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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서울 둘레길 삼관우청광, 불수사도북

by 한국의산천 2013. 6. 27.

 

1000만 시민이 걷는다… 힐링 로드 157㎞
서울둘레길 내년 말 전구간 완성 /출처 : 서울신문 [자료 정리 :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


터벅터벅, 기나긴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가난하게 걸어간다는 건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독자가 읽었다는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는 정처 없이 방황하는 목동 산티아고 이야기인데, 어떤 왕이 길 떠나는 산티아고에게 건넨 이 말이 그토록 유명한 까닭도 그 때문일 것이다. “자아의 신화를 이뤄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 한 도보꾼이 21일 북한산 둘레길 8코스에서 표지판을 뒤로한 채 걷고 있다. : 정연호 기자  
 

  그간 너무 나를 잊고 살아왔다는 후회 때문일까. 한국 사람들도 언젠가부터 순례자의 길이라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에 열광하더니, 그 열광은 곧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로 이어졌다. 그리고 2011년 1000만 인구가 살고 있다는 서울에서 서울둘레길 조성공사가 시작됐다.

 

  올해 안에 수락산~불암산 구간, 용마산 구간, 봉산~앵봉산 구간, 북한산 구간 등 64㎞를 개통하고 내년 말까지 157㎞ 전 구간을 다 완성할 예정이다. 되도록이면 새 길을 내는 대신 기존 길을 이용하고 계단, 다리, 배수로를 만드는 데 철근, 콘크리트 등을 쓰는 대신 태풍에 쓰러진 아까시나무를 재활용하는 친환경 방식을 쓴다. 올해 가을부터는 서울둘레길과 산마다 있는 둘레길, 서울성곽길, 자락길, 생태문화길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가장 큰 우려는 안전 문제. 제주 올레길에서 흉측한 사건이 일어난 뒤 폐쇄회로(CC)TV 설치문제가 논의됐으나 큰 산의 출입구에만 CCTV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발터 벤야민이 그랬던가. “어두운 길을 걸을 때 가장 힘이 돼주는 것은 함께 걷는 옆 사람의 발자국 소리”라고. 나를 찾고 싶다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나란히 나서보자.- 조태성 기자

 

둘레길 대해부… 서울 157㎞
거기 산이 있어 걷습니다… 불수사도북, 삼관우청광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대지를 꽉 깨물고 있는 산들의 위용은 인구 1000만 대도시 서울의 또 다른 맛이다. 그래서 ‘불수사도북 무용담’이 넘쳐난다.

불암산에서 시작해 수락·사패·도봉·북한산으로 이어지는 40㎞ 남짓 되는 코스인데 무박 2일에서부터 7~8시간 주파까지 이야기가 다양하다. 뒤질세라 나온 게 ‘삼관우청광’이다.

 

강남의 삼성산~관악산~우면산~청계산~광교산으로 이어지는 50㎞ 남짓 되는 코스다. 관악산을 제외하곤 비교적 완만한 흙산이다. 서울 둘레길은 내년 말까지 불수사도북과 삼관우청광을 동그랗게 말아서 한 길로 잇겠다는 것이다. 모두 8개 구간으로 구성된 서울 둘레길의 전체 길이는 157㎞이니까 시속 2㎞의 속도로 하루에 8시간씩 걸으면 완주에 10일 걸린다.

 

2015년부터는 인터넷에서 서울 둘레길 완주 무용담이 등장할는지 모르겠다. 구간별로 꼭 챙겨볼 만한 곳이 없을까. 모든 길을 가본 강인호 서울시 산림관리팀장에게 물었다. 강 팀장은 둘레길 조성의 임무를 띠고 곳곳을 휘젓고 다녔다. 강 팀장은 수락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코스를 짚어 가며 설명했다. 숱한 풍경이 눈에 어리는 듯했다. 설명 전에 조건을 달았다. 산 정상들을 이어 붙인 종주길에 도전, 정복 같은 단어가 어울린다면 산 옆구리를 타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둘레길에 어울리는 건 친밀한 대화라고. 그러니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손 맞잡고 천천히 걸어 달라고.

 

 

▲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거센 가운데 서울을 걸어서 한 바퀴 돌 수 있는 서울 둘레길이 내년에 완공된다. 모두 8개 구간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길이는 157㎞에 이른다. 21일 북한산 둘레길 8코스를 찾은 도보꾼들이 데크로 정비된 구간을 걷고 있다. - 정연호 기자 

 

■ 수락산~불암산 코스
도봉산역(1호선)에서 시작해 수락산, 당고개, 불암산둘레길, 화랑대역(6호선)으로 이어지는 길이에요. 봄철에는 도봉산역 부근 창포원을 꼭 가보세요. 5~6월 창포와 붓꽃이 만발할 때 장관을 이룰 뿐 아니라 꽃, 나비, 곤충 모두 만나볼 수 있어요. 수락산과 불암산은 등산로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둘레길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해 뒀어요. 가을에는 잔잔한 제명호와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서어나무 숲을 찾아보세요. 바람과 갈대와 낙엽에 파묻혀 가을 사색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 용마산~아차산 코스
화랑대역에서 묵동천을 따라 망우산 자락, 중랑 캠핑 숲을 지나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곳이에요. 꿈틀대며 흘러가는 한강이 한눈에 들어와 눈이 시원해지는 곳이지요. 망우산 공동묘지도 빼놓지 마세요. 기분 좋은 산책길에 웬 공동묘지냐고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서울에서 이곳만은 꼭 지키자고 정한 6곳 가운데 하나가 여깁니다. 오세창, 한용운, 지석영, 조봉암, 방정환, 박인환, 이중섭 등 역사적 인물들이 여기 있어섭니다.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줍니다.

 

■ 고덕산~일자산 코스
광나루역(5호선)에서 출발해 고덕산, 일자산, 수서역(3호선)으로 이어지는 길이에요. 여기서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농촌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암사선사유적지를 낀 고덕산 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게 논두렁, 밭두렁, 미나리 밭이에요. 직업란에다 ‘농부’라고 기재하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어요. 공원도 무척 많아요. 샘터공원, 방죽공원, 명일공원, 허브천문공원, 길동생태공원…. 아, 습지생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 대모산~우면산 코스
수서역에서 대모산, 구룡산 숲길을 거쳐 양재시민의숲, 우면산, 사당역(2호선)으로 연결되는 길이에요. 여긴 300m가 채 안 되는 낮은 흙산들이라 예전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 있던 곳이에요. 이 코스의 매력은 깊고 호젓한 참나무숲을 걷다가 발견하게 되는 대도시 고층 빌딩들이에요. 자연과 도심이 안 어울릴 듯 어울리는 길들이지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다 울창한 숲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찾는 양재시민의숲도 꼭 들러 보세요.

■ 관악산 코스
사당역에서 관악산과 삼성산을 지나 석수역(1호선)까지 갑니다. 관음사, 호압사 같은 절도 있고, 삼성산엔 천주교 성지가 있고, 무당골도 있습니다. 강감찬 장군을 모신 사당인 낙성대도 있지요. 종교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거기에다 이 코스에는 숲길 중간에 아주 짙은 메타세쿼이아 숲과 잣나무 숲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왠지 이 코스를 ‘치유의 길’이라 부르고 싶어요. 북카페 같은 것을 더해서 굳은 머리와 무거운 어깨를 털어낼 수 있었으면 해요.

 

■ 안양천 코스
석수역에서 안양천, 한강을 따라 가양대교에 이르는 길이에요. 정말 추천 드릴 만한 길은 안양천 둑길. 안양천 제방을 걸어가다 보면 둑 양쪽에 심어 놓은 온갖 식물들을 계절에 따라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봄에는 화사한 벚꽃이,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이,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터널을 이룹니다. 장미꽃 터널도 좋아요. 물새들이 안양천에 노니는 풍경, 억새와 갈대의 물결, 버드나무의 출렁임까지 모두가 시원한 풍경들입니다.

 

■ 봉산~앵봉산 코스
가양대교에서 월드컵공원, 불광천, 봉산, 앵봉산을 거쳐 북한산 둘레길과 만납니다. 월드컵공원이야 이제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지요. 이 공원을 지나 들어서는 봉산과 앵봉산은 능선 따라 이어지는 숲길이 매력적이에요. 특히 팥배나무 숲은 꼭 가보세요. 정식 명칭은 봉산생태보전지역인데 이름에 걸맞게 온갖 식물이 다 있어요. 팥배, 작살, 중국단풍, 미국참나무, 화살, 굴참, 자귀, 병꽃, 노린재, 귀룽, 초피 등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 북한산 코스
많은 분이 이미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조성한 북한산 둘레길을 즐기고 계시지요. 서울 둘레길은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에서 시작돼 도봉 옛길까지 함께 갑니다. 북한산 둘레길이야 워낙 유명해 이 길에 대해 두 번 설명드리는 건 불필요할 것 같고요. 다만 4·19국립묘지와 이준 열사 등 독립유공자 묘역, 조선 세종의 딸의 정의공주 묘 같은 역사의 현장들은 꼭 한 번씩 챙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조태성 기자

 


잠시 느리게 걸어도 좋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당신
산림청·여행 전문가 추천 전국 걸어볼 만한 길 7곳
    

  바다 건너 남쪽에서 제주 올레길 바람이 불어오며 전국 곳곳에서 길이 뜨거워졌다. 걷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고 일어날 때마다 갖가지 이름을 붙인 길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산자락을 돌며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이 대세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 숲길, 나들길, 자락길, 마실길, 물레길, 언저리길, 너머길 등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길이 너무 많아도 고민이다. 어디를 가볼까 망설이게 된다. 먼저 걸어 볼 만한 길을 산림청과 전문가들로부터 추천받아 추려 봤다. 무작정 걷는 데 열중하기보다 지역을, 자연을 음미하며 천천히 걸어야 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 홍지민 기자

 

■ 울릉도 둘레길

 

 

 

  울릉도는 섬 전체가 트레킹 천국이다.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부담이 없다. 숲이 울창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계절에 따라 풍광도 몰라볼 정도로 달라져 방문할 때마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해안 절벽과 원시림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어 인기다. 시간 계획을 세심하게 짜야 한다. 포항, 묵호, 강릉에서 오가는 배편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렇다. 뭍에서도 배를 타고 3시간 정도 가야 하기 때문에 당일치기보다는 1박 2일 일정이 낫다.

 

  모두 3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전체 73㎞를 돌아보려면 적어도 3박 4일 이상 일정을 잡아야 한다. 저동에서 현포까지 북쪽 해안을 거니는 1구간(22㎞)이 가장 인기가 있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과 저동항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탓이다. 무엇보다 경관이 가장 수려하다. 특히 내수전에서 석포까지는 옛길을 복원했다.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가며 호젓한 산길을 거닐고, 발아래로 바다의 풍광까지 만끽할 수 있어 섬 안에서도 최고 길로 꼽힌다. 다리가 연결된 관음도로 건너가 보거나 나라분지를 잠깐 들러 볼 수도 있다.

 

■ 강화 나들길

 

 

 

강화 나들길

 

문화, 역사와 함께하는 길로 이름 높다. 조선 후기 선비 고재형이 나귀를 타고 돌며 한시 256수에 담았던 길을 되살렸다.

 

모두 15개 코스 246.8㎞로 이뤄져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갑곶돈대에서 해안 둑길을 따라 초지진까지 가는 2코스 호국돈대길(17㎞)이다.

 

  우리 민족 항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돈대와 진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갑곶돈대 근처에서 북쪽 한계선에 걸친 천연기념물 탱자나무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장어 마을이 있어 ‘금강산도 식후경’을 실천해 볼 만하다.

 

간조시 해안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햇볕을 피할 그늘이 없어 여름철엔 버거울 수 있다.

 

사찰 모양으로 지어진 국내 최초 성당인 성공회성당, 조선 철종이 강화도령 시절 살았던 용흥궁, 고려궁지, 강화향교, 강화산성 북문 등 주요 유적지를 돌아볼 수 있는 1코스 심도역사문화길(18㎞)도 인기다.

 

시작은 용흥궁부터 출발하는 게 낫다. 고려궁지 인근은 봄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길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걸어도 좋고, 강화군이나 ㈔강화나들길에서 진행하는 걷기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 연미정 가는 길 ⓒ 2013 한국의산천

 

 

▲ 손을 벋으면 닿을것 같은 북한땅이 보이는 연미정에서 ⓒ 2013 한국의산천

 

■ 소백산 자락길

 

 

소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자연 생태가 가장 잘 보전된 곳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생태의 보고라 불린다. 2009년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문화생태탐방로 시범사업지로 선정됐고,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생태관광 분야 한국관광의 별로 뽑히기도 했다.

 

  경북 영주와 봉화, 충북 단양, 강원 영월을 잇는 12자락 143㎞로 구성됐다. 다른 둘레길 등에 견줘 자락길은 평균 거리가 12㎞ 안팎으로 짧아 3~4시간 정도면 한 자락을 둘러보며 ‘힐링’할 수 있다. 특히 국립공원 구역이 많아 원시 자연 그대로 상태가 잘 보전된 숲과 계곡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여름철에도 걷기에 부담이 없다.

 

  부석사를 비롯해 성혈사, 초암사, 비로사 등 불교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선비길·구곡길·달밭길로 이뤄진 첫 자락(12.6㎞)과 자재기길·서낭당길·배점길로 구성된 마지막 자락(8㎞)의 인기가 높다. 온달산성이 옆에 있는 6자락은 평강 공주와 온달 장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구간이다. 길 이름도 온달평강로맨스길이다. 십승지의풍옛길이라고 이름 지어진 7자락에서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발자취를 느껴 볼 수 있다.

 

■ 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

 

 

펀치볼 둘레길

  민족의 비극을 딛고 둘레길로 다시 태어났다.

한반도 정중앙이자 우리나라 최북단인 강원 양구에 있는 ‘펀치볼’이다. 6·25 전쟁 당시 수많은 생명이 스러진 격전지가 바로 이곳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둘러싼 해안 분지 지형을 놓고 당시 외국인 종군 기자가 화채 그릇을 닮았다며 붙인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란 단어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듯 자연 생태계가 그 어느 곳보다 잘 보전돼 있다. 도솔산 전투, 가칠봉 전투 등에 얽힌 이야기들도 곳곳에 뿌려져 있다.

 

 평화의 숲길(14㎞), 오유밭길(14.6㎞), 만대벌판길(17.2㎞), 먼멧재길(16.2㎞) 등 4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각 코스가 5~6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별로 탐방 예약을 해야 한다. 오전, 오후 한 차례씩 100명이다.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이고, 미확인 지뢰 지역과 인접해 있어 반드시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가장 짧은 코스인 평화의 숲길 예약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펀치볼 서쪽 부근을 탐방하는 오유밭길, 국내 최초로 람사르 보호습지구역으로 지정된 대암산 용늪을 곁에 두고 있는 만대벌판길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 지리산 둘레길

 

 

 

지난해 5월 274㎞가 모두 연결된 국내 최초이자 최장거리 둘레길이다.

경남 하동~전남 구례~전북 남원~경남 함양~산청~하동으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걷다 보면 3개 도, 5개 시·군, 120여개 마을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 모두 22개 구간으로 이뤄져 다채롭게 변화하는 지역 문화와 역사, 삶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한 구간씩 도전해 보는 게 나을 수 있다. 우선 하동군 옥종면 위태리와 청암면 중이리 하동호를 잇는 위태~하동호 구간(11.8㎞)이 있다. 낙동강 수계와 섬진강 수계를 나누는 길이다. 걷기 적당한 마을길에 특히 양이터재에 오르면 그림 같은 숲길이 계속 펼쳐진다. 대나무 숲길도 상큼하다. 지리산을 한눈에 담으려면 하동군 화개면 탑리 가탄마을과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송정마을을 잇는 가탄~송정 구간(11.3㎞)이 제격이다. 조영남의 ‘화개장터’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목아재에 오르면 노고단 등 지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밖에 걷다가 지역 경계를 건너뛰게 되는 인월~금계(19.3㎞), 덕산~위태(10.3㎞), 산동~주천 구간(15.9㎞)도 매력적인 구간이다.

 

■ 진안 고원길

 

 

◀ 진안 고원길

북쪽에 개마고원이 있다면 남쪽에는 진안고원이 있다.

산과 물이 많은 진안고원에는 자연친화적인 마을 수백 개가 있다. 진안고원길은 평균 고도 300m 지역에서 살았던 산간 마을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던 옛길을 복원한 길이다.

 

  2010년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 사업지로 선정되며 옛길 복원이 본격화했다. 모두 15개 구간 200㎞ 길이 골목과 골목, 마을과 마을을 이으며 둥근 원형을 이루고 있다.

 

  모든 길이 걷기 편하게 정비되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하늘과 구름을 벗 삼아 걸으며 100개 마을과 50개 고개를 만나 저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정감 있는 길이다.

 

  방향 지시와 함께 거리를 알려 주는 나무 이정표는 전체 15개 구간 가운데 1~3, 1-1 등 4개 구간에만 설치된 상태다. 영모정에서 원덕현에 이르는 1구간(10.2㎞)이 인기가 높다.

 

  걷다 보면 시골 외갓집에 가는 느낌이다. 300년 넘은 당산나무, 원반송, 여러 정자와 둑집(곡식창고)을 만날 수 있다. 원래 이름이 진안마실길이었다.

전북도 차원에서 마실길 조성 사업을 벌이며 곳곳에 마실길이 들어서자 차별화를 위해 이름을 고쳤다.

 

 

■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대한민국 숲길 1호다. 옛날 궁궐을 지을 때 썼다는 금강소나무가 가득 찬 길이다. 원래 국내 최고 금강송 군락지로 손꼽히던 지역에 2010년부터 자연 친화 숲길을 냈다. 전체 5구간이 계획됐으나 현재 1구간과 2-1구간, 3구간만 다닐 수 있다.

 

  올해 시범 개방된 2-1구간(12㎞)은 주말에만 20명 한정 예약을 받는다. 1, 3구간은 5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화요일을 제외하고 각각 하루 80명만 예약 탐방할 수 있다. 1구간(13.5㎞)이 예약이 빨리 차는 편이다. 김주영 작가의 장편소설 ‘객주’의 무대다. 이 구간은 옛날 보부상들이 울진 해안 지역에서 봉화, 안동 등 내륙 지방으로 넘나들던 십이령길과 겹친다. 그만큼 얽힌 이야기가 많아 즐거운 길이다.

 

  금강소나무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3구간(18.7㎞)이 제격이다. 오백년송과 350년 된 미인송을 비롯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수령이 200년이 넘은 금강송 8만 그루가 가득 찬 보호림을 거닐 수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길을 내다 보니 중간에 2.5㎞ 정도 숲길이 아닌 인도가 있어 아쉬웠는데 이르면 오는 8월 말 완전한 숲길로 코스가 완성된다고 한다. 출처 : 서울신문

 

 

 

"휴대폰 좀 꺼주세요."
21일 밤 9시 경기도 광주 곤지암화담숲 입구. 진행 요원들은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신신당부했다. 이유는 반딧불이 때문. 불빛이 있으면 반딧불이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둠을 뚫고 5분쯤 걸었을까. 갑자기 앞에서 "와~" 하는 아이들 함성이 들렸다. 여자애들은 "완전 예뻐~" 하며 손을 내밀었다.

  "저 나무 위 좀 봐. 반짝반짝하는 것 있지?"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반딧불이를 알려주느라 바빴다.

 계곡을 따라 산수국 군락지에서 반딧불이 수십 마리가 날아다녔다.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반딧불이는 옛날에 개똥처럼 흔하다고 해서 개똥벌레라고도 부른 곤충이다. 그런데 환경 민감도가 높아 지금은 수도권에서 볼 수 있는 곳이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곤지암화담숲은 5년 전 일본 전문가를 데려와 반딧불이 유생과 그 먹이인 토종 다슬기가 살 수 있는 깨끗한 물과 토양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다른 곳에서 반딧불이를 잡아와 방사(放飼)하는 곳과는 달리 자생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이유진(죽전 현암초등학교 3년)양은 "반딧불이를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기하다"며 "밤의 정령이 내려와 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들은 다 시인(詩人)이라고 했던가. 한 어린이는 "반딧불이가 달을 좋아해 엉덩이에서 달빛을 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마침 보름 직전의 둥근 달이 떠 있었다. 지금 나오는 애반딧불이는 오는 30일까지 밤 9~11시 체험할 수 있고, 9월 초에는 늦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울창한 숲 속에서 만끽하는 나만의 힐링타임… 가볼 만한 전국의 주요 수목원


서울에서 한 시간 숨은 명소

 

 곤지암화담숲(수목원)은 서울 강남에서 차로 40분, 광화문에서도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곤지암리조트 안쪽 발이봉 기슭에 있다.

 지난 2010년 임시 개장했지만 안정화 과정을 거쳐 지난 1일 16만3600㎡(약 5만평) 규모로 정식 개장했다. 자연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리면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계곡을 따라 테마원(園) 20여개를 조성해 놓았는데, 가장 특색 있는 곳은 반딧불이원과 이끼원이다.

 

▲ 이끼원 

 

  이끼원은 국내 최대인 2000평 규모. 산기슭에 솔이끼, 돌솔이끼, 털깃털이끼 등 30여종의 이끼를 가꾸고 있다. 10여년간의 연구를 거쳐 바람, 습도, 빛 등 이끼의 생육 조건을 정확히 맞추었다. 여러 번 실패하다 지표 습도뿐 아니라 공중 습도를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조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곤지암리조트 석영한 전무는 설명했다. 420m에 이르는 이끼 관찰로를 걷다 보면 계곡, 폭포, 이끼돌 등이 나무와 어우러져 마치 원시림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단풍나무원

  국내 최대 품종을 보유한 단풍나무원, 계절별로 화려한 꽃의 향연을 볼 수 있는 진달래원, 수국원, 벚나무원, 수련원 등도 화담숲이 자랑하는 테마원이다.

화담숲은 자연에 관심이 많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눈길과 손길이 많이 간 곳이다. 반딧불이와 토종 거북이인 남생이, 원앙을 복원하는 사업 아이디어도 구 회장이 냈다. 구 회장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들러 조성 현황을 점검할 정도로 화담숲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 화담숲에서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는 뜻으로 구 회장의 아호이기도 하다.

 

 

 

자연 살린 아기자기한 수목원

 

 

◀ 전국 주요 수목원 

 

  화담숲에 들어서면 편안한 느낌을 준다. 화담숲 표지숙 대리는 "깔끔한 집 정원에 들어선 것처럼 아기자기해서 좋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엄**(44·경기도 용인시)씨는 "계곡도 있고 애들 놀 공간도 많아 앞으로 자주 찾아올 것 같다"며 "집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테마원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연분홍색 또는 연보라색 꽃이 핀 산수국이 가장 볼 만했다. 산수국은 땅이 산성이면 연분홍, 알칼리성이면 연보라 꽃이 핀다. 일부러 가꾸지 않았을 텐데 곳곳에 엉겅퀴가 부드러운 가시를 단 채 보라색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었고,

 

   꽃차례 끝이 맵시 있게 올라간 큰까치수염도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비비추와 노루오줌, 약모밀, 각종 화려한 수련도 지금 한창이다.

  하늘말나리도 곳곳에서 꽃봉오리를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 주말쯤 볼 만할 것 같았다. 하늘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잎이 줄기에 돌려나는 구조(윤생)여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이 일대 산을 둘러보니 유난히 쪽동백나무와 하늘말나리가 많았다.

 

  화담숲은 유아부터 노약자까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수목원 정상까지 모노레일(운행 시간 10분)을 설치해 놓았다. 또 유모차나 휠체어를 밀면서 둘러볼 수 있도록 모든 산책길에 나무 데크를 설치했다.

 

  석 전무는 "노약자도 쉽게 걸어서 볼 수 있도록 경사를 8~12도로 맞추었다"고 말했다. 21일 유모차를 밀고 온 임**(31)·심**(31)씨 부부(경기도 광주시 )는 "새소리도 좋고 꽃향기가 참 좋다"며 "아직 덜 알려져서 그런지 한적해서 아기가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잔다"고 말했다.

 

 

18만평 트레킹 코스 조성 중

 

 식물마다 이름은 물론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를 달아놓은 점도 이 수목원의 장점이다. 예를 들어 며느리밑씻개에는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가시가 달린 잎으로 밑을 닦으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달아놓았다. 다만 낯선 외래종도 적지 않아 이름을 다 기억하려고 욕심내면 금방 피곤해질 수 있겠다. 꽃 이름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관심 가는 꽃 이름 몇 개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그냥 감상하는 데 만족하는 것이 좋겠다. 숲 해설,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화담숲의 랜드마크 격인 '약속의 다리'에 서면 수목원 전경과 함께 멀리 곤지암스키장 전경을 볼 수 있다.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가 주연으로 나온 KBS 2TV 드라마 '사랑비' 세트장도 들를 만하다.

 

  숲은 아직 미완성이다. 1차로 5만평 부지에 테마원 등을 조성했고, 연차적으로 60만㎡(18만평)를 추가로 '치유의 숲'으로 조성해 23만평 규모로 완성할 예정이다. 화담숲은 그동안 안정화 단계에서 너무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을 우려해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다. 

 

  치유의 숲은 울창한 자연림을 이용해 2~3시간 정도 숲 속을 트레킹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시 코스를 걸어보니 자연 숲을 최대한 살려 원시림을 걷는 것 같았다. 트레킹 코스는 아직 조성 단계라 20인 이상 단체 예약만 받고 있다.

 

여행 수첩

 

자가용
(서울 출발, 중부고속도로 이용) 곤지암IC→3번국도 이천방향→곤지암교사거리→곤지암리조트→곤지암화담숲(영동고속도로 이용) 덕평IC 또는 양지IC→양촌삼거리→세정갈비탕집 200m 지나 좌회전→곤지암리조트→곤지암화담숲

 


서울 강변역에서 1113-1, 잠실역에서 500-1, 강남역에서 500-2 버스→곤지암터미널 하차→곤지암리조트행 무료 셔틀 이용(1시간 간격)

 

문의·사전 예약
곤지암화담숲 (031)8026-6666/6100, www.konjiamarboretum.com

 

-출처 조선일보 :정리 :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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