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이 있다는것은
영원으로 가는 길
"길"은 나의 인생이요 그 철학이요 그 문학이요 그 예술이요 그 종교이다
그리고 항상 나를 이끌어 주는 꿈이다
나는 그 길을 살아왔다 머물지 않는 그 길을 살아왔다
때문에 나의 작품집들은 그때 그때의 내 路上의 宿들이었다
영혼의 숙소 그걸 만들며 다시 떠나며 다시 만들며
실로 몇 여개소의 숙소를 나는 만들고 떠나오고 있는 거다
영원에서 영원으로 나있는 이 존재의 길
그 노상에서 나는 시로 외로운 단독자로서의 생존을 살아왔다
시와 그림을 동반하면서 그것만이 위안으로
이 길 어디메에서 나는 내 생존을 마칠는지
그 잠자리까지 이 동반은 계속되리
- 片雲濟에서 조병화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조 병 화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 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그리운 사람 지금 서로 그리움을 주고 받는 사람이 멀리, 혹은 가까이 있다는 것은 이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언제나 신선한 생명의 바람이 되어 살아가는 그 기쁨으로 어지럽고, 고달프고, 지루한 하루 하루를 이겨내게 하여주어 고마운 인연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지금 당신 개인뿐만 아니라, 나를 생각해주고 있는 무수한 내 詩의 애독자들이 모두 나의 그리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시를 읽으면서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나도 그 미지의 독자와 그리움을 나누고 있는것이지요
아! 그 많은 외로운 사람들 -'외로우며 사랑하며' 中에서 조병화 -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 이 해 인
먼 하늘
노을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 이라는 말보다
보고싶다는 말을 먼저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아련한 노을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 가르쳐주겠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 정 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에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무심히 저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수없는 나날이 셔터 속으로 사라졌다
내가 꿈의 현상소에 당도했을 때
오오 그러나 너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부재중이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호수
- 정 지 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하니
눈 감을 수 밖에
소경 되어지이다
- 노산 이 은 상
뵈오려 안뵈는 님 눈 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숨기고 싶은 그리움
- 만해 한 용 운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어느 햇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만 머물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 같은 자유와
동심 같은 호기심을
빼았고 싶은사람이 있습니다.
내게만 그리움을 주고
내게만 꿈을 키우고
내 눈 속에만 담고픈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눈을 슬프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작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만을 담기에도 벅찬.
욕심 많은 내가 있습니다.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 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겨울바다
- 이 해 인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
바다를 본다
누구도 사랑하기 어려운 마음일 때
기도가 되지 않는 답답한 때
아무도 이해 못 받는
혼자임을 느낄 때
나는 바다를 본다
참 아름다운 바다빛
하늘빛
하느님의 빛
그 푸르디푸른 빛을 보면
누군가에게 꼭 편지를 쓰고 싶다
사랑이 길게 물 흐르는 바다에
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
쓸쓸한 연가 - 사람과 나무
나 그대 방에 놓인 작은 그림이 되고 싶어 그대 눈길 받을 수 있는 그림이라도 되고싶어
나 그대 방에 놓인 작은 인형이 되고 싶어 그대 손길 받을 수 있는 인형이라도 되고 싶어
그댈 사모하는 내 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행여 그대 더 멀어질까 두려워
나 그저 그대 뜰에 피는 한송이 꽃이 되고 싶어 그대 사랑받을 수 있는 어여쁜 꽃이 되고 싶어
그댈 사모하는 내 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행여 그대 더 멀어질까 두려워
나 그저 그대 뜰에 피는 한송이 꽃이 되고 싶어 그대 사랑받을 수 있는 어여쁜 꽃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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