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웅도 풍경 [2009 ·1 · 11 · 일요일 · 새벽 영하 11도]
서산 답사 코스 : 인천 - 당진 - 석문방조제 - 왜목마을 일출보기 - 대호방조제 - 돌곶이 마을 황금산 코끼리바위 답사 - 웅도 둘러보기 - 해미읍성 둘러보기 - 서해안 고속도로 해미IC - 인천 (운행거리 355km)
05시 기상 06시 출발. 답사기 순서
① 왜목마을 일출
② 코끼리바위
③ 코끼리바위 (동영상)
④ 웅도(곰섬)
⑤ 해미읍성
▲ 웅도로 건너기 전의 웅도와 가로림만 ⓒ 2009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웅도는 썰물 때 물이 빠지며 드러나는 잠수교를 따라 들어갈 수 있는 작은섬입니다.
가로림만 (加露林灣).
加露林(가로림) : 어설픈 실력으로 해석한다면 '숲에 이슬을 더하는 바다'라는 뜻인가?
충남 태안반도의 중북부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는 가로림만이라는 육지로 깊숙히 파고 든 바다가 있다. 태안반도의 크고 작은 만들이 대부분 간척사업에 의해 육지로 바뀌었지만, 가로림만은 아직까지도 자연 상태를 유지하며 남아있는 태안반도의 가장 큰 만이다.
내륙으로 깊숙히 들어와 있으면서 서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은 그 폭이 불과 2.5k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 대신 유속이 빨라 한때 정부에서는 가로림만 북단에 태안과 서산을 잇는 방조제를 만들고 그곳에다 조력발전소를 만들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다
가로림만은 늘 잔잔한 물결을 자랑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안도로가 없어 멀리서 가로림만의 겉모습 만을 스쳐볼 뿐이었는데 지금은 이원면 사창리에서 가로림만 쪽으로 우회하는 도로가 뚫려 바다와 접하면서 호수같은 바다의 섬들을 대할 수 있다.
이곳에 서면 황동규 시인의 작은 유언의 詩를 되뇌이게 된다.
▲ 웅도로 건너가는 잠수교 ⓒ 2009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바닷물이 빠지지 않으면 길이 나타나지 않기에 건너갈수가 없습니다. 물때를 확인 후 답사를 가야합니다.
▲ 웅도 마을 풍경 ⓒ 2009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소유언시(小遺言詩)
- 황동규-
열반에 머문다는 것은 열반에 속박되는 것이다 - 원효
1
살기 점점 더 덤덤해지면,
부음(訃音)이 겹으로 몰려올 때
잠들 때쯤 죽은 자들의 삶이 떠오르고
그들이 좀 무례하게 앞서갔구나 싶어지면,
관광객도 나대지 않는 서산 가로림만(灣)쯤에 가서
썰물 때 곰섬(熊島)에 건너가
살가운 비린내
평상 위에 생선들이 누워 쉬고 있는 집들을 지나
섬 끝에 신발 벗어놓고
갯벌에 들어
무릎까지 뻘이 차와도
아무도 눈 주지 않는 섬 한구석에
잊힌 듯 꽂혀 있다가
물때 놓치고 세상에 나오지 못하듯이.
2
그냥 가기 뭣하면
중간에 안국사지(安國寺址)쯤에 들러
크고 못생긴 보물 고려 불상과 탑을 건성 보고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
그 뒤에 편안히 누워 있는 거대한 자연석(自然石) 남근을 만나
생전 알고 싶던 얘기나 하나 묻고
대답은 못 듣고.
3
길 잃고 휘 둘러가는 길 즐기기.
때로 새 길 들어가 길 잃고 헤매기.
어쩌다 500년 넘은 느티도 만나고
개심사의 키 너무 커 일부러 허리 구부린 기둥들도 만나리.
처음 만나 서로 어색한 새들도 있으리.
혹시 못 만나면 어떤가.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
나무, 집과 새들을 만났다.
이제 그들 없이 헤맬 곳을 찾아서.
4
아 언덕이 하나 없어졌다.
십 년 전 이곳을 헤매고 다닐 때
길 양편에 서서 다정히 얘기 주고받던 언덕
서로 반쯤 깨진 바위 얼굴을 돌리기도 했지.
없어진 쪽이 상대에게 고개를 약간 더 기울였던가.
그 자리엔 크레인 한 대가 고개를 휘젓고 있다.
문명은 어딘가 뻔뻔스러운 데가 있다.
남은 언덕이 자기끼리의 대화를 기억하고 있을까.
지난날의 갖은 얘기 이젠 단색(單色) 모놀로그?
5
한 뼘 채 못 되는 시간이 남아 있다면
대호 방조제까지만이라도 갔다 오자.
언젠가 직선으로 변한 바다에
배들이 어리둥절하여
공연히 옆을 보며 몸짓 사리는 것을 보고 오자.
나이 늘며 삶이 점점 직선으로 바뀐다.
지난 일들이 빤히 건너다보이고.
6
곰섬 건너기 직전
물이 차차 무거워지며 다른 칸들로 쫓겨다니다
드디어 소금이 되는 염전이 있다.
산다는 것은 스스로든 억지로든
칸 옮겨 다님,
누군가 되돌아가지 못하게 제때마다 물꼬를 막는다.
자세히 보면
시간에도 칸들이 쳐 있다.
마지막 칸이 허옇다.
7
물떼샌가 도요샌가
긴 발로
뻘에 무릎까지 빠진 사람은
생물로 치지 않는다는 듯이
팔 길이 갓 벗어난 곳에서 갯벌을 뒤지고 있다.
바지락 하나가 잡혀 나온다.
다 저녁때
바지락조개들만
살다 들키는 곳.
8
어둠이 온다.
달이 떠오르지 않아도
물소리가 바다가 된다.
밤새가 울 만큼 울다 만다.
왜 인간은 살 만큼 살다 말려 않는가?
생선들 누웠던 평상 위
흥건한 소리마당 같은 비릿함,
그 냄새가 바로 우리가 처음 삶에,
삶에 저도 모르게 빠져든 자리!
그 속에 온몸 삭히듯 젖어
육십 년 익힌 삶의 뽄새들을 모두 잊어버린다.
이 멈출 길 없는 떠남! 내 안에서 좀체 말 이루려 않는
한 노엽고, 슬거운 인간을 만난다.
곰처럼 주먹으로 가슴 두들기고
밤새처럼,
울고 싶다.
가로림만 한가운데에 웅도라는 작은섬이 있다. 해안선 길이 5km밖에 안되는 작은 섬이지만 물이 빠지면 광활하게 드러나는 갯벌이 장관이다. 갯벌의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다.
풍요롭고 기름진 갯벌에 토해놓는 석양의 빛은 웅도를 최고의 일몰 여행지로 꼽게 만든다. 물기 촉촉한 갯벌에 붉게 스며드는 석양이 가슴에 진한 기억을 남긴다.
▲ 물 빠진 가로림만의 오후 풍경 ⓒ 2009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충남 태안반도의 중북부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는 가로림만이라는 바다가 놓여 있다. 태안반도의 크고 작은 만들이 대부분 간척사업에 의해 육지로 바뀌었지만, 가로림만은 아직까지 자연 상태를 유지하며 남아있는 태안반도의 가장 큰 만이다.
내륙으로 깊숙히 들어와 있으면서 서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은 그 폭이 불과 2.5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늘 잔잔한 물결을 자랑한다.
해안선 길이 약 길이 25 km. 너비 2~3 km. 태안반도의 지협부(地峽部)를 끼고 남쪽 천수만의 반대쪽에 만입하여 태안군 이원면, 원북면, 태안읍, 서산시 팔봉면, 지곡면, 대산면(大山面)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로림만은 남서 연안의 함평만과 함께 전형적인 호리병형(gourd type) 또는 병목형(bottle-necked type)의 폐쇄형 만이며 복잡하게 굴곡된 해안선이 발달하고 평균조차는 4.7m에 달하며 광활한 갯벌이 형성되어있는 곳이다. 부근 해안에서 성행하는 어업의 중심지이며, 굴 김 양식업도 성하다. 이북면을 건너 태안반도 서안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일부를 이루며, 만리포 천리포 학암포 해수욕장이 있다.
▲ 가로림만 (2005년 12월 25일 서산 팔봉산에서 촬영) ⓒ 2009 에코마운틴 한국의산천
▲ 서산 팔봉산에서 바라본 가로림만(2008년 5월 11일 서산 팔봉산에서 촬영) ⓒ 2009 한국의산천
가로림만에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 지도의 등고선과 검은 실선처럼 발아래 펼쳐진 실오라기 같은 길과 장난감같은 풍경이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보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평화롭다.
가로림만의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작은섬들의 향연이다. 이곳을 바라보면 무수히 많은 섬들이 우리를 맞는다. 새섬, 율도, 송도, 윗지매, 아래지매, 매구섬, 석능도, 피도, 솔섬,… 그리고 이름 없이 올망졸망 떠있는 애기섬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물이 빠지면 다시 솟아오르는 수많은 여가 있으니 돗다여바위, 상아바위, 삼형제바위, 장안여, 잔여부리, 큰산딴여…등이 그런 이름들이다.
호수 같은 수면 위에 떠 있는 특이한 모양의 작은 섬들이 절로 탄성을 머금게 한다. 누구든지 이 청산리 바다에서부터 가로림만이 서해의 모든 크고 작은 만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이라는 것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가로림만. 웅도>>> https://koreasan.tistory.com/13300718
답사 순서
① 왜목마을 일출 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084
② 코끼리바위 둘러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083
③ 코끼리바위 (동영상)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082
④ 웅도(곰섬)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081
⑤ 해미읍성 둘러보기 >>>> https://koreasan.tistory.com/15604080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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