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은 그 작품이 쓰인 시대(1926년 발표)가 얼마나 가팔랐는지를 확인시켜 준다. 절절한 연시 아래에 역사성과 종교성을 스며 넣은 작품들은 시인의 굳은 심지와 예술성을 한눈에 보여 준다.

우리말을 아름답게 벼리는 시인의 임무를 탁월하게 맡아 낸 시인이 이 시기 중점적으로 활약한 정지용이다.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빛나는 ‘향수’ ‘유리창1’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시다.  

 

○ 아름답고 침울한 1930, 40년대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프로문학이 쇠잔해지는 것으로 1930년대가 시작됐다.

문화적·문학적으로 다양한 실험이 전개된, 한 사람의 시작(詩作)이 하나의 경향이 됐던 시기였다.

많은 스타 시인이 나온 시기이기도 했다.

 

1930년대 모더니즘 바람을 일으킨 이상과 김기림. 해독이 어려운, 그럼에도 폭발적인 마니아를 만들어 낸 ‘오감도’의 시인 이상은 그림과 건축 분야도 수월하게 넘나들었던 천재였다. ‘바다와 나비’ 같은 시뿐 아니라 앞선 시대와는 전혀 다른 시의 경향을 창작과 이론으로 함께 알린 시인이자 평론가 김기림도 돋보였다.

 

월북 문인 해금 조치로 뒤늦게 빛을 본 백석의 존재는 귀하다. 평북 방언을 시적으로 부리면서 내면의 감정을 세련되게 묘사한 시편들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으로 시사가 풍요로워졌다.

 

노천명 모윤숙이 등장해 광복 이후 김남조로 이어지는 여성 시인의 계보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었다.

1941년 서정주가 낸 시집 ‘화사집’은 충격이었다. 원죄의식과, 그럼에도 싱싱한 생명력을 관능적인 모국어로 묘파한 ‘화사집’에 이어 서정주는 ‘귀촉도’ ‘신라초’ ‘동천’ ‘질마재 신화’ 등 60여 년 생애에 펴낸 시집 한 권 한 권마다 다양한 시세계를 선보였다.

 

서정주와 더불어 생명파로 분류되는 유치환도 ‘깃발’ ‘생명의 서’ 등을 통해 허무의식 속에서도 도도한 시심을 노래했다.

끝이 가까워 오는 일제 강점기의 압제를 시인들은 순결한 시 쓰기로 견뎌 냈다.

 

자연에 대한 청아한 정서를 노래함으로써 시의 본령을 지키고자 한 청록파의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진실한 인간과 시인의 길을 탐색했던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그랬다.  

 

○ 혼돈의 시대, 6·25전쟁과 1960년대
좌우 이념으로 대립된 해방공간의 혼란과 6·25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비극, 뒤이어 민주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4·19혁명과 5·16군사정변. 시는 그 혼돈의 역사에서 솟아났다. 이 시기가 온전히 시력(詩歷)이 된 시인이 김수영이다.

 

해방공간에서 모더니즘 정신으로 충만한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냈으며, 4·19 이후 ‘풀’ ‘푸른 하늘을’ 등의 작품에서 날카로운 현실 참여의식을 보인다.

 

김수영과 더불어 한국 현대시의 주춧돌을 놓은 시인으로 김춘수가 꼽힌다. ‘꽃’ ‘꽃을 위한 서시’ 등 이른바 ‘무의미 시’를 통해 인간 내면의 순수한 표정을 발견한 공이 크다.

 

1960년대를 가장 치열하게 살아 낸 시인 중 한 사람인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금강’ 등에서 그 치열한 사회참여 정신이 형형하게 드러난다.

순수와 무욕을 시뿐 아니라 삶 전체로 증거한 천상병의 ‘귀천’, 절제된 언어로 모더니즘 정신을 구현한 김종삼의 ‘북치는 소년’, ‘한의 미학’이 미학적인 시어로 표현된 박재삼의 ‘울음이 타는 가을강’…. 혼란의 시대에 우리 시의 성과는 컸다.  

귀천공원 가는 길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599

 

두 바퀴에 스치는 바람 26 강화도 건평항 천상병 귀천공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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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 없는 열정, 1970년대 이후
1970, 80년대 시는 억압적인 군부 정권에 맞서 온몸으로 저항했다.

1970년 발표한 담시 ‘오적’으로 김지하가 구속됐다. 신경림의 ‘농무’, 고은의 ‘백두산’도 가파른 시대에 맞서 쓴 작품이었다.

서정성을 다양한 형식으로 감각적으로 표출해 낸 황동규 정현종, 여성 시인의 맥을 이으면서 ‘허무’를 시적 주제로 승화시킨 강은교 등의 시작(詩作)이 의미 있는 문학적 성과를 이루었다.

 

1980년대 황지우의 실험적인 ‘해체시’, 이성복의 낯설고 독특한 이미지의 시편들이 주목받았다. 다른 한편에 창작자의 노동 체험을 새로운 소재와 주제로 자리 매김시킨 박노해의 시편들이 있었다.

죽음의 관념이 짙게 드리워진 기형도의 시는 시인의 짧은 생애와 달리 오래도록 사랑받는다.

이전까지 시에서 온전하게 발화하지 못했던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고정희 김혜순 최승자의 작품은 이후 여성시의 중요한 흐름의 하나가 되었다.

 

1990년대 들어 장석남은 눈으로 보이는 장면이 아니라 마음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신(新)서정’의 세계를 보여 준다.

대중문화적 상상력과 어법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유하와 장정일의 시가 다른 한편에 서 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이르러 시인들의 세대는 어느 때보다 폭넓다. 그만큼 다양한 시편으로 우리 시단은 풍요롭다. [동아닷컴 김지영 기자]  

 

◆ 현대시가 등장한 지 100년. 그 현대시 100년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주역은 단연 시인들이었다.

시가 고도의 언어 예술인 만큼 시인에게는 천재적인 예술적 영감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아름다운 시 작품은 시인들의 어떤 삶의 배경에서 빚어졌을까.

시혼(詩魂)을 불태우기 위해 시인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때로는 시와 생계 사이에서 갈등하고 때로는 시 하나만을 위해 의연하게 살아 온 시인들. 한국 현대 시인의 삶 100년사를 들여다본다.

 

시인은 곧 지식인 일제강점기에 많은 인텔리가 문인의 길을 택했다. 식민 통치하에서 사회적 학문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기란 요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지식인은 곧 문인을 가리켰다.

 

실제로 많은 시인이 일본 유학생 출신이었다. ‘불놀이’의 주요한은 열여덟 살에 일본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제일고에 입학했으며, 이때 도쿄대에 다니던 소설가 김동인을 만나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문예 동인지 ‘창조’를 만들었다.

1930년대 모더니즘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였던 김기림도 보성고보를 마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도호쿠제국대를 졸업했다.

 

윤동주도 일본 유학생이었다. 문학의 길을 반대하는 부친에게 맞서 단식과 가출을 감행할 만큼 열렬히 문인이 되고자 했고, 일본 도시샤대를 다니면서 꿈을 이루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사상범으로 체포돼 스물여덟의 나이에 옥중에서 세상을 떠난다.

생전엔 무명의 문학청년이었지만 광복 뒤 문우들이 펴낸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가운데 한 명이 됐다.

 

○ 시인들의 직장은 언어를 다루는 곳
시작(詩作)만으론 먹고살 수 없으며 생계를 유지하려면 직업이 필요한 법. 일제강점기 시인들이 택한 직장은 대개 교사나 기자였다. 이런 직장은 언어나 문자를 다룬다는 점에서 시 창작과 멀지 않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이 광복 때까지 휘문고보에서 교사로 재직했으며, ‘깃발’의 유치환은 일제 말 압제를 피해 만주에서 가족과 지내다 광복 뒤 귀국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통영과 대구, 경주 등지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창작활동에 임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백석은 함경북도 함흥 영생고보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그의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뛰어난 기억력과 훌륭한 영어발음을 갖춘 ‘모던보이’”로 스승을 기억했다. 교사가 되기 전 그의 직업은 기자였다. ‘광야’의 시인 이육사도, ‘오랑캐꽃’의 이용악도 기자로 활동했다.

 

○ 궁핍한 시대, 열정과 낭만의 시인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의 생애는 도드라진다. 뛰어난 건축가였던 그는 총독부 건축부서에 들어갔지만, 문학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에 안정된 공무원 생활을 마다하고 직장을 나온다.

이후 다방 ‘제비’를 개업해 이태준 김유정 등 당대의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창작에 매진하는 한편 여성들과 파란만장한 연애사를 펼친다.

 

양계와 번역으로 생계를 이은 김수영의 삶은 그의 시가 쓰인 1950, 60년대의 핍진함과 일치한다. 동아방송에서 효과음악을 담당하면서 좋아하는 고전음악에 흠뻑 빠져 지낸 김종삼 시인은 그러나 말년에 알코올의존증으로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 다양해지는 시인들의 직업
일본 유학생 중심이었던 광복 전 문단과 달리, 대학이 자리 잡은 뒤 주로 국문과와 문예창작과에서 많은 시인이 배출됐다.

 

시만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것은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다. 시인들이 택한 직업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교사나 기자로 일하는 이가 적지 않다.

김용택 도종환 안도현 씨가 현재 교사이거나 교사 출신 시인으로 잘 알려졌다. 가르치는 아이들을 통해서 시심을 얻는다는 김용택 씨의 얘기처럼, 이들 시인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탄탄하다.

강은교 김명인 김혜순 씨 등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시작을 함께 하는 사례도 많다.

기형도는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고, 고은 시인도 불교신문 주필을 지냈다. 예나 지금이나 활자를 다루는 직업이 잘 맞는 편이어서 이병률 김민정 씨 등의 시인이 출판사 편집자로, 김경미 시인 등이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다.

 

시 쓰는 일과 무관할 것 같은 직장을 다닌 시인들도 있다. 김기택 씨는 두산 식품BG 구매팀장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문태준 씨는 불교방송 PD로 일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직업이 그저 밥벌이로 머문 것만은 아니다. 김 씨의 회사에서의 체험은 ‘사무원’이라는 명시로 거듭났고 문 씨가 PD로 일하면서 만난 불교도들은 그의 시에 나타난 불교적 세계와 닿아 있다.

[DongA.com김지영 기자]

 

◆ “현대시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나’”  한국 현대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가다', '이', '하다', '없다' 등의 단어도 시어로 많이 쓰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1923년에서 1950년 사이에 창작된 한국 현대시 작품을 대상으로 시어를 분석한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한국문화사 펴냄)을 2일 출간했다.

 

김병선 한중연 교수의 책임 연구로 나온 이 책은 한중연이 지난 10년간 수행해온 '한국 현대시 텍스트 말뭉치 구축사업'의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이 시기에 창작된 8천200여 편의 현대시 작품으로부터 약 61만2천65개의 어휘를추출해 기본형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대명사 '나'가 총 1만1천343회 쓰여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다.

 

이는 현대시가 대부분 화자의 정서를 읊은 서정시의 범주에 들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가다'(5천91회), 관사 '이'(4천652회), '하다'(4천444회), '없다'(4천405회), 의존명사 '것'(4천167회), 관사 '그'(4천95회), 대명사 '너'(3천915회)순으로 뒤를 이었다.

명사 가운데는 '밤'(3천90회), '속'(2천618회), '소리'(2천615회), '때'(2천582회), '마음'(2천485회) 등이 자주 등장했다.

명사 '사랑'과 동사 '사랑하다'는 각각 1천205회, 661회 사용돼 59위와 123위에올랐다.

 

이 사전에서는 또 수록된 시어들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일일이 대조, 분석해 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많은 숨겨진 우리 말들도 발굴해 실었다.

 

한중연은 "최초의 현대시어 빈도 사전인 이 사전은 현대시에서 시어의 쓰임새에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자와 문인은 물론 우리말 표현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유용한 사전"이라고 말했다. 1천51쪽. 6만원. (서울=연합뉴스)  

 

조선닷컴에서 현대시 100년을 맞아 100명의 시인이 소개한 애송詩 100편이 연재될 예정이지만 2008년 1월 1일 부터 오늘까지 10편이 발표되었습니다.약 보름 걸렸습니다.그렇다면 한달에 약 20편이 소개되고 5개월이 지나야 100편의 시를 다 볼수있겠군요. 천천히 세월을 기다립니다. 한국의산천

  

제1편 백두진 해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14

 

제2편 김수영 풀>>>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29

 

제3편 이성복 남해 금산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37

 

제4편 황동규 즐거운 편지>>>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67

 

제5편 김춘수 꽃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70

 

제6편 서정주 동천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78

 

제7편 곽재구 사평역에서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80

 

제8편 김종삼 묵화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84

 

제9편 오규원 한잎의 여자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93

 

제10편 노천명 사슴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98

  

길에 관한 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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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구봉산 벚꽃 (서울 근교보다 벚꽃이 열흘정도 늦게 개화하는 섬) 길에 관한 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293 길에 관한 시 길에 관한 시 길에관한 명상 [정리: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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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속에 사람이 어울리면 더 멋진 풍경 집에서 아라뱃길까지 일요라이딩 길 그리고 자전거 길 여유롭게 한가로이 놀멍 놀멍 일요일 오전 오전에 집안 행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편안하게 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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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관련 시 모음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844

 

바람 詩

바람 詩  한편의 詩를 쓴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것이다 그렇게 태어났기에 그 詩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울고 웃고 공감을 하지 않겠는가.  글이나 또는 시를 씀에 있어서 문예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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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관한 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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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침표. 단풍과 석양노을 토요일 아침 영하의 기온이기에 매우 쌀쌀하다 아침 식사 후 배낭을 메고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가을 시 모음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172 사랑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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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하다.  - 노자 도덕경에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즐겁고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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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호흡 몰아쉬며 바람저편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자유 발의자유 정신의자유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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