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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리지등반 가이드

by 한국의산천 2006. 8. 12.

리지등반 가이드   

 

 

 

여름의 햇살을 받으며 리지등반(암릉등반)의 재미에 빠져드는 산악인이 많은 때이다. 리지등반의 재미는 암벽등반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아슬아슬한 능선을 하나 둘씩 오르내리며 주위경관을 감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지등반은 감동과 성취감이 많은 것에 비해 그만큼 사고 위험이 많이 따르는 등반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99년 경찰산악구조대의 사고 통계다. 이 자료에 의하면 북한산 암벽등반 사고중 80퍼센트가 리지등반 사고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지등반은 암벽등반보다 더욱더 많은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쉽게만 생각한 등반자의 실수로 인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리지등반을 즐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자! 그러면 쉬운 등반이면서도 암벽등반보다 사고가 더 빈번한 리지등반을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무작정 달려든다고 해서 등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고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고 ‘아는 게 힘’이라 했다.

 

우선 등산코스를 선택하는 방법부터 살펴보자. 보통 리지등반을 할 때에는 코스에 대한 선택이나 등반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가지고 등반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물론 일부의 등반가들은 코스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위험지역 또는 소요장비를 충분히 점검한 후 등반을 시작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식이 많다. 어떤 등반이나 마찬가지지만 준비가 철저한 팀들은 사고 확률이 적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항상 사고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물론 한 두개의 장비를 빼놓고 갔다고 해서 사고가 난다는 말은 아니다. 운 좋게 넘어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잦다보면 결국 사고와 연결되게 마련이다.   

 

 

난이도가 낮다고 자만하지 말라

음주운전 한번 했다고 해서 모두 다 걸리는 것이 아니듯이 운이 없게도 사고가 나거나 때론 정말 숙명적으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음주측정에 걸리지 않다 보면 대범해지고 설마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이런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미연에 막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북한산 일원에는 워킹 산행 중에 만나는 간단한 리지구간(암릉구간)이 있는가 하면 암벽등반가들도 쉽게 등반할 수 없는 코스도 많다. 때문에 코스에 대한 위험구간 상습 사고지역 등을 미리 파악하여 등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를 든다면 북한산 원효봉-염초봉-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이나 만경대에서 남쪽의 병풍암으로 이어지는 만경대리지의 용암봉 트래버스 구간, 도봉산의 칼바위 능선의 뜀바위 등은 점점 사고자 수가 증가하는 곳이다. 이런 코스를 주의해가며 등반하기 위해서는 좋은 장비가 있어야 한다. 쉬운 코스라 해서 맨몸으로 등반하는 것은 금물이다.

 

배낭은 비록 무겁기는 하지만 장비를 넣기 편하고 낙석이 떨어질 경우 방어용으로 사용할 수 있듯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또한 누구라도 기본 적인 장비는 준비해야 한다.

 

장비로는 로프, 안전벨트, 슬링, 하강기, 카라비너 서너개 정도다. 그 외 장비를 많이 가지고 등반하면 좋겠지만 초보자들은 운행에 번거러움을 줄 수 있으므로 적어도 위의 장비 정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특히 권고하고 싶은 것은 등반은 서커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만경대에서 용암봉으로 가는 트래버스 하는 구간이나 피아노 바위 직전의 구간 등은 반드시 확보를 한 후 등반하는 것이 좋다. 도봉산의 칼바위 암릉도 마찬가지로 자일로 확보한 후 등반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내 근교 산이다 보니 로프를 사용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거나 그냥 갈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자일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 있다고 했다. 그냥 가기는 어렵고 위험한 코스라면 과감히 로프를 사용하라. 또한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생각된다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리지 등반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자. 필자는 암벽등반에 입문하기 전에 도봉산에 있는 포대능선을 2년 정도 거의 매주 주말이면 등반한 경험이 있다.
도봉산 망월사로부터 시작하여 포대능선을 지나 자운봉을 거쳐 칼바위를 지나 우이동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은 참으로 환상적인 조망과 경치를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때문에 이 리지를 등반하다 만난 사람이 모두가 정겹고 환한 미소로 인사를 나눌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등반 인구가 많아지면서 주말이면 이 능선 길은 사람들로 인해 교통체증에 버금가는 혼잡함을 이루곤 한다. 사람에 치어 등반에 제대로 못할 정도니 말이다. 물론 80년대 초반까지는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았으며 사고라 하면 골절상이나 찰과상 또는 저체온증 정도였다.  

 

 

 

등반은 자신을 자랑하는 광대놀이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는 부상의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사고시 심한 부상이나 사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말이면 등반인이 집중되다 보니 기존 등반 코스로 가지 않고 사람이 적은 어려운 코스로 등반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정복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름답고 빼어나게 솟은 암봉을 보면 오르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기초 암벽등반 기술의 습득이나 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고 오른다는 것은 사고와 연결되기 마련이다.

 

가끔 산행을 하다보면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친절을 내세우며 리지등반에 안내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된다. 타인의 안전에 대해 100퍼센트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행위다. 또한 자기확보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남을 도와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무척이나 위험한 행위이다.


특히 영웅심리나 과장욕구에 아슬아슬한 바위를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갔다. 많은 사람이 보며 박수와 환성을 보내니 기분이 좋긴 하겠지만 등반은 광대놀이가 아니다. 이런 행위는 남을 자살의 길로 이끄는 것과 같다. 본인은 손잡이와 발딛는 부분을 외울 정도로 여러 번 등반해 보았고 자신감도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가끔 산에 오는 사람은 상황이 정반대다.
그는 쉬운 줄 알고 따라하기 마련이고 자신감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위이다. 또한 음주를 한 후 술기운에 등반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필자가 지적하지 않더라도 음주는 사고력을 떨어뜨리고 신체의 움직임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등반은 자살 행위다. 또한 리지등반시 타인에게 뽐내기 위해 위험구간에 자기의 보조로프를 걸어놓고 선심 쓰듯이 사용하라고 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무척 위험한 일이다. 필자는 예전 남의 로프를 잡고 10미터의 암벽을 내려가다 손아귀에 힘이 빠져 추락하는 것을 본 일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루트라고 해서 남도 그럴 것이라 여겨선 안 된다. 초보자는 로프의 늘어나는 특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선심 쓰듯이 사용하라고 권하는 것은 떨어지라는 이야기와 같다. 로프는 자세를 잡고 내려서려는 순간 하중에 의해 늘어날 것이고 이 때문에 초보자는 밸런스를 잃고 추락할 수 있다. 

 

 

 

 

슬링이나 확보물은 꼭 점검해야 또 한가지 당부한다면 남이 사용한 슬링이나 나무 둥지가 안전하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만일 뿌리만 달랑 걸쳐진 나무였다면 자신의 순서에 들어 쉽게 빠져 버릴 수 있다. 또한 낙석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싶다. 91년과 92년 여름 설악산에선 10여명이 넘는 산악인들이 낙석으로 인해 사고를 당했다. 리지등반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에 모여 있다. 무심코 던진 돌이 타인에겐 위험할 수 있다. 내가 떨어뜨린 것은 작은 돌일지 모르지만 이 돌의 충격으로 더욱더 큰돌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흔들거리는 돌은 뒤에 등반하는 사람이나 다른 팀에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만이 통과했다고 해서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확보지점이나 쉴만한 장소에선 반드시 자신의 몸을 확보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냥 멍청하게 있다가 사람들에게 밀려 벼랑으로 추락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때문에 항상 확보하는 버릇을 갖는게 좋다. 또한 등반자가 등반할 때 확보자는 고정된 확보지점 외에 자신의 확보지점을 한군데 더 설치하는 것이 좋다. 선등자의 추락으로 인해 기존의 확보물인 나무나 돌등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선등자도 확보할 수 없을뿐더러 자신도 확보하지 못한 꼴이 되고 만다. 필자도 암벽등반을 다년간 해왔지만 북한산 인수봉에서 백운대쪽이나 만경대능선 원효능선을 바라보면 아찔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북한산 원효능선에는 주말만 되면 구조용 헬기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고 있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남의 등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지켜야 할 것이다. 장비는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지 자랑을 위해 걸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남의 장비를 이용해 등반할 생각은 버리려고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고려해 코스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정규적인 교육을 받은 경험자를 동반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글 안강영]

 

● 리지등반시 이것은 꼭 지키자 1. 코스에 대한 사전정보 및 탈출로 우회로에 대하여 완전히 숙지하자
2. 기본장비는 사용하지 않더라고 반드시 준비하자.
3. 초보자나 잘 모르는 사람에게 등반을 권하지 말고 우회하도록 유도하자
4. 영웅 심리에 의해 만용을 부리지 말자
5. 사람이 많다해서 빨리 가려고 위험한 구간을 무모하게 등반하지 말자.
6. 음주등반을 하지 말자.
7. 타인에게 도움을 줄 때에는 확실한 자기확보 상태에서 타인의 안전을 충분히 고려한 후 도움을 주자. 때문에 자신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을 확보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출처 : 사람과 산] 

 

 

 

 

[암릉등반]  안전산행을 위한 기술[월간 산]

 

"확보 실패는 용서받을 수 없다"
철저한 장비 준비와 확보가 즐거움을 배가시켜 
 

 

 

▲ 숨은벽 리지

 

 
최근 몇 년 사이 암릉등반객들이 폭발적인 속도로 증가했다. 북한산이나 도봉산 일원의 유명 암릉은 휴일이면 도심의 러시아워를 연상케 할 만큼 등반객들로 붐비고, 평일에도 수십 명이 무리 지어 오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다. 

 

 

암릉은 분명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산행 대상이다. 탐승객들이 감히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바윗길을 거니노라면 모험심을 충족시키면서 짜릿한 스릴도 맛보고, 탁 트인 암봉이나 암릉에서 신선도처럼 펼쳐진 산봉을 조망하는 즐거움은 도보산행에서는 누리기 힘든 ‘호사’인 것이다. 그러나 수직의 절벽과 달리 암릉은 평범한 산길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특별한 장비 없이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북한산과 도봉산 경찰산악구조대 통계에 의하면, 암릉사고가 암벽사고에 비해 더욱 치명적이다. 수십 길 낭떠러지 위에서 수평이동을 하다가 추락할 경우 즉각적인 제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방비 상태로 암릉에 들어선 등반객들이 많아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안전요원을 유명 암릉의 기점에 배치시켜 등산인들의 장비를 확인하고 등반을 허용하는 등, 안전산행을 유도하여 평년에 비해 암릉사고가 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단 한 번의 사고가 목숨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정슬링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암벽은 수십 수백 길 높이의 바위를 오른다고 생각하면서 암릉은 평지와 엇비슷한 높이의 바윗길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암벽은 수직 이동이 많고 적당한 간격으로 확보물이 박혀 있는 데다 등반자들이 장비와 확보에 철저하기 때문에 인명사고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대각선이나 수평이동이 대부분인 암릉등반 중 추락할 경우 확보하기가 애매하고, 대부분 아마추어들로 이루어져 등반기술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확보도 철저하지 못해 작은 사고가 치명적인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일쑤인 것이다. 

 

암릉도 암벽 못지않게 난이도가 높다. 좌우로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중간 중간 경험자들도 난감하다 싶을 정도로 위압적인 벽도 나타난다. 따라서 암벽등반에 준하는 장비를 갖추고 접근해야 한다. 암릉등반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등산인이라면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상태에서 바윗길에 들어서야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다. 

 

평범한 암릉길이라면 10여m 길이의 슬링 한 가닥으로 즐겁게 산행할 수 있겠지만, 어려운 구간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암릉화(리지화)와 안전벨트, 헬멧과 같은 개인장비는 기본이요, 등반자들 서로의 안전을 보호해줄 로프와 확보장비 역시 필수다. 등반객 서로를 묶어주는 로프는 굵기가 9mm 이상인 등반용을 사용해야 한다. 8mm 이하의 로프는 강도가 약해 보조자일로만 사용한다. 특수용이 아니곤 5~6mm 굵기의 로프는 성인 한 명이 2m 이상 추락하는 충격을 받을 경우 끊어질 만큼 강도가 약하다. 

 

선등자의 장비는 더욱 많아진다. 개인 장비 외에 크랙 확보용인 캐밍장비와 퀵드로·슬링, 등강기 등 기본적인 확보장비만 해도 허리가 뻐근할 정도다. 그렇게 무겁더라도 안전장비를 충실히 갖춘 상태에서 나선다면 그만큼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한 조가 4명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게 경험자들의 충고다. 인원이 너무 많으면 서로 확보보기가 쉽지 않고, 로프 처리도 쉽지 않아 애를 먹기 십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원이 너무 많으면 리더가 동행을 안전하게 인솔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언제든지 자신의 확보부터 철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확보가 없는 상태에서 등반자의 확보를 보곤 한다. 이때 등반자로부터 큰 충격이 오면 감당해낼 수 없고, 결국 등반자나 확보자 모두 추락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확보지점 부근의 크랙에 캠장비를 끼워넣거나 또는 암각이나 나무에 슬링을 감아 자신을 확보한 다음 등반자를 확보하도록 한다.
그렇더라도 암각이나 나무뿐 아니라 고정확보물이나 암각에 걸려 있는 슬링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볼트와 같은 고정확보물도 오래된 경우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다. 고정슬링은 대부분 한 해 전에 설치된 것들이다. 따라서 슬링이 너무 낡지 않았는지, 충격을 받지 않았는지 세심하게 확인한 다음 사용해야 한다. 특히 하강시에는 휴대한 슬링을 이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평범한 구간은 안자일렌 등반을 하더라도 위험한 곳은 반드시 선등자가 피치를 끝내고 확보한 다음 후등자가 등반하도록 한다. 안자일렌 등반이라도 굴비 엮듯 묶고 무작정 진행해서는 안 된다. 안자일렌 등반이 속도가 빠른 것은 틀림없지만, 추락시 정확하고 완벽한 확보가 쉽지 않다. 

 

리더는 정보수집과 안전등반에 철저해야안자일렌 등반 시 앞뒤 간격은 10m 안팎이 적당하고, 남는 로프는 뒷사람이 사려 손에 들거나 어깨에 걸치도록 한다. 단, 목에 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추락시 로프가 목을 감는 일이 발생,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등자는 고정확보물이나 암각, 나무 등에 슬링과 카라비너를 이용해 자일을 통과시키도록 하고, 후등자는 앞줄을 뺀 다음 뒷줄을 카라비너에 걸어주어 뒷사람이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수직 이동일 경우에는 두번째 등반자가 확보물을 빼내면서 등반해도 후등자에게 큰 위험이 없다. 리더는 등반에 앞서 동행의 장비를 확인하고, 중간 중간 장비나 확보물의 안전성을 확인해야한다. 훌륭한 리더란 단순히 바위를 잘 타는 사람이 아니라, 팀 전체를 안전하고 즐겁게 이끌면서 위험요소를 대비하는 사람이다. 

 

앞사람들이 밀려 있다고 무작정 추월하려 하면 안 된다. 어느 암릉이든 대개 밀린 길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이다. 따라서 추월하려면 앞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든지, 혹은 난이도가 높거나 불확실한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추월하다보면 앞사람의 균형을 깨뜨릴 뿐 아니라 낙석 유발의 위험도 높다. 또한 경험 많은 리더는 난도 높은 길도 쉽게 돌파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경험 적은 후등자들은 애를 먹거나 위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리더는 등반뿐 아니라 등반예절을 잘 지키고 모범을 보여주어야 혹 동행이 리더가 되었을 때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리더라면 처음 가보는 암릉길에 대한 사전 정보수집에 충실해야 한다. 위험구간과 탈출로를 확인하고, 필요 장비도 충분히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영웅심에 사로잡혀 동행을 지나치게 위험한 곳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간혹 경험자 한두 사람이 20~30명의 초행자를 이끌고 암릉산행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무도한 암릉등반을 펼치다 작은 사고라도 일어나면 해결 방법이 없다. 119 구조 전화나 산악구조대에게 구조 요청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나, 짧은 시간 안에 사고현장에 오지 못하는 경우 사고자는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좋은 리더는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삼는다. 아무리 재미있는 구간일지라도 위험요소가 조금만 있으면 확보에 철저하고, 동행에게 무리다 싶으면 우회로를 찾는다. 동행에게 좀더 스릴 넘치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난코스로 유도했더라도 동행이 능력 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산행은 악몽으로 남을 것이다.   영웅심에 ‘묘기대행진’을 벌여서도 안 된다. 북한산 위문 옆 ‘스타바위’는 영웅심에 사로잡힌 리지꾼들의 무대로 통한다. 스타바위는 10여m 높이의 수직암벽이다. 그런 암벽을 아무런 확보 없이 오르고, 밑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완등 순간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 바위를 오르다 만의 하나 실수하여 추락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겠는가. 단독등반은 무조건 삼가라. 많은 사고 중 특히 사망사고는 단독등반 중 일어난다. 아무런 확보장치 없이 등반하다 추락한다면 바닥까지 ‘자유낙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행 없이 암릉에 들어섰다면 적어도 다른 팀의 양해를 구해 함께 등반하도록 하는 게 안전하다. 

 

등반은 철저한 파트너십이 기초노련한 리더는 하강시 초보자를 먼저 내려보낸다. 하강용 장비를 제대로 사용하는지 확인해주고, 또한 초행자에게 안심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하강하는 게 불안하다면 로프로 확보를 봐주는 상태에서 하강시키는 게 가장 안전하다. 특히 하강시에 점프하듯 뛰어내려서는 안 된다. 확보물에 충격을 줄 뿐 아니라 하강자 자신도 충격으로 균형을 잃어 뒤집어지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낙석사고도 치명적이다. 때문에 낙석에 대비해 헬멧은 꼭 착용하도록 한다. 떨어지는 돌을 목격한 사람은 빨리 “낙석!”을 외치고, 주변 사람들은 돌이 떨어지는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 그 다음 낙석 방향을 피해 바위에 몸을 붙여야한다. 무작정 고개를 숙였다간 오히려 낙석을 그대로 맞을 수 있다. 

 

암릉등반은 분명 짜릿함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산행이다. 하지만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등반의 실수는 용서돼도 확보의 실수는 용서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해야 한다. 등반은 철저한 파트너십을 기초로 이루어지는 행위인 것이다. [글= 한필석 기자, 일러스트= 박영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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