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동해역 개통] 당일치기로 무릉계곡 즐기고 쉰움산 산행하고!
글 신준범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04.07 10:04
서울~동해 2시간 생활권으로 좁혀져, 동해 자연 200% 즐길 수 있어
시원한 경치가 압권인 쉰움산. 기암절벽과 두타산 능선이 첩첩산중을 이룬다.
서울에서 동해까지 2시간여 만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강원도 해안선 남쪽의 동해시와 삼척시는 오지 중의 오지로 꼽혔지만 KTX 동해역이 개통되면서,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되었다. 동해의 명산인 두타산·청옥산과 무릉계곡을 당일에 다녀올 수 있게 된 것이다.
2017년 수도권과 강릉을 잇는 KTX 강릉선이 개통된 데 이어 지난 3월 2일 동해역까지 연장 개통되었다. 노선 명칭은 개통 당시에는 ‘경강선’이라 불렸으나 “어디로 가는 철도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달아 국민투표를 거쳐 ‘강릉선’으로 바뀌었다. 강릉선은 서울역 출발 열차와 청량리역 출발 열차가 있다.
북평오일장 풍경. 살아 있는 청어를 가득 채운 수족관이 이색적이다.
서울역 출발 열차는 하루 4번(07:01, 11:01, 15:01, 18:31) 있으며, 첫 차를 타면 동해역에 오전 9시 42분에 도착한다. 당일 산행하기에 알맞은 시간에 도착하는 셈이다. 청량리역에서부터 출발하는 열차는 하루 3회 있다. 서울역 출발 열차는 모두 청량리역에 정차하므로 헷갈린다면 청량리역(07:22, 09:55, 11:22, 13:00, 15:22, 18:52, 20:15)에서 탑승하면 된다.
동해행 열차는 강릉역을 거치지 않고 정동진역과 묵호역을 거쳐 동해역에 정차한다. 출발 시간별로 차이가 있지만 중간 정차역은 상봉, 양평, 만종, 횡성, 평창, 진부, 정동진, 묵호역이다.
최단 소요 시간은 오전 9시 55분에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KTX이며 2시간 7분 걸린다.
최대 소요 시간은 2시 20분이며 요금은 평일·주말 시간대 상관없이 일반석 기준 2만9,700원이다. 경로 할인을 받으면 2만800원이다.
KTX 정동진역 앞의 정동진해수욕장. 정동진역과 묵호역, 동해역을 따라 해파랑길이 이어진다.
KTX 역 사이 잇는 해파랑길
KTX와 가장 궁합이 잘맞는 하이킹 코스는 해파랑길이다. KTX역 앞을 해파랑길이 경유하므로,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걷기를 시작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KTX 정동진역은 35코스의 기점이다. 역을 나오자마자 펼쳐지는 넓은 백사장과 아름다운 소나무숲을 거쳐 심곡항과 금진해변 지나 옥계시장에 닿는 10㎞ 코스(4시간 소요)이며, 체력이 남는다면 곧장 해파랑길 34코스를 이어 걸어 묵호역에서 KTX를 타고 귀가하는 맞춤형 걷기도 있다.
34코스는 낭만적인 바닷길과 어촌마을, 망운산 골짜기길이 어우러진 길로, 도직해변, 망상해수욕장, 대진항, 어달항, 묵호항을 지나 묵호역에 닿는 코스로 14㎞(5시간 소요)이다. 지구력이 좋다면 정동진역과 묵호역을 잇는 24㎞의 해파랑길 2개 코스를 당일에 주파할 수 있다.
묵호역에서도 해파랑길을 따라 남진하면 동해역에서 걷기를 마치는 효율적인 일정을 잡을 수 있다. 묵호역에서 출발하는 33코스는 하평해변과 천곡항, 한섬해변을 거쳐 동해역에 닿을 수 있다. 동해역까지 7㎞이며, 33코스 기점은 촛대바위가 있는 추암조각공원에서 끝난다. 묵호역에서 추암까지 14㎞이며, 동해역은 33코스의 중간쯤에 있다. 짧은 걷기와 동해 맛집 여행을 원한다면 동해역과 묵호역을 잇는 7㎞ 코스가 알맞다.
운치 있는 분위기의 무릉계곡 힐링캠핑장.
최고의 자연미 갖춘 캠핑장
야영은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무릉계곡힐링캠프장(033-539-3700)은 무릉계곡 내에 있어 자연미 있다. 동해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으로 계곡 소나무 숲에 있어 그늘이 풍부하고 공기가 맑다. 데크마다 전기시설이 있으며 화장실과 취사장이 깨끗하게 관리된다. 근처의 무릉계곡야영장은 나무데크와 전기가 없는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
동해 망상오토캠핑리조트(033-539-3600)는 한국 최초의 오토캠핑장이다. 정동진역과 묵호역 사이의 망상해수욕장에 있으며, 맨몸으로 가더라도 해변한옥촌·글램핑장·통나무집·캐러밴 등 다양한 시설에서 숙박 가능하다.
무릉계곡의 명물인 쌍폭.
무릉도원이 바로 여기!
동해 최고 명승은 무릉계곡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계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무릉계곡은 맑은 계류와 너른 반석, 원시숲이 어우러진 신선이 사는 무릉도원이라 불린다.
동해역에서 무릉계곡으로 가려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동해 111번 버스는 역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송정동주민센터 앞 정류장에서 탄다. 50분 정도 걸린다. 택시를 타면 15분(10㎞)이면 닿는다. 1만3,000원 정도 나온다.
무릉계곡 주차장에서 문간재까지는 등산로가 계곡과 조금 떨어져 있다. 문간재 너머 무릉계곡 상류인 바른골부터 한적하게 계곡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계곡만 즐길 경우 사원 터 혹은 칠성폭포까지 갔다가 내려오는 것이 적당하다.
무릉계곡을 기점으로 청옥산과 두타산을 연계해서 산행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해발 170m의 무릉계곡 입구에서 두타산 정상(1,353m)까지 고도 1,200여 m를 올려야 하기에 산행이 힘든 편이다. 두타산성 터를 거쳐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가 박달령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면 15㎞에 8시간 정도 걸린다.
두타산과 청옥산 정상은 너른 터가 있고 해돋이 명소이며 샘터도 비교적 가까워 야영에 용이하지만, 무거운 배낭을 메고 3시간 넘게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는 쉽지 않다.
문어를 들어보이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북평민속시장 어물전의 김석호씨.
강원도 최대 오일장, 북평민속시장
맛집 기행도 빼놓을 수 없다. 동해시내에 강원도 최대의 오일장이라는 북평오일장이 있다. 3, 8일에 장이 서는 북평민속시장은 규모만큼 역사가 깊다.
1963년 발행된 <삼척읍지>에 따르면 북평오일장이 생긴 것은 조선 정조 병신년(1796) 때라고 전해지니 대략 220년이나 된 셈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이 있었다.
북평장을 키운 것은 교통 역할이 크다. 7번국도로 이어지는 강릉과 삼척, 동해 묵호항에서 모인 해산물은 물론이요, 38번국도를 타고 태백, 42번국도를 타고 정선의 산나물들과 약초들이 북평장으로 모였다. 바닷가의 장이었지만 큰 우시장이 열리기도 했다. 강원도 최대의 우시장은 2008년 문을 닫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도 우시장 터 근처엔 ‘45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소머리국밥집 3~4곳이 성업 중이다. 우시장이 사라지면서 소머리국밥 외에도 순대국밥과 꾹저구를 갈아 추어탕처럼 끓인 강원도 토속음식인 뚜거리탕 등 메뉴가 추가되었다.
북평장은 워낙 규모가 커서 입구가 따로 없다. 큰길에 위치한 농협과 축협을 중심으로 근처 도로와 골목이 몽땅 오일장터다. 큰 장이라 어물전, 의류전, 쌀전 등 없는 것이 없다.
주전부리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종류도 어묵, 핫바, 호떡, 핫도그, 고로케, 붕어빵 등 흔한 것에서부터 메밀전병, 메밀전, 메밀묵, 녹두전 등 ‘강원도의 맛’까지 총출동했다. 시장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큰길가 어묵 핫바는 대게를 넣어 국물을 내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묵호역에서 북쪽으로 2㎞ 떨어진 어달항의 황해횟집(033-532-7300)은 TV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 나온 해산물 전문점. 싱싱한 활어회와 매콤한 물회(1인분 1만2,000원), 시원한 국물의 곰치국(1인분 1만5,000원), 회덮밥(1만2,000원), 도루묵찌개(중 3만5,000원) 등이 인기 있다.
해파랑길 동해 구간을 걷노라면 마주치는 그림 같은 바다 풍경. 사진 이영철 여행작가
쉽고 시원한 쉰움산
쉰움산(683m)은 산행이 쉬워, 한결 부담이 적다. 천은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 가능하며 3시간이면 충분하다. 쉰움산은 두타산에서 동해안으로 흘러내린 지능선의 봉우리로 정상부에는 소나무와 바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넓은 조망 터가 있어, 경치의 진수를 보여 준다. 천은사는 삼척시 미로면에 위치하며 동해역에서 19㎞, 택시로 3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2만3,000원 정도 나온다.
동해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KTX편은 하루 6편(07:25, 10:05, 12:40, 14:00, 19:03, 21:30) 운행한다. 저녁 7시 03분 열차를 타면 서울역에 9시 46분에 도착한다. 당일치기로 동해의 명산 산행이나 해파랑길 트레킹을 하고, 싱싱한 뚜거리탕과 물회로 배를 채우면 그야말로 동해의 깨끗한 자연으로 꽉 찬 하루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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