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북한산 숨은벽 코스가 개방되었다.
밤골 매표소→ 숨은벽 능선→백운산장→인수산장→ 하루재→영봉→육모정
고개→육모정 매표소. ( 7.7㎞).
그간 숨은벽코스는 입산금지코스였다. 그러니 이번에 개방 탐방로로 활짝
열렸다. 전국적으로 모두 네 곳인데 이중 셋이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다. 나머지 한 곳은 지리산국립공원의 칠선계곡 비선담~천왕봉
구간(6.2㎞)이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휴식년제 해제 구간은 10년(또는 9년) 만에 개방됐다. 삼각산(북한산)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없는
희소식이다.
▲ 염초봉 릿지에 바라 본 숨은벽 릿지
숨은벽 코스는 암릉을 타고 갈 수 도 있으며 암릉
오른쪽으로 나 있는 계곡 길을 따라 백운대까지 이어지는 등산로 두가지가 있다. 자신의 체력과 장비, 기호에 맞는 코스를
택한다.
삼각산에서
올해 개방된 구간은 경기도 고양시 쪽의 한 곳과 서울 우이동 쪽 두 곳이다. 고양시 쪽에선 숨은벽 능선길(사기막골~백운대 3.2km)이 열렸다.
우이동 쪽에선 우이능선 구간(육모정 매표소 위 용덕사 앞~육모정 고개~영봉~하루재 3㎞)과 우이동 계곡길 중 일부(옛 백운 매표소~우이산장 위
갈림길 1.2㎞)의 출입이 허용됐다.
백운대을 기준으로 볼 때 우이동은 동쪽, 고양시는 서쪽에 있다.
그러니 이번에 개방된 구간들을 조합하면, 삼각산을 동서로 훑는 새 길을 그려볼 수 있다.
추천하는 코스는 밤골 매표소(경기도
고양시 효자동)에서 출발, 육모정 매표소(서울 우이동) 쪽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즉 숨은벽 능선길(개방 구간)로 백운봉 밑까지 오른 뒤
백운산장이나 인수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하루재에서 우이 능선(개방 구간)을 타고 육모정 매표소로 내려오는 것이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삼각산
산길'이다.
고양시 쪽 밤골 매표소에서 오전 10시 산행을 시작한다. 숨은벽 능선길을 타니 왼편으로 상장 능선, 그 뒤로 오봉
능선이, 반대쪽인 오른편으로는 원효봉 능선이 함께 백운봉을 향해 산을 오른다. 암릉 구간 정면으로
인수봉(810.5m).백운대(836.5m).만경봉(799.5m)이 좌에서 우로 늠름히 서 있다.
▲ 약 50m 길의 숨은벽 대슬랩(난이도는 높지 않으나 고도감이
상당하고 추락시 대단히 위험하므로 확보를 한 상태에서 등반하기를 권한다)
▲ 대슬랩 상단에서 후등자 확보
▲ 암릉 출발점에서 바라본 숨은벽 릿지
♪ 숨은 벽 찬가 ♬
아득히 솟아오른 바위를 보며
숨결을 고르면서 계곡에 잠겨
자일과 햄머 하켄 카라비너로
젊음을 그려보세 숨은벽에서
♣ 백운대에 올라서서 인수봉쪽을 바라보노라면 중간에 작은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이 768.5m봉에서 북서쪽으로 거대한 성곽처럼 뻗은 바위능선을 숨은벽 능선이라고 한다.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숨어 있는 암벽이라 하여
숨은벽이라고 부르며, 그 위의 암릉도 자연스레 숨은벽암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예전에는 숨은벽 등반을 마친 암벽꾼들이나 오르던 이 암릉은
요즈음은 암릉종주꾼들이 적잖게 애용하는 대상지가 되었다.
인수봉 북서릉인 설교벽 암릉과 백운대 서릉인 염초봉 능선이 거대한 방벽을
치듯 하며 이룬 공간 한가운데로, 마치허공을 가로질러 걸쳐둔 구름다리 같은 느낌을 준다. 가벼운 말 한 마디도 이 암릉에서는 멋진 울림을
갖는다. 이런 공간미가 숨은벽 암릉의 매력이다. 암릉 자체도 짭짤하고 릿지등반의 묘미가 대단하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전문가와 대동한다면 안전하고
멋진 산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