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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음악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10 노천명 사슴

by 한국의산천 2008. 1. 14.

요즘 신문보기가 즐겁다

신문지면 주말에 나오는 여행 레져 소식이외에는 그간 어디 즐거운 소식이 있었나?

그러나 요즘은 아침마다 신문을 펼쳐 시인 100명이 추천하였다는 詩 하나를 찾기 바쁘게 읽어보고 또 읽어본다. 

예쁜 삽화가 있기에 보는 눈도 즐겁다.

꾸준하게 시를 스크랩하여 보관하며 무시로 감상하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의산천-

 

시(詩) 연재의 새 바람… 반응 뜨겁다

조선일보의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00명 시인 참여는 전례없어… 권신아·잠산 일러스트 신선
문단·독자들로부터 호응 커… [김태훈 기자]

 

"독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며 탈진 상태에 빠졌던 현대시가 애송시 연재를 계기로 기력을 회복하고 다시 사랑받기를 기원한다."(시인 겸 문학평론가 장석주)

 

새해 첫날부터 연재를 시작한 '현대시 100년…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이 시 연재의 새 바람을 일으키며 문단과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월 1일 박두진의 '해'로 첫선을 보인 '현대시 100…'은 오늘(월) 소개된 노천명의 '사슴'을 포함해, 지금까지 10회가 연재됐다.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편 

 

[ 제10편]

사슴 노 천 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내곤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쳐다본다


<1938년>  

 

 

▲ 일러스트=잠산 

 

노천명(1911~1957) 시인은 어릴 때 홍역을 앓아 사경을 헤매다 다시 소생했는데 이 때문에 이름을 '천명(天命)'으로 바꾸었다. 하늘로부터 다시 받은 목숨으로 천수(天壽)를 누리라는 뜻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나 평생 독신으로 살다 1957년 타계했다.

 

노천명 시인은 고독의 차가운 차일을 친 시인이었다. 실제로도 고독벽이 있었다. 시 '자화상'에서 자신의 풍모를 "몹시 차 보여서 좀체로 가까이 하기 어려워한다"라고 썼고, "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버리는 서글픈 버릇이 있다"라고 썼다.  

 

이 시는 한 마리의 사슴을 등장시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시인은 사슴의 몸통과 다리를 배제한 채,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처럼 사슴의 목 윗부분을 그려낸다. 관(뿔)을 쓴 '높은 족속'으로 스스로를 도도하고도 고고하게 표현하지만, 2연에서는 물리칠 수 없는 마음의 통증을 보여준다. 마음의 통증은 어디에서 연유할까. 노천명은 많은 시편에서 어릴 때의 평온했던 시간으로 귀소하려는 욕구를 드러낸다. "절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우에 돋고", "삼밭 울바주엔 호박꽃이 화안한 마을"로 시인의 마음은 자주 이끌린다.

그 시간들은 화해와 무(無)갈등과 동화적인 세계이다. 그런 세계를 동경하는 화자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마음의 결손을 유발한다. 그 괴리의 거리와 슬픔의 크기를 시인은 가냘프고 긴 사슴의 목에 빗대어 말하고 있다.

 

 삶은 고독과 갈등의 경전이다. 우리는 이 세상의 몸을 받을 때부터 고독의 의복을 입고 태어났다. 그러나 우리는 고독의 정면(正面)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고독의 시간이라야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를 만날 수 있고, 그때 참회와 기도가 생겨나게 되지만. 해서 모든 종교적인 시간은 고독의 시간이지만. 릴케의 표현처럼 "고독은 비와도 같은 것"이며, "(고독은)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같은 잠자리에서 함께 잠을 이루어야 할 때"처럼 흔하게 찾아오는 것. 너무나 마음 쓸 데가 많아서 도무지 고독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하지 말자.

 

이 시를 애송하는 시간에라도 우리는 우리의 근원적인 고독의 시간을 살자. 나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들여다보자. 고립감이 자기애로 나아가더라도. 설혹 자기애에 빠져 나르키소스처럼 한 송이의 수선화로 피어나더라도.

 

 남빛 치마와 흰 저고리를 즐겨 입었다는 노천명 시인은 한국시사에서 시적 대상을 시적 화자와 겹쳐 놓음으로써 현대 서정시의 동일성 시학을 선보인 최초의 여성 시인이었다.[문태준]  아래에 계속하여 나머지 9편이 연재됩니다.

-한국의산천-

 

100편이 연재될 예정이지만 2008년 1월 1일 부터 오늘까지 10편이 발표되었습니다.약 보름 걸렸습니다.그렇다면 한달에 약 20편이 소개되고 5개월이 지나야 100편의 시를 다 볼수있겠군요. 천천히 세월을 기다립니다.

 

제1편 백두진 해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14

 

제2편 김수영 풀>>>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29

 

제3편 이성복 남해 금산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37

 

제4편 황동규 즐거운 편지>>>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67

 

제5편 김춘수 꽃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70

 

제6편 서정주 동천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78

 

제7편 곽재구 사평역에서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80

 

제8편 김종삼 묵화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84

 

제9편 오규원 한잎의 여자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93

 

제10편 노천명 사슴 >>> https://koreasan.tistory.com/13554298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하다.  - 노자 도덕경에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즐겁고 행복하게

한국의산천 일상탈출 더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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