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초입 토요일
며칠전 입동이 지나며 제법 추워졌다
가을의 잔영을 보며 라이딩
한순간 스쳐 가는 그 세월을
내 곁에 머물도록 하여주오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을
사랑은 영원히 남아 언제나 내 곁에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 조 용 필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숨결이 느껴진 곳에
내 마음 머물게 하여주오
그대 긴 밤을 지샌 별처럼
사랑의 그림자 되어
그 곁에 살리라
아 내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정녕 기쁨이 되게 하여주오
그리고 사랑의 그림자 되어
끝없이
머물게 하여주오
한순간 스쳐 가는 그 세월을
내 곁에 머물도록 하여주오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을
사랑은 영원히 남아 언제나 내 곁에
모임과 지인의 잔치
집안일을 하느라 라이딩을 자주 못했다
더 추워지기전에 열심히 달려야겠다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숨결이 느껴진 곳에
내 마음 머물게 하여주오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동네로 돌아오니
가을이 저만치 물러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진다
이제는 자전거를 고이 모셔두고
카메라 들고 둘레길을 걸으며
걷기예찬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올 겨울에는
열심히 걷고
책을 많이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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