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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윤동주 서시와 김수환 추기경

by 한국의산천 2016. 2. 29.

윤동주 서시 [ 2013  [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


내일은 삼일절이다

오늘 신문에 윤동주의 서시가 올라왔다

며칠 전에는 김수환 추기경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다시한번 고인들의 숭고한 뜻을 기려본다  


▲ 파나소닉 20mm/F 1.7 촬영 ⓒ 2016 한국의산천



이해인 수녀는 윤동주의 '서시'를 다 외지 못하는 김 추기경을 기억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차마 못 외우신다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그 구절이 너무 와닿아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가슴으로 읽는 시] 서시(序詩)


▲ 이철원 일러스트기자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ㅡ윤동주(1917~1945)


 
  가슴으로 읽는 시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의 서문에서 시인 정지용은 "(윤동주는) 뼈가 강하였던 것이리라. 그렇기에 일적(日賊)에게 살을 내던지고 뼈를 차지한 것이 아니었던가?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고나!"라고 썼다. 또 강처중은 유고 시집 발문에서 "(윤동주는) 조용히 열흘이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곰곰이 생각해서 한 편 시(詩)를 탄생시킨다.


  그때까지는 누구에게도 그 시를 보이지를 않는다. 이미 보여주는 때는 흠이 없는 하나의 옥(玉)이다"라고 썼다. 윤동주 시인은 엄격하고 염결한 시인이었다.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 초판 복각본이 발간되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시는 우리들의 하늘에 별이 되어 빛나고 있다. 1941년에 지은 이 시를 읽으면서도 우리는 한 영혼의 순결한 시계(視界)를 만날 수 있다. [문태준 시인]



故 김수환 추기경의 빈자리가 아쉽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기린 책 2권]

아, 김수환… - 일생 촘촘히 재구성
그 사람… - 17명 인터뷰 모아 엮어


 
"추기경님, 이런 고급 차를 타고 다니시면 길거리의 사람 떠드는 소리도 안 들리고 고약한 냄새도 안 나겠네요."


  1969년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캐딜락 승용차를 타고 가던 한 수녀가 농담을 던졌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 탄생하자 천주교 신자 기업인들이 선물한 승용차였다. 그러나 김 추기경은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느낌이었다. 그날 밤 그는 십자가 앞에 꿇어앉았다. 자신도 모르게 귀족이 된 모습을 통렬히 반성했다.


  그는 결국 돌려보내고 평생 고급 차는 타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한 번 캐딜락을 탔다. 선종(善終) 후 장지로 가는 영구차였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7주기를 맞아 최근 그를 기리는 책 2종이 선보였다. 전기(傳記) '아, 김수환 추기경'(김영사) 그리고 김 추기경과 교유했던 17명의 인터뷰를 모은 '그 사람, 추기경'(소담출판사)이다.


  '아, 김수환 추기경'은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를 펴낸 전기작가 이충렬씨가 메모와 일기, 강론과 기고문, 언론기사와 관련 인사 인터뷰를 통해 김 추기경의 일생을 재구성했다. 앞의 '캐딜락 사건'도 김 추기경의 비서를 지낸 장익 주교에게 확인한 내용이다.


  특히 당시 교황청 기관지 등의 기사를 토대로 1969년 당시 만 47세로 최연소 추기경으로 서임된 배경을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띈다. 요한 23세에 이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가톨릭 쇄신을 밀어붙이며 보수파의 반발에 부딪혔던 바오로 6세 교황이 '젊은 우군(友軍)'으로 김 추기경을 발탁했다는 분석이다.


  독일에서 당시 선진 학문 분야이던 그리스도교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변화된 성속(聖俗) 관계를 고민하며 공의회 정신을 깊이 이해하고 제3세계 가톨릭의 입장을 대변해온 젊은 추기경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군사 독재 시절 민주화에 앞장섰지만 민주화 이후 노년엔 후배인 함세웅 신부로부터 "시대에 뒤진 분"이란 소리를 들으며 염량세태(炎凉世態)를 맛봐야 했던 김 추기경의 87년 생애가 촘촘하게 재구성돼 있다.


  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평화방송이 엮은 '그 사람, 추기경'은 생생함이 생명이다.

2009년 당시 명동성당 주임사제로 김 추기경에게 마지막으로 병자성사를 준 박신언 몬시뇰은 '빵구 난 양말'을, 이해인 수녀는 윤동주의 '서시'를 다 외지 못하는 김 추기경을 기억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차마 못 외우신다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그 구절이 너무 와닿아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길을 물어야 되는데, 길을 알려줄 목자가 없는 것"으로 김 추기경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 주교는 "참 웃기고 울리기를 잘하신 분"으로 기억한다. [글:김한수 종교전문기자 ]




1980년 1월 1일 아침,
새벽잠에서 깬 김수환 추기경은
제의를 입고 3층 소성당으로 가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0년 동안 희망으로만 품고 있던
민주화와 정치 발전이
질서 속에서 평온하게 이루어지고,
가난한 사람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
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충렬, <아, 김수환 추기경>



아, 김수환 추기경

저자 이충렬

출판 김영사

발매 2016.02.20. 
 
책 들여다보기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회 인가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최초 공인 전기


“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
 
좋은 삶, 행복한 삶, 가치있는 삶을 찾아 위대한 순례자의 길에 동행한 《간송 전형필》 작가 이충렬의 감동대작!


  정치와 사회가 균형을 잃고 정의가 위협받을 때 참된 정신의 상징으로, 갈등과 이기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 시대의 스승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소리 없는 자의 소리가 되어준 큰 어른.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메시지부터 고비마다의 고뇌와 결단, 불면의 밤과 인간적 외로움, 내면세계와 영성의 완성까지. 한 아름다운 인간의 모든 것을 철저한 사실에 바탕하여 온전히 되살려낸 최초이자 유일 전기 정본.
 
한국 현대사를 파노라마처럼 생생히 보여주는 360여 장의 사진,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문에 대한 답까지!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한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영성을 총체적으로 그려낸 공인 전기의 탄생.

김수환 추기경 개인 일기에서부터 미사 강론, 묵상, 서간, 저술 등 각종 기록을 비롯해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자료, 추기경과 함께했던 선후배 신부들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찾아가 사실을 확인하고 육성을 담았다.


 왜 사느냐, 어떻게 사느냐, 무엇을 위해 사느냐에 대한 질문과 답으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책.

위대한 순례자의 여정에 당신을 초대한다. 위대한 존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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