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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MTB 방태산 (아침가리골,구룡덕봉) 여행기 자료

by 한국의산천 2008. 11. 6.

[스크랩] MTB 방태산 (아침가리골, 구룡덕봉) 여행기 자료

 

방태산 아침가리골 코스 맵

 

 

 

저번주 라이딩공지에 이박사님께서 구룡덕봉을 올려 놓으셨다.

방태산이라고도 하셨는데 금방 와닫지는 않는 지명이라 이리저리 뒤져보니 꿈에도 그리던 아침가리골을 두고 한말이었다. 꿈에도 그렸다는 말은 작년 반한 미천골에 이어 마음속에 그리던 가고픈 코스였다는 얘기다. 아침가리골을 따라 계곡이 아주 좋다고 이미 선배분들의 찬사가 자자한 곳이다. 작년 미천골은 새벽에 출발하여 밤늦게 돌아올 수 있는 코스였는데 이번 아침가리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가족들과 같이 가기로 한다. 아이들과 처를 방태산 자연휴양림에 포진(?)시키고 나는 방동교부근에서 일행을 만나 아침가리와 구룡덕봉을 돌아보는 것이다. 저번 계곡물 퐁당라이딩때 가족들을 데리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실천에 옮겨 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혼자 떠나는 길보다 가족을 동반한 길이 부산하고 준비물도 많다. 특히 물자조달이 어려운 방태산 계곡에서 한나절을 보내야 하는 관계로 식량에다 물놀이 도구준비도 챙겨야 했다. 나는 잔차타고 가면 그만이지만 휴양림에서 남은 가족들만의 유희꺼리를 제공해야 했기에..

새벽에 전투식량(5인분 김밥)에다 가족을 추스리고 방태산으로 달린다.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늦잠을 자서 가는 맘이 모두 급하다. 중간에 아침꺼리를 해결할 음식점을 찾아 보지만 너무 이르다. 현리 못미쳐 상남에 도착해서 마실 작은 백반집의 손맛이 듬뿍담긴 따듯하고 맛난 무우소고기국에 아침을 행복하게 먹는다. 중간에 이박사님과 짬짬히 통신하면서 방동교에 먼저 도착한다. 가족들을 이끌고 방태산 자연휴양림 깊숙이 들어간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계곡물의 수량이 엄청나다.. 맑고 투명한 물이 바윗돌틈사이로 하류로 콸콸 쏫아 부어지고 있다. 차로 진입할 수 있는 제일 깊은곳까지 도착해서 잔차를 꺼내어 들고 잠시 가족들과 작별을 고한다.

방태산 자연휴양림에서 방동교까지 4Km를 신나게 딴힐한다. 방동교를 보고도 다른 다리로 착각하여 방동교를 지나쳐 진동1교까지 열심히 로드 잔차질을 하다 지나왔음을 뒤늦게 알고 다시 방동교로 돌아간다. 방동교에서 만나기로한 알샵팀일행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방동약수쪽으로 로드를 타고 올라가다 이박사님한테 전화가 온다. 이미 방동교를 지나쳐 아침가리로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에궁.. 오르는길이 아스팔트로 시작하다 계곡 콘크리트 업힐로 정상부까지 이어지는 관계로 포장로 업힐을 싫어하는 일행은 정상부까지 차로 먼저 올라간 것이다. 아.. 야속한지고.. 10줄의 전투김밥에다 카메라, GPS, 물3리터를 배낭에 매고 3.8Km의 고난의 업힐이 시작된다. 천천히 꾸역꾸역 일단 올라본다. 아스팔트 포장로를 지나면 방동약수 입구가 보인다. 배추밭을 지나 업힐 중반을 넘어서자 뻘떡선 콘크리트 업힐이 끝도없이 이어진다. 그래도 걷는것보다 타고 오르는게 덜 힘든 관계로 1:2~1을 왔다갔다하며 페달질을 하지만 다리며 심장이 녹녹치 않다. 땀범벅을 해서 표고차 470M를 45분여를 쉬지않고 오르니 겨우 정상부에 도착한다. 느닷없이 나타난 정상에서 일행이 환영을 해준다. 환영해 주니 기분은 좋은데 왠지 뭔가 잘못된 듯 싶다..ㅠㅠ

장황하게 업힐의 고난을 토로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각자 잔차 세팅하고 드디어 오늘의 길을 나선다.

왼쪽부터 강명성님, 이건찬님, 정이석님, 김영무소장님, 이희영변호사님, 공천규님, 성주현님, 이종화박사님이다.

 

 

 

조경동 아침가리로 내려가는 길은 물길이 곳곳에 깊게 패여 바퀴라도 빠지면 걸려 넘어지기 쉽상이다. 패여진 길과 다르게 다져진 흙길은 잔모래가 깔려 미끄럽기도 하다. 물길자욱 임도를 지나 내려가다 보면 이젠 돌무더기에 바윗돌길이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수로자욱들이 선명하고 이젠 자갈까지 수북히 쌓여 있다. 지금은 내려가는 길이지만 오늘 마지막에는 올라가야 할길이다. 내려가면서 다들 후반업힐에 대한 걱정을 한다

 

 

 

다소 깊다 싶게 내려온길 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트여진 지대가 펼쳐진다. 떡갈나무 지붕으로 치장된 산중인가가 하나 보이고 그 주위로 배추밭이 쭈욱 널려 있다. 조경동이다. 아침에 농사짓는 것으로 하루일이 족하다는 뜻의 글에서 보여지듯이 계곡사이에 편안하게 자리잡은 넓은 밭과 수풀이 아름답게 조화되어 있다. 여기가 아침가리의 시작이다.

 

 

아침가리는 물의 천국이다. 임도며 곳곳에 수해로 부서진 다리가 지천이고 그 곳을 거울 같이 깨끗한 물이 휘감아 흐른다. 다리가 어림잡아 11개정도다.

 

상류로 갈수록 물의 온도는 점점 낮아져 최상류의 물에는 발을 오래 담고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시리다. 그 얼음물이 흐르는 계곡숲에서는 냉기가 한여름에도 번져 나온다. 한참을 계곡에 있다보면 여름이라는게 실감나지 않을 정도다

 

 

 

조경동을 지나 물이 고여 있는 소로를 즐겁게 지나다 보면 잔재미가 쏠쏠하다

 

 

 

아침가리 지역은 업힐이 없다. 거의 평지를 이루고 있는 분지지역으로 잔숲이 무성하게 빽빽한 숲터널도 많이 지나게 되고 그길 끝에는 항시 무너진 다리며 개울이 나타난다

 

 

 

먼저간 일행이 무너진 콘크리트 다리위에서 고민하고 있는사이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난 무작정 개울물로 뛰어들어 크로스를 시험해 본다. 중간단으로 놓고 탄력을 붙여 폭 10미터의 개울물을 지나간다. 크랭크가 모두다 물에 잠겼음에서 페달질이 된다. 물에 뜰줄 알았는데 물속의 타이어가 돌을 박차고 앞으로 가고 있다. 처음 지나가보는 잔차로 개울물을 무사히 건넜다. 내가 당긴 불씨에 일행도 우르르 뛰어든다.
개울물 크로싱에 성공하는 공천규님..

 

 

하지만 불행히도 이변호사님은 개울중간에서 속도가 줄고 클릿을 못빼 그대로 퐁당하신다. 싸온 밥이 물밥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흥겨운 가운데 개울을 건너면 조금지나 또다른 개울이 기다리고 있다. 업힐도 없는 분지에다 시원한 숲그늘에 얼음장같이 차가운 개울을 계속 지난다. 피서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저번 태풍매미며 루사가 씻겨나간 아침가리골은 다리가 곳곳이 심하게 붕괴되어 관리하는 곳에서도 손쓸 재간이 없는 듯 싶었다. 몇해가 지난 지금도 그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랠리의 채취를 한껏 느끼며 아침가리의 풍모를 마음에 한껏 담아간다.

 

▲ 끊어진 다리 아래로 통과하기

 

마지막 10번째 개울에 이르러 적당한 개울가를 찾아 점심을 먹고 맑고 차가운 몸에 몸의 열기를 식힌다. 

 

 

 

머리까지 담가본 계곡물은 몸이 얼어 버릴 지경이다. 오래 담그고 있기가 힘들다.
 

 

거기에 파워참외를 담가놓고 마지막 구룡덕봉길을 오른다. 숲그늘이 울창한 길를 벗어나 나무가 드문드분 보이고 수로가 깊게 패인 자갈업힐길이 나타난다. 마치 싱글길을 조금씩 이어놓은 곳 같은 길이다. 한고비를 넘어가면 도전해보고 싶은 다양한 모습의 돌밭이 기다린다.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심정으로 기쁜맘으로 하나 하나 넘다보니 어느새 명치거리 고개(920M)에 이른다.

 

 

 

구룡덕봉, 월둔교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있자니 덕봉부근에서 오프로드 차량이 계속 내려온다. 아침가리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차량들이 월둔교방향에서 무리지어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곤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뜨거운 오후 태양이 작열하는 산등성에서 차량이 뿜어대는 매연이며 먼지는 반갑지 않다. 이어 월둔교방향에서 오른 왈바 번개팀의 모습이 보인다. 왈바의 온바이크님과 일행분들이 삼거리 근처에서 떠들석 하다. 아침가리로 진행할 사람과 구룡덕봉진행조로 나눈다고 한다.

 

 

이어 알샵일행분들도 하나씩 오르는데 다들 안색이 좋지 않다. 돌무더기와 수로 웨이브, 뜨거운 여름태양에 모두 질려하는 표정이다. 더군다나 올라오던 천하의 단월낭자님께서 컨디션 난조로 마지막 식사하던 지역으로 다시 내려갔단다. 그와중에도 우리의 귀염둥이 공천규는 끌바대신 달바(달려바이크)서비스를 하여 일행의 굳어진 맘을 달래주었다.^^ 

 

 

 

힘들긴 힘든 코스를 왔구나 하는 비장함이 감돈다. 왈바팀이 패가 갈라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알샵팀도 정상정복조와 베이스캠프 삼거리대기조로 나누었으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일단 끝까지 가야 성이 풀리는 우리의 무적 알샵팀은 그대로 구룡덕봉으로 향한다. 삼거리의 움푹패인 구덩이를 끌고 덕봉길로 접어든다. 의외로 초입은 그다지 험하지 않다. 이 험하지 않다는 표현은 구룡덕봉 상단부와 비교해서 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상은 자유에 맡긴다. 몇번을 끌고 타고를 반복하다 중간쯤에 이른다. 그와중에도 이박사님은 꽃을 돌아보는 여유도 가진다.

 

 

 

오늘 구룡덕봉까지 오르는 거리를 잘못 계산한 탓에 삼거리에서 구룡덕봉까지 기껏해야 2Km가 되지 않으리라 예상하며 올랐는데 크게 잘못되었음을 나중에야 알게된다.

길은 점점험해지고 시간은 점점흘러간다. 처음에는 끌바의 횟수를 최대한 줄여 험한길도 타고 오르는 호기가 있었지만 진행되는 길상태는 점점 최악으로 치닫는다. 오르다 보니 아까 먼저 오르신 왈바의 온바이크님과 일행이 쉬고 계시다. 아까 문득 잔차를 봤는데 딴힐용 잔차를 끌고 올라 오셨다. 무지 무거운 20Kg대의 잔차를 가지고 올라온터라 내 XC가 민망해 보이기 까지 한다. 갑자기 용기백배된다. 나는 지금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도저히 타고 올라갈 수 없는 돌밭중간에서 쉬고 있는 사이 무적의 알샵팀은 한분도 남김없이 올라오신다. 삼거리대기조가 있을 거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알샵팀의 저력이 보여지는 순간이다. 게다가 그 빡빡한 돌밭에서도 공천규의 달바는 계속되었다.^^ 

 

 

더구나 돋보이는 점은 오늘 두번째 출정이신 성주현님의 활약이다. 저번주 불문맹에서도 짐승의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이번주에는 선배들도 혀를 내두르는 이곳까지 힘든 내색한번 없이 한번없이 올랐다는 점이다. 막강체력을 보유한 짐승임에 틀림 없다. 향후 알샵 라이딩에서도 여러사람을 자극할 큰 물건감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힘들게 올라왔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2Km의 길은 겪고 나서야 정말 최악의 길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휴식이후부터 정상까지 한번에 오르긴 했다. 거의 끌고서...^^ 타고 오를 수 있는 지역은 거의 없다. 공사용 자갈재료 필요하신 분들이 채취해가면 좋을만큼 무더기로 자갈홍수다..^^ 길에 원없이 깔려 있는 돌위를 잔차바퀴와 신발이 쉼없이 오른다.

 

 

더위도 한몫하는데 정상부로 갈수록 열기는 다소 가라 앉아 보인다. 등산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오르다보니 그나마 완반한 정상부위가 눈에 들어온다. 하염없을 것 같던 그길에 저기 멀리 구룡덕봉 정상 첨탑에 사람들이 자글자글하다.

 

 

 

정상부는 분지가 조성되어 있고 낮고 작은 수림대가 펼쳐져 있다. 수림너머로는 1300고지에서 맛볼 수 있는 호쾌한 풍광이 사방으로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올라온 흔적과 자욱의 산자락이 고스란히 산아래 자리잡고 있었다. 라이딩하면서 다시 최고 정상부 기록이 갱신되는 순간이다.
멀리 방태산, 주억봉근처에서 천둥번개와 함께 비구름이 정상부에 폭포처럼 쏫아진다. 조금전 보이던 방태산이 눈앞에서 구름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일행을 잠시 기다리고 있는사이 먼저 올라오신 온바님이 딴힐차를 타고 완전무장하고 통통통 호핑하면서 매봉령(방태산자연휴양림)방향으로 쏘신다. 이어 우리의 알샵전사분들이 늠름하게 올라오신다.

구름은 금새 주억봉에 이어 구룡덕봉을 감싸고 마지막 이변호사님이 오르자 환영의 인사처럼 빗줄기가 쏫아지기 시작한다. 낙뢰가 곳곳에 떨어지고 혹 지은죄는 없지만 삑사리로 머리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일행은 노심초사한다. 정상조망의 감흥을 채 느끼기도 전에 방수태세를 갖추고 총총히 하산을 해야만 했다. 여기서 난 아침가리로 하산하는 일행과 달리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바로 하산키로 한다. 아까 온바이크님이 간 매봉령방향이다. 아까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하산길 초입이 8부능선까지 험하고 그 이후는 타고 갈만한 구간이 많다고 한다. 그말에 위안을 얻어 혼자 내려서기로 한것이다. 빗줄기가 굵어지다가 매봉령방향 갈림길에서 알샵일행과 갈라질때는 머리위로 낙뢰가 떨어지기도 한다. 낙뢰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들어보긴 첨이다. 가슴이 서늘하다.^^ 올라오기에도 험한길을 조심해서 내려가라 전하고 혼자 방태산휴양림 하산 싱글길을 내려간다.

참.. 절망이라는 말이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야생의 원시림에 곳곳에 수직으로 바위며 비에 씻긴 진흙길이었다. 잔차를 메고 가기도 벅찬 이런 길을 혼자 내려가고 있자니 처량한 맘까지 든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숲이 울창한 삼림의 하산길을 혼자 원없이 미끄러지며 내려간다. 비가 문제다. 적당한 경사의 메마른 숲길이라면 XC로 가끔 타고 내려가보기도 한다지만 비에 흠뻑 젖은 숲길은 공포 그 자체였다. 나무 그루터기며 바위, 진흙길 어디하나 미끄럽지 않은 곳이 없다. 잠시 능선을 벋어나려치면 바로 절벽이 이어지고 절벽을 몇번 엉덩방아에 낙마를 하며 내려서 잔차를 타고 가는가 싶으면 그루터기 복병으로 이러저리 몸둥아리는 내팽개 쳐진다. 말그대로 좌충우돌하며 우기의 정글을 헤치며 가는 심정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즐거움은 있다. 일단 여름이라지만 원시림 숲은 서늘하여 덥지가 않다. 또한 물을 함껏 머금은 수림의 기운이 정겹다. 끈적끈적하고 미끄럽지만 기분은 좋다. 갯벌에서 뒹굴고 장난치는 느낌이라면 좋을 것이다.

나뭇가지에 걸려 뒷드레일러 케이블이 풀려버렸다. 어짜피 타고 갈 공간이 없는 지라 수리를 포기하고 내려가는데 2/3쯤 진행한 곳에 온바님과 같이오신분이 앉아 있다. 같이오신분 뒷드레일러가 부러져 버렸다. 체인을 고정시켜서 걸어 가려는데 체인툴이 없다고 한다. 내가 졸지에 구세주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나.. 공구맨이 바로 체인툴을 지원해 준다. 뚝딱 응급처치를 하고 그사이 나도 풀려버린 케이블을 다시 잡고 세명이 완만해진 등산로를 내려간다. 그런데 왠일인가 내가 거의 끌다시피하던 절벽과 아찔한 길들을 온바님일행은 타고 내려간다..^^ 아 딴힐차의 위력인가 짠밥은 속일 수가 없는 것인가? 절묘하게 두분은 앞에서 진흙길은 일부러 슬립을 내면서 순식간에 내려가 버린다. 내차는 XC라는 것을 직시하며 용기내기를 포기.. 재빨리 위험지역은 포기하고 끌바, 달바한다. 그래도 만만한 길에서 몇번의 도전끝에 타고 가기도 해본다. 도저히 끝이 안보이던 하산길은 점점 마지막의 풍경을 더해간다. 길 폭이며 난이도가 점점 평이해지더니 휴양림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왜그리 반갑던지..^^ 온바님일행은 아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딴힐매니아의 심정을 헤아리긴 XC매니아와 라이딩관점이 차이가 있어 한참동안 연구해야 할 과제다. 하산내내 난 살고 봐야 하겠다는 심정이었고.. 온바님팀은 넘 재밋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절벽을 헤치며 살아돌아온 나는 마침내 가족과 감격적인(?) 재회를 하고 말끔히 계곡물에 잔차와 함께 몸을 퐁당 샤워를 마친후 방동약수터 부근에서 내려올 일행을 기다린다. 한 두어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차를 끌고 정상부근으로 오르던차에 김소장님차가 보인다. 남은 일행은 잔차로 딴힐 중이란다. 아침나절에 내가 죽어라 오른길을 모두 잔차로 내려오고 있었다. 내려오면서 나의 고난을 되새겨 보긴 하셨을지..^^ 배추밭이 펼쳐진 산중턱에서 우리 아들이 계곡물에 정성스럽게 냉동해 놓은 수박을 잘라 마지막 지친 일행의 갈증을 해결했다.

 

 

 

시간은 어느덧 저녁 8시가 다되어 간다. 앞으로도 서울까지는 갈길이 멀다.

짧은 거리지만 기나긴 길을 다녀온 느낌이다. 말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 하루였다. 시간도 예정보다 상당히 걸려 집에 도착하니 새벽두시가 되어간다. 여름 휴가시즌이라 차들이 끔찍할 정도로 정체되었다. 거의 22시간동안의 여정이었다.

마지막 양지말화로구이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가족들이 방태산자연휴양림을 극찬을 하더군요. 서울에서는 보기힘든 순수 강원도 계곡의 참맛을 맘속에 담와 왔다고 합니다. 이로서 올여름 피서투정은 어느정도 진정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샵 라이더분들 모두 잘 들어 가셨는지요.. 서로 말하지 않아도 하루동안 쌓였을 피로가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뭔가 하나씩 가슴에 여전히 담아 가셨으리라 생각하구요.. 담주에도 징한 라이딩 함 해보겠습니다.

 

▣ 방태산 아침가리골

56번 국도

명개리 달둔교 홍천학생야영장 월둔1교에서 방태산으로(15K)

▶ 방태산

월둔1교 새터교 월둔골 월둔고개 명지거리 - 조경동약수 아침가리골

방동약수 방동교 418번지방도로 (23K) (2박)

[출처: 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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