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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꿈꾸는 섬 영흥도

by 한국의산천 2019. 8. 8.

이른 아침

꿈꾸는 섬 영흥도 [2019 08 08 가을로 들어서는 立秋] 


몽롱한 바다

꿈꾸는 섬 영흥도





            -  정 현 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선재도의 아름다운 목섬





길지 않은 인생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닮아야 하나


그냥 유유자적

새벽일찍 일어나서 느리게 편하고 게으르게 살기 ~ㅋ




바다가 주는 말

                  

              - 정채봉

 

인간사 섬바위 같은 거야


빗금 없는 섬바위가 어디에 있겠니


우두커니 서서


아린 상처가 덧나지 않게


소금물에 씻으며 살 수밖에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 생 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죽어서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  신 현 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 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부드러운 네 손이 다가와 돌려가는

추억의 영사기

이토록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구나

사라진 시간 사라진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바람이 되어

       

           - 이 수 옥


그냥 지나치는 법 없지요

창문 흔들어 불러내거나 거리에서 만나면

옷자락 흔들며 반겨주고


이곳 저곳 휘젓고 다니며

꽃과 꽃을 맺어주기도 하고

바람은 사랑을 잉태시키는 마술사


아주 오래된 우리 사이 바람과 나

훗날 나의 영혼은 바람처럼 산 넘고 바다 건너

넓은 세상 두루 우주를 자유롭게 활보하리라


부드럽게 스치는

늘 움직이는 바람이 좋아 바람 소리 좋아

계절풍 부는 날은 거리를 배회합니다


이수옥 제2시집 <바람이 되어 - 도서출판 천우> 









하늘을 보면 하늘이 마음에 펼쳐지고
꽃을 보면 꽃이 내 안에서 피어난다.
바람을 안는 이 새가 되어 허공을 날고
구름은 품은 이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