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람을 헤치고 우리는 달린다 [ 2012 · 1 · 15 · 차가운 겨울날씨에 하늘은 파란 일요일 · 챌린지팀 10名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하늘에 닿으려고 산에 오르는가?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이 세상 끝까지 닿으려고 광야를 달리는가?
西風이 불었다.
오늘도 챌린지팀은 열심히 달렸습니다.
집에서 출발 부평역 경유 송내역 경유~ 인천대공원 ~ 소래습지공원 ~ 옥구공원 ~ 오이도 왕복하기 72km.
일요일 아침 일산에서 인천 송도에서 그리고 서울의 중심에서 챌린지팀 친구들이 부천 송내역으로 모였다.
모두가 달콤한 휴일 새벽잠을 박차고 일어나 이곳 부평과 부천으로 달려왔다
▲ 부천 송내역 2층 대합실에서 만나기 ⓒ 2012 한국의산천
어느날인가 서풍이 부는 날이면 누구든 나를 깨워주오
무명 바지 다려입고 흰 모자 눌러 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고 싶어도 해가 땅 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 오네 내 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 오네 아 ~아 ~아 ~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가득넣고 다시 길을 나선다. 팽팽한 바퀴는 길을 깊이 밀어낸다. 바퀴가 길을 밀면 길이 바퀴를 밀고, 바퀴를 미는 힘이 허벅지에 감긴다. 몸속의 길과 세상의 길이 이어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간다.
풍경은 바람과도 같다. 산하를 달릴 때 몸은 바람 속으로 넓어지고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또 갈라선다
자전거를 저어서 나아갈 때 풍경은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스미는 풍경은 머무르지 않고 닥치고 스쳐서 불려가는데, 그때 풍경을 받아내는 것이 몸인지 마음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 친구란 내 육체에 깃든 또 하나의 영혼이다 ⓒ 2012 한국의산천
왼쪽부터 양희님/ 한국의산천/ 솔나리님/ 관동인님/ 유관장님/ 낭만자객님/ 따듯한 가슴님/ 맑은샘님/ 이글님/ 행복한도전님 - 10명
▲ 일요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식사와 라이딩 준비를 하고 친구들과 만나서 라이딩을 했다 ⓒ 2012 한국의산천
몇몇 친구들은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새벽 미사를 마치고 이곳에 왔으니 참 부지런한 친구들이다.
서풍이 부는 날 - 장미화
어느날인가 서풍이 부는 날이면 누구든 나를 깨워주오
무명 바지 다려입고 흰 모자 눌러 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고 싶어도 해가 땅 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 오네 내 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 오네 아 ~아 ~아 ~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무명 바지 다려입고 흰 모자 눌러 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고 싶어도 해가 땅 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 오네 내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 오네 아 ~아~ 아~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 양희님과 솔나리님 ⓒ 2012 한국의산천
▲ 젊음 그대로 씽씽 잘 달리는 친구 양희 ⓒ 2012 한국의산천
서풍이 부는 날 - 장미화
어느날인가 서풍이 부는 날이면 누구든 나를 깨워주오
무명 바지 다려입고 흰 모자 눌러 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고 싶어도 해가 땅 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 오네 내 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 오네 아 ~아 ~아 ~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무명 바지 다려입고 흰 모자 눌러 쓰고 땅콩을 주머니에 가득 넣어 가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고 싶어도 해가 땅 들어 있어 못가고 못보네
그래도 서풍은 서풍은 불어 오네 내마음 깊은 곳에 서풍은 불어 오네 아 ~아~ 아~ 서풍아 불어라 불어라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강물이 생사(生死)가 명멸(明滅)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갈 때 25,000분의 1 지도 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 오이도 빨강 등대 ⓒ 2012 한국의산천
오이도
- 임영조
마음속 성지는 변방에 있다
오늘같이 싸락눈 내리는 날은
싸락싸락 걸어서 유배 가고 싶은 곳
외투 깃 세우고 주머니에 손 넣고
건달처럼 어슬렁 잠입하고 싶은 곳
이미 낡아 색 바랜 시집 같은 섬
―오이도행 열차가 도착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 섬에 가본 적 없다
이마에 '오이도'라고 쓴 전철을
날마다 도중에 타고 내릴 뿐이다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묻어둔 여자 같은 오이도
문득 가보고 싶다, 그 섬에 가면
아직도 귀 밝은 까마귀 일가가 살고
내내 기다려준 임자를 만날 것 같다
배밭 지나 선창 가 포장마차엔
곱게 늙은 주모가 간데라 불빛 쓰고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
소주 몇 잔 곁들여 취하고 싶다
삼십여 년 전 서너 번 뵙고 타계한
지금은 기억도 먼 나의 처조부
오이도(吳利道) 옹도 만날 것 같은 오이도
내 마음 자주 뻗는 외진 성지를
오늘도 나는 가지 않는다, 다만
갯벌에는 나문재 갈대꽃 피고 지고
토박이 까치 무당새 누렁이 염소랑
나와 한 하늘 아래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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