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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아라뱃길 라이딩

by 한국의산천 2018. 2. 18.

설 연휴 마지막 휴일 일요일


며칠간 가족들과 편하고 행복한 휴일을 보냈다

오전에 처갓집을 다녀오고 오후에는 아라뱃길 라이딩

 

약간은 쌀쌀한 날씨지만

옷을 잘 챙겨입고 달리니 그리 춥지는 않았다

얼마전 입춘이 지나고 이제 설이 지났으니

봄은 그리 멀지 않았으리라.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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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책은 보는 사람의 것이다
- R. W. 에머슨




남들보다 더 잘하려고 고민하지마라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는것이 더 중요하다
-William Faulkner



깃발

   

                       - 유 치 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오늘의 행복을 위하여  
                          

                        - 민 주 현


세상을 사노라면
둘이지만 하나임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부부 사이에서
친구 사이에서
교우 사이에서...


마치 하나의 막대기 양 끝을 잡고 있었던 것을 발견하듯,
외모는 달라도 생각이 같을 때
그런 순간을 느낀다.

살맛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내가 행복할 때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처럼,

내가 슬프면 그 끝을 잡고 있는 상대도 슬프기에,
되도록이면 나는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오늘 하루의 행복을 위하여 목숨을 걸자!
오늘 하루의 행복을 위하여 목숨을 걸자!


['가슴에 묻어둘 수 없는 사랑' (민주현 著)  中에서]




"지상에서 아무것도 집착하지 않고

부단히 변화하는 것들 사이로

영원히 열정을 몰고 가는 자는 행복하여라".

-앙드레 지드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가득넣고 길을 나선다.

팽팽한 바퀴는 길을 깊이 밀어낸다.

바퀴가 길을 밀면 길이 바퀴를 밀고, 바퀴를 미는 힘이 허벅지에 감긴다.

몸속의 길과 세상의 길이 이어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간다. 






















▲ 잘가라 손 흔들어 주는 억새 ⓒ 2018 한국의산천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이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흘러 오고 흘러 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一葉片舟)처럼 외롭고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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