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귀를 닮았다는 오이도
그 아름다운 아름다운 오이도 낙조
송구영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올해도 가족과 모든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누구나 떠나갈 때는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오이도의 빨강등대 노을전망대
육지가 되어버린 섬 오이도
지금은 매립으로 인하여 섬의 흔적은 없고 명칭은 오이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섬 아닌 섬 오이도.
이곳이 섬 아닌 섬이 된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2년 일제가 염전을 만들기 위해 이곳과 안산시 사이에 제방을 쌓은 뒤부터였다.
그후 오이도는 자동차가 드나드는 이름만 섬인 육지가 되었다.
이곳 오이도라는 지명은 조선 초기에는 오질애(吾叱哀)였다고 한다.
그후 성종 조에 오질이도(吾叱耳島)로 개명되었다가 정조 때 현재의 이름인 오이도가 되었다.
오이도는 섬의 모양이 마치 까마귀(烏)의 귀(耳)(까마귀의 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본적은 없지만)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남서쪽으로 벋은 시화방조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오이도
-임영조
마음속 성지는 변방에 있다
오늘같이 싸락눈 내리는 날은
싸락싸락 걸어서 유배 가고 싶은 곳
외투 깃 세우고 주머니에 손 넣고
건달처럼 어슬렁 잠입하고 싶은 곳
이미 낡아 색 바랜 시집 같은 섬
-오이도행 열차가 도착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 섬에 가본 적 없다
이마에 '오이도'라고 쓴 전철을
날마다 도중에 타고 내릴 뿐이다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묻어둔 여자 같은 오이도
문득 가보고 싶다, 그 섬에 가면
아직도 귀 밝은 까마귀 일가가 살고
내내 기다려준 임자를 만날 것 같다
배밭 지나 선창 가 포장마차엔
곱게 늙은 주모가 간데라 불빛 쓰고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
소주 몇 잔 곁들여 취하고 싶다
삼십여 년 전 서너 번 뵙고 타계한
지금은 기억도 먼 나의 처조부
오이도(吳利道) 옹도 만날 것 같은 오이도
오늘도 나는 가지 않는다, 다만
갯벌에는 나문재 갈대꽃 피고 지고
토박이 까치 무당새 누렁이 염소랑
나와 한 하늘 아래 안녕하기를.
- 시인의 모자 중에서 -
황홀한 모순
- 조병화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 훗날 슬픔을 주는것을, 이 나이에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기쁨보다는
슬픔이라는 무거운 훗날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아, 사랑도 헤어짐이 있는것을
알면서도 사랑한다는 것은
씻어 낼 수 없는 눈물인 것을, 이 나이에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헤어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적막
그 적막을 이겨낼 수 있는 슬픔을 기리며
나는 사랑한다, 이 나이에
사랑은 슬픔을 기르는 것을
사랑은 그 마지막 적막을 기르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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