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로 떠나기
이 글은 계속해서 아래 페이지에 겨울바다 3 제부도까지 이어집니다.
2011년 1월 20일 목요일 오늘은 대한(大寒). 옛말에 ' 대한이 소한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지만 오늘은 역시 대한의 이름값을 하는 추운 날씨다.
대한은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이다. 소한(小寒) 추위는 대한에 오면 절정에 달한다. 그래서 대한은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며 추운 시기이다.
그래도 우리는 제부도로 떠난다
아무리 추워도 가야 할 곳을 정하면 간다. 볼을 스치는 추위를 오히려 시원하다 느끼며~
▲ 무료통행이라는 호홋 이럴수가. 제부도 입구에서 ⓒ 2011 한국의산천
방학을 맞아 한가해진 딸아이가 MT를 다녀오고 며칠 쉬더니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다고 전화가 왔기에 가까운 제부도방향으로 가면서 드라이브하고 점심을 먹고 제부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 올해 대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딸아이와 다니는 여행은 제겐 큰 행복이고 기쁨입니다.
이렇게 추운날이면 병자호란과 남한산성이 떠오른다.
살다보면 때로는 치욕을 제거 할수는 없다. 삶과 죽음이 서로를 겨누며 숨통을 조일 때 삶이 치욕이고 죽음이 광휘(光輝)한 것도 아니고 그 반대도 아니다. 아마도 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과 치욕은 없는 모양이다.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1637년 정월 그러니깐 지금으로 부터 374년전 오늘즈음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인조는 살길과 죽을 길이 포개져있는 남한산성에서도 제일 좁은 문 그리고 가파른 서문을 통하여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그리고 곤룡포를 벗고 청나라 군복(평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청태종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이름하여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 또는 줄여서 삼배구고 三拜九叩 : 세번을 절하고 아홉번을 조아린다) 했다.
인류의 역사이래 나라가 힘이 없으면 언제나 시련과 환란을 초래하기 마련. 1637년 음력1월30일 남한산성에서 항거하던 인조(1623 ~1649)가 삼전도에서 마침내 청태종 홍타이시에게 신하를 뜻하는 푸른색 관복을 입고 항복의 예를 올리게 된다. 인조는 삼전도에서 평민의 옷을 입고 청 태종에게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 세 번 절하면서 그때마다 세 번씩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것)를 하며 항복해야했다. 그러나 청 태종의 트집으로, 인조는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몇십번 머리를 땅에 부딪쳐야했다.
또한 청태종은 자신의 승전을 기념하는 비를 세우라고 조선에 명하게 되고 비석은 당시 대제학이던 이경석이 비문을 짓고 참판 오준이 글자를 썼으며 참판 여이징이 전자(한자 서체의 하나)를 새겼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두 아들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은 인질로 청에 끌려갔고, 환향녀는 이혼문제를 낳았다.
※ 환향녀( 還:돌아올 환, 鄕:시골향 女 :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 - 후에는 화냥녀로 자음동화되었다)
오늘 대한의 추위는 추위도 아니거늘.....
▲ 바닷물이 빠지며 제부도로 들어가는 길이 나타난다 ⓒ 2011 한국의산천
▲ 우리가 건너 온 길 ⓒ 2011 한국의산천
제부도는 물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서 일찍 가는 것이 좋다.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로 불리워지는 제부도는 여의도보다 작은섬으로서 하루에 두 번씩(하루종일 열려있을때도 있음) 바다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섬을 드나들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곳으로 서울에서 가까운 드라이브코스로 좋은 섬이다.
제부도는 옛부터 육지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조 중엽 이후 송교리와 제부도를 연결한 갯벌 고랑을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는 의미에서 '제약부경(濟弱扶傾)'이라는 말이 있었다.
제부도는 이 제약부경의 '제'자와 '부'자를 따와 '제부리(濟扶里)'로 개칭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요즘 보기드믄 모래가 풍성한 해안선은 해수욕객들의 각광을 받고 있고, 모래벌 끝에는 크고 작은 암석이 어울린 4개의 바위가 솟은 매봉 (일명 삼형제 촛대바위)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주며 바닷물이 나가면 가족단위로 조개캐기와 굴따기로 재미를 더해주는 곳이다.
▲ 제부도 주변에는 굴이 참 많은 곳입니다. ⓒ 2011 한국의산천
바닷가에서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게 좋다.
▲ 박인환 시인의 詩 '木馬와 淑女'가 떠오르는 제부도의 작은 포구에 있는 등대앞에서 ⓒ 2011 한국의산천
▲ 제부도 명물 매바위를 향하여 ⓒ 2011 한국의산천
겨울 바닷가에는 무엇이 있을까. 차가운 바닷 바람과 황량함? 아니다 어둠이 걷히고 새벽이 걷히며 밝아오면서 밀려오는 상쾌함은 그곳에 서있는자만이 느낄 수 있다.
잡스러운 생각은 모두 밀려가고 밝은 생각과 희망 가득한 꿈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모래벌 끝에는 크고 작은 암석이 어울린 3개의 바위가 솟은 매봉 (일명 삼형제 촛대바위)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주며 바닷물이 나가면 가족단위로 조개캐기와 굴따기로 재미를 더해주는 곳이다.
제부도
이중환의 '택리지'에 따르면
중략... 충청도 당진과의 사이에 작은 바다가 있을 뿐이어서 매우 가까우며 밀물 썰물이 통한다...육지가 끝나는 바닷가에 화량포 첨사의 진(鎭)이 있고 바닷길을 10리 쯤 건너면 대부도(大阜島)가 있다. 모두 어민이 사는 곳이다. 그러므로 남양부의 서쪽 마을이 한강 남쪽의 생선과 소금의 이익을 독차지하게 된다.
대부도는 화량진에서 움푹거진 돌맥이 바다속을 지나서 된것이다. 돌맥이 꼬불꼬불 벋었고 그위는 물이 매우 얕다.
옛날에 학이 물 속에 있는 돌맥 위를 따라 걸어가는 것을 보고 섬사람이 따라가서 그 길을 발견하게 되어 그 길을 학지(鶴指)라고 부른다.
오직 섬사람만이 그 길을 익히 알고 다른 지방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병자년에 섬사람들이 호병에게 쫓겨 돌맥위를 따라 도망쳤는데 호병은 길을 모르면서 따라오다가 빠져버렸다. 그리하여 섬은 온전 할 수 있었다.
섬은 땅이 기름지고 백성이 많으며 남쪽으로 오는 뱃길의 첫 목으로서 강화, 영종 두섬의 바깥문 구실을 한다. 하략...
▲ 제부도의 명물 매바위 ⓒ 2011 한국의산천
겨울바다로 가자 쓸쓸한 내 겨울 바다로 / 그곳엔 사랑의 기쁨도 가버린 내작은 고독이 있으리라
겨울바다로 가자 외로운 내 겨울 바다로 / 그곳엔 사랑의 슬픔도 가버린 내 작은 평온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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