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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46번 국도를 타면 북한강과 나란히 하며 대성리, 청평, 가평을 거쳐 강촌을 지나
춘천으로 이어진다. 주말이면 자동차 드라이브, 대형 오토바이 동호회, 산악회 버스 등으로 몹시 복잡한 곳이다. 백양리와 가정리 사이에 위치한 한치령은 경강대교를 건너기 전 경강역을 지나서 들어가는 호젓한 산길이다. 과거에는 가정리와 백양리를 잇는 좁은 산길이었지만 1972년 11월 00부대에서 작전도로를 개설하면서 지금은 훌륭한 임도로 그리고 자동차 오프로드 코스와 산악자전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경강역에서 한치령 임도 차단기까지 7km, 임도 차단기에서 준공비까지 2km, 정상 준공비에서 가정리 민가까지 3 km. 백양리와 가정리와의 거리는 12km(30리)다. 옛 길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졌지만 이미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잡목이 우거져서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곳을 천천히 내려가면 가정리가 나오며 포장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면 골짜기 입구가 절경인 문배고개를 넘어 문배마을로 갈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가면 황골, 소남이섬이 나온다.
'치'는 길이의 단위로 촌이라고도 하는데, 한 자의 10분의 1인 약 3cm 정도에 해당하는 길이로 한 치란 약 3cm에 해당한다. 한치령의 그 뜻이 정확히 맞는지는 모른다. 전수남씨도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한 많은 고개라서 한치일 수 도 있고, 큰 고개라서 한 치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무려 30리 거리를 한 치라고 말하는 그 비유가 얼마나 애틋하고 정겹지 않은가?
오래 전에는 이곳 폭포까지 오려면 많은 계곡을 굽이굽이 올라야 하기에 구곡폭포란 이름이 붙었으리라 짐작하지만, 문배마을 지명 또한 문배주를 만드는 곳 또는 문배나무가 많아서 문배마을이라고 했다는 등등 여러 설이 많은 곳이다.
을미년(1896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춘천 의병의 선봉장이었던 습재(習齋) 이소응(李昭應:1852~1930)의 습재집(習齋集)에 보면 다음과 같은 한시가 나온다. 문폭유거(文瀑幽居) 중에서 此地有文瀑(차지유문폭) 이 곳에 문폭이 있으니, 窈窕何其幽(요조하기유) 깊어서 은거하기 매우 좋구나. 洞裏晴雷殷(동리청뢰은) 골 안은 맑은 날도 천둥치며(폭포소리), 日下丹霞浮(일하단하부) 물보라는 햇빛으로 오색 무지개를 만드네. 중략 逐流到窮源(축류도궁원) 계곡 물 따라 끝까지 가보면, 有村開平疇(유촌개평주) 마을이 평지에 펼쳐진다. 泉甘而土肥(천감이토비) 샘물은 달고 토지는 비옥하며, 山環似巨舟(산환사거주) 산은 거룻배처럼 둥글게 둘러쳤다. (허준구 新한시기행 참고) 문헌에 근거하여 구곡폭포는 문폭(文瀑)이란 이름으로 불려졌음을 알 수 있으며 문폭 뒤에 위치한 마을이라 하여 문배마을이라 불리어 지지 않았나 하는 가정도 해본다.
지금은 중년이 된 이들의 학창 시절 휴가 장소. 방학이면 지금은 철거된 강촌 현수교 출렁다리를 지나 강변에서 모닥불 피고 기타치며 젊음을 마음것 발산하던 곳, 강촌. 나 또한 덧없이 흘려보낸 30년 전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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