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산 산길을 힘들어도 열심히 달리는 그녀
달리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달려라 하니
집으로 가는 길
- 신 경 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 바랜 수채화 같은 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
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
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고
술 마실 때
취해 쓰러지는 걸 염려치 않고
사랑이 올 때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리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 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리
오늘같이 젊은 날, 더 이상 없으리
아무런 기대 없이 맞이하고
아무런 기약 없이 헤어져도
봉숭아 꽃물처럼 기뻐
서로가 서로를 물들여가리
▲ 비단길 같은 수리산 임도를 힘차게 달리는 하니님 ⓒ 2011 한국의산천
목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면서 그냥 마음이 편해질 뿐이다.
그 뒤부터는 페달을 밟는 게 즐거워졌다. 페달을 밟는 것 자체가 목표이고 과정이 되었다.
나는 알았다 삶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 그 이상임을.
나의 기쁨은 도착이 아니라 그 여정에 있음을.
그래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거야
달려라 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