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도 트레킹 코스 왕복 12㎞
여름보다 푸른, 봄 바다를 걷다
▲ 왼쪽은 덕적도 선착장 오른쪽은 소야도 ⓒ 2013 한국의산천
▲ 소야도 ⓒ 2013 한국의산천
소야도 전체를 돌아보는 트레킹 코스는 왕복 12㎞가 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보통 속도로 걷는다면 5시간 넘게 걸린다.
첫 배로 들어가서 마지막 배로 나오기에 빠듯한 시간이다. 소야도에서 하루를 머무는 일정으로 답사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뗏부루 해변 야영장에 텐트를 치거나 주변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 (위 사진 ) 탐방객들이 인천 옹진군 소야반도 남쪽에 있는 막끝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바닷바람이 세고 파도도 거칠지만 갯바위 낚시꾼이 많이 찾는다.
(아래사진) 등산객들이 소야도 마배끝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매바위를 바라보고 있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기자
봄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하지만 날이 풀리며 주말마다 가까운 산은 인산인해다. 산길은 흙먼지 자욱하고 언덕배기 쉼터는 발 디딜 틈도 없다.
호젓한 산길을 원하는 이들에게 섬은 좋은 대안이다. 드나드는 배편이 한정되어 있어 조금 불편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이다. 휴일에도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어디를 가나 쾌적하다.
▲ 소야도를 배경으로 ⓒ 2013 한국의산천
◇ 섬 종주 산길
인천항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거리인 덕적도는 서해의 섬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물 맑고 공기 깨끗한 청정 지역으로 휴가철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다. 반면 덕적도 옆에 있는 소야도는 아직은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섬이다. 덕적도보다 산이 낮고 수더분해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연말 능선과 해변을 잇는 새로운 산길이 완성되며 섬 전체를 종주할 수 있게 됐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소야도의 속살을 감상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덕적도에 도착하니 소야도로 건너가는 작은 배가 부두에 대기하고 있었다. 큰 섬에서 작은 섬을 잇는 대중교통 역할을 하는 선박이었다. 뱃삯은 1500원. 뱃머리에는 버스에 있는 것과 똑같은 돈 통이 붙어 있었다. 시골 버스 같은 분위기의 배로 갈아타고 400m 남짓한 작은 해협을 건넜다.
소야도 선착장에서 바닷가를 따라 나루개 마을 끝까지 들어간 뒤 산행을 시작했다. 꽃보다 눈부신 신록 아래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초록빛 풀밭과 어우러진 붉은 봄꽃에 가슴이 설렌다.
산자락을 부드럽게 감고 돌아가는 허리길이 '마배끝'으로 이어졌다. 이곳에 최근 설치된 널찍한 전망 데크가 자리하고 있었다. 넓은 바다를 조망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정면에 보이는 매바위의 붉은 등대가 눈길을 끈다. 오른쪽으로 당나라 장군 소정방의 전설이 서린 장군바위도 보였다.
산길은 '마배끝'에서 능선을 타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 도로로 건넌다. 소야도 최고봉인 국사봉(143m) 탐방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국사봉 꼭대기에는 넓은 헬기장이 있는데 주변에 나무가 많아 조망은 시원치 않다. 국사봉 직전 삼거리에서 정상을 포기하고 죽노골로 내려섰다.
◇ 바다 바라보며 산행
황금빛 모래밭이 길게 이어지는 죽노골 해변은 영화 '연예소설' 촬영지였다.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섬과 어우러진 일몰이 환상적이다. 죽노골 해변에서 동쪽 산자락을 타고 15분 정도면 뗏부루 해변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뗏부루 해변은 넓은 캠핑장과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는 곳으로 많은 오토 캠퍼들이 찾는 장소다.
잔디가 깔린 야영장을 통과해 오솔길을 잠시 따르면 섬 동쪽 소야반도로 접어드는 잘록이를 지난다. 숲이 시작되는 곳에 세워둔 염소막이 그물을 넘어서니 제법 가파른 산길이 시작됐다. 방목하는 염소 때문인지 바닥에는 고사리뿐이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통과해 왕재산(143.8m) 꼭대기를 밟은 뒤 '막끝' 해변으로 내렸다. 갯바위 낚시터로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다. 넓은 바다에서 몰려드는 거친 물살과 바람이 인상적이었다.
소야반도의 산길도 지난해 새롭게 개설된 것이다. 조망 좋은 산등성이를 걸으며 오가는 대형 선박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한 구간이다. 자월도와 이작도 방면의 시원한 바다 조망도 일품이다. 소야도 트레킹은 산행과 해변 걷기의 절묘한 조화가 특징이다.
여행수첩
소야도의 숨겨진 매력을 제대로 맛보려면 배낭을 둘러메고 산길 걷기를 추천한다. 선착장에서 시작해 마배끝을 거쳐 국사봉, 죽노골로 이어지는 소야도 산길은 원시의 정글 같은 분위기다. 선착장~나루개~마배끝~헬기장~도로 구간은 지난해 말 개통되어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죽노골에서 바닷가 숲길을 이용해 뗏부루 해변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국사봉에 올랐다가 뗏부루 해변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다. 뗏부루 해변 동쪽의 소야반도의 산길 역시 지난 연말 개통된 것이다. 능선길과 막끝까지 이어진 옛 산자락 길을 연결해 한 바퀴 돌아올 수 있다.
소야도 전체를 돌아보는 트레킹 코스는 왕복 12㎞가 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보통 속도로 걷는다면 5시간 넘게 걸린다. 첫 배로 들어가서 마지막 배로 나오기에 빠듯한 시간이다. 소야도에서 하루를 머무는 일정으로 답사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뗏부루 해변 야영장에 텐트를 치거나 주변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소야도는 진도처럼 바닷물이 갈라지는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선촌(큰마을) 앞 가섬과 물푸레섬은 평소에는 물에 잠겨 있지만, 썰물 때면 두 섬을 징검다리처럼 이어주는 800m 길이의 바닷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는 길
소야도 가는 배는 인천 연안부두와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 두 곳에서 뜬다.
1.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쾌속선(편도 2만3750원)을 이용할 경우 덕적도에 내려 소야도로 가는 작은 배(편도 1500원)를 타고 들어간다.
2. 차량을 가지고 가려면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소야도와 덕적도를 왕복하는 페리선을 이용한다.
방아머리선착장에서는 하루 한 차례 페리선이 왕복하고 있어 차량을 실을 수 있고, 덕적도에 가기 전 소야도에 내리므로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없다. 소야도까지 편도 운임 9000원. 차량은 차종에 따라 운임(승용차 3만6000원~4만5000원)이 다르다.
운항시간과 운임, 인터넷 예매는 대부해운 홈페이지(www.daebuhw.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야도는 작은 섬인 데다 선착장에서 마을까지 마을버스가 수시로 다니기 때문에 승용차를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다.
뗏부루 해변에 민박과 펜션이 몰려 있다. 섬초롱펜션(010-8965-5265), 해오름펜션(010-9706-9288) 등. 소야도는 필요한 먹을거리와 용품 등은 미리 준비해서 가져가야 한다. 마을에도 음식점이 없으므로 식사는 미리 민박집에 부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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