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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숲길 산길 라이딩

by 한국의산천 2017. 6. 25.

유월의 마지막 일요일. 크로스컨트리

맑은 공기 가득한 산길과 숲길을 달리다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 백두대간 라이딩 때 사용했던 나만의 작은 깃발 ⓒ 2017 한국의산천


  백두대간 1400km 라이딩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254 



자전거를 저어서 나아갈 때 풍경은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스미는 풍경은 머무르지 않고 닥치고 스쳐서 불려가는데,

그때 풍경을 받아내는 것이 몸인지 마음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


















길처럼  

                   - 박목월


머언 山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29784


언제나 변함없는 푸른 산과 같이
내맘에 남아있는 꿈, 구름에 살아있어

그리워 불러볼 수 없는
그대의 이름 같이
내맘에 변함없는 없는 사랑
영원히 살아있네..

왜 난 사는 건지
무엇이 삶의 목적인지
왜 난 걷는건지
어디가 나의 쉴 곳인지

그리워 저 산을 바라봐
흘러가는 구름이
내맘에 남아있는 모습
눈물로 가려지고

올라도 오를수 없는
저 푸른 산과 하늘이
무어라 내게 말하는 지
나는 들리지 않네..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백두대간 1400km 라이딩 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6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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