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특집 | 상춘심산賞春尋山 <2> 숲은 피톤치드 보고] 숲에서 면역력 높여 코로나19 극복
글 김기환 차장 사진 셔터스톡 입력 2020.04.06 09:47
산림욕과 트레킹으로 NK 세포 활성화, 과학적으로 검증…바이러스 물리쳐
숲에서 즐기는 산림욕으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폭증하며 사회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와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개인위생을 강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몇 달 사이 바이러스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아직 확실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전염성이 워낙 강해 누구도 완벽한 예방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고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감염질환에 대항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면역력은 우리 몸이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을 말한다. 물론 면역력을 키운다고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감염 후에도 치료 반응을 더 좋게 하고 회복에 도움을 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숙면을 취하며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과 함께해야 할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체온을 높여 외부 저항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 꾸준한 운동이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이다. 특히 울창한 숲에서 즐기는 산림욕 트레킹은 요즘 같은 시기에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운동 방법이라 하겠다.
산림욕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숲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많은 이들이 경험을 통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울창한 숲 속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근심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침엽수가 우거진 숲에서 더욱 그렇다. 이는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Phytoncide라고 하는 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자신의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박테리아, 곰팡이,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내뿜는 살균 물질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식물성 살생물질’이라는 의미로 ‘식물의’라는 뜻의 ‘phyton’과 ‘죽이다’는 뜻의 ‘cide’의 합성어로, 1937년 러시아 레닌그라드 대학교의 생화학자 보리스 토킨Boris P. Tokin이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호흡기 감염병의 원인인 코로나19 바이러스 이미지.
산림욕과 피톤치드 효과 여러 논문으로 검증
피톤치드의 종류는 수 천 가지에 달한다. 향신료나 마늘, 양파, 녹차, 향나무, 소나무 등이 모두 피톤치드를 방출한다. 그중에 가문비나무, 전나무, 소나무 등 냉대침엽수에서 많이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인 테르펜Terpene을 대표적인 피톤치드로 꼽는다. 피톤치드는 산림욕 효과의 근간이 되는 물질로 인체에 이로운 효과를 준다고 알려져 있다.
산림욕이라는 말은 1982년 일본 농림수산부가 만든 개념으로, 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2010년 환경 건강 예방의학 학회지에 발표된 ‘산림욕의 생리학적 효과The physiological effects of Shinrin-yoku (taking in the forest atmosphere or forest bathing’라는 연구다.
이 연구는 숲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80명의 남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험 대상자를 여러 개의 비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도시와 숲에서 머물게 한 뒤, 스트레스 호르몬과, 혈압, 심박동 변이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실시됐다. 연구결과, 숲에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맥박과 혈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과 연관된 연구도 많다. 2009년 발표된 또 다른 연구 ‘피톤치드가 인간의 NK 세포 기능에 미치는 영향Effect of Phytoncide from Trees on Human Natural Killer Cell Function’은 산림욕이 면역력에 미치는 정도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 연구는 피실험자를 2박3일간 삼나무 숲에 머물면서 2.5km 정도 걷게 한 다음, 면역력과 관련된 NK 세포의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NK 세포의 수와 활성이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이런 효과는 30일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학술지 <과학영재교육> 2013년 5월호에 실린 논문 ‘피톤치드의 항암효과:자연 살해 세포 활성화Antitumor Effects of Phytoncides: Vitalization of Natural Killer Cells’에서도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가 항암 효과가 있음을 검증했다. 연구진은 암세포를 이식한 실험쥐를 피톤치드에 노출한 후 암세포의 생장 억제 정도와 실험쥐의 비장에서 추출한 자연 살해 세포(NK 세포)가 표적 세포를 죽이는 독성cytotoxicity 측정을 통해 피톤치드의 항암 효과를 검증했다.
논문에 따르면, 3주간 피톤치드 향을 실험쥐에 처리했을 때 암의 생장을 최대 40.96% 억제했고, 비장의 NK 세포 활성도를 최고 50% 정도 증가시켰다. 이는 피톤치드 향에 노출되었을 때 NK 세포 활성도가 높아지며 항암 효과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연구 결과가 피톤치드에 노출되면 NK 세포와 백혈구에 작용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산림욕이 우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단지 피톤치드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밀폐된 환경에서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흡입하면 호흡기에 무리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음이 없고 공기가 맑은 숲속의 청정한 환경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더 큰 부분일지 모른다. 어찌됐든 산림욕은 면역력을 높여 주는 확실한 방법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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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특집 | 상춘심산賞春尋山 <4> 봄 숲과 꽃] 싱그러운 숲과 화려한 꽃, 그 곳에 가고 싶다
글 김기환 차장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04.07 10:01
봄은 점점 더 다가오지만…숲에서 ‘사회적 거리’ 두며 봄나들이 어떨까
백운산자연휴양림의 신록이 가득한 숲.
그래도 봄은 오고 있었다. 전 세계에 코로나19 공포가 불길처럼 번지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어느새 우리 곁에 봄이 바짝 다가와 있었다.
창문 너머 먼 산의 숲에 푸른빛이 돌고 고원지대의 야생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이 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인데 코로나19 때문에 방안에서 ‘격리 생활’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잘 찾아보면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한적한 숲과 들녘은 사방에 널렸다.
숲 울창한 휴양림에서 즐기는 산림욕, 외딴 섬에서 맞는 훈훈한 바람, 조용한 오솔길에서 만나는 수더분한 야생화가 그리운 시기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조용히 감상하고 싶은 봄 숲과 꽃을 지면으로 전한다.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산괴불주머니 꽃 군락지.
봄 꽃과 신록이 가득한 북한산 풍경.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가는 길의 십리벚꽃길.
노란색 유채꽃으로 물든 청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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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숲속을 열심히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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