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한치령

by 한국의산천 2005. 11. 20.

    2005-11-20 

ⓒ 2005 OhmyNews 

 

'30리 거리도 우리에겐 한치'
한치령 넘어 가정리 가는 길     
텍스트만보기   우관동(koreasan) 기자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46번 국도를 타면 북한강과 나란히 하며 대성리, 청평, 가평을 거쳐 강촌을 지나 춘천으로 이어진다. 주말이면 자동차 드라이브, 대형 오토바이 동호회, 산악회 버스 등으로 몹시 복잡한 곳이다.

백양리와 가정리 사이에 위치한 한치령은 경강대교를 건너기 전 경강역을 지나서 들어가는 호젓한 산길이다. 과거에는 가정리와 백양리를 잇는 좁은 산길이었지만 1972년 11월 00부대에서 작전도로를 개설하면서 지금은 훌륭한 임도로 그리고 자동차 오프로드 코스와 산악자전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 잠들어 있는 경강 역(05:40분)
ⓒ 우관동
강촌역과 백양역 바로 전 역인 경강역. 서울 올림픽 상암경기장에서 112km, 1시간 50분 소요(03시 40분 출발- 05시 30분 도착). 강촌 리조트 때문에 경강역 앞에는 스키장비 대여점이 즐비하다.

▲ 한치령 정상
ⓒ 우관동
한치령의 정상부, 이곳에는 1972년 11월 10일 00부대에서 세운 도로 기념비가 서있다. 산악자전거 코스로는 25km 지점이다. 자동차 오프로드 동호인과 산악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는 챌린지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경강역에서 한치령 임도 차단기까지 7km, 임도 차단기에서 준공비까지 2km, 정상 준공비에서 가정리 민가까지 3 km. 백양리와 가정리와의 거리는 12km(30리)다. 옛 길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졌지만 이미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잡목이 우거져서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곳을 천천히 내려가면 가정리가 나오며 포장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면 골짜기 입구가 절경인 문배고개를 넘어 문배마을로 갈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가면 황골, 소남이섬이 나온다.

▲ 한치령의 여명
ⓒ 우관동
한치령의 유래에 대해서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해봤지만 뾰족한 해답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가정리 행정 구역은 춘천이었으나 생활권은 춘천까지 가기보다는 이곳 한치 고개를 넘어 가평에서 생필품을 사고 일을 보는 것이 한결 가까웠기에 이 고개를 자주 이용했다고 전한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가정리와 백양리는 이웃처럼 지내게 되었고 혼인도 가끔 성사되었다고 전한다. 이곳 태생이며 한치령 초입에서 민박을 하는 전수남(53) 이장의 말이다.

'치'는 길이의 단위로 촌이라고도 하는데, 한 자의 10분의 1인 약 3cm 정도에 해당하는 길이로 한 치란 약 3cm에 해당한다. 한치령의 그 뜻이 정확히 맞는지는 모른다. 전수남씨도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한 많은 고개라서 한치일 수 도 있고, 큰 고개라서 한 치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무려 30리 거리를 한 치라고 말하는 그 비유가 얼마나 애틋하고 정겹지 않은가?

▲ 문배고개 입구
ⓒ 우관동
문배마을은 강촌에서 들어와 구곡폭포의 벼랑을 보며 소로를 타고 걸어 올라가면 분지 안에 아늑하며 별천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마을이다.

오래 전에는 이곳 폭포까지 오려면 많은 계곡을 굽이굽이 올라야 하기에 구곡폭포란 이름이 붙었으리라 짐작하지만, 문배마을 지명 또한 문배주를 만드는 곳 또는 문배나무가 많아서 문배마을이라고 했다는 등등 여러 설이 많은 곳이다.

▲ 문배마을 입구
ⓒ 우관동
마을이 앉은 지형을 보면 산으로 둘러 싸인 모습이 거룻배 모양하고 비슷하여 과거에는 관정(펌프)도 뚫지 않는다고 했다. 배가 가라앉는 형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배주의 고향도 아니요, 문배나무도 한참 후에 심은 것이다.

▲ 동이 트는 문배마을
ⓒ 우관동
강촌 문화마당 정재억 회장의 조언을 통해서 문배마을명에 대해서 실마리가 될만한 내용을 발견했다.

을미년(1896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춘천 의병의 선봉장이었던 습재(習齋) 이소응(李昭應:1852~1930)의 습재집(習齋集)에 보면 다음과 같은 한시가 나온다.

문폭유거(文瀑幽居) 중에서

此地有文瀑(차지유문폭) 이 곳에 문폭이 있으니,
窈窕何其幽(요조하기유) 깊어서 은거하기 매우 좋구나.
洞裏晴雷殷(동리청뢰은) 골 안은 맑은 날도 천둥치며(폭포소리),
日下丹霞浮(일하단하부) 물보라는 햇빛으로 오색 무지개를 만드네.
중략
逐流到窮源(축류도궁원) 계곡 물 따라 끝까지 가보면,
有村開平疇(유촌개평주) 마을이 평지에 펼쳐진다.
泉甘而土肥(천감이토비) 샘물은 달고 토지는 비옥하며,
山環似巨舟(산환사거주) 산은 거룻배처럼 둥글게 둘러쳤다. (허준구 新한시기행 참고)


문헌에 근거하여 구곡폭포는 문폭(文瀑)이란 이름으로 불려졌음을 알 수 있으며 문폭 뒤에 위치한 마을이라 하여 문배마을이라 불리어 지지 않았나 하는 가정도 해본다.

▲ 산골짜기 계곡에는 수정 얼음이 맺혔다.
ⓒ 우관동
새벽 4시 30분에 상암 경기장에서 출발하여 이곳에 오니 산골날씨는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있다.

▲ 소남이섬의 배바위
ⓒ 우관동
소남이섬의 상징인 배바위로서 강물이 잠겼을 때는 커다란 배가 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강가에는 얼음이 얼어 초겨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홍천강의 잔잔한 물결
ⓒ 우관동
소남이섬은 가평의 남이섬과는 전혀 다른 곳이다. 지리적으로는 홍천 모곡 유원지 바로 하류(황골)에 위치하며 백사장이 넓으며 큰 자갈이 많은 아직은 오염되지 않은 곳으로 사유지로서 모래섬 안에는 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다.

▲ 강촌역과 강촌 노래비
ⓒ 우관동
국민 가수 나훈아의 <강촌에 살고 싶네> 노래비가 강촌역 뒤편 번화가 도로 왼쪽 건너편에 서있다. 작사가의 말을 빌면 이 음악은 일반 명사 강촌이 아닌 이곳 강촌을 지나면서 영감을 얻고 가사를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중년이 된 이들의 학창 시절 휴가 장소. 방학이면 지금은 철거된 강촌 현수교 출렁다리를 지나 강변에서 모닥불 피고 기타치며 젊음을 마음것 발산하던 곳, 강촌. 나 또한 덧없이 흘려보낸 30년 전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가는 길: 서울에서 춘천 방향 43번 국도- 남이섬 입구 지나서 경강대교 건너기 전 오른쪽 경강역 방향 - 계속직진.백두산 민박 지나서 본격적인 비포장 도로 시작.
(산불 방지 기간에는 임도가 폐쇄될 수 있음. 문의: 백두산민박 전수남 이장 033-263-0298)

한치령은 산악 자전거 코스로 유명하며 자동차를 이용할 시는 4륜 구동형 차를 이용해야 한다.

우관동 기자의 블로그(http://blog.daum.net/koreasan)에도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2005-11-20 17:59
ⓒ 2005 OhmyNews

 

○ 사진 더보기 

클릭 ■☞ 한치령에서 문배마을로

클릭 ■☞ 문배마을-소남이섬-강촌

'MTB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 수주 변영로  (0) 2005.11.24
♣ 회상의 계절.  (0) 2005.11.23
한치령에서 문배고개  (0) 2005.11.20
문배마을에서 소남이섬  (0) 2005.11.20
칠현산 칠장사  (0) 200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