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동정
[ 2016 · 2 · 12 · 하루종일 안개비 내리는 금요일 · 한국의산천]
비가 내린다
안개비가 내린다
해빙기를 재촉하는 겨울비인가?
그 섬에 가고 싶다
동검도 그 섬에 가고 싶다
동검도에 자리한 DRFA 365 예술극장에 가고싶다.
동검도에 자리한
DRFA 365 예술극장 빵과 튤립 후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6318
오늘 역시 3편의 명화가 상영되지만 우선 보고 싶은 영화가 12시 30분에 상영하기에 조금 서둘러서 집을 나섰다.
▲ 동검도 365 예술극장 가는 길 (초지대교에서 좌회전하여 약 10분거리에 있음) ⓒ 2016 한국의산천
동검도
강화도의 동남방에 위치하고 있는 부속섬으로 옛날 남해와 또는 중국쪽에서 오는 배가 강화, 김포해협을 거쳐 한강을 통하여 서울로 진입하는 배들을 검문하던 곳이라하여 동검도라 부르게 되었다.
강화도는 고려때부터 당시 해상요충지로 서해를 지키는 서검도(석모도 서쪽에 있는 작은 섬)와 한양으로 들어가는 모든 배들을 검문하고 관리하는 동검도가 현재 지명으로 남아있다
차(茶)와 동정(同情) (Tea and Sympathy : 1956)
50년대 세계 영화계 별중의 별, '데보라 커(Deborah Kerr)'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기숙사 사감 선생의 부인과 나이 어린 학생간의 사랑을 다룬 내용으로 당시에 커다란 쇼크였으며 사회적인 이슈를 일으켰던 작품이다.
꼭 보고 싶었기에 어제 예약을 하고 오늘 출발이다.
▲ 아라뱃길을 지나고
▲ 산을 넘어가는 한적한 고갯길을 따라
▲ 겨울비를 맞고있는 나무 곁을 지나서
▲ 초지대교를 넘어서 왼쪽길을 따라 10분정도가면 예술극장에 닿는다.
▲ 동검도에 들어서면
▲ 뽀샤시한 안개속에 아름다운 조나단s 커피 / DRFA 365 예술극장이 모습을 나타낸다 ⓒ 2016 한국의산천
분실되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전세계의 고전,예술,작가주의 명화를 찾아서 복원하자는 취지로 199년 동호회 성격으로 설립된 DAFA 365 예술극장
▲ 동검도에 자리한 DRFA 365 예술극장의 대표이자 영화감독이신 유상욱 감독님 ⓒ 2016 한국의산천
영광스럽게도 반갑게 촬영에 응해주신 털털하신 아직도? 젊은 모습의 유상욱 감독님.
유상욱 감독은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잘 알려진대로1987년 중편 <허무의 이름들에게>란 소설로 제2회 MBC 문학상을 수상한 정통파 작가 출신입니다.
현재 <조나단 유>라는 예명의 유상욱씨는 영화감독이며 시나리오 작가시고 피아니스트이며 화가, 바리스타 등등 대단하신 내공을 지니신 분입니다
유상욱 감독님은 사라지는 고전 명작 영화를 수집하고 복원작업을 하며손수 번역작업까지 하며 상영해주시는 진정 어려운 길을 걸어가시는 분입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좋은 영화는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처음 동호회 형식으로 1999년부터 서울에서 모임을 시작하였고 두 달에 한번 상영회를 하다가 상영할 영화관을 찾던 중에 바닷가에 부지가 있다고 해서 이곳에 자리를 잡게되었다고 한다.
▲ 현재도 꾸준히 후진 양성을 위해 강의와 출강을 하고 계시는 유감독님 ⓒ 2016 한국의산천
▲ 영화는 12시 30분 상영되는 차와 동정을 예약하였기에 이곳에서 식사도 할겸 지인과 함께 조금 일찍 도착했다
2층 상영관 입장
▲ 주옥같은 예술 영화를 상영하는 곳. 동검도에 자리잡은 DRFA 365 예술극장에서 아름다운 명화 한편을 감상하다 ⓒ 2016 한국의산천
DRFA ( Digital Remastering Film Archive)는 사라져 가는 고전을 복원하고 소개한다는 기본 취지를 가지고 2013년에 오픈한 객석 35개의 아담한 극장이다.
이제 시작이다.
내가 태어난 해에 처음 상영된 영화
차(茶)와 동정 (同情) - Tea and Sympathy (1956)
차와 동정(Tea and Sympathy)
빈센트 미넬리 감독
원작: 로버트 앤더슨
출연: 데보라 커 (로라 레이놀드), 존 커(톰 리)
▲ 화면이 꽉차는 풍부한 영상에 사운드는 역시 돌비 시스템/ 소극장이지만 무엇하나 모자람이 없다 ⓒ 2016 한국의산천
▲ 위 인물의 주연대로 아래 영상에서 보듯 게스트 명단이 올라온다
이 영화는 내가 태어나던 해 1956년 9월에 개봉되었다. 지금 이곳의 주인공은 모두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그 빛나는 연기와 작품 만큼은 오래도록 기억 될것이다.
성인이 된후 결혼도 하고 자전적 소설도 펴낸 톰 로빈슨 리(존 커)는 모교 동창회에 참석한 후 학창시절 자신이 머물며 공부하던 기숙사로 발길을 옮긴다.
지금의 건물모습은 학창시절 그 환경 그대로 변한것은 없었다. 1층 입구의 사감선생 방의 명패도 그대로였다. 톰리는 이층으로 올라가 자신이 공부하고 머물렀던 방에서 창밖을 보며 그곳 창밖 아래로 보이던 사감 선생님 부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과거 회상형 추억 여행은 시작된다.
그래
학창시절 창가에서 기타를 치며 사랑의 기쁨을 불렀어
♬ 사랑의기쁨은 어느듯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남았네~
창밖 아래로 보이는 사감선생님의 부인에게 들려주려고 부른것일까?
당시 그 창문에 걸터앉아 기숙사 사감선생의 부인인 로라(데보라 커)가 화초를 가꾸는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톰은 일반적인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그런것을 하는것이 아니라 민감하고 조용한 학생으로서 시와 음악을 좋아하며 혼자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격한 운동보다는 음악 듣기와 바느질을 좋아하기에 룸메이트로 부터 놀림감이 되고 학교에서도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는 톰을 동정하여 함께 차를 마시고 대화도 나누며 관심을 주던 로라는 그 이상의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감 선생인 빌의 부인 로라는 오래전 지금의 톰리와 비슷했던 남편과 사별 후 지금의 남성미 넘치는 남편과 살고 있지만 바쁜 남편에게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톰리 역시 유일하게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사감선생의 부인 로라에게 사랑 비슷한 감정에 빠져든다.
5살때 헤어진 엄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고 가정부 손에서 자랐기에 그런 배려는 큰 사랑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 기숙사 화단에 꽃을 심다가 잠시 멈추고 생각에 잠겨있는 사감선생의 부인 로라 ⓒ 2016 한국의산천
로라는 본시 천성이 우아하고 배려깊은 성격인데다가 톰이 친구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니 그를 남달리 애정어린 보살핌으로 대하자 남편은 그녀에게 당신이 해 줄 수 있는 있는 것은 차와 동정뿐이라며 못을 박는다. 그러나 그에게 차와 동정을 주는 정도 이상의 관심과 사랑을 베풀다보니 그것 또한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사감선생인 빌 레이놀즈는 톰에게 지나치게 친절을 베푸는 부인 로라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남편은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지만 무뚝뚝한 남편에게서 위로받지 못하는 아쉬움과 허전함을 톰에게서 찾는것일까? 로라는 남편에게 애정을 피력하고 사랑을 구해보지만 막무가내다.
톰의 아버지는 사내는 남자다워야 한다며 아들을 윽박지르고, 아들은 그 아버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괴롭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남성다움을 강요하고 아들은 강요된 정체성에 고통받는다.
톰은 모든이들의 눈총에서 벗어나려고 축제에 가서 파자마를 찢겨가며 남자다움을 과시하려고 돌출 행동을 벌이고 카페에서 일하는 여종업원 집에 가서 억지로 키스도 하고 춤을 추려고 시도하지만 무위에 그치며 자살소동만 벌이다가 아버지가 학교로 불려오고 아버지는 그러한 행동에 대해 오히려 남성다운 일이라고 으쓱거린다.
톰은 도망치듯 숲속으로 달려가 휴식을 취하던 중 그를 찾아나선 로라는 톰을 만나서 "세월이 흐른 먼 훗날에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아름답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면서 진한 키스를 나눈다.
나중에 편지에서 밝혀진 일이지만 이 한번의 키스로 로라는 지금의 남편 옆에 갈수가 없었기에 짐을 싸서 시카고로 나왔다고 말한다.
▲ 이 모든것이 세월이 흐른 먼 훗날에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아름답게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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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과거로의 추억 여행은 끝나고 1층 사감선생님 방에 들어가니 사감 선생님은 지금도 그곳에 계시기에 정중이 인사를 하고 부인의 행방을 묻는다. 부인은 떠나갔다고 전하며 미처 부치지 못한 한통의 편지를 전해준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미래를 향해 나가는 톰이 언제나 삶에 용기를 갖기를 바란다는 내용과 자신의 마음 한곳에는 늘 톰이 자리하고 있었노라고....
편지를 읽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리며 창밖에 비는 아직도 촉촉히 내린다.
이루어 질 수 없었던 지나간 옛 사랑은 물론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사랑을 회상하는 모습에서 보는 이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겨울비에 스미는 해빙기의 봄기운을 기다려본다
▲ 학교를 졸업하고 성년이 된 후 결혼도 하고 자전적 소설도 출간한 톰리는 모교 동창회에 참석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 2016 한국의산천
영화는 끝났지만 비는 아직도 촉촉히 내리고
로라(데보라 커)의 애정어린 보살핌과 자기보다 훨씬 나이많은 사감 선생님 부인을 아름답게 사랑했던 톰리(존 커)
이루어 질 수 없었던 지나간 옛 사랑은 물론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사랑을 회상하는 모습에서 보는 이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올해 회갑을 맞은 영화 <차와 동정>은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다시금 로라(데보라 커) 그녀의 애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그립다 -한국의산천 -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하다. - 노자 도덕경에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즐겁고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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