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광복절
비로 인하여 강화도 코스는 변경되고
일단 계양역에서 만나기로 약속
순국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열심히 달렸다
▲ 비가 내려도
만남의 장소 계양역 황어상에 정시에 맞춰 도착
'생각하는 건 쉽고 행동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건 생각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 괴테
행복(幸福)이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행복을 느끼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기 때문이다
그대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행복이라는 단어는 생각지 말고 비가 내려도 달려라
▲ 방수 비옷을 잘 입고 출발 준비
비가 온다
계속 비가 온다
폭우가 내리는것도 아니요 추적 추적 어설프게 내리는 비
라이딩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그런 애매한 빗줄기
우의를 입고 김포 벌판을 달리다가 비가 많이 오기에 다시 다리아래로 원점회기
일단 아·점을 먹고
일단 비를 가릴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다리 아래서 휴식을 취해본다.
살면서 미쳤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당신은 단 한번도 목숨 걸고 도전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 W.볼튼
나이가 든다는 것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
오르면 오를수록 숨은 차지만 시야는 점점 넓어진다. - 잉그마르 베르히만
▲ 비를 피하기는 역시 다리 아래가 최고의 장소이다
▲ 쉬다보니 운무가 사라지며 계양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 빗속에 등산가는 사람들도 많다
▲ 위 상의 2005 뚜르드 프랑스 기념져지는 13년전 초창기때 구입한 옷인데
오늘 옷장에서 꺼내어 입어봤다 . 감회가 새롭다
비 오는 날엔
- 정 태 현
비 오는 날엔
뭉쿨 뭉쿨 비구름 같은
누군가의 그리움으로 피어나서
후두두둑 빗줄기 같이
누군가의 창문을 두드리고 싶다.
비 오는 날엔
똑 똑 똑 낙숫물같이
누군가의 영혼을 파고들어
초롱초롱 별빛과 같은
누군가의 눈 속에 각인이고 싶다.
비 오는 날엔
졸 졸 졸 시냇물같이
누군가의 가슴에 흘러들어
찰랑찰랑 바다와 같은
누군가의 품 안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
- 정태현 시집[나무도 시를 쓰고 노래를 한다] 중에서
▲ 비옷을 입어야 하는 이유
비를 맞으면 몸의 열손실이 빨라지므로 보온을 위해 꼭 입어야 한다.
▲ 많은 동호인들이 광장으로 모여든다.
▲ 비가 잦아든다 출발
우산 속으로도 비 소리는 내린다
- 함민복
우산은 말라가는 가슴 접고
얼마나 비를 기다렸을까
비는 또 오는 게 아니라
비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내린다는 생각을 위하여
혼자 마신 술에 넘쳐 거리로 토해지면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정작 술 취하고 싶은 건
내가 아닌 나의 나날인데
비가와 선명해진 원고지칸 같은
보도블록을 위를
타인에 떠밀린 탓보단
스스로의 잘못된 보행으로
비틀비틀 내 잘못 써온 날들이
우산처럼 비가 오면
가슴 확 펼쳐 사랑한번 못해본
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 가슴을 말려야
우산이 될 수 있나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르는 질문에
소낙비에 가슴을 적신다
우산처럼 가슴 한번
확 펼쳐보지 못한 날들이
우산처럼 가슴을 확 펼쳐보는
사랑을 꿈꾸며
비 내리는 날 낮술에 취해
젖어오는 생각의 발목으로
비가 싫어 우산을 쓴 것이 아닌
사람들의 사이를 걷고 또 걸으면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조 병 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과거가
비가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덫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 아름답고 멋진 가족
우의를 챙겨입고 비 맞을 각오를 한다면 아무것도 거칠것이 없다
땀에 젖은 옷을 세탁하거니 비에 젖은 옷을 세탁하거나 같은 일
빗속에서 달리면 오히려 시원한 요즘
아빠 엄마 딸 아들 모두가 우의를 입고 빗속에서 라이딩을 즐긴다
행복 가득한 부러운 가족이다
우산이 되어
- 이 해 인
우산도 받지 않은
쓸쓸한 사랑이
문밖에 울고 있다
누구의 설움이
비 되어 오나
피해도 젖어오는
무수한 빗방울
땅위에 떨어지는
구름의 선물로 죄를 씻고 싶은
비오는 날은 젖은 사랑
수많은 나의 너와
젖은 손 악수하며
이 세상 큰 거리를
한없이 쏘다니리
우산을 펴주고 싶어
누구에게나
우산이 되리
모두를 위해
▲ 빗줄기가 뜸해지기에 비옷을 벗고 라이딩
▲ 비가 잦아들기에 우의를 벗고 배낭 커버와 핼멧 커버만 씌우고 출발
비가 그치며 입추에 들어서인지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다
▲ 아라마루 카페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요란하고 만석이다
역시 비 내리는 날의 운치를 아는 사람들...
여름날
- 신 경 림
마천에서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나갔나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서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첨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 냄새를 풍기고 있다.
♬~ The Sad Cafe - Eagles
ut in the shiny night the rain was softly falling
The tracks that ran down the boulevard had all been washed away
살포시 내리는 비로 인하여 밖은 온통 반짝거리고
길을 따라 난 바퀴자국은 모두 씻겨 내려가 버렸어요
Out of the silver light the past came softly calling
And I remembered the times we spent inside the Sad Cafe
그 은빛 불빛으로부터 과거의 기억이 가만히 밀려오네요
난 우리가 그 슬픈 카페에서 같이 보낸 시간들을 기억합니다
Oh, it seemed like a holy place protected by amazing grace
And we would sing right out loud The things we could not say
그곳은 신성한 장소였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크게 노래하곤 했죠
We thought we could change this world with words like love and freedom
We were part of the lonely crowd inside the Sad Cafe
우린 사랑과 자유라는 말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 슬픈 카페 안에서 우리는 그저 외로운 사람들 중 하나였을 뿐입니다
Oh, expecting to fly
We would meet on that beautiful shore in the sweet by and by
오~ 아름다운 해변으로 날아가서 그곳에서 만나기를 꿈꾸었지요
Some of their dreams came true Some just passed away
And some of them stayed behind inside the Sad Cafe
그 꿈 중 일부는 실현됐지만 어떤 꿈은 그냥 지나가버렸어요
또 어떤 꿈은 지금도 그 슬픈 카페에 그대로 남아있어요
The clouds rolled in and hid that shore Now that Glory Train It don't stop here no more
먹구름이 몰려와 해변을 감추어 버리고 이제 그 시절 영광의 기차는 더이상 여기에 서지 않아요
Now I look at the years gone by And wonder at the powers that be
I don't know why fortune smiles on some and lets the rest go free
이제 지나 버린 날을 돌아보니 그 시절의 힘에 놀라게되네요
행운은 왜 몇몇 사람들에게만 미소 짓고 나머지 사람들에겐 그냥 스쳐 지나칠까요
Maybe the time has drawn the faces I recall
But things in this life change very slowly If they ever change at all
내가 기억하는 얼굴은 세월의 흐름 속에 그려진 것일지도 모르죠
세상이 조금씩 변한다 해도 이 삶은 너무 더디게 변화해요
So meet me at midnight baby inside the Sad Cafe
Why don't you meet me at midnight baby inside the Sad Cafe
오늘밤 나를 만나주세요 그 슬픈 카페에서요
그대여 이 밤, 슬픈 카페에서 나를 만나주지 않겠어요? -이글스
▲ 계양산 정상에 운무는 드리우고
우리는 성황댕이 임도로 진입
코스가 어려워 끌바를 하고 비가 많이 내려서 사진 촬영을 일부 못함
깊은 산의 위엄을 길은 멀리 피해서 굽이 굽이 돌아간다.
산의 가장 여린곳만을 골라서 뻗어가는 그 길이 마침내 거친 산맥을 넘어 간다
▲ 성황댕이산을 돌아 내려올 때 34km지점 통과
▲ 아라뱃길 진입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인다
▲ 저 멀리 바다 너머로 봉우리가 연이은 섬 장봉도가 보인다
▲ 강화도의 진산 마니산도 손에 잡힐듯 가까이 솟아있다
▲ 종료지점이 가까워지며
현재속도 시속 23.6km
현재지점 44km 통과중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그리운 저녁
- 정 일 근
마음에 길이 있다면
그 길에 저녁 있다면
오늘은 그 마을에서 쉬다 가리라
사람아 불 밝혀라.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길은 저무는 산맥의 어둠 속으로 풀려서 사라지고,
기진한 몸을 길 위에 누일 때, 몸은 억압 없고 적의 없는 순결한 몸이다.
그 몸이 세상에 갓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길 앞에서 곤히 잠든다.
오후에 살짝 아름다운 노을을 보았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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