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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영종도의 가을

by 한국의산천 2018. 10. 21.

영종도의 가을 

하늘정원 가는 길

[2018 10 21 하늘 파란 일요일]


시월의 일요일

갈대의 노래

억새의 노래를 듣다


영종도에서 억새와 갈대의 노래를 마음껏 들었다


차는 다닐 수 없는 들판의 좁은 길도

바다를 보며 자전거로 마음껏 달렸다  


▲ 으악새 길


억새 숲길 사이로 라이딩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살랑 살랑

사람의 마음까지 살랑 거리는 가을이다


으악새(억새) 슬피우는~

‘억새’의 경기지역 방언 으악새는 억새를 말한다


▲ 가을? 가을 맞다



▲ 갈꽃(갈대꽃) 숲에서 ⓒ 2018 한국의산천


♬ [바람의노래] 귀향 -곽성삼.


지나는 오솔길에 갈꽃이 한창인데

갈꽃 잎 사이마다 님의 얼굴 맺혀있네

 

귀향

              - 곽성삼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험한 산 고개넘어

끝없는 나그네길

이제 쉴 곳 찾으리라


서산의 해 뉘엿뉘엿

갈길을 재촉하네

저 눈물의 언덕 넘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지나는 오솔길에

갈꽃이 한창인데

갈꽃 잎 사이마다

님의 얼굴 맺혀있네


길 잃은 철새처럼 방황의 길목에서

지쳐진 내 영혼 저 하늘 친구삼네

 

사랑하는 사람들아 나 초저녁 별이 되리

내 영혼 쉴때까지 나 소망을 노래하리




▲ 오늘코스는

위 사진의 공항동로 반대방향인 왼쪽으로 달렸다





가을 엽서

 

            - 정 일 근

  

먼 산 가까이 다가와

차게 빛나고

홀로 맞이하기에는

손시린 새벽

그리운 이여

가을 깊다

까치밥 하나에도 눈부시다

  

앞마당 가득

붉은 고추 내다 말리며

내 오랜 기다림 또한

넉넉한 가을 햇살아래 널면

   

보인다

힘살 고운 가을 서정과

그리움의 살속 뼛속까지

환하게 보인다



가을엽서 2 


           -  정 일 근


그대의 일자무소식과
막막한 내 그리움 사이
가을만 저 홀로 차다

그대에게 가까이 가기에는
늘 손 시린 새벽,
유리창 가득 호호 입김 불며
그리운 그대 이름 적는다

그립다, 라고만 쓰기엔
가을꽃밭 붉은 꽃대궁처럼
너무 더운 그대

빈 손톱 밑으로 스며드는
그리운 그대
그리운 얼굴







나에게 사랑이란


                      - 정 일 근


마음속에 누군가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기에

젊은 날엔 그대로 하여 마음 아픈 것도

사랑의 아픔으로만 알았습니다

이제 그대를 내 마음속에서 떠나보냅니다

멀리 흘러가는 강물에 아득히 부는 바람에

잘 가라 사랑아, 내 마음속의 그대를 놓아 보냅니다

불혹, 마음에 빈자리 하나 만들어놓고서야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놓고 기다리는 일이어서

그 빈자리로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어서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나도 알게 되었나 봅니다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 정 일 근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낡고 오래 된 기차를 타고 천천히
그러나 입속에 스미는 가을의 향기처럼
연연하게 그대에게 가렵니다.


차창으로는 무심한 세상이
다가왔다가 사라지고
그 간이역에 누구 한 사람 나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해도
기차표 꼭 잡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그대가 기다리는 간이역이
이미 지나쳤는지 몰라도
그대 이미 나를 잊어버렸는지 몰라도
덜컹거리는 완행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가을이 나뭇잎 하나하나를 모두 물들이는
무게와 속도로
그대에게 가렵니다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그리운 저녁


            - 정 일 근


마음에 길이 있다면
그 길에 저녁 있다면
오늘은 그 마을에서 쉬다 가리라

사람아 불 밝혀라.


▲ 영종도 백운산을 배경으로


서산의 해 뉘엿뉘엿 갈길을 재촉하네

저 눈물의 언덕 넘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지나는 오솔길에 갈꽃이 한창인데

갈꽃 잎 사이마다 님의 얼굴 맺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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