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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강경 여행

by 한국의산천 2019. 1. 22.


강경 여행 [2019 · 1 · 22 · 화요일]

 

"은진(논산의 옛지명)은 강경덕에 산다"는 옛말이 있다 

강경은 한때 대구장,평양장과 더불어 조선의 3대시장으로 불리웠지만 

융성했던 옛 영화는 이제 역사속 한 페이지가 되었다.



은진의 서쪽 강경포구

 
‘강경장에 조기배가 들어왔나?’라는 말은

강경장에 조기배가 들어왔을 때 소란하듯이 시끄럽다는 뜻인데, 이중환은 <택리지>에 그 강경을 두고 다음과 같이 적었다.


강경은 은진의 서쪽에 있으며 들 가운데 작은 산 하나가 불끈 솟아나서 동쪽을 향해 있고,

두 줄기 큰 강(금강과 논산천)을 좌우로 마주하였다.

뒤로 큰 강이 바다와 통하지만 물맛이 그리 짜지 않다.

마을에는 우물이 없어서 온 마을에 집마다 큰 독을 땅에 묻은 뒤 강물을 길어 독에 부어둔다.

며칠 후 탁한 찌꺼기는 밑에 가라앉고 윗물은 맑고 서늘하여 오래 두어도 물맛이 변하지 않는다.

오래될수록 더욱 차가워지며 10년 동안 장질(藏疾)을 앓던 사람이라도 1년만 이 물을 마시면 병의 뿌리가 없어진다 한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강물과 바닷물이 서로 섞이는 곳에 반쯤 싱겁고 짠물이 토질(土疾)을 고치는 데 가장 좋은데, 이 강물이 첫째다”라고 하였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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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에서 그리 멀리 않은 강경은 일찍부터 금강 하류에 발달한 수운의 중심지였다.

논산읍보다 먼저 읍으로 승격한 강경은 곡물과 생선 그리고 새우젓등 젓갈류등 최대규모의 공급시장이었다. 

그러나 1899년 군산항이 개항되고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고 군산선과 호남선이 개통되고

1990년 금강하구둑 완공으로 뱃길마저 끊겨 항구로서 기능이 사라지자     

금강 수운의 중심지로서 막강한 상권을 누리던 강경의 모습은 초라하게 퇴색해버렸다. 





강경의 지명은 금강포(江景浦)에서 유래되었는데

금강을 낀 포구의 이름이 이 지방의 지명으로 대표하게 되었다.


동국여지승람에 은진현 강경호가 있으며 미내교비에도 강경촌이라는 지명이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오래전부터 지어내려온 지명인 것같다.
1914년 군명을 폐합하여 행정구역 재편성 때에 채운면의 城西里를 병합하여 강경포의 이름을 따서 江景面으로 하였으며 1931년 江景邑으로 승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강경은 과거 원산항과 함께 '조선 2대 포구'로 불렸으며 

대구,평양과 더불어 조선의 3대 시장으로 불리던 곳이다 


금강을 곁에 두고 있어 수산항으로서 번성기를 누리고 

특히 시장 깊숙이 배가 들어오는 지형을 이용해

서해 수산물 최대 시장으로 발전하였으며

성어기에는 하루 1백여척의 배가 드나들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1889년 군산항 개항과 1931년 장항선 개통으로

해상과 육상 대체 운송로가 생기며 그 영광이 쇠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 금강하구둑 완공으로 뱃길마저 끊겨 항구로서 기능이 사라지고 쇠락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젓갈의 명성으르 지키는 강경읍내를 천천히 걷노라면 곳곳에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으며

복잡하거나 그리 너른 도회지가 아니기에 반나절 정도 시간내어 돌아보기 좋다 


▲ 강경 읍내로 접어들자 거리는 온통 젓갈상회와 식당으로 가득하다


젓갈시장과 근대문화유적은 그나마 옛 영화를 간직한 강경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또한 충남 논산경찰서와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과 지방법원도 이곳 강경에 있다.



강경근대역사관

(구)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대한민국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 324호이다.

1905년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되었다가 1913년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변경되었다.

르네상스풍의 단층건물로 빨간 벽돌집의 느낌이 새롭게 다가온다.


















▲ 연수당 건재 대약방

대한민국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 10호이다.


▲ 논산 7경에 속하는 해발 44m의 옥녀봉 / 높이에 비해 시야는 막힘없이 전개된다

읍내 중심부에서 반경 1km 이내에 강경의 볼거리가 모두 몰려 있어 천천히 걸어 한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논산8경
제1경: 관촉사
제2경: 탑정호
제3경: 대둔산
제4경: 계백장군유적지
제5경: 쌍계사
제6경: 개태사
제7경: 옥녀봉
제8경: 노성산성

※ 선샤인 스튜디오도 둘러볼만하다



1930년대에 강경을 다녀갔던 시인이자 국문학자인 이병기 선생께서

“강경은 수(水)의 도회(都會)다. 백마강이 있고 조수가 드나듦은 물론이거니와

고산 한쪽 물과 연산, 노성, 석성, 은진, 여산 여러 방면의 물이 모두 이리 모여들어 흐른다.

그리고 비단 쪽 같은 평야를 끼고 교통도 편리하여 수륙 산물이 모여들고 모여 나며

예전부터 일(一) 원산, 이(二) 강경이라 일컫던 이름난 도회였다”라고 강경을 묘사하였다.




강경은 금강 하구인 군산에서 뱃길로 약 37km 떨어져 있다.

한겨울 얼음이 어는 30일 정도를 제외하면 수량이 일정해 조운선이 내륙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 위치다.

특히 바람과 밀물 때가 맞으면 큰 배들도 힘들이지 않고 서해에서 강경까지 단번에 이동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강경은 17세기 후반부터 물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전국 3대 시장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한옥으로 지어진 강경성결교회예배당







▲ 읍내 가운데에 위치한 강경천주교회

강경은 금강 수로를 따라 서양 종교가 일찍 전해진 곳이기도 하다.

감리교, 침례교, 장로교와 천주교 등 작은 읍내에 유난히 교회 건물이 많다.







해조문

옛 강경포구를 내려다보는 옥녀봉에는 190자로 수록된 암각문이있다.

1860년대에 제작된 해조문으로 강경포구를 이용하던 주민들에게 편의를 주기위해 새겨졌다.

해조문은 밀물과 썰물의 날짜와 시각과 높이를 기록한 조석표이다.

물의 자연현상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포구 어민들을 위해 기록한 것이다.

암각화의 저자 송심두는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원리를 전통사상에 따라 풀이하고

처음으로 만조시각과 물의 높이를 다루고 그것을 계량화하여 함께 표시하였다.

이 해조문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수심의 높낮이를 계량화하여 기록한 현대적 조석표의 구성요소를 갖춘 획기적인 것이라 한다.

고기잡이와 항해,소금 생산등 해양 관련 부문에 쉽게 해조문을 새겨 놓은 곳은 강경포구가 유일하다고 한다.



옥녀봉은 강경 최고의 일몰 전망대이기도 하다. 

금강 제방을 따라 북측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강경에서 가장 높은 옥녀봉이 위치하고 있다.

해발 44m에 불과해 다른 지역에서는 봉우리라 할 수도 없지만, 사방이 평지인 강경에서는 최고의 전망대다.

바로 아래로 금강이 드넓은 곡선을 그리며 흐르고 있어, 바라보는 마음도 한없이 순하고 부드러워진다.



▲ 박범신 소설 <소금>의 주제가 된 집 

오래전 고깃배가 많이 드나들던 금강이 가까이 내려보이 옥녀봉 기슭에 자리한 집이다.


최근 강경에 새로운 명소가 등장했다.

소설가 박범신의 베스트셀러 '소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옥녀봉 소금집이다.

작가의 고향은 논산이다

소설 '소금'은 작가가 자란 강경을 배경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자식에게 삶을 차압당한 우리네 아버지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가 박범신은 강경은 내 문학의 고향이다. 시간이 정체되어 있어 더 매력적인 곳이 바로 강경이라고 말한다.




박범신 작가의 문학적 고향 강경

소설가 박범신은 소설 '소금'에서 당시의 강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것저것 나누지 않고 하나로 합쳐 도저하게 흐르는 것이야말로 강물의 일이 아니던가.

논산천을 통해 대둔산 물까지 오롯이 모아 품는 강경포에 이르면 금강은 마침내 제가 꿈꾸던 본래의 꿈 자리를 알아차린 양 오랜 갈지자(之字) 행보를 끝내면서 서쪽으로 다시 길을 잡았다.

그 휘돌아가는 하상의 안쪽 산비탈에 우리 고향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음에 기회에 

옥녀봉에서 맞는 석양 노을을 기대하며 발길을 아쉬운 돌린다



아직도 설이 지나지 않은 겨울이지만

이곳 옥녀봉에서 내려보이는 강경천은 포근한 기운이 감돈다.

번성했던 강경포구는 몇 척의 배와 낚시꾼들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제4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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