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진례산(영취산)
알림: 국립지리원은 2003년 5월17일자로 산의 명칭이 영취산에서 진례산으로 변경됐음을 고시(제 2003-201호)하고 장차 지형도 등도 수정하기로했다. ( 영취산 => 진례산)
♣ 전남 여천시의 영취산(510m, 진례산)은 거의 온 산이 진달래로 뒤덮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인 산이다.
4월 중순경이면 차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눈요기가 될 만큼 벌겋게 물든다.
그간 진달래 산으로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산을 들라면 화왕산, 무학산 등인데, 대개 키큰나무 없이 진달래로만 군락을 이룬 밭을 안고 있다.
영취산은 중턱 위쪽으로는 태반이 그렇다는 점에서, 그리고 한결 쉽게 진달래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달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여천문화원에서는 매년 '진달래 축제'를 열기도 한다.
여천시는 여천공단의 배후도시로서 조성돼 있는데, 이 여천시 북동쪽에 영취산이 있다.
이 산에서 진달래가 가장 크게 군락을 이룬 곳은 영취산 정상 북동쪽으로 뻗은 산줄기 중간에 솟은 450m봉 동.남.북사면 일대다.
탐승객들은 대개 영취산 동쪽의 상암부락에서 출발해 이 450m봉을 오른다.
상암초교 왼쪽 옆 농로를 따라 골짜기 길로 접어든 다음 다복솔숲을 지나 급경사길을 10분쯤 오르면 억새밭. 이 억새밭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둔덕에 이르면 오른쪽 너머로 갑자기 붉은 진달래밭이 나타난다.
설혹 안개가 짙게 끼었더라도 워낙 진달래가 조밀하게 피어나 붉은 기운이 죽는 법이 없다. 이곳 450m봉 동사면의 진달래밭은 진달래 자체만의 조밀한 빛이 일품이라면 영취산 상봉(510m) 남쪽 봉우재 - 405m봉간의 산비탈은 기암봉과 진달래, 억새가 어울린 절경지로 손꼽힌다. 산행코스가 바로 450m봉에서 이 상봉을 지나 봉우재로 이어지게끔 나 있다.
450m봉을 지나 50m쯤 가면 널찍한 헬리포트가 나온다. 이를 지나 오르막길을 잠시 걸으면 암릉이 나타난다.
영취산에서 단일 암릉으로는 가장 큰 이 암릉 양쪽은 급경사 절벽인데, 암릉 끄트머리 오른쪽 사면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이를 잡고 내려서서 조금 더 가면 상봉의 정상. 이곳의 산불감시초소 옆을 지나 봉우재까지는 별로 볼 것 없는 널찍하고 넓은 흙자갈 길이다.
진달래밭은 봉우재 이후부터 펼쳐진다. 봉우재에서 405m봉 정상으로 이어진 등산로 주변에 큼직한 바윗덩이들이 자리잡고 있고 그 사이마다 진달래가 들어차 일대 승경을 이룬다.
405m봉 정상은 널찍한 암봉. 이 봉 남서쪽의 439m봉까지도 능선 주변에 진달래가 밭을 이루고 있다. 탐승객들은 대개이곳까지 구경한 다음 되돌아서서 다시 봉우재로들 내려간다.그러나 439m봉 서릉을 타고 내려가면 산벚꽃이 만발한 흥국사로 바로 내려설 수 있다.
▶ 여천 영취산행 코스는 이렇듯 상암동 - 450m봉 - 상봉 - 봉우재 - 405m봉 - 439m봉 - 흥국사로 잡는것이 진달래밭 구경하기에는 최상으로 꼽을 만하다.
승용차를 가져갔을 경우 가장 좋은 탐승코스는 상암동 - 450m봉 - 상봉 - 봉우재로 하여 405m봉까지 간 다음 다시 봉우재로 내려와 동쪽 계곡길을 통해 상암동마을로 되돌아가는 코스. 다만 이 경우에는 상암동부락의 주차형편이 좀 좋지않다. 대로변 아니면 부락 안 골목길 옆의 공간 등을 이용해야 한다.
진달래철의 휴일에는 매우 번잡하므로 여천이나 여수시내에 차를 두고 대중교통편으로 한바퀴 돌아오는 것이 가장 편하다.
노약자를 동반했을 경우는 흥국사나 상암동에서 봉우재까지만 올라 405m봉의 진달래밭 구경만 하고 내려와도 좋을 것이다(왕복 2시간 소요).
영취산 진달래는 4월 10일경부터 피기 시작해 10일이나 보름쯤 간다. 봉우재 북쪽 기슭에 샘이 하나 있지만 붐비므로 미리 식수를 준비하도록 한다.
영취산은 키큰나무 없이 진달래만으로 널찍하게 군락을 이룬 보기 드문 산이다. 이러한 진달래 군락으로 인하여, 4월이면 산은 홍역을 앓는다.
영취산 산행은 흥국사를 들머리로 삼는 것이 가장 좋다. 절 진입로의 벚꽃터널을 지나 흥국사 대웅전과 원통전, 후불탱화, 홍교 등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흥국사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30분 걸으면 봉우재가 나온다. 봉우재에서는 남서쪽 405봉이나 북쪽 영취산 어느 곳을 향해도 좋다.
가족산행이면 405봉에서 시간을 보내다 봉우재로 하산하면 된다. 욕심을 부려 영취산 북동쪽 450봉까지 가면 온몸이 벌겋게 물들 것이다. 하산은 450봉 북서쪽 예비군훈련장으로 한다.
등산코스
○ 흥국사 - 봉우재 - 정상 - 450m봉 - 상암동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진달래밭 구경하기에 최상코스이나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는 흥국사나 상암동에서 봉우재까지만 올라 405m봉의 진달래밭만 구경하고 내려오는 코스가 추천할만하다.(소요시간 왕복 2시간)
둘러볼곳
○ 흥국사
영취산 서남쪽 계곡엔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는 흥국사가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주둔하여 충무공 이순신장군을 도와 왜적을 물리친 유서깊은 호국사찰이다.
절에는 팔작지붕 형식의 대웅전과 석가여래의 법회를 그린 후불탱화(보물 제396호),아치형의 곡선이 아름다운 홍교(보물 제563호) 등 수많은 보물과 유적이 있다.
특히 후불탱화는 가로 8m 세로 13m에 이르는 대형불화로 전국 사찰에 있는 탱화 중 5번째 크기를 자랑한다. 사찰 내 유물전시관에 전시돼 있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 여수는 또 갓김치가 유명한 곳이다.매운 맛이 덜하고 줄기가 다른 지역의 갓에 비해 2배 이상 큰 것이 특징. 사시사철 생산되기 때문에 언제 찾아도 싱싱한 갓김치를 구할 수 있다.
[관련기사] 서러움 안고 피어나는 분홍빛깔 꽃 무리[프라임경제]
산 주름 깊은 응달에서 용케 꽃이 핀다. 아직 찬 기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바람에도 키 작은 꽃나무는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몹시 허기지던 시절, 마을 아이들은 뒷동산에 올라 꽃잎을 훑어 먹곤 했다.
향긋한 냄새와 달콤 쌉쌀한 맛의 추억. 그 아이들은 자라서도 그 추억을 잊지 못한다. 남도의 꽃 소식 따라 올해도 그 꽃이 핀다. 전남 여수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영취산. 그 능선을 벌겋게 물들인 진달래 꽃밭이다.
▶ 만발한 진달래 따라 오르는 산
진달래는 봄날 뒷동산에만 오르면 쉽게 볼 수 있었던 꽃이다. 무리지어 피는 그 꽃은 철쭉과 달리 잎이 나오기 전 붉은 꽃망울부터 터트린다. 거친 토양과 응달진 곳에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피어나 가진 것 없고 힘없는 백성들과 더욱 가까웠다. 그래서 진달래를 노래한 시도 참 많은 편이다.
60년대 저항시인으로 꼽히는 신동엽도 이 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 꽃 펴 있고, / 바위 모서리엔 / 이름 모를 나비 하나 / 머물고 있었어요. // 잔디밭엔 장총(長銃)을 버려 던진 채 / 당신은 / 잠이 들었죠. // <중략> // 남햇가, / 두고 온 마을에선 / 언제인가, 눈먼 식구들이 / 굶고 있다고 담배를 말으며 / 당신은 쓸쓸히 웃었지요. // 지까다비 속에 든 누군가의 / 발목을 / 과수원 모래밭에선 보고 왔어요. // 꽃 살이 튀는 산허리를 무너 / 온종일 / 탄환을 퍼부었지요. /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 꽃 펴 있고, / 바위 그늘 밑엔 / 얼굴 고운 사람 하나 / 서늘히 잠들어 있었어요. <중략> 잔디밭에 담배갑 버려 던진 채 / 당신은 피 / 흘리고 있었어요.<신동엽 ‘진달래 산천’ 중 일부> 진달래가 만발하는 4월, 여수 영취산에 오르면 이 시가 떠오른다. 마치 선연한 핏빛처럼 물든 능선과 산 주름이 마냥 정겹지만 않은 까닭은 50여 년 전 이 작은 도시에서 벌어졌던 일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여수는 평온하기만 하다. 지난달 절정을 이뤘던 오동도 동백의 뒤를 이어 벌건 진달래꽃 무리가 영취산을 물들인다.
▶ 봄바람에 꽃망울 터트린 진객
그리고 봄을 맞은 상춘객들이 줄지어 산을 오른다. 이 산에서는 8일부터 10일까지 진달래축제가 벌어진다. 훈훈한 남도의 봄바람에 꽃망울 터트린 붉은 진달래가 덧없이 지는 것이 안타까운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영취산은 높이 510m 밖에 안 되는 아담한 산이다. 등산로도 험하지 않아 본격적인 산행으로 생각한다면 아쉬운 감이 들 정도다. 산세도 특별히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산꾼들에게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4월 초만큼은 괄시하지 못할 산이 된다. 온 산을 뒤덮고 있는 진달래가 일제히 꽃을 활짝 피우기 때문이다.
산의 크기는 고향 뒷산보다 크지 않지만 진달래는 마치 분홍색 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풍경을 그려낸다. 거기에 하늘이라도 해맑은 날이면 천상의 그림과 같은 선경에 빠질 수 있다.
산행의 시작은 봉우재를 기점으로 흥국사나 사격장, 또는 임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길은 흥국사와 임도로 나뉜다.
임도는 LG정유와 남해화학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20여분 오르면 산행기점이 되는 임도삼거리에 닿는다.
임도삼거리에서 450봉까지는 늦가을 억새평원을 이루는 곳이다. 지금은 대궁만 남은 억새밭이 봄바람에 일렁이는 모습만 보게 된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는 진달래 군락. 450봉으로 오르는 길 왼쪽 산자락으로 불붙은 듯한 진달래 밭이 펼쳐진다.
산행은 봉우재를 기점으로 흥국사, 사격장, 임도, 상암동 등 여러 곳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흥국사나 임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진달래 산행을 위하여는 LG정유에서 남해화악 중간 사이의 임도를 산행기점으로 한다.
여천공단에서 남해화학 방향으로 가는 길가에서 임도가 시작된다. 20여분정도 길을 오르면 산행기점이 되는 임도 삼거리에 닿는다.
▶ 억새와 진달래 사이 오솔길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는 삼거리에서 450m봉까지 오르는 등산로는 억새평원이라고도 하며 억새천국이다. 오른편으로 여천공단과 광양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편 산자락에 수만그루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진달래 군락은 이밖에도 450봉을 지나 작은 암봉이 있는 부근과 정상아래 사면, 진래봉 부근 등 크게 4개 지역에 자생한다. 450봉 아래 공터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짤막한 암릉이다. 양쪽은 날선 벼랑이지만 가운데 로프를 매 놓아 쉽게 타넘을 수 있다. 마침내 정상에 서서 오른쪽을 보면 또다시 파도처럼 밀려오는 진달래 사태와 만난다.
꽃밭 사이사이 오솔길로 들어선 사람들은 마침내 점 하나로 남고 결국 분홍의 물결에 갇혀 길을 잃기 일쑤다.
진달래 산행을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정상에서 흥국사로 곧장 내려서지 말고 진래봉까지 밟아야 한다. 진래봉은 바위와 어우러진 진달래 꽃 무리의 화려한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검은 빛의 바위와 화사한 꽃의 벌이는 향연이 장관을 이룬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얼마쯤 내려가면 헬기장에 닿고 계속되는 내리막의 끝에 도솔암과 흥국사가 차례로 나타난다. 산행을 마친 뒤 시간이 남으면 돌산도 향일암이나 오동도 동백꽃밭을 들러도 된다. 여수는 봄날 최고의 경관을 가진 바닷가 도시이기 때문에 이 무렵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칠 것이 없다.
▶ 가는 길
대진고속도로를 따라 진주까지 간 뒤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순천IC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가면 된다. 소요시간은 3시간30분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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