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아들이 군입대 한다.
전우들과 잘 어울리고, 몸 건강히 잘 댕겨 오거라...
의식은 무의식속에 자리잡은 기억이다.
기억이란 묘비명처럼 단단한 암석판에 각인된 글이다.
▲ 내 젊은날의 초상. 왼손에는 싸리비를 들고 ⓒ 2006 한국의산천
홍천. 눈 많이 내린 날. 눈치우러... 이때가 22~23살 쯤이었나보다.
수중 폭파팀이던 9 팀원, 서울 살던 임영출 반장.이천이 고향인 권혁준 하사. 원주살던 박문수병장 보고싶다. (현재 나이 50세 정도)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때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않게
열차시간 다가올때 두손잡던 뜨거움 기적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의 편지한장 고이 접어 보내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누구나 떠나갈 때는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