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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문화문학음악

[바람의노래] Evening bells

by 한국의산천 2012. 5. 9.

 [바람의노래] Evening bells

 

여주 원주 영월 제천 충주 문경... 산을 찾아 무던히도 찾았던 고을이다  

그리운 곳들 내 마음에 고향같은 곳

 

아카시꽃 향이 좋은 싱그러운 오월의 길이다.   

 

 

그대 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 떠나십시요

 

카르페 디엠 (carpe diem : 현재를 즐겨라 /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현재 주어진 여건, 환경에 만족하며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현재를 즐기며 살라는 뜻으로. '현재를 즐기자(seize the day)', '삶을 즐겨라`로 번역되는 라틴어(語)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자주 이 말을 외치면서 더욱 유명해진 용어로, 영화에서는 전통과 규율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의 자유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 재 진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 충청도와 강원도와 경상도 3道를 넘나들며 소백산 마구령 고치령 라이딩 투어 ⓒ 2012한국의산천

 

아직 도래하지 않은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길을 떠난다.
여행이란 무시로 빈집을 드나드는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는 것이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린다.

 

 

              - 이 영 춘

 

문득문득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
왠가 꼭 잘못 들어선 것만 같은
이 길

 

가는 곳은 저기 저 계곡의 끝
그 계곡의 흙인데
나는 왜 매일매일
이 무거운 다리를 끌며
가고 있는 것일까

 

아, 돌아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이 길.

 

▲ 정다운 친구 맑은샘님과 백두대간 고치령 ~ 마구령을 넘으며 ⓒ 2012 한국의산천

기억에 남는 라이딩이었다.  

 

'차를 마시는 법은 客이 많으면 수선스럽고 수선스러우면  아늑한 정취가 없어진다.

홀로 마시면 신묘하고, 둘이서 마시면  좋고, 서넛이 마시면 유쾌하고, 대여섯이 마시면 덤덤하고,  칠팔인이 마시면 나눠먹이와 같다'

 - 초의선사(艸衣禪師.1786∼1866)의 <동다송(東茶頌)>에서 -

 

라이딩 또한 그렇게 느끼기에 많은 인원이 이동하는것보다 단촐한 인원이 좋다 

 

▲ 쾌락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지만, 여행은 스스로에게 자신을 끌고가는 하나의 고행이다  -카뮈

 

숲으로 가는 길

                                    - 이 시 하

 

숲이 내게로 오지 않아 내가 숲으로 갑니다


새 한 마리 길 열어 주니 두렵지는 않습니다

때로 바람이 음흉하게 휘돌아 몰아치고

마른 까마귀 카악카악 울며 죄를 물어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가야할 때 있습니다

어느 순간 바람도 잔잔하여지고

까마귀 울음소리도 잦아 들면

멀리 앞서가던 길잡이 새 나를 기다립니다

길은 밝아지고 푸른 것들이 환호하며 손뼉치는 소리

시냇물소리,

들꽃들 웃음소리,

나비의 날갯짓소리

푸른 숨소리, 소리들, 무지개로 떠 흐르는

저기 먼 숲이 나를 부릅니다


때로 두려웁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 벌크 시멘트를 싣고 제천을 출발한 기차가 지난다 ⓒ 2012 한국의산천  

 

 

인디언들은 오월을 이렇게 말했다

 

5월

말이 털갈이하는 달 / 수우족
들꽃이 시드는 달 / 오사지 족
뽕나무의 달 / 크리크 족
옥수수 김 매주는 달 / 위네바고 족
말이 살찌는 달 / 샤이엔 족
게을러지는 달 / 아시니보인 족
구멍에다 씨앗 심는 달 / 동부 체로키 족
기다리는 달 / 호피 족
거위가 북쪽으로 날아가는 달 / 카이오와 족
큰 잎사귀의 달 / 모호크 족, 아파치 족
이름 없는 달 / 주니 족
씨앗과 물고기와 거위의 달 / 벨리 마이두 족
밭 가는 달 / 아베나키 족
오래 전에 죽은 이를 생각하는 달/아라파호 족

 

명문장으로 유명한 시애틀 추장의 편지

북 아메리카 서북부에 거주하던 두와미시족과 수쿠아미시족의 인디언 추장인 시애틀이 백인 대표자들이 땅을 팔라고 하자 그에 대한 답신문 

 

미국정부가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여 공개한 이 편지는 지금의 워싱턴 주에 살던 두아미쉬와 수꾸아무쉬 족의 추장 시애틀이 1854년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다.

 

시애틀(Seattle)이라는 도시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일까?

시애틀은 미국 워싱턴주 지역에 살던 인디언 부족의 한 지도자 이름에서 따온 도시명이다. 시애틀 추장(1786(?)~1866)은 젊어서 용감한 전사로 이름을 날렸으며, 큰 키와 더불어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고 한다. 워싱턴주의 시애틀은 자연과 자유로운 삶을 사랑했던 그와 인디언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떠돌아 다니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 판본에는 몇종류가 있다. 최초의 버전은 시애틀 추장의 친구였던 헨리 스미스 박사가 1887년 신문에 발표한 것이고, 두번째 버전은 1960년대에 좀더 현대적인 영어로 편집됐다.

1970년대 초 다시 세번째 버전이 소개됐는데, 이것이 오늘날 가장 유명한 판본이다. 이것은 1980년대에 책과 TV 등을 통해서 유명해졌다. 마지막 버전은 세번째를 더욱 압축한 것이다.

시애틀추장 연설문에서 어떤것이 진본이라고 묻는다면 꼭 집어 말 할수는 없다. 시애틀추장은 영어를 몰랐고 이를 옮긴 아담스박사도 두와미쉬족이나 수쿠아미쉬족 언어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애틀 추장이 무엇을 말하려 했는가는 분병히 알수있을것이다.

 

시애틀 추장의 명문장 전문 보기 클릭 >>> http://blog.daum.net/koreasan/15138349 

 

 

마지막 나무가 베어 넘어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렵혀진 후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당신들은 알게 될 것이다.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 인디언 크리족의 예언에서- 

 

 

 

▲ 모든 인간은 '역마'에 꿈을 어느 정도 안고 산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힌 일상을 훌훌 털어버라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 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중에서-

 

봄길

                -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이길을 지났고 또 많은 이들이 거친호흡 내쉬며 이길을 달릴것이다 

 

 

 

 

<Those Evening Bells>

Evening bells, evening bells,                     
How many a story you've got to tell                   
Of youth and home and that sweet time,
When last I heard your soothing chime.
(저 저녁 종! 저 저녁 종!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도 마음을 가라앉히던 저 종소리들.
내 젊은 시절과 고향의 이야기를 그리고 달콤하던 그 때의 이야기들을 너희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Those lovely days they are past away,
And many a heart that then was gay        
Within the tomb now darkly dwells               
And no more to hear evening bells. 
(그 좋은 날들은 지나가 버렸네.
그 때 즐겁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어둔 무덤의 주민이 되고 저 저녁 종 소리도 듣지 못하네.)


And so it will be when I am gone,             
That tunefull sound will still ring on
While other bards will walk with these dells 
And sing your praise sweet ev'ning bells.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도 그러하겠지.
음악이 가득한 저 종소리는 울릴 것이고 또 다른 시인들이 이 골짜기를 거닐며 그대들을 칭송하리라, 아름다운 저녁 종들이여!)

 

Evening bells, evening bells,                      
How many a story you've got to tell
Of youth and home and that sweet time,
When last I heard your soothing chime
(저 저녁 종! 저 저녁 종!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도 마음을 가라앉히던 저 종소리들.
내 젊은 시절과 고향의 이야기를 그리고 달콤하던 그 때의 이야기들을 저 종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 북한산 자락 정릉터널위로 하루해가 저물고 있다 ⓒ 2012 한국의산천

 


사람을 이끄는 그 묘한 매력을 가진 山

나의 神이자 종교와도 같았던 그 山

 

 

아아!
나의 山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나 산행은 갈망되고 이어 준비된다. -한국의산천-


나의 화두는 무엇일까? 산악소설 "바람으로..." 의 한 귀절을 떠올려 본다. 
산을 오르는 것만이 내 삶의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소. 우울한 방랑자가 되어 매일매일 산을 떠올리며 그 넓은 터에 혼란스러운 내 영혼을 방목시켜 놓고 살았소.
병 속의 새를 꺼내는 것이 노승(老僧)이 갖는 유일한 화두였다면 나의 과제는 땅의 끝, 산의 꼭대기에서 하늘의 문을 여는 빗장을 벗겨내는 일이었소.

 

▲ 촛대바위 위에서 하나의 불꽃이 되어... ⓒ 2012 한국의산천

힘겹게 산을 오른 후 더 올라설 곳이 없다고 느꼈을 때 그때는 어디를 가고 싶게 될까? 하늘로 오를 것인가? 정상의 마지막 바위 끝에는 하늘문을 여는 빗장이 놓여 있는가? 우리는 그 빗장의 문고리를 잡기위해 끝이 보이지 않게 반복되는 길고 긴 산행의 장막을 한겹 한겹 헤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