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의 가을 풍경
2023 10 22일 하늘파란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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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
- 우 종 영( 나무 의사/푸른공간 나무병원 원장 )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를 그리워할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꼭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나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서로간에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너무나 절실하다.
너무 두 그루가 너무 가깝게 붙어 있으면 그 나무들은 서로 경쟁하며 위로만 치닫게 된다.
조금이라도 높이 자라 햇볕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경쟁은 결국 서로를 망치는 길밖에 되지 않는다.
가지를 뻗고 잎을 내어 몸체 구석구석을 튼튼히 다져야 할 시기에.
위로만 자라다 보니 비정상적으로 가느다란 몸통만 갖게되기 때문이다.
그런 나무들은 나중에 약한 비바람에도 맥없이 쓰러지며,
그렇지 않더라도 비정상적인 수형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죽을 운명에 처하게 된다.
나는 나무들이 올곧게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이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 이라고 부른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절대 간섭하거나 구속할 수 없는 거리
그래서 서로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거리...
-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中
▲ 장수동 은행나무 ⓒ 2023 한국의산천
위치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 63-6번지
인천 장수동에 있는 수령 800여 년 된 노거수(老巨樹).
2021년 2월 8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30m, 둘레 8.6m
마을 사람들이 매년 음력 7, 10월에 제물을 차려 놓고 풍년과 무사태평을 비는 제를 올렸다고 한다.
균형잡힌 5개의 가지가 아름다운 수형을 이루며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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