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계곡 트레킹

by 한국의산천 2007. 7. 26.

계곡 트레킹은 해보셨나요? 정선·삼척·울진=글·한필석 월간산 기자/김기환 월간산 기자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 절벽 풍광을 뚫고 올라가는 계곡 트레킹의 묘미, 강원도 정선 덕산기 계곡서 맛볼 수 있다.

 

바위벼랑에서 쏟아지는 폭포수가 장관 ‘정선 덕산기 계곡’강원도 정선군 남면 덕산기 계곡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풍광이 일품이다. 희미한 길이 나 있지만 물이 불면 그나마 잠겨버려 통행이 어려운 곳이다.

 

덕산기 트레킹은 산 속의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좁은 계곡 같아도 의외로 넓은 땅이 숨어 있어 사람들이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하류인 덕우리 방면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경치 좋은 구간이 밀집돼 있고 접근도 쉽다. 계곡 입구인 덕우리는 정선에서 동면으로 가는 도중에 여탄리를 거쳐 들어간다.

 

덕우리의 차량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포장도로 끝이 트레킹 기점이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고 자갈밭이 나타나면서 계곡을 둘러싼 산줄기가 점점 커진다. 검붉은 바위 벼랑이 하늘을 가리는 모습도 장관이다. 계곡 중간쯤 남쪽 사면에 밭과 민가 몇 채가 보인다. 덕산기 마을이다. 마을을 지나 물굽이 하나 돌면 계곡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건천(乾川)인 덕산기 계곡은 장마철 직후 수량이 늘면 더욱 장관이다. 깨끗한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고 여기저기 바위 벼랑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빅토리아 폭포의 한 부분을 떼어다 옮겨놓은 듯하다.

여기서부터 상류 쪽 1㎞ 구간에 절경이 밀집해 있다. 이후 분위기는 평범해지다가 지계곡 합류 지점을 지나면 계곡물이 땅으로 숨어들어 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민가 몇 채를 지나면 하북동 포장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간다. 덕산기 트레킹 코스는 약 6㎞로 성인 기준으로 왕복 6시간 정도 걸린다. 덕산기 부근의 절경지대를 반환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협곡 산행의 대명사 ‘응봉산 용소골’ 

 

 

삼척 응봉산(鷹峰山·999m) 용소골은 심산유곡의 아름다움과 은밀함이 일품인 골짜기다.

섬뜩하면서도 신비감 넘치는 3개의 용소(龍沼)와 크고 작은 폭포와 소, 담(潭), 너럭바위가 이어지면서 넋을 잃게 한다. 용소골이 여느 골짜기보다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탐험적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물을 건너는 것은 기본이고, 바위벼랑을 끼고 걷기를 반복해야 한다.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 마을에서 시작한다. 용소골은 덕풍 마을 농로 끝 공터에서 골짜기로 들어서자마자 절경이 시작되고 30분쯤 가면 제1용소에, 또 1시간쯤 오르면 제2용소에 닿는다.

공포감을 불러일으킬만큼 물빛이 짙푸른 용소는 모두 바위벼랑을 끼고 올라야 하지만, 등산로를 따라 동아줄이 설치돼 있어 큰 위험은 없다. 이후 제2용소에서 절정구간 최종점인 제3용소까지는 약 2시간 거리다. 탐승만이 목적이라면 제2용소 또는 제3용소 왕복 산행이 어울리고, 응봉산 정상을 이으려면 제3용소 직전 왼쪽 작은당귀골을 타고 오른다. 계곡 갈림목에서 정상을 거쳐 덕구온천까지 4~5시간 걸린다.

 

 용소골 추가정보

 

삼척 덕풍계곡 용소골
위치 :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계곡과 용소골은 전국 제일의 트래킹코스로 가곡면 풍곡리에 위치해 있으며 덕풍에서 용소골 막바지까지는 약 12Km이며 경북 울진군 서면과의 접경이다. 덕풍에서 용소의 제3폭포에 이르는 대자연의 미관은 실로 금강산 내금강을 방불케 한다.


덕풍마을에서 약1.5Km의 거리에 이르면 제1폭포와 용소가 있고 그 수심은 약 40m에 이른다. 여기서 또 1.5Km지점에 이르면 제2폭포와 용소가 있으며 그 용소의 수심도 제 1 폭포와 같다. 여기서 제 3폭포까지 뻗은 계곡의 반석지대는 장장 3Km에 이른다.

 

덕풍리 용소골 코스
응봉산에서 가장 각광받는 코스는 이 산 서쪽을 깊게 파고든 용소골 계곡산행이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수많은 폭포, 깊은 소들이 산재한 이 계곡은 아마투어 등산인들에게는 매우 모험적인 산행대상지로 알려져 있다. 우회가 불가능한 폭포의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해야 하는 스릴이 있기 때문이다.
용소골을 포함한 응봉산의 계곡들은 주로 급경사인 데다 벼랑과 폭포가 많아 산행시 주의를 요한다. 폭우가 내릴 때는 즉시 산행을 중지하고 높은 사면이나 능선으로 탈출로를 찾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능선을 잘못 벗어나면 절벽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아는 길이 아니면 함부로 들어서지 않는 것이 좋다.


용소골 산행은 삼척시 원덕읍 풍곡리 풍곡초등학교 앞 다리를 건너며 시작된다. 커다란 주차장이 조성된 공터 끝 계곡 초입에 매표소가 서 있다. 이곳에서부터 6km 떨어진 덕풍 마을까지만 걸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계곡의 풍취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길은 차량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평탄해 산꾼들에게는 별 매력이 없을 것이다.
본격적인 산행은 덕풍 마을을 지나며 시작된다. 마지막 민가를 지나며 무인지경의 적막강산이 펼쳐진다. 용소골 초입부터 제1용소까지는 철다리가 놓여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나들이 길이 됐다. 산길 주변으로 깎아지른 절벽과 드넓은 암반, 크고 작은 소, 협곡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덕풍 마을에서 제1용소까지는 약 30분이 걸린다.


제1용소 아래에는 간장 같은 검은 물이 폭포 아래 소를 휘돌고 있어 보기에도 섬뜩할 정도다. 제1용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폭포 오른쪽의 비스듬한 바위를 가로질러야 한다. 거리는 20m 정도. 바위 아래는 가슴가지 차는 물이 출렁거린다. 중간에 로프가 쳐 있긴 하지만 조심스레 바위를 붙잡고 통과하는 것이 상책이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이곳에서 돌아가는 것이 좋다.
제1용소 이후로는 조용한 모습의 계곡이 한동안 펼쳐진다. 작은 폭포와 담들을 여러 번 건너며 약 1시간 가면 제2용소에 도착한다. 가뭄이 들면 주민들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용소 앞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다.


제2용소의 물도 아찔할 정도로 검다. 미끄러운 바위 아래 소용돌이치는 까만 용소는 섬뜩하기 그지없다. 제 2용소도 폭포 오른쪽의 바위지대를 올라서 통과한다. 제1용소에 비해 비교적 발 디딜 곳은 좋으나 고도감이 상당한 곳이다. 폭포 옆을 통과하는 마지막 고빗사위의 볼트에 슬링이 하나 매달려 있다. 용소를 지나면 길은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나아가다 왼쪽으로 30~40m의 바위 오르막이 나타난다.
그 정점에 올라 설치된 밧줄을 잡고 제법 경사진 바위 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선 뒤 물을 건넌다. 이후 길은 다시 평탄해진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용소골의 백미인 U자형 협곡에 닿게 된다. 이 협곡 중간의 계류에 매의 형상을 한 바위 하나가 걸려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을 가리켜 매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양쪽 모두 급준한 40여m 벽이 가로막고 있어 큰 비가 내리면 물을 피할 수 없는 곳이다.


매바위 이후로는 특출한 경관이 없으므로 응봉산 정상을 오를 사람이 아니면 돌아 내려가는 것이 좋다. 풍곡리에서 매바위까지 다녀올 경우 오전 일찍 서둘러야 겨우 야간산행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응봉산 정상을 밟을 요량이라면, 매바위를 지나 작은 폭포와 소가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계속해 상류로 1시간 가량 진행한다. 제3용소 조금 못 미친 곳의 합수지점에서 왼쪽의 작은당귀골로 방향을 잡고 2시간 정도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르면 응봉산 정상에 닿는다.


작은당귀골 갈림길의 나뭇가지에 응봉산 정상 방향 등산로임을 알리는 자그마한 패찰이 매달려 있어 길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정상에서는 덕구온천쪽으로 하산하거나 북서쪽 능선길을 이용해 덕풍 마을로 돌아내려올 수 있다. 어떤 길이나 등산로는 뚜렷하다. 중간에 갈림길이 자주 눈에 띄지만 능선을 벗어나면 낭떠러지로 나설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무주공산의 백패킹 천국 ‘울진 왕피천’ 

 

 

울진 왕피천(王避川)은 바람 소리, 새 소리, 물소리 외에 그 어떤 기계음의 방해 없이 백패킹(backpacking)을 즐길 수 있는 물줄기다.

계곡보다 규모가 커서 내 천(川) 자를 쓰기는 하지만 양양군 수비면 수하리에서 울진 성류굴 앞까지 약 65㎞ 길이의 물줄기를 흘리는 사이 무수히 많은 산을 굽이돌면서 절경을 자아낸다.

 

왕피천은 차량 진입이 가능한 울진군 서면 왕피리를 기점으로 상류와 하류 2개 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여름 피서철에는 동해와 가까운 하류 5㎞ 구간이 적당하다. 왕피리 속사 마을 맨 아래 집인 가마둔지 민박에서 개울로 내려서자마자 무인지경의 대자연 속에 빠져든다. 규모는 작지만 멋들어진 기암절벽이 개울가를 따라 이어지고, 그 아래로 맑은 계류가 흘러내리고 거기서 노니는 물고기의 모습에 빠져들면서 곧 자연과 하나가 된다.

 

길은 특별히 오른쪽 왼쪽 가릴 것 없이 안전하다 싶은 쪽을 택한다. 종착점인 근남면 구산리 구고동에 이를 때까지 물줄기를 여러 차례 건너야 하지만, 왕피천 최절경지인 용소(일명 용수) 등 몇몇 곳을 제외하면 허벅지를 넘지 않을 정도로 수위가 적당하다. 왕피천은 폭우가 내리면 탈출로가 거의 없으니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들어서야 한다.   

 

 

 

추가정보[한국의산천]   울진 왕피천
왕피천(王避川)(왕이 피신해 살던 마을 앞을 흐르는 물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은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하천으로 길이는 65킬로미터, 면적은 4백 65제곱 미터에 이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생태계 지역으로 동강보다 훨씬 큰 규모다. 왕피천은 남한의 마지막 남은 오지이자 자연유산으로 꼽힌다. 그가 품고 있는 생태적 가치와 자연자원적 중요성도 매우 크다. 왕피천의 하류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연어와 은어가 집단으로 회귀하고 수달과 산양을 비롯한 주요 멸종위기 동물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뛰노는 남한 제일의 야생낙원이다.

왕피천은 영양에서 시작하여 첩첩산중 긴 물길을 형성하며 울진을 통해 동해바다로 흘러가는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오지중의 오지이다. 왕피천을 접근하는 방법으로는 1, 울진 성류굴쪽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 2. 울진 서면(삼근리)에서 진입하여 왕피리에서 내려가는 방법. 3, 영양쪽 장수포천에서 접근하는 방법이 있으나 아직까지 어디로 접근하던지 완벽한 길이 없다. 따라서 바위를 타거나 산을 오르거나 물에 빠지고 건너면서 트래킹을 해야 한다.

 

왕피천 가는길
울진읍에서 7번국도를 타고 남쪽, 즉 성류굴가는길로 내려가면 성류굴지나서 500m쯤(이곳이 노음리)에 서쪽방향으로 나가는 포장도로가 있다. 입구에 구산리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왕피천관광농원"이란 표지판도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왼쪽에 "왕피천관광농원 5km"라고 쓴 표지판이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계속 가면된다. 여기서부터는 콘크리트 좁은길과 비포장길이 나타나고 계속가면 구고동이란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구고동마을을 지나 좁은 산길을 1km 쯤 가면 상천이란 마을이 나오는데, 다 빈집이다. 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가면 새로지은 별장같은게 보이고 그쯤에 차를 세우면 된다. 이제 걸어서 500m 쯤 가면 왕피천 계곡에 도착하게 된다.

 

물 깊은 용소는 산길로 우회해야 안전하며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예상시 접근하지 말아야 왕피천의 골칫거리이자 묘미는 바로 교통편이다. 워낙 오지라 대중교통편이 없다. 울진군 서면 소재지인 삼근리에서 박달재 넘어 왕피리까지는 약 13km . 도보로 약 3~4시간이 걸리고 울진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이 약 50,000원정도 나온다. 상류인 왕피리 속사마을과 하류인 구산동 상천동 어느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길을 되밟아 나오는것이 좋다. 이 두 마을의 거리는 약 5km . 왕복하면 10km 쯤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중간에 야영할 만한 곳은 제법있으나 탈출로가 만만치 않아 집중호우나 장마철에는 야영을 피하는것이 좋다. 왕피천 비경지대인 상천동~ 속사마을 구간을 왕복하는데에는 도보만 5시간 가량 소요되며, 중간에서 식사를 하고 수영을 즐긴다면 하루코스로 딱 맞다.

 

접근로는 두가지이다.
왕피리로 들어서는 방법과 구산리 왕피천 관광농원쪽으로 들어서는 방법이 있다.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km정도 떨어져 있어 울진 보다는 영주를 경유하는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동진,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서면 소재지)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샛길이 보인다. . 갈림목에 이정표가 서있다.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 내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보고 왼쪽 속사 마을 방면으로 진입한다. 외길을 타고 끝까지 가면 속사마을을 지나 부원농장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삼근리 갈림길에서 약 13km)
울진에서 접근 할 경우 7번 국도를 타고 성류굴 가는 방향으로 길로 방향을 잡는다. 성류굴 지나 500m 쯤에 서쪽으로 나가는 포장도로가 있다. 입구에 구산리 이정표가 보이고 왕피천 관광농원 표지판도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왕피천 관광농원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로 접어들어 광산을 지나 좁은 시멘트 길과 비포장 도로가 나타나고 계속가면 구고동이란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을 1km 쯤 가면 상천이란 마을이 나오고 길이 끝나는곳에 집이 한채있다. 이곳에서 차를 세우고 500m 쯤가면 왕피천에 도착한다.
왕피천 북쪽의 불영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산재해 있다. 통고산 자연 휴양림은 훌륭하지만 예약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왕피천 트레킹 르포 [월간 산 2006년 7월]

“시간도 멈춘 오지의 강을 걷고 또 걷고…”
울진 구산리~왕피리 간 무인지경 적막강산 물길 5km 왕복 트레킹
 
묵은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세월이 약이겠지요.’ 사람들은 말한다. 즐거웠던 추억도 가슴 아픈 상처도 시간이 가면 잊혀지는 것이라고. 자연의 상처도 세월이 지나면 묻혀지고 치유된다. 자연의 자생력은 인간의 것 보다 훨씬 강력하고 차원 높다. 다만 좀 더 긴 세월이 필요할 뿐이다.
울진 왕피천에서 우리는 소생하는 자연의 힘을 확인했다. 10여 년쯤 전 공사로 파헤쳐지고 흙탕물로 오염되며 가쁜 숨을 헐떡이던 오지의 강. 이제 그 맑고 적막한 옛 명성을 거의 원상태로 회복했다. 왕피천이 다시 살아난 것은 그 어떤 인공의 힘도 필요치 않았다. 자연 그대로 흘러가도록 방해하지 않은 것으로 충분했다.

 

 

▲ 왕피천의 핵심 경관인 용소.
헤엄쳐서 건너지 못하면 산을 넘어야 한다.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긴 하천이다. 총 연장 68km에 달하며 주변의 높은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어렵다. 덕분에 왕피천은 오랜 세월 때 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하게 된 것이다. 왕피천은 한 때 개발의 소용돌이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대대적인 시설물 공사 때문에 하천이 크게 오염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절은 과거가 됐고 이제 맑은 물과 고기가 다시 돌아왔다. 왕피천(王避川)이란 이름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와 연관이 깊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들어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오지 중의 오지가 바로 왕피리다. 현재 이곳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지난 94년 이후 정착한 한농복구회 유기농공동체를 중심으로 12개 마을 주민 900여 명이 살고 있다. 왕피천 가운데 찻길이 나지 않은 곳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 속사 마을부터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까지 약 5km 구간. 적막강산을 즐기는 강줄기 트레킹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오지답게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이용해 왕피리나 상천동에서 트레킹을 시작한 뒤 다시 원점으로 거슬러 돌아오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오지로 들어서는 분위기 흠씬 느껴져울진에서 성류굴을 거쳐 왕피천으로 가는 길은 진정 오지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포장도로였던 길은 점차 좁고 거친 노면으로 변했다. 어느 순간 넓은 들판에 보이던 논밭이 사라지고 주변은 온통 산이다. 산 사면을 가로지르는 시멘트 길은 고개를 넘나들며 구불구불 휘고 있다. “이렇게 깊은 산골은 처음 봐요.”
“더 깊이 들어가면 전화는 터질지 모르겠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니 괜찮겠지.”
이동전화 수신감도가 가물가물하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왕피천 트레킹에 동행한 에델바이스아웃도어 디자인실의 이소연, 송은주씨가 걱정스런 낯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도시인들이 이런 오지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 독특한 경험이지만 내심 두려운 마음도 들 것이다. 전국의 산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인 취재팀도 이런 산골은 자주 접하기 어렵다. 그만큼 왕피천은 외지고 깊었다. 물길을 피해 산을 넘은 길은 농원과 민가 몇 채가 보이는 마을로 접어들었다. 의외로 넓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도로 오른쪽으로 왕피천관광농원 간판이 보인다. 이 농원은 왕피천을 찾을 때 이정표 역할을 한다. 울진쪽에서 접근할 때 갈림길 곳곳에 이 농원 안내판이 보인다. 농원이 자리한 마을에는 청암정과 보물 제498호로 지정된 구산리 3층 석탑이 있다. 석탑이 서 있는 마을 중간의 넓은 공터가 고려시대 사찰인 청암사(靑岩寺)가 있었던 자리. 석탑 주변에 절집의 주춧돌로 추정되는 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다. 세월의 무게로 고스란히 가라앉은 깊은 산중의 넓은 터. 수양도량으로 이만큼 좋은 장소가 또 있을까 싶다.농원을 지나니 왕피천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다리가 나온다. 깊은 산골에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규모에 놀랍기도 했고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건너편 구고동(九皐洞) 주민들이 장마철에도 어려움 없이 왕래하기 위해서는 이런 튼튼하고 거대한 다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 여울이 형성된 용소 상류 구간을 지나고 있다. 

 

다리를 건너 강변의 완만한 사면에 형성된 구고동 마을로 진입했다. 제법 많은 집들이 보인다. 구고동을 통과해 좁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해 길이 이어졌다. 강변으로 접근이 쉬운 이곳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도로가 옆으로 난 강을 걷는 것은 어쩐지 내키지 않았다. 일단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가기로 했다. 마을길을 벗어난 도로는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로 변했다. 콘크리트 포장은 되어 있었지만 너무 가파른 사면을 가로지르고 있어 극히 위험해 보였다. 길은 강변을 벗어나 산 위로 한참을 올라선 뒤 널찍한 농지가 보이는 곳으로 나섰다. 차가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마을 상천동이다. 상천동 끝 집의 양해를 얻어 차를 세우고 강을 구경하기 위해 비포장도로를 걸어 들어갔다. 수풀을 헤치고 작은 고개를 넘어 다시 긴 내리막을 내려서니 왕피천의 고요한 물줄기가 나타났다. 여기서부터는 사륜구동 차량도 접근이 불가능한 적막강산이 펼쳐진다.  건너편에 긴 산사태가 난 강변에서 일단 하루를 머문 뒤 내일 본격적인 답사에 나서기로 했다. 다시 상천동으로 돌아와 강변에서 야영하기 위해 차로 이동했다. 마지막집 주인은 차단기를 열고 쓰레기봉투까지 챙겨주며 운전 조심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실제로 길은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주파가 어려울 정도로 좁고 험했다. 강변의 소나무숲에서 보낸 하룻밤은 과연 칠흑 같은 어둠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달과 별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흐렸고, 새벽에는 빗방울까지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강 건너 숲에서 나는 산짐승의 발자국 소리도 잠을 설치게 했다. 집에서는 대수롭지 않았을 작은 소음 하나에도 귀가 쫑긋 섰다. 아무도 없는 조용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밤이다.

 

용소의 아찔한 물빛 보며 지능선으로 우회다음날, 아침부터 날씨가 흐렸지만 계획대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오후 늦게부터 중부지방에 큰 비가 예보되어 있어 되도록 일찍 답사를 마치기로 했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강변의 커다란 호박돌 밭을 가로질러 나갔다. 길은 따로 없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걷는 곳이 바로 길이 되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물로 뛰어들어 장딴지까지 차오르는 왕피천을 건넜다. 강 속에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물이 넓고 잔잔했다. 수온도 그다지 낮지 않아 날이 흐렸음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햇볕만 비춰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정도로 날이 궂었다. 강물이 크게 한 굽이를 돌며 시야에서 야영지가 사라졌다. 이제부터 트레킹족이 아니면 절대로 볼 수 없는 왕피천의 모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으로 가마득하게 솟은 거무스름한 수직절벽이 취재팀을 내려다보고 있다. 사방이 산과 물로 막힌 곳에서 꼼지락대는 나그네들이 불쌍해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는 즐겁기만 했다.

 

 

▲ 왕피천 중간의 자갈밭을 걷고 있는 취재팀. 

 

왕피천은 정말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물 속의 자갈과 비슷한 보호색을 띤 민물고기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헤엄치고 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면 겁 없는 물고기들이 다리를 툭툭 건드린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외계인에 대한 위협이다.작은 폭포가 형성된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오른쪽으로 굽도는 강줄기를 따라 넓은 모래밭을 통과했다. 멀리 정면에 왕피천 중에서 가장 절묘한 풍광을 지녔다는 용소가 보인다. 강물이 잠시 머물다 가는 이곳은 수심이 깊은 데다 양옆이 수직절벽으로 둘러싸여 걸어서는 통과할 수 없다. 남쪽 지능선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해 통과해야 한다. 용소 앞 절경지대에서 물을 건넌 뒤 왼쪽 사면을 올랐다. 바위와 나무를 잡고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른 뒤 옆으로 횡단하는 길이 나 있었다. 족적은 뚜렷했지만 사람이 많이 다닌 길은 아니었다. 잠시 숨을 헐떡이며 고도를 높인 뒤 벼랑 끝 전망대로 나섰다.
발아래 웅덩이 속에서 시커먼 물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용소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찔했다. 게다가 주변을 둘러싼 유난히 하얀 바위들은 더욱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파헤친 듯 주변 바위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빛깔이다. 정말 기묘한 느낌을 주는 장소다.
산사면을 가로질러 용소 바로 위로 뚝 떨어져 내려섰다. 물만 따라 걷는 트레킹을 생각했던 취재팀은 의외로 짭짤한 산행에 연신 숨을 헐떡였다. 야영지에서 출발해 용소를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동행자들이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물길 걷기가 보기보다 체력소모가 심해서였다.   
왕복해도 결코 지루하지 않아

 

 

▲ 울울창창한 소나무숲과 바위. 왕피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용소 위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상류를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미끄러운 돌이 널려 있는 구간을 지나다가 이소연씨가 심하게 넘어진 것이다. 안 그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용소를 넘어오며 체력 소모가 심했던 모양이다.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지만 한쪽 팔을 바위에 심하게 부딪혀 휴식이 필요했다.
아직 상류의 왕피리까지는 제법 긴 구간이 남아 있었다. 부상을 당한 이소연씨와 송은주, 백은식씨는 이곳에서 쉬다가 야영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괜히 무리했다가 더 큰 사고라도 당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구간은 기자와 김승완 사진기자 단 둘이서 답파하기로 했다.
용소를 지나면서 왕피천은 조금 평범하게 변했다. 잔잔한 강을 둘러싼 산자락은 두루뭉술하면서도 완만했고, 하상의 바위지대도 그다지 특징이 없었다. 오히려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와 철골 구조들이 자주 눈에 띠어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왕피천과 합류하는 두 가닥의 지계곡을 지나 넓은 자갈밭을 통과하며 속도를 냈다. 용소에서 20분 거리에서 물굽이가 다시 크게 돌더니 숨은 비경이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동강의 대표적인 비경인 어라연처럼 거대한 바위섬이 왕피천 한가운데를 막고 서서 물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 바위 위에는 동양화에서 본 듯한 소나무 몇 그루가 멋지게 가지를 뻗고 섰다.
이 바위섬의 한쪽 끝은 산자락에 맞닿아 있다. 그러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섬은 아니다. 하지만 흙탕물의 흔적과 수북이 쌓인 나뭇가지를 보아 장마철 물이 불면 분명 섬이 되는 곳이다. 수려한 풍광의 이 바위섬 일대는 용소와 함께 왕피천의 대표적인 비경으로 꼽을 만했다.

 

 

 ▲ 조금 멀리서 본 용소 일대. 드러난 하얀 바위가 이색적이다.

바위섬을 넘어 물을 건넌 뒤 또 다시 물굽이를 돌았다. 물살이 제법 센 곳을 건너 조금 오르니 잔자갈이 깔린 널찍한 장소가 나타났다. 잘 정비된 야영장 같은 강변 옆의 숲도 누군가 손을 본 듯 단정하고 평탄하다. 이곳만 돌아서면 마을이 보일 것 같았다. 섣부른 예단은 좋지 않은 결과는 부르기 마련이다. 자갈밭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끊어졌다. 강물이 휘도는 지점의 벼랑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한참 이곳에서 고심했다. 일단 산으로 우회하는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벼랑 왼쪽 완사면에 사람 다닌 흔적 같은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일단 바위 위로 올라서니 엄청나게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할 것으로 보였다. 다시 돌아내려가 강을 건너기로 했다. 가슴까지 찰 것 같았던 강물은 의외로 깊지 않았다. 조금만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될 것을 괜히 시간을 낭비했다. 이곳을 통과해 서너 차례 물굽이를 돌며 나아가니 서서히 강폭이 넓어진다. 바위 사이에 많은 철근 구조물들이 떠내려와 걸려 있다. 상류 마을이 멀지 않았다는 증거다. 20분 가량 걸어 마지막 굽이를 돌자 멀리 숲 사이로 건물 지붕이 살짝 보였다. 울진군 서면 방면에서 찻길이 닿아 있는 왕피리 속사 마을이다. 용소에서 출발해 빠른 걸음으로 1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하류에 남아 있는 일행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신호가 불안정해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차라리 빨리 돌아가는 편이 낳을 것 같았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물길을 타고 내려갔다. 헌데 이상한 것은 조금 전에 거슬러 올라온 길인데도 초행길 마냥 영 생소하다는 점이다. 원래 길이 없는 곳이다 보니 그랬던 모양이다. 모래 위에 찍힌 족적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같은 곳을 왕복해도 지겹지 않은 것이 왕피천 트레킹의 묘미다.

 

물 깊은 용소는 산길로 우회해야 안전장마철이나 집중호후 예상시 접근하지 말아야
왕피천 트레킹의 골칫거리이자 묘미는 바로 교통편이다. 워낙 오지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울진군 서면 소재지인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 왕피리까지는 약 13km. 도보로 3~4시간은 족히 걸리고, 울진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이 50,000원이 넘게 나온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속편한데, 그래도 접근하고 빠져나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 물속을 걸어가며 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것이 강줄기 트레킹의 묘미다. 

 

상류인 왕피리 속사 마을과 하류인 구산리 상천동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 길을 되밟아 나오는 것이 좋다. 이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약 5km. 왕복하면 10km쯤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물론 왕피천은 하상이 완만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하루에 주파할 수 있다. 중간쯤의 비경지대인 용소는 남쪽 산사면으로 우회하는 것이 정석이다. 헤엄을 쳐서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소를 건넌다는 것은 위험스러운 일이다. 중간에 야영할 만한 모래톱이나 자갈밭이 제법 많다. 하지만 탈출로가 마땅치 않아 장마철이나 집중호우가 예상될 때는 야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용소 200m 하류 남쪽 사면의 지류에서 물을 구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끓여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왕피천 비경지대인 상천동~속사 마을 구간을 왕복하는 데 도보만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하거나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 코스로 딱 알맞다.

 

 
명소
민물고기전시관

 

아이들과 함께 울진을 찾으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민물고기전시관은 근남면 행곡리 내수면시험장 내에 있다. 이곳은 물고기 표본과 사진은 물론, 살아있는 민물고기를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주로 사라져가는 토속어종과 주요 관심어종을 중심으로 전시되며, 이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다슬기나 피라미 등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전시관 밖에 마련된 야외학습장에서는 비단잉어, 향어, 초어 등의 큰 고기에게 먹이를 주거나 직접 연어를 잡는 이색 현장체험도 가능하다. 현재 건립 중인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이 완공되면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화 054-785-6390

 

명소
성류굴

 

 

왕피천 하류의 유서 깊은 동굴. 1963년 5월7일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곳으로, 탱천굴(撑天窟) 또는 선유굴(仙遊窟)이라고도 부른다. 주굴 길이 약 470m, 전체 길이 약 800m 규모다. 고려 말의 학자 이곡(李穀)의 <관동유기(關東遊記)>에 성류굴에 관해 언급해 그 역사가 깊음을 알 수 있다. 동굴은 대체로 남서쪽에서 북동쪽을 향해 전개되며, 크고 작은 방 9개와 5개의 호소(湖沼)로 이루어졌다. 동굴 곳곳에 여러 모양의 종유석·석순·석주 등이 도열해 있다. 한국의 석회암동굴 중 최남단에 위치한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관광동굴로 개발된 이후 심하게 훼손됐다는 지적도 있다. 
 
명소
불영사

 

 

불영사는 천축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로,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전면의 큰 못에 있는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낸 후 그 자리에 절을 짓고, 서편에 부처 형상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치므로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고 한다. 1397년(태조 6)에 화재로 타버린 것을 소운(小雲)이 중건했는데,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소실되어 중수가 거듭됐다. 불영사 내에는 보물 제730호인 응진전, 보물 제1201호인 대웅보전, 보물 제1272호인 영산화상도, 지방유형문화재 제112호인 부도, 지방유형문화재 제135호인 불영사 3층석탑 등 여러 문화재가 있다.
 
명소

망양정
 

 

망양정(望洋亭)은 관동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조선 숙종이 망양정을 제일 낫다고 하여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글씨를 직접 써 걸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송강 정철도 ‘관동별곡’의 마무리를 이곳서 장식했으며, 겸재 정선도 정자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남겼던 곳이다. 불영계곡과 왕피천이 합류해 동해로 들어가는 하구 근처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한 지금의 망양정은 새로 옮겨 지은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망양정은 원래 이보다 남쪽인 기성면 망양동에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자리도 훌륭한 바다 전망대 역할을 한다. 
 
명소
통고산 자연휴양림

 

 

울진의 명승지 불영계곡 상류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으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숲과 계곡이 일품이다. 휴양림 뒤편 통고산(1,067m)에서 보는 동해 일출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연꽃처럼 아름다운 사찰 불영사가 지척이고, 동해안이 가까워 여름철 해변휴양과 연계해 이용하기 좋다. 인근 소광리는 맑은 계곡과 금강송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MTB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산 삼형제 바위  (0) 2007.07.29
홍천강 360도 풍경보기 동영상  (0) 2007.07.29
물걸사지  (0) 2007.07.22
물걸리 (동창 東倉) 둘러보기  (0) 2007.07.22
백우산 경수골  (0) 200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