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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음악

자연의 콩팥 갯벌

by 한국의산천 2007. 12. 25.

자연의 콩팥 갯벌 [중앙일보] 

 

 

 

갯벌의 가치 
자연의 콩팥 오·폐수 50% 걸러내
인큐베이터 851종 동식물 서식처

 
갯벌은 '자연의 콩팥'이라고 한다. 콩팥(신장)이 신체의 노폐물을 걸러내듯이 갯벌은 육지의 오염 물질을 걸러내주기 때문이다. 최근 서해안 기름 유출 사건으로 갯벌이 위험에 처했다. 갯벌의 생태적 기능과 경제적 가치를 살펴보면서 갯벌 보존의 중요성을 공부한다.

 

◆ 갯벌, 왜 생기나

갯벌은 바닷가에 펼쳐진 벌판이다. 밀물과 썰물이 운반한 물질이 쌓여 이뤄진 해안 퇴적 지형이다. 이 물질은 미세하기 때문에 주로 해수면이 잔잔한 해안에 쌓인다. 따라서 갯벌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크거나 만(灣).섬으로 가로막힌 해안에 잘 발달한다. 이 때문에 동해안에는 갯벌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 갯벌은 갯벌을 구성하는 퇴적물의 입자 크기에 따라 '펄 갯벌(점토 70% 이상)' '모래 갯벌(모래 70% 이상)' '혼성 갯벌'로 나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갯벌 총 면적은 전체 국토의 2.5%인 2550.2㎢에 이른다. 이 중 서해안이 전체 갯벌의 83%(2107.7㎢), 남해안이 17%(440.5㎢)를 차지한다.

 

◆ 생태적 기능과 경제적 가치

백용해 한국갯벌생태연구소장은 "조개.낙지 등 대다수 갯벌 생물들이 인간의 먹을거리로 이용된다"며 "별도 관리하지 않아도 자연 생산되므로 갯벌은 일종의 '식품 저장창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갯벌은 지구상에서 단위 면적당 생물 개체수가 가장 많다. 우리나라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의 종수(種數)는 동물 687종, 식물 164종 등 851종에 달한다. 많은 생물이 갯벌에 사는 이유는 영양분이 충분해서다. 갯벌은 육지.하구(河口).바다로부터 유기물을 공급받아 영양분이 풍부하다. 대다수 바다 생물이 갯벌에서 번식하고 먹이활동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갯벌이 바다 생물의 '인큐베이터(보육장)'인 셈이다.

 

갯벌은 '자연 정화조' 기능을 한다. 백 소장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오.폐수를 정화하는 하수종말처리장의 실제 효율은 50% 수준"이라며 "나머지 오.폐수는 바다로 흘러간 뒤 갯벌에서 걸러진다"고 설명했다. 갯벌 속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이 유기물질을 분해해 오.폐수를 깨끗하게 한다는 얘기다. 갯지렁이 500마리가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2kg의 배설량을 정화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갯벌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둘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한다. 예컨대 갯벌은 홍수가 생기면 다량의 물을 머금고 조금씩 흘러 보내는 '스펀지' 역할을 한다. 태풍의 충격을 흡수해 육지 생태계를 보호하기도 한다.

갯벌은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쉼터 역할도 한다. 철새들은 갯벌에서 먹이를 구하고, 휴식을 취한다. 갯벌은 생태적 가치가 높아 갯벌 생물이나 철새를 관찰하는 자연학습장으로 활용된다. 관광.레저공간으로 이용돼 문화적 가치도 높다.

갯벌의 가치를 돈으로 따져보면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연 10조원으로 추정한다. 1ha(헥타르.0.01㎢)로 환산하면 3919만원이다. 구체적으로 ^수산물 생산 가치 1199만원 ^생태계 보존 가치 1026만원 ^서식지 제공 가치 904만원 ^수질 정화 가치 444만원 ^여가 가치 174만원 ^재해 방지 가치 173만원 순이다.

 

◆ 갯벌 보존 왜 중요한가

환경운동연합 마용운 국장은 "갯벌은 과거 20~30년 동안 엄청나게 훼손됐다"며 "가장 큰 이유는 간척 사업에 따른 매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양부에 따르면 1986년부터 2007년 12월 현재까지 국내 간척으로 매립됐거나 진행중인 면적은 서울(605㎢)의 세 배가 넘는 1901㎢(완료 754㎢.진행 1147㎢)에 이른다. 갯벌 면적도 87년 이후 2005년까지 20.4%가 줄었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갯벌 보존을 위해 갯벌 매립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농지 조성을 명분으로 간척 사업을 진행하다가 상업지구로 용도를 바꿔 개발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윤성윤 한국람사습지센터장은 "정부는 갯벌을 어떤 관점에서 관리할지 분명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해양부는 대규모 갯벌 매립을 억제해 갯벌이 줄어드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전남 무안 갯벌을 포함해 10곳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2008년 10월 습지보존을 위한 '환경 올림픽'인 람사르총회가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갯벌 보존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 간월도의 갯벌 ⓒ 2007 한국의산천 

 

참고 람사르 협약

람사르협약은 '습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해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Ramsar)에서 채택된 국제환경협약으로서, 정식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며 통상적으로 '람사르협약'이라고 부르고 있다. 생태·사회·경제·문화적으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을 유도함으로써 자연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습지의 자연적 특성이 유지되는 틀 속에서 인간의 혜택을 위해 습지에서 지속가능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람사르협약이 1975년 발효된 이후로 현재까지 154개국이 가입했고, 1천650여개의 습지가 람사르습지(Ramsar List)로 등록돼 있다. 람사르협약 당사국은 최소 1개 이상의 습지를 지정해 람사르습지로 등록해야 하며 습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강원도 대암산 용늪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면서 람사르협약에 가입했다. 현재 경남 우포늪, 전남 장도습지, 전남 순천만 갯벌, 제주 물영아리 오름 등 6개의 습지가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상태다.

람사르총회는 회원국간의 논의를 통해 지구 차원의 습지보전 상황을 평가하고 공동의 정책을 개발하는 중요한 국제 환경 회의로, 매 3년마다 대륙별 순환원칙에 의해 개최된다. 1980년 이탈리아 캘거리에서 제1차 총회가 개최된 이후 2005년 우간다 캄팔라에서 제9차 총회가 열렸다. 내년 10월28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8일간 제10차 람사르총회가 열린다.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약 160개국의 정부대표와 국제기구, NGO 등 1천300여명이 참석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환경 총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

우리나라의 습지보호지역은 총 18곳 23만9천여㎢에 달한다. 람사르협약 가입에 따라 지난 1999년 습지보전법이 제정돼 그 해 최초로 낙동강하구, 대암산, 우포늪이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됐고, 제주 물영아리오름, 무안갯벌, 신불산 고산습지, 한강하구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람사르 등록 습지는 강원도 대암산 용늪, 우포늪, 신안장도습지, 순천만갯벌, 보성 벌교갯벌, 물영아리오름 등 6곳이다. 환경부는 내년 람사르총회 개최 이전까지 최소 3곳의 습지를 람사르협약에 추가 등록한다는 계획으로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다.

 

습지(Wetland)는 기본적으로 물기가 있는 축축한 땅으로, 물이 환경 및 그 환경과 연관된 동식물의 서식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지역을 뜻한다. 람사르협약에서는 간조때 수심 6m를 넘지 않는 늪, 습원 및 기타 물이 있는 지역 모두를 습지로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습지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며 공간적 분포 범위도 산지 정상부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태계에 걸쳐 있다.

 

습지가 중요한 이유는 환경생태계의 궁극적인 터전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습지는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릴 만큼 오염물질을 깨끗이 하는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다. 습지는 또 조류, 어류, 포유류, 양서류 등 각종 야생동물 및 다양한 식물의 서식처로 '생물다양성의 보고'라 불린다. 홍수를 조절하고 지하수를 저장·공급하는 수자원 관리기능과 함께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어패류가 풍부해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기반 역할도 한다. 낙동강하구와 같은 대규모 철새도래지는 자연교육, 생태관광, 레크레이션 및 각종 연구활동을 위한 장소로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습지가 개발 논리에 휘말려 환경 파괴 논란을 빚고 있다. 낙동강하구도 대규모 경제단지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환경 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고, 마산에서도 갯벌 매립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습지가 가장 중요한 환경생태계 구성 요소라는 점에서 습지에 대한 생태계 정밀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해 생물 변화상을 관찰하는 등 습지 보전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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