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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서산 가야산 일락산 주변 풍경

by 한국의산천 2007. 3. 12.

서산 가야산 일락산 주변 풍경

 

[2007. 3. 11일. 일요일    한국의산천 ] 날씨: 흐림, 강풍, 눈. (바람 불어 좋은 날.)

촬영기종: 파나소닉 LC1 (28~90mm)

 

산행코스

보원사지 - 능선  - 보원선원 차단기- 일락산(516m) - 사잇고개 - 가야산 석문봉(653m) - 옥양봉(621m) - 안부 - 수정봉(453m) - 고란사 - 보원사지 (원점회기 산행 13km. 기록과 촬영하며 6시간)

 

 

▲ 행담도에서 바라 본 서해대교의 여명오전 6시20분 ⓒ2007 한국의산천    

 

행담도와 오페르트 도굴사건

서해대교의 중간에 있는 섬, 오션파크 휴계소로 유명한 행담도는 행정 구역상 충남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에 속해있으며 이곳 사람들에겐 토끼섬으로 불렸던 곳이다. 굴 바지락 숭어가 특산물이다.

 

지명 중 행(行)자는 간만의 차가 가장 심 한 백중사리때 갯벌의 물이 빠져 육지쪽에서 이 곳 섬으로 걸어간 사실에서 유래한다. 물 가득찰 담(淡)자는 평소에는 물에 잠겨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는 1868년 흥선 대원군 시절 남연군묘 도굴사건의 주역인 유태계 독일인인 오페르트가 차이나호를 이끌고 이곳에 북독일 연방의 기를 게양, 정박하고 상륙했던 역사의 섬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들은 그레타호를 옮겨타고 삽교천을 거슬러 올라가 현 예산군 덕산면 구만포에 상륙하여 러시아군병을 자칭하며 가야산 자락 아래 덕산 가동에있는 남연군묘를 도굴하여 통상문제를 흥정하려고 하였으나 덕산 군수와 주민들의 저항으로 도굴이 실패로 끝나고 퇴각하였다.

 

이러한 비행은 국내외의 비난을 받았으며 이 일로 말미암아 흥선대원국의 쇄국 정책은 더욱 강화되었다.  

 

 

▲ 오션파크 휴게소에서 본 서해대교 여명 ⓒ2007 한국의산천    

 

 

▲ 서해대교 여명 ⓒ2007 한국의산천    

 

 

▲ 일락산 오름길에 보이는 가로림만,대산항 방면ⓒ2007 한국의산천    

 

 

▲ 용현계곡 ⓒ2007 한국의산천 

길고 긴 용현계곡을 사이에 두고 일락산으로 가는 능선길을 오르며 바라본 계곡, 계곡 건너 능선은 하산길에 지나가야 할 수정봉 능선.     

 

 

▲ 신창저수지 ⓒ2007 한국의산천    

 

신창저수지와 오른쪽 능선 사이에 아담한 고찰 개심사가 자리하고 있다.  

 

 ▲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며 눈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2007 한국의산천     

 

어느 날인가 서풍이 부는 날이면 누구든 나를 깨워주오          
무명바지 다려입고 흰모자 눌러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길을 떠나고 싶어도 내가 잠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오네 내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오네          
아~ 아~ 아~ 아~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장미화 -서풍이 부는 날-)

 

 

▲ 서서히 눈이 내리고... ⓒ2007 한국의산천    

 

 

▲ 눈 덮힌 가야산 정상 ⓒ2007 한국의산천    

 

 

▲ 일락산에서 바라본 황락 저수지 ⓒ2007 한국의산천    

황락 저수지와 일락산 중간에 일락사가 자리하고 있다.

 

 

▲ 가야산 석문봉 정상. ⓒ2007 한국의산천    

 

 

▲ 석문봉 (일명 문다라미) ⓒ2007 한국의산천    

 

 

 

▲ 하산길에 되돌아 본 가야산 능선 ⓒ2007 한국의산천      

 

 

▲ 눈덮힌 산릉 ⓒ2007 한국의산천    

 

 

▲ 옥양봉에서 바라 본 상기리 저수지와 남연군 묘. ⓒ2007 한국의산천     

 

꿈속에서 깨어나듯 地圖한 장을 펼쳐들고 앉으면
목욕에서 돌아오는 누이의 세수 비누에 엉긴
머리카락같은 計曲線 오라기를 따라
그 어깨죽지에 앉은 새침한 點, (김장호 교수의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中)

  

 

▲ 석문봉과 가야산 ⓒ2007 한국의산천    

 

 

▲ 바람은 거세지고 날이 어두워진다. ⓒ2007 한국의산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김장호 -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기슭에서 바라보는 유연한 산줄기,
두멧자락 시누대밭머리로 아아라이 뻗어나간
등성이 너머 뭉게구름 피어나고,
산새 소리 잦아지자
삽시간에 골을 굴 속에 가두어넣는
억수같은 빗줄기,
하늘과 땅을 한 손에 동강내는 천둥벼락,
걷어 가는 안갯발 사이
근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어느새 저만치 우뚝 솟아 손짓하는 봉우리,
그 너머로 번지는 황홀한 저녁 노을,
속살 쏟아지는 밤하늘의 보석들.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 아름다움에서 떠나야 한다.

 

송화가루 날리는 골짜기를 헤치면
더덕내음 파도처럼 싣고 오는
골안개 사이로 눈뜨는 시냇물,
발 아래 간들거리는 한점 메나리,
죽 죽 善意처럼 뻗는 자작나무,
가지 사이 쳐다보는 벼랑 위에
학춤 추는 두어그루 老松, 그 아래
산의 품은 너그럽구나, 어느 날
마음 내키는 날, 영 눈감고 드러누울 수 있는
양지 바른 억새밭의 自由.

 

네 품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키를 넘는 눈구렁,
천길 머리 위로 파랗게
가슴 설레는 意志의 氷瀑,
갈기 날리며 치닫는 매몰찬 바람 소리,


그 감동의 연원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네 아름다움을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내어본들
그 그림, 네가 주는 감동만 붙안고는
네 정수리, 그 상상봉으로 헤쳐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五萬分之一地圖 한 장을 펴들고 너를 대하면 거기,
二次元 平面위에 환원되는 點과 線의 記號밭,
無聊한 黑白의 네모판,
기슭에서 바라보던 네 아름다움도 웅장함도 마침내
구름위에서 내다보는 매마른 갯바닥의 금이다.

하늘은 어디가고, 햇살이며 빗줄기며
안개, 산새소리, 물소리, 저녁 노을은 모두 어디 갔는가.
바람 한줄기, 낙엽 한 잎, 다람쥐 한 마리, 눈부신 雪景,
自由의 空間도 거기에는 없다.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멀리서 아니 높이에서 아니 밖에서
너에게는 등을 돌린 채.
꿈속에서 깨어나듯 地圖한 장을 펼쳐들고 앉으면
목욕에서 돌아오는 누이의 세수 비누에 엉긴
머리카락같은 計曲線 오라기를 따라
그 어깨죽지에 앉은 새침한 點,
댓닢 포갠 듯 촘촘한 목덜미 雪溪를 거슬러
뭉긋한 귓바퀴로 빠진 緩斜面을 밟아라,
귀뿌리 鞍部를 거쳐 뽀얀 가리마의 主稜線에서는
登山靴도 숨가쁘다, 마침내
소용돌이가 끝나는 한가운데 標高點에 올라서면
杳杳한 세계,거기

그렇다, 아름다운 것, 웅대한 것, 진실로


네 발치로 돌아오기 위하여
나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차라리 눈을 감고
즈믄날 塔을 돌 듯
한장의 虛無로 되돌아서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수정봉의 갈대와 멀리보이는 서산시내. ⓒ2007 한국의산천    

 

 

▲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삼존마애불의 인자한 미소 ⓒ2007 한국의산천    

 

 

▲ 보원사지 발굴 현장. ⓒ2007 한국의산천    

 

 

 ▲ 용현계곡 ⓒ2007 한국의산천    

 

용현리

이중환은 택리지(擇里志)에서 고풍리를 무릉동이라 하였다. 복숭아 꽃잎이 떠내려 오는 좁은 산사이를 따라 들어가면 넓은 개활지를 가진 별천지와 같은 마을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용현계곡의 맑은 시냇물이 초봄의 햇살을 받으며 수많은 片鱗(편린: 한 조각의 물고기 비늘)처럼 빛나고 있다.

 

계곡의 시냇물을 바라보니 내눈의 촛점은 흐려지고,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또렷이 떠오르고 있다. 시냇가에서 물고기 잡으며 멱감고 물장구 치고, 겨울이면 썰매를 지치고...

삶이 무엇인지 몰랐던 그 동심의 시절.

시간과 자연은 녹슬지 않는다. 다만 때가되면 사람이 사라져갈 뿐이다.  

 

개복숭아 꽃이피고 벚꽃이 만발하는 봄에 다시 돌아 온다는 약속을 하며, 오후 따스하고 한가로운 햇살이 비칠 무렵 용현계곡을 빠져 나왔다. 

 

산악인의 애송시 김장호 교수의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 詩 끝 귀절을 흥얼거리며..-한국의산천-

 

 

네 발치로 돌아오기 위하여
나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차라리 눈을 감고
즈믄날 塔을 돌 듯
한장의 虛無로 되돌아서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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