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이 반으로 접히는 유월
오늘은 유월 들어서 첫번째 맞이하는 일요일
오전에 잠시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야외에서 점심식사도 할겸 아라뱃길로 나섰다
하늘은 맑고 나무는 푸르고
많은 사람들이 신록을 마음껏 느끼고 있었다
"상쾌한 기분" 이라는 꽃말을 가진 금계국 활짝 핀 아라뱃길
6월의 달력
- 목 필 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6월의 기도
- 안 성 란
어둠의 터널에 빛을 주시고
메마른 가지에 이슬을 주시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흐르는 맑은 물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온종일 지친 어깨
삶의 흔적 후회의 그늘을 만들기보다
빛 가운데로 걷는
자신감 넘치는 발길을 주시고
향기없는 꽃이지만
입에서 흐르는
고운 향내로 따뜻한 마음을 주소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먼지같은 인생에
반쪽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자신을 향해서 크게 웃는
마르지 않는 기쁨을 주소서
한 사람의 사랑으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미움을 버리게 하시고
두 손에 거머쥔 행복을 소중히 여겨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월로
인생도 삶도 사랑도 귀중함을 알게 하소서
사랑받기 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고
세상을 한탄하며
시들어 버리는 꽃이 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뿌리
- 천 양 희
나무는 다리가 하나라서 뿌리 내리지만
나는 다리가 둘이라서 떠도는 것이다
떠돈다고 다 방황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무서운 건 떠도는 내 마음이다
몸은 하나인데 마음은 여러 갈래
나무만한 생이 흔들린다
바람아 불어라
내가 뿌리처럼 강해지겠다
정서진의 노을종
광장 서쪽에 노을종이 서있다
낙조가 번질 때 노을종 가운데로 보이는 석양이 아름답다
正西津 (정서진)
- 정 호 승
벗이여
지지 않고 어찌 해가 떠오를 수 있겠는가
지지 않고 어찌 해가 눈부실 수 있겠는가
해가 지는 것은 해가 뜨는 것이다
낙엽이 지지 않은면 봄이 오지 않듯이
해는 지지 않으면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벗이여
눈물을 그치고 정서진으로 오라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다정히
노을지는 정서진의 붉은 수평선을 바라보라
해넘이가 없이 어찌 해돋이가 있을 수 있겠는가
해가 지지 않고 어찌 별들이 빛날 수 있겠는가
오늘 우리들 인생의 이 적멸의 순간
해는 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찬란하다
해는 지기 때문에 영원하다
정서진이라면 강화도에 위치한 낙조대와 장화리를 떠올렸다
그러나 인천광역시는 이후 정서진의 위치를 정하고자 예비 후보지를 강화군 낙조마을와 중구 용유동의 왕산해변으로 선정한 후 검토 끝에 서울 광화문에서 일직선으로 본토가 끝나는 지점인 서구 세어도 부근이 정서진으로 선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합의를 보면서 이곳 경인아라뱃길이 서해와 만나는 지점이라며 정서진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 낙조도 아름답지만 그래도 사람보다 아름다운 풍경은 없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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